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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바이러스에 의한 출혈열에 관하여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4년08월15일 00시46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5시30분

작성자

  • 조경희
  •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메타정보

  • 31

본문

에볼라 바이러스에 의한 출혈열에 관하여


환자 또는 사망자의 체액, 분비물, 혈액 등과 직접 접촉이 이뤄져야 전염
국내에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없기 때문에 예방에서는 검역 절차가 가장 중요
 
2014년 2월부터 서아프리카에 위치한 기니에서 시작된 에볼라 바이러스에 의한 출혈열이 유행 중이라 국제 사회의 근심어린 주목을 받고 있다. 2014년 8월 4일 (WHO 발표 기준) 1,711명이 감염되었으며 932명이 사망했다. 8월 1일, 외교부는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기니에 대해 특별여행경보를 발령했다. 그러나 에볼라 치사율은 높지만 공기를 통한 전파가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처럼 전세계적으로 대유행할 가능성은 희박하며, 아직까진 국내 또는 한국인에 에볼라 발병 사례가 없다. 
세계보건기구(WHO)는 8월 8일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발병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PHEIC)를 선포했다. PHEIC란 국제적으로 확산되는 전염성 질병에 의하여 심각하고 비정상적이며 예측할 수 없는 특수한 상태로 즉각적인 국제적 공조가 요구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WHO가 PHEIC를 선언한 사례는 지난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와 지난 5월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됐을 경우 등 단 2번 뿐이다. 이번 비상사태 선포에 따라 국가 간 해외여행 자제령과 면역프로그램 가동 등의 예방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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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출혈열이란 어떤 질병인가? 

'에볼라'라는 이름은 1976년 처음 이 바이러스가 발견된, 아프리카 콩고공화국에 있는, 강 이름에서 유래하였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치사율이 높은(25%~90%) 급성 열성감염을 에볼라 출혈열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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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유행성 출혈열과는 어떻게 다른가?

출혈열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는 전 세계에 걸쳐 널리 분포하고 있고 지역에 따라 대표적인 바이러스가 다른데 국내에서 출혈열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바이러스는 한탄 바이러스이다. 국내에서 한탄 바이러스에 의해 유발되는 출혈열은 ‘유행성 출혈열’ 또는 ‘신증후군 출혈열’이라고 불린다. 국내에서 유행하는 출혈열은 치명율이 5%이하로 낮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전파는 없는 것에 반해 아프리카에서 유행하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의한 출혈열은 치사율이 매우 높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전파가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어떻게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나?

초기 환자는 감염된 침팬지, 고릴라 등 동물과 접촉하여 발병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에볼라 출혈열은 독감과 같은 호흡기 질환이 아니다. 그러므로 공기를 통해 전파되지 않는다. 또한 물과 음식물을 통해서도 전염되지 않는다. 그리고 증상을 나타내지 않을 때에는(잠복기) 감염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너무 지나친 걱정을 미리 할 필요는 없다. 에볼라 증상이 나타난 환자 또는 사망자의 체액, 분비물, 혈액 등과 직접 접촉이 이뤄져야 전염된다. 환자 치료 중 개인 보호장비(장갑, 마스크, 가운 등) 미착용으로 인한 의료진의 감염이 있었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보통 5~7일(짧게는 2일, 길게는 25일) 간의 잠복기 후, 갑자기 발열, 목과 근육의 통증, 식욕부진, 두통을 동반한다. 이후 통상적으로 발열이 지속되면서 구역질, 구토, 심한 설사와 함께 간과 콩팥 기능의 악화 증상이 나타난다. 대개는 기침을 동반한 가슴통증과 호흡곤란도 발생한다. 이 시점에서 몇몇 사람들은 피부와 점막에서 출혈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어서 전신에 기운이 없어지고, 혈압과 의식이 떨어져 때로는 혼수상태에 오기도 한다. 회복하는 경우에는 발병 10~12일 후부터 열이 내리고 증상이 호전을 보일 수 있으나, 해열되었다가도 다시 발열이 재발하는 경우가 있다. 회복하지 못 하는 경우에는 다발성 장기 부전, 저혈압, 파종성 혈관내응고, 집중적인 조직 괴사로 인해 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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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단은 어떻게 이뤄지나?

급성기에 혈액(혈청) 검사를 통해 바이러스의 항체, 바이러스성 RNA, 바이러스 그 자체가 존재함을 확인하여 진단한다. 회복기에는 혈청내 바이러스 항체가 급성기에 비하여 4배 이상 증가한다. 이외에도 검체에서 바이러스 항원 또는 유전자 검출을 통해 진단한다.

 

예방과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

현재까지는 연구중인 백신만 있을 뿐, 아직 상용화된 백신이 없기 때문에 최대한 감염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현재 미국과 영국에서 DNA백신제형으로 에볼라바이러스 백신을 개발 중으로 효능과 안전성의 문제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최근 WHO는 영국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만든 예방 백신에 대해 다음 달 미국과 아프리카 국가에서 임상시험을 시행할 것으로 밝혔다. GSK의 실험 백신은 침팬지의 아데노바이러스에 에볼라 유전자를 삽입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미국 국립보건원(NIH) 역시 서부아프리카에서 심각해지는 에볼라 감염문제와 관련하여 인간에 대한 실험적인 백신투여를 이르면 올 9월에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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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한 증상으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되면(의심환자 또는 의사환자) 즉시 격리치료가 필요하며, 환자의 혈액 및 분비물과 접촉하지 말아야 한다. 현재까지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특별한 치료법이 치료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일찍 발견하여 처치를 받는 것만이 생존 확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부족한 체액을 보충하고, 혈압을 적절하게 유지하며, 손실된 혈액을 대체하고, 다른 질병의 감염을 막는 보존적 치료를 한다. 

미국 바이오벤처 맵(Mapp)이 만든 ‘ZMapp(Z맵)’이라는 약물은 에볼라 치료제 가운데 하나로 영장류실험만 마친 실험단계 치료제이다. 지난 1월 실험에서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지 24시간 안에 지맵을 투여받은 원숭이 4마리와 48시간 안에 투여받은 4마리가 모두 살아남았다. 담배 바이러스에 에볼라 치료 단백질 생산을 위한 유전자를 삽입한 뒤 담배식물을 감염시켜 생산하는 '단일클론항체'인 지맵은 아직 인간 대상 임상시험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동정적 사용’에 따라 감염 미국인 2명에게 지난 8월 1일과 5일 각각 약을 주입하였고 상태가 호전되었다. 하지만 아직 약물의 효과인지 확인되지 않았고 부작용 또한 관찰 중으로 서아프리카 지역을 대상으로 대규모 투여에 관하여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가까이 지내던 사람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걸렸을 경우 어떻게 해야 하나?

접촉자는 3주 동안 추적 감시를 통해 증상의 발병 여부를 확인하고 의심되는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격리하여 치료한다.

 

해외 출입국 검역 절차가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예방에 중요한가?

국내에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없기 때문에 국내 전파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해외 출입국 검역 절차가 가장 중요하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중앙아프리카 국가를 방문한 후 발열, 근육통 등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사람들과의 접촉을 최대한 피하고 곧바로 의료기관을 찾아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증상이 발현하기 전인 잠복기에는 바이러스가 전파되지 않고 증상이 발생한 환자의 체액, 혈액에 접촉했을 경우에만 전파되므로 접촉 주의만 시행한다면 예방 가능하다. 정부 기관의 검역 절차에 잘 따르고 의심 환자 발생 시 접촉 격리 주의를 잘 수행한다면 에볼라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과 전파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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