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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경기침체론의 허실 --1990년대 말 경기침체론과 최근의 차이-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5년09월10일 20시01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6일 20시23분

작성자

  • 정영록
  •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경제발전론

메타정보

  • 42

본문

중국발 경기침체론의 허실

 1. 서론

   최근들어 국내외적으로 지속적으로 거론되는 것이 중국발 경기침체론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1990년대 말 2000년대초에도 중국의 WTO 가입을 둘러싸고, 1차적으로 문제시 되던 쟁점의 재연이다.  당시의 가장 큰 쟁점은 4대 국유은행의 과다한 부실대출률이었다.  당시 부실대출률이 25%에서 50%정도까지로 추정, 거의 국가파산지경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자아낸 바 있었다.  15여년이 지난 현재는 이제는 중국화폐인 RMB를 IMF의 SDR편입과 관련된 미묘한 시기에 또 다시 중국경제 침체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과연 실상은 어떨까?  대체로 제 2차 경기침체론의 요인으로 최근 국내 성장률저하, 교역의 부진, 여기에 환율평가절하 움직임 등이 거론되는 듯하다.  특히 일반인, 특히 서방언론은 환율절하가 중국이 경기부양을 위해서 이자율인하, 지준율 인하등을 단행한 이후에 이루어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즉, 이것을 두고 중국정부 당국이 경기부양이 여의치 않아서 급기야는 환율을 손댄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즉, 환율평가절하를 통해서 수출을 늘리고, 이를 통해서 국내경기를 진작시키려는 것 아닌가 하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게 되었다.

 

   필자는 이러한 사실들의 일부는 맞는 분석이고 일부는 객관적인 사실이 아닐 것이라는 조심스런 판단하에 이를 종합, 좀더 객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금번 여름, 수차례에 걸쳐서 중국현지를 방문한 경험을 바탕으로, 1)내수경기와 수출입관련경기가 분리되어 있으며 2) 중국경제가 심각할 정도로 나쁘지는 않고, 3) 중국현지투자와 수반된 우리의 교역이 예같지않아서 우리에게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을 주창하고 싶다.  우리가 이를 냉철하게 판단하지 않으면, 오히려 중국경제상황을 오판할 여지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2. 최근 거시지표

1) 내수경제

   사실, 최근까지의 거시지표를 보면 확실히 경제성장 기조가 둔화된 것은 분명하다.  중국국가통계국은 매월 15~19일을 전후해서 주요 월별통계치를 발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가통계국의 성장률 추계치는 분기, 반기, 년간으로 발표된다.  이에 반해, 월별 PMI ( PMI는 제조업체 구매담당자 지수로 중국정부는 3000개 업체를 대상으로 주문, 생산지수, 종업원수, 배송시간지수, 그리고 재고지수를 각각 가중치, 30%, 25%. 20%, 15%, 10%를 부여해서 얻은 survey월별 지수) 는 성장률의 경기선행지표로 이의 발표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된다.  이 숫치가 중국경제발전의 향방을 예기할수 있기 때문이다.  

 

   아래표에서도 나타내 보인 것처럼 성장률뿐아니라, PMI가 50전후에서 횡보하고 있다.  즉, 국내경기가 예같지않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작년인 2014년만 하더라도 중국의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이 집계하는 전국 5000개 기업체의 영업액증가가 2.6% 증가하는데 그치고(전년동기비 2.2% 포인트 하락), 이윤율도 1.2% 상승(0.3%포인트 하락)한 사실 등으로 전반적인 어려운 상황을 나타내고 있다.  그런데 이것이 정말로 경기침체기로 접어든 징표일까?  이러한 해석은 좀 성급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아직은 중국의 내수경기 성장률이 기본적으로 안정화 되어 있다는 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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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2014년도 GDP 성잘률 확정치가 당초보다 0.1% 낮아진 7.3%로 발표되었다.  또한 금년도 상반기의 성장률도 7%를 기록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중국정부 당국이 통계를 조작, 실제보다 약간 낫게 포장하고 있다는 등의 주장도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본 관찰에 의하면, 고속철도등 사회간접자본의 착실한 투자, 지방정부의 미분양 아파트의 해소노력, 그리고 소비의 경우도 정부 부문의 접대비는 확연히 줄어 들었지만, 호황인 식당은 아직도 예약이 필요한 점등을 볼 때, 일률적으로 나빠지고 있다고 평가하기에는 이른감이 있었다.

