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정권’의 대외정책 : 전반 재구축 통해 정통 美외교 노선 회귀 본문듣기
작성시간
관련링크
본문
“across-the-board restoration project”
미국 현지 시간으로 11월 3일 치러진 2020 대선에서 민주당 바이든(Joe Biden)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에 초(超)미세 표차로 승리할 것이 예상되는 가운데, 트럼프 진영이 소송 불사 태세로 나오고 있어 최종 승자를 판정하는 것은 상당히 지연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직 몇 개 주(州)에서 개표가 진행 중이어서 어느 진영도 선거 승리를 선언하는 것은 유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종 당락 여부는 아직 개표가 진행 중인 동부 지역 펜실베니아를 포함한 6개 주의 결과에 달려 있다. 최악의 경우에는 우려되던 대로 법원 판결로 결판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대선 다음 날인 오늘 현재, 판세가 불리하게 돌아가는 트럼프 진영은 법원에 미시간의 개표 진행을 중단 처분해 달라고 신청했고, 현재 근소한 차이로 뒤지고 있는 상황인 위스컨신州의 개표도 再검표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펜실베니아는 주법에 투표일인 3일 자 우편 소인이 찍힌 우편투표 용지는 6일까지 접수하도록 정해져 있어 이 우편투표 도착 시한을 단축시켜 달라고 법원에 신청해 놓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바이든 후보와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대통령 간에 정책 노선을 가장 선명하게 갈라놓는 것이 바로 대외 외교 정책 분야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에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당선됐고, 이후 줄곧 자국 이익을 위해 많은 외교적 마찰과 국가 위상 손실을 감수해 왔다. 바이든 후보는 풍부한 경륜을 갖춘 베테랑 정치가로, 협상과 동맹 관계를 중시하는 노선을 보여주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파격적, 독단적 자세와 선명한 대조를 드러내고 있다.
만일, 바이든 후보가 최종적으로 미국 46대 대통령으로 당선 확정되어 내년 1월 정식 취임하면, 미국의 대외 정책은 일정 부분에서는 현 트럼프 정권의 노선에서 거의 U턴하는 정도로 전환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전망이다. 지금 예상대로 바이든 후보가 최종적으로 당선된다는 가정 하에, 아래에, 지난 수 십년 간 미국 정치계에 상당한 존재감을 보여왔던 바이든 후보의 정치 외교 행적과 최근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 피력해 온 외교 전략 구상과 관련한 보도 내용들을 미 외교연구센터(CFR; Center for Foreign Relations)의 관련 보고서 등을 중심으로 요약한다.
■ “바이든 당선되면 주요국에 “미국이 돌아왔다”는 선언으로 시작”
미국 대선 선거 캠페인이 한창이던 10월 하순, 워싱턴 포스트(The Washington Post)지는 바이든 후보가, 만일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첫 번째 할 일은 각국 정상들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이 돌아왔습니다. 우리를 믿어 주십시오(America is back, you can count on us)” 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었다.
바이든 정권이 성립되면 가장 우선해야 할 과제는 ‘트럼프 정권이 만들어 온 전반적인 글로벌 위기 상황을 치유하는 것’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이를 증명하듯이 그 동안 바이든 선거 진영에서는 트럼프 정권 시절에 형성되어 온 핵심 외교 조치들을 전환할 많은 치유책을 조용히 마련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것이 파리 기후변화 협약(Paris Agreement) 및 세계보건기구(WHO) 등 다른 UN 기구로부터 탈퇴를 선언한 것을 철회하는 것이다. 이란이 협약으로 복귀한다면 이란 핵 협정에 복귀할 것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취임 직후, 미국의 원조를 받는 국가들이 낙태를 허용하는 경우에는 원조를 중단하는 소위 ‘재갈 명령(gag order)’을 철폐할 것이고, 무슬림에 대한 각종 금지 조치들을 제거하고, 트럼프의 ‘악독하고 지각이 없는(cruel and senseless)’ 이민 정책들도 환원할 방침이다. 미국의 리더십 및 동맹관계를 재확인하고 새로운 기후 변화 대응 협의체를 결성하기 위해, 이데올로기적으로 공감하는 동맹국들과 소위 “민주주의를 위한 정상회담(Summit for Democracy)”을 개최할 것도 구상 중이다.
