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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기 지원금 문제 경쟁으로 풀어야 한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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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4년11월17일 20시00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2시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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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기 지원금 문제 경쟁으로 풀어야 한다.

단통법이 발효 되자마자 성토의 대상으로 되어버렸다. 이번에는 반드시 잡고야 말겠다던 게릴라식 지원금이 또 등장했다. 법을 통과 시킨 정부와 의회에 비난이 집중되고 있다.

 

약삭 빠른 이용자들에게만 관대히 지급되던 지원금을 공정하게 베풀겠다고 시작한 법이었다. 가계에 부담이 될 정도인 통신비용을 절감해 주겠다는 선의에서 시작된 법이었다. 그러나 시장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스마트폰 값이 올랐다고 이용자들은 아우성이다. 반면에 이통사들은 지원금을 규제 함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에 주식이 올랐다. 가장 심각한 문제점은 단통법이 이통사를 위한 것이었다고 정부에 대한 배신감을 말하고 있는 것일 것이다.

 

단말기 지원금에 대한 이 같은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원금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금지한 적도 있었다. 지원금을 과다히 사용한다고 수백억의 벌금도 부과 했었다. 상한선 제도를 도입하여 강제적으로 제한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의 공권력은 효력이 없었다.   오히려 부작용을 만들어 냈고 결국 정부는 신뢰감을 상실하여 누구편이냐라고 되묻는 사태가 벌어졌고, 소송을 당하기도 하였다.

 

단통법은 일시적으로 떴다 없어지는 게릴라식 지원금을 없애겠다는 기존의 정부정책을 계승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번에도 성공할 것 같은 느낌은 들지 않는다. 여론이 나빠서라기보다는 정책방향에 착오가 계속 되고 있지 않나 우려되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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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약이 무효인 상황에서는 종종 아주 간단한 격언이 도움이 된다.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학교에서 배운데로 해 보자는 자세가 필요하다. 가격은 시장에서 결정되어야 한다. 이렇게 결정된 가격은 소비자와 기업을 동시에 만족시킨다. 정부는 가격에 개입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그보다는 시장을 잘 작동시키기 위한 정책에 집중하여야 한다는 것이 교과서적 가르침이다. 

 

지원금도 통신 요금의 일부이다. 그런데 이용자를 차별하는 수단으로 설정된 것이다. 사업자간에 옮겨 다니는 이용자들을 잡기 위해, 그래서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지급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그래서 이용자 전반에게 정상적으로 제시되는 요금과는 달리 폐쇄적으로 운영된다. 이용자들을 차별하는 '요금차별제'의 일종이다. 그러나 마음에 안든다고 법을 동원하여 요금을 직접 조작하게 되는 정책은 발상부터 문제가 있었지 않나 생각된다. 요금을 낮추는 힘은 시장의 경쟁이지 정부의 공권력이 아니다. 또, 차별적 지원금은 시장이 왜곡된 상황에서 발생한 결과이기 때문에 현상을 치유하려기 보다는 시장을 활성화하는 근원적 처방이 필요하다. 그러니 단통법은 문제 해결에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이동통신 시장은 기능을 잃어 버린지 오래다. 이동통신 3사의 시장 점유율은 변화가 없다. 5:3:2로 고착되어 있다. 정보통신 정책연구소의 연구는 현재 이동통신 시장에 경쟁이 활성화 되어 있지 못하다고 평가 하고 있다. IT 기술은 계속 발전한다는데 이용자들이 피부로 접하는 요금과 통신비 지출은 떨어질 줄을 모른다. 또 요금 제도는 정부의 개입과 3사의 과점을 통하여 질서정연하게 움직이고 있다. 신규사업자의 등장에 의한 신선한 경쟁도 보이지 않는다. 잠재적 경쟁자의 위협도 없다.

 

이같이 활력이 소진되어 정체된 시장상황에서 발생한 지원금은 다수 이용자들이 바라는 사업자간의 경쟁의 산물이 아니다. 전체 가입자의 20%에 해당하는 사업자를 갈아타는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의 주요수단이다. 더우기 주말에 일시적으로 살포 됐다 없어지는 게릴라식 지원금은 시장점유율 방어를 위한 폐쇄적 마케팅 수단으로 극소수의 이용자들을 순간적으로 유인하는 것으로 이해 되고 있다. 따라서 현 시장 점유율을 고착 시키기 위해 국지전을 바라는 사업자간의 암묵적 공감에서 실행되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이다. 시장의 힘은 보이지 않고 이통사들의 마케팅 전략에 따른 선택이 상황을 압도하는 현상이 유지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한다면 지원금을 대상으로 하는 단통법은 목적과 방법적 측면에서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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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기 구입가가 오히려 높아졌다는 일부이용자들의 실망은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용자들은 정부가 자기들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통법 부작용으로 발생한 단말기 유통시장의 썰물 현상은 판매 대리점을 운영하는 업주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정부는 기다려보자 불만은 일부 이용자들의 것이고 곧 순기능이 작동될 것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단통법을 보완함으로 정부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겠다는 것을 막고 싶은 생각은 없다. 재빨리 부작용이 치유되길 바란다. 그러나 두더지 게임을 하고 있는 지원금을 망치로 처박는다고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이용자들은 현상에 급급한 단편적 공권력보다는 근원적인 경쟁정책을 원하고 있다. 사업자 간의 활발한 경쟁에 의해 조성되는 요금을 원하고 있다. 이를 위한 정책이 추진되어야 이용자들도 호응하고 정부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이동통신 시장은 정부가 규제하고 있는 시장이다. 차제에 정부는 지금까지의 규제 정책을 재 정비 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용한 경쟁정책을 발굴하고 현실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먼저 정부의 규제가 오히려 시장의 활성화를 방해하고 있지 않나 점검해봐야 한다. 획기적인 규제 완화를 통해 경쟁이 활성화 될 수 있는 방안은 없나 점검해야 한다. 또 경쟁 사업자를 육성해야 한다. 한동안 추진되다 포기상태인 제 4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을 다시 추진 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실패 했던 원인을 복기하고 신규사업자가 출현할 수 있는 현실적 조건을 설정하여 다시 추진하는 방안을 강구하자. 이동통신 요금을 낮추기 위해 추진하였던 알뜰폰도 적극 할성화 할 필요가 있다. 구색 맞추기가 아닌 잠재적 경쟁자로 성장할 수 있는 ‘사다리’를  마련하여 실질적 경쟁을 이끌어 내야 한다.  그 밖에 경쟁을 활성화 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을 계속 발굴하여야 하는 것이 정부 본연의 과업이다.

 

단통법의 취지와 방법론을 깡그리 부정 할 수는 없다. 보완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을 부정 할 필요는 없다. 빠른 시일 내에 드러난 부작용을 해소하고 원래 취지를 살릴 수 있길 바란다. 그러나 이용자의 불만을 제거하고 흡족하게 하기 위한 정책으로서의 한계점은 인정 할 수 밖에 없지 않나 생각된다. 단통법 보완에만 매달려 근원적 대책 없이 시간을 보내는 시행착오가 계속 되어서는 안된다.  논란과 불신이 팽배한 상태를 개선 하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와 경쟁정책의 추진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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