 

2) 무역관련문제

   한편, 중국은 금년들어 수출이 둔화되는 것과 동시에, 수입이 2자리 숫자로 크게 줄어드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 또한 경기침체론의 배경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의 큰 이유의 하나는 중국에 대한 외국의 투자가 예같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즉, 중국이 성장한 만큼, 단순히 임금에 기반한 중국투자를 통한 제 3국 수출은 더 이상 어려워질 것이다.  또 하나가 연간 2천억 달러 이상을 수입하던 석유도 유가가 하락함으로써 수입액이 무척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따라서 무역문제에 대한 해석은 적어도 두 가지 방향으로 이루어 져야 한다.  첫째가 외환보유고 측면이다.  이미 표에서도 보듯이 오히려 무역수지의 흑자폭이 더 늘어나고 있다.  흑자만 유지된다면 중국으로서는 더 이상 수출을 진흥할 유인이 그만큼 줄어든다.  왜냐하면 현재로서도 외환보유고가 과다, 무역흑자폭을 줄이고 싶은 생각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무역관련 대외부문의 취업에 대한 평가이다.  이는 무역관련해서 국내경제와 얼마나 연계관계가 강하느냐의 일이다.  그런데, 필자의 판단으로는 아직껏 중국의 대외 교역은, 1조 5천억* 달러에 달하는 외국인 투자업체가 약 반수의 대외교역을 창출하고 있는 기본적인 구조가 변화하고 있지않다는 판단이다.  이 구조가 지속된다면, 국내경제와의 연계관계는 우리나라등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 훨씬 미약하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도 총고용에서 합자.합작업체의 비중은 2014년을 기준으로 도시취업자 총 3억 9310만명 가운데, 2955만명으로 7.52%를 차지하고 있으며 연관업체지수를 2.5배 정도로 가정한다하더라도 18.8%정도의 최대 취업비중을 차지한다고 추정할수 있다.  즉, 취업의 환율 탄력성이 낮다고 보아야 한다.   

   

3. 거시지표의 해석

1) 기저효과

   사실, 중국경제는 과거와 같은 고속성장을 국가목표로 그친지는 몇 년 되었다고 봐야한다.  그 대신 취업을 늘리느냐에 관심을 갖고 있다.  우선 기저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2014년을 기해서 중국은 이미 달러 기준으로 상징적인 10.4조 달러를 달성하였다.  단위가 커진만큼, 7%를 능가하는 고속성장은 그만큼 어려워 졌으며, 중국 당국은 이를 당연시하게 받아 들이고 있다. 

   

   과거 10조 달러 이하의 경제규모에서는 어느정도 10조 달러를 달성하기위해서 성장을 의도적으로 가속화한 측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10조 달러 목표치를 달성한 만큼, 더 이상 가속화할 필요가 없다.  더 이상 가속화하는 경우, 국제적인 부담만 늘어난다는 인식은 없을까?  1998년 국내 경제가 어려웠을 때, 아시아 국가들이 중국이 경쟁적으로 평가절하에 나설지않을까 우려한바 있었다.  당시, 필자는 중국이 수출입의 환율탄력성이 구조적으로 높지 않으며, 중앙정부가 경제규모 1조 달러 달성에 집착하는 측면이 있는 만큼, 평가절하하지않을 것이라는 주장을 편적이 있었다.  결국은 평가절하를 하지 않았고, 1998년 처음으로 1차 관문인 1조 달러 경제규모를 달성하였다.  