한편, 바이든 후보는 경선 승리를 위해 경쟁 상대였던 대표적 진보주의자 샌더스(Sanders) 상원의원의 지지를 얻어내기 위해 정책 협의를 거치는 동안에 그의 국내 정책에서 대학 등록금 면제 수용 등을 포함해서 많은 양보를 했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도 유독 대외 정책 분야에서는 ‘진보’ 세력들이 주장하던 군사 비용 지출 삭감, 중국에 대한 인권 문제 공격 강화 등. 진보적 외교 노선에는 반대 입장 확고히 천명한 것으로 알려진다. 따라서, 바이든 정권의 대외 정책은 다분히 전임 정권들이 취해 온 전통적인 미국의 대외 정책을 펼쳐갈 것으로 예상된다.
■ “2021 민주당 정권이 당면할 과제; 대외 관계 전반의 재구축”
“바이든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복원(復元) 전문가(restorationist)’가 될 것이다. 이런 전망은 특히, 오바마(Obama) 정권 시절로 복귀할 것을 상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 글로벌 사회에서의 미국의 역할 및 외교 문제에서는 반드시 오바마(Obama) 정권 시절의 정책 노선으로 회귀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Thomas Wright; Brookings 연구소). 이 필자는, 바이든 정권이 전임 오바마 정권의 ‘잰틀한’ 노선을 굳이 일탈해서 이득을 볼 것은 없으나, 현재 바이든 후보를 보좌하는 외교 전문가들은 그런 단순한 회귀 경로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는 보지 않는 것이다.
2021년에 등장할 민주당 진영의 외교 전문가 그룹은, 다양한 출신이나 현 소속 여하를 불문하고, 향후 미국의 외교 정책은 지금보다는 변화되어야 하고, 과거 20년 동안 민주당이 가져왔던 노선과도 달라져야 한다는 점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만일, 이들 전문가들이 향후 바이든 정권에서 주류를 이루어 갈 수 있다면, 향후 민주당 정권의 외교 노선은 부시(George H. W. Bush; 父) 대통령이 레이건(Ronald Reagan) 정권의 외교 노선과 달라졌던 것, 부시(George W. Bush; 子) 정권이 부시(父) 정권의 노선과 달라졌던 것처럼 변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1년 민주당’ 정권의 외교 노선의 기획자들은 이미 미국의 외교 정책에서 전임 오바마(Obama) 정권이 표방했던 ‘자유주의 국제 질서(liberal international order0’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그들은 가치 중심의 외교 정책에 입각한 국제 협력을 중시하는 자세를 견지하면서도 더 이상 종전 방식의 ‘자유로운 세계(free world)’를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그런 방식으로 세계가 자유롭게 유지될 수도 없다고 믿고 있다. 따라서, 그런 노선으로 미국의 성공도 기약할 수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들 ‘2021 민주당’ 외교 정책 주류 전문가들은 현 글로벌 사회가 지정학적으로 더욱 대결 상황으로 변모하고 있고, 독재 세력들이 발호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아울러, 글로벌 경제 및 통상 측면에서 새로운 사고방식을 주장한다. 예를 들면, 일부에서 조세회피 지역(Tax Haven)을 타깃으로 한 무역 협상, 통화 가치 조작 방지 및 임금 인상 촉진 등의 정책은 미국에 더욱 많은 투자를 끌어올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중국에 대항하기 위해 보다 강력한 산업정책의 실행도 주장한다.
