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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에너지 시장의 새로운 질서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5년09월17일 16시12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6일 20시08분

작성자

  • 손양훈
  • 전 한국에너지 연구원장,인천대학교 교수

메타정보

  • 35

본문

급변하는 에너지 시장의 새로운 질서

 

 석유가격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작년 6월부터 시작된 가격하락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최근 미국의 텍사스 중질유 가격은 마침내 30불대로 진입하기도 하였다. 놀랍지만 갑작스러운 일은 아니다. 수 년 동안 진행되어온 셰일혁명은 석유의 공급을 대폭 늘렸다. 반면에 중국을 위시한 신흥국의 경제와 유럽의 불황으로 석유소비는 쉽게 늘어나지 않았다. 공급은 늘어나는데 수요가 정체하고 있으면 석유는 남아돌기 마련이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수 년 동안 매일 석유는 백만 배럴 이상의 공급초과가 지속되어 오고 있다고 한다. 매일 백만 배럴 이상의 석유가 오랫동안 남으면 어떻게 될까? 석유는 액체이기 때문에 지상의 탱크나 유조선, 혹은 지하의 저장고에 담아두어야 한다. 엄청난 부피의 감당하기 어려운 재고부담이 된다. 석유가격의 폭락은 당연하다.

전 세계의 에너지 산업은 사활을 걸고 기존의 방식을 재검토하고 있다. 모든 에너지 프로젝트를 재평가하고 있으며 과감한 구조조정에 들어가고 있다. 기업 간 인수합병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정부도 적극적으로 정책을 재점검하고 있다. 에너지 산업에 경쟁을 촉진하고 시장기능이 활성화되도록 하여 외부의 변화에 신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누구에게도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 쉬울 턱이 없다. 국제 에너지 시장이 급변하고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정부나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해법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석유는 가격이 폭락하더라도 쉽게 공급이 줄어들지도 않고 금방 소비가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막대한 투자를 한 공급자는 쉽게 철수할 수가 없고, 소비자도 바로 자동차를 바꿀 수는 없기 때문이다. 좀 더 전문적으로 말하자면 수요와 공급의 가격탄력성이 매우 낮다. 석유시장은 뉴 노멀의 새로운 균형점에 쉽게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동안 고통스럽고 복잡한 조정과정을 겪게 될 것이다. 새로운 균형에 도달하는 과정이 순탄할 리가 없다. 아마 여러 차례 급등과 급락을 거듭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재정이 튼튼하지 못한 산유국들은 큰 고통을 겪을 것이고, 정치적으로도 매우 불안한 미래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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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유시장의 새로운 질서, 그 미래는 어떤 모습이 될까? 새로운 질서가 어떤 모습으로 작동하게 될지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아직은 시간이 더 지나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 세계적인 기관들의 예측이 서로 엇갈리고 있음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 앞으로는 과거처럼 산유국들이 똘똘 뭉쳐 고유가로 몰고 가는 일은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석유시장의 변동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석유시장은 공급과 수요가 모두 가격에 대하여 비탄력적이기 때문에 공급이 좀 늘어나면 급락하고, 수요가 조금만 늘어나도 급등하는 현상이 반복될 것으로 전망한다. 적극적인 조정자가 없는 새로운 질서가 태동하고 있다.

 

석유가격은 에너지와 자원 모두에 걸친 변화를 대표하는 지표이기도 하다. 석탄과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에너지, 또는 더 나아가서 철광석이나 구리와 같은 지하자원과 목재와 면화와 같은 산업의 기초가 되는 원료들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석유가격은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석유는 자원을 생산하여 공급하는 프로세스의 변화에도 영향을 받지만, 자원을 활용하는 경제의 움직임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또한 막대한 규모의 석유 거래가 달러로 결제되기 때문에 국제금융시장을 주도하기도 하며, 상품시장에서 가장 규모가 큰 투기의 대상이기도 하다.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석유가격변동의 위험에 백퍼센트 노출되어 있다. 그래서 더욱 주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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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의 에너지 산업은 사활을 걸고 기존의 방식을 재검토하고 있다. 모든 에너지 프로젝트를 재평가하고 있으며 과감한 구조조정에 들어가고 있다. 기업 간 인수합병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정부도 적극적으로 정책을 재점검하고 있다. 에너지 산업에 경쟁을 촉진하고 시장기능이 활성화되도록 하여 외부의 변화에 신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누구에게도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 쉬울 턱이 없다. 국제 에너지 시장이 급변하고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정부나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해법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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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16년02월26일 20시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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