 

 그렇다면 환율도 더 이상 강세를 유지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만큼, 평가절하에 나설 여지가 커졌다.  하지만, 문제는 앞에서도 지적했지만, 무역수지가 오히려 2배로 늘어나고 있고, 중국전체경제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 아닌만큼, 평가절하가 실효성이 없으며, 이는 환율의 시장화 달성의 일환으로 보아야 하는 점에 무게가 주어 질수도 있는 것이다.

 

2) 내수화되는 과정

   아래 <표2>에서도 나타나고 있지만,  중국의 현 경제는 1차경제침체론이 대두되던 시기와 비교, 경제규모 6.45배, 무역 10.19배, 외환보유고 23.93배로 급격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그만큼 커지고, 능력이 개선되었다.  하지만, 국내 경제발전의 두 축이랄수 있는 고속철도건설  (중국은 이미 2014년말을 기준으로 1.7만 Km의 운영거리를 기록, 전세계 최장고속철도 운영 국가일뿐아니라, 2020년 까지 총 연장 5만 Km를 건설, 인구 50만명 이상의 도시를 전부 연결하는 계혹을 추진, 내수 확충의 큰 축으로 활용하고자하고 있음.) 등 사회간접자본의 확충과, 도시화율 제고등은 예정대로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것이 성장률의 기본을 받춰주고 있다.  그만큼 내수를 통한 기본적인 경제성장을 할 여지가 나름대로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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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발전 frontier의 존재

   중국은 해안지역이 높은 성장률을 기록, 이미 인당 소득 1만 달러 이상군에 급속히 편입된 반면, 내륙지역은 아직도 고속발전 여력(특히 고속)이 있다고 보여진다.  상반기 각 성별 성장률에서도 이것이 나타나고 있다.  그만큼, 금년도 상반기의 경우도 중경(충칭)이나, 귀주(꿰이조우)성의 경우 11.0%, 10.7% 각각 성장률을 기록하였다.  

 

4) 정치.경제학적인 배경

   중국은 사실 시진핑.리커창 정권이 들어서는 2012년 2013년을 전후해서 중고속 성장으로 돌아선다는 얘기를 수차례 한바 있다.  사실 개혁.개방에 나선지 만 30년이 되던 2008년에 중국당국은 경제구조 개선.개혁에 나설 심산이었다.  그러다가,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개혁.개선을 그만두는 대신 무려 4조 위안을 투입하여 경기 하락을 방지하였다.  이것이 오히려 지금은 부작용을 낳고 말았다.  그런데, 현 정권의 고위 인사들은 이번에는 정리해야 한다는 인식과 공감을 확실히 하고 있다고 본다.  

 

   시.리 정권은 현재 이러한 사실을 감안, 친환경, 친서민, 혁신경제에 나서고 있다.  또한 인사고과의 기본이 되는 근무평정표에서 성장률, 외국인 투자유치 등의 가중치를 더 이상 지고의 가치로 치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당장, 이 추세가 정착되지는 않았지만, 성장은 좋지만, 친환경.서민.혁신에 위배되는 경제성장은 더 이상 환영받지못한다.   자연히 성장률에 목매달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 점이 성장률의 하향세에 기인한 이유이다.

 

4. 결어   

   사실, 한 거대 경제가 지속적으로 7% 이상의 고속성장을 기록한다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다.  많은 학자들이 과거 중국 30년간의 경제를 기적이라고들 입이 마르도록 칭송했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갑자기 왜 그 정도를 달성하지 못하는지를 갖고 안달이다.  중국의 과거 7% 성장률의 배경에는 1% 성장마다 150만명, 7%를 곱해서 총 1천만명의 취업이 신규창출되며 이것이 중요한 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7% 성장이 안되더라도 서비스업의 확장으로 년간 취업자수는 이미 1300만명을 넘어 선다는 중국측의 설명에도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 보다 우리가 더 주목해야하는 것은 중국의 제조업 능력이 더 커 가고 FTA도 체결된 만큼, 우리의 교역 수지가 적자로 전환될 소지가 커가는데 있다.  이러한 예감은 중국 현장을 방문해 보면 더욱 더 확연해 진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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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16년02월26일 20시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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