중동(中東) 정책에서도 획기적인 변화를 예상할 수 있다. 중도 성향의 민주당 외교 전문가들은 이들 중동 지역이 미국이 지금까지 수십년 동안 해온 것처럼 높은 수준의 군사적 개입을 유지해야 할 만큼 중요성을 가진 지역인가, 하는 데에 공공연하게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이들은 트럼프 정권의 정책 실행에서 교훈을 얻어, 분쟁 지역에 대대적으로 개입하거나 지원해도 재앙적인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것을 보고, 미국의 힘의 지렛대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터득했다.
결국, 2021 민주당 정권의 외교 전략은 전임 오바마 정권 시절의 외교 노선을 대부분 답습할 것으로 전망되기는 해도, 보다 많은 개입과 정통적인 화합과 협상을 중시하는 병행 방식의 외교 노선으로 돌아갈 것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바이든 정권은 미국의 외교 노선을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세계관과 미국 국민들이 영위하는 삶과 보다 일치시키는 개혁을 실행하는 기성 정치의 마지막 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혹시 이번 대선 결과 새로 탄생하게 될지도 모를 바이든 후보의 ‘2021 민주당’ 정권은 ‘조용한 변혁(quiet reformation)’을 실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 對 중국 정책; 중국은 ‘중대한 도전’, 동맹국들과 ‘공동 대응’ 모색
바이든 후보는 중국이 국제 사회에서 발흥하는 것을 ‘중대 도전(serious challenge)’으로 인식, 중국 정부가 기업들에 주는 불공정한 지원, 미국 기업들에 대한 차별적 대우, 지적재산권 탈취 등, 국제 무역 관행을 위반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그는 그 동안 중국에 백만명에 달하는 제조업 일자리를 빼앗겼다고 주장해 왔다. 아울러, 중국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에너지, 인프라, 기술 개발 등에 막대한 투자로 첨단 기술 경쟁에서 미국을 추월할 것을 경고한다. 중국 인권 문제도 비난한다.
바이든 후보의 대(對) 중국 정책 자세와 관련하여 일부에서는 중국 당정 지도자들과 가져온 오랜 친분 관계를 감안해서 보다 유화적인 자세를 가질 것으로 전망하는 견해가 있으나, 실은 그와는 정반대로 나타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종전 미국 정권들의 대외 정책 노선이 현 트럼프 정권의 개인 성향에 좌우되고 친분 관계 위주의 특이한 외교 노선과는 판이하다는 점에서, 현재까지 보여온 이미지와는 전혀 다르게 더욱 결연한 입장(‘No more Mr. Soft Guy’)을 취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바이든 후보의 외교 관련 자문관들은 바이든 후보가 취임하면, 첫째; 중국의 티베트, 신장 등 소수 민족 인권 탄압 문제와 관련해서 보다 엄격한 자세를 회복할 것, 둘째; 동맹국들과 긴밀한 협조 하에 중국의 종전의 행동에 대해 압박을 가하는 자세를 취할 것, 셋째; 중국이 5G 등 첨단 기술에서 발흥하는 것에 대항해서 미국 내 기업들이 보다 강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할 것 등을 전망한다.
그러나,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의 대결적 접근법은 ‘비생산적(counterproductive)’이라고 말해 왔다. 특히, 관세 부과는 자멸적 정책이라고 비난한다. 대신, 기존의 무역 규칙을 근거로 특정된 대상에 대한 보복을 중시하며 동맹 우방국들과 연대해서 공동으로 대응할 것을 주장해 왔다. 트럼프 정권이 금년 1월 합의한 ‘1 단계(Phase one)’ 무역 합의는 중국에 승리를 안겨준 것이라고 비난한다. 중국이 미국 농산물 수입을 늘린다고 해서 불법하고 불공정한 관행을 해소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자유 진영은 중국의 ‘첨단기술 독재(high-tech authoritarianism)’에 대응해서 단결할 것도 주장한다. 미국은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활용에 관한 글로벌 관리 체제를 마련하기 위해 “규칙, 규범, 제도” 등을 마련할 것을 주창한다.
한편, 미국이 동아시아 해역에 해군 전력의 배치를 증강시켜서, 태평양에서의 존재감을 확대할 것과 이를 위해 호주, 인도네시아, 일본, 한국 등과의 관계를 돈독하게 회복해서 중국을 향해 미국은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과시할 것도 주창한다. 중국의 부패 및 내부 분열은 미국에 필적할 상대가 되지 못함을 부여주는 것이라고 인식, 기후 문제, 핵 전쟁 등 이슈에서 중국과 더욱 광범한 협력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종종 부통령 재임 8년 동안에 시진핑 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와 관계를 심화해 온 것을 내세우면서 자신의 중국에 대한 통찰력을 강조한다.
바이든 후보는 상원의원 시절인 2001년 중국의 WTO 가입을 지지했었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 포괄적 무역협정(TPP)’을 중국의 지역 패권 진출을 억제할 수단으로 인식하고 지지했었다. 신장 위글 지역에서 백만 명에 달하는 이슬람 주민들을 억류하고 있는 것을 ‘비양심적(unconscionable)’이라고 비난하며 미국은 관련 책임자 및 기업들을 제재하는 한편, UN 안보리의 제재도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 기후 변화 및 에너지; ‘Green New Deal’ 중심으로 국제 협력 강화
작년 6월 바이든 후보가 제시한 ‘그린 뉴딜(Green New Deal)’ 정책은 그의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정책의 대강을 밝힌 것이다. 그는 이 혁명적인(revolution) 기후 변화 대응 플랜을 통해, 배출 가스 삭감, 기후 변화 대응형 인프라 시설의 획기적인 확충, 이를 통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 궁극적으로 사회적 정의(social justice)의 실현 등을 위해 국가적으로 노력할 것을 포함하는 국가적 플랜을 제시해 왔다.
바이든 후보는 대통령 취임 즉시, 2017년 트럼프 정권이 탈퇴를 선언한 ‘2015 파리 기후 협약(Paris Agreement)’에 즉각 복귀할 것을 공언해 왔다. 그는 상원의원 시절부터 기후 변화가 국가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라는 점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indisputable)’며, 온실 가스 배출을 경고하고 청정 에너지 개발을 지지해 왔다.
아울러, 외국에서 수입하는 탄소 배출도가 높은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국제무역 정책을 기후변화 대응 수단으로 삼을 방침이다. 그는 화석 연료(fossil fuel) 산업 노동자들의 다른 분야로 전직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다. 동시에, 석탄을 사용하는 발전 시설에 대한 해외 원조나 금융 지원을 금지할 계획이다. 그린 정책을 실행하는 나라에 대한 부채 경감 대책을 마련하고, G20 국가들과 함께 화석 연료 보조금을 삭감하는 노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바이든 정권은 오바마(Barack Obama) 정권이 석탄을 사용하는 발전 시설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부과하는 2009년의 ‘청정 에너지(Clean Energy)’ 촉진법을 부활시킬 방침이다. 아울러, 파리 기후 협정에서도 같은 기준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정권이 추진했던 에너지 전략을 최우선 정책으로 삼을 것이다.
■ Covid-19 방역 협력; WHO 복귀, 코로나 방역을 위한 국제 공조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Covid-19 바이러스와 관련해 중국에서 오는 여행객들을 차단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한다. 트럼프 정권의 Covid-19 대응 실패를 의도적인 오해에 의한 “정치적 극장” 이라고 비유하면서 극렬하게 비난했다. 자신이 집권하면 즉각 전국적 대응 태세를 조성해서 방역 서비스를 확충하고 경제를 지원하는 한편, 개인 방역 강화 등 대유행 재발을 방지할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을 공언했다. 향후 중국 정부에 더 많은 투명성을 요구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바이든 후보는 지난 3월 공표한 Covid-19 위기 대응 플랜에서, ① 방역 보건 대응, ② 경제 회생 대응, ③ 글로벌 협력 대응 등, 3개 방면의 정책적 대응 체계를 발표한 바 있다. 자신이 부통령 재임 기간에 발생한 2009년 H1N1 및 에볼라(Ebola) 대유행 당시에 오바마(Obama) 정권이 신속하게 검역을 확대해서 초기에 대응했던 경험을 강조한다. 이 플랜에서는 국가 차원의 긴급 방역 대응을 발동해서 무료 검진을 확대하고 결과를 투명하게 공표하는 한편, 국방부의 협조 하에 임시 병원 수용 능력 증강 및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지원할 것을 약속한다.
한편, 대외 정책 측면에서 글로벌 대응 체제를 확대 강화할 것을 약속한다. 美 국제개발처(USAID)를 통해 취약 국가들에 대한 재정 지원을 증대할 것도 약속한다. 동시에, 트럼프 정권이 탈퇴를 선언한 세계보건기구(WHO), UN 등, 많은 관련 국제 기구들과 긴밀한 협조 체제를 구축해서 공동으로 대응할 것도 제안하고 있다.
■ 국가 방위 전략; 군사적 개입보다 외교적 노력을 선호하는 입장
바이든 후보는 미국의 해외에서의 군사적 개입을 ‘선별적으로’ 지지해 온 입장이다. 그러나, 대체로 아주 특정된 협의(狹義)의 목적을 위한 군사력의 행사(行事)를 지지하는 자세를 보여왔다. 기본적으로, 그는 미국이 다른 나라들의 형태를 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데에 회의적인 입장이다. 항상, 힘의 행사에 의존하는 일방적 노력보다는 동맹국이나 국제기구와 협조를 통한 외교적 접근법을 중시하고, 미국이 외국에 대해 정권 교체를 위해 무력을 행사하는 것에 반대한다.
그는 기본적으로 무력(武力)은, 목적이 명확하고, 달성이 가능한 경우에 한정해서, 미국의 ‘치명적 이익(vital interests)’을 방위하기 위해서만 행사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미국은 대량 살상 무기 혹은 화학 무기의 사용에 대응해야 할 도덕적 책무와 안보라는 이익을 가지고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런 자세에서 글로벌 원유 거래를 저해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하는 것도 지지한다.
그는 현재 미국의 군사 비용 지출이 재래식 무기 체제에 과다하게 편중되어 있다는 입장이다. 대신에 새롭게 부상되고 있는 사이버 및 우주 방위 체제 구축 분야에 비용지출을 집중할 것을 주장한다. 그는 미국이 러시아 및 중국을 상대로 ‘군사 패권 경쟁으로 회귀해(return to great power competition)’, 이들과 견주어 힘의 우위를 유지할 것을 옹호한다. 동시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대한 강력한 지지자로써, ‘NATO는 세계 역사상 가장 중요한 동맹 관계’ 라고 인식하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미국 행정부의 전쟁 수행 권한을 확대하는 것을 비난한다. 그는 2008년 대통령 후보 출마 연설에서 의회의 승인이 없이 군사력을 행사하는 것은, 임박한 위협 상황을 제외하고는, 탄핵 대상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그는 부통령 시절에 2011년 리비아(Libya)를 침공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했고, 미국이 시리아(Syria)에 군사적으로 개입을 하는 것을 반대해 왔다.
그는, 아프간 및 중동(中東) 지역에서의, 그의 표현대로라면 ‘끝없는 전쟁(the forever wars)’을 종식시킬 것이라는 약속도 했다. 그는, 첫 임기 동안에, 아프간 주변국들을 포함해서 관련국들과 고위급 외교 협상을 통해, 아프간 주둔 미군 전투 부대를 본국으로 돌아오게 할 것을 약속했다. 단, 아프간에 제한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소규모의 특수 부대 및 정보 자산을 유지하는 것에는 찬동한다.
■ 對 북한 관계; 북한과 직접 대화보다 협상, 한국 등과 관계 강화
우리나라와 실질적으로 이해 관계가 깊은 對 북한(North Korea) 관계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북한과의 외교적 노력을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지속해 온 대화 노력과 관련해서는 단호하게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그는 지난 9월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토론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지칭해 ‘깡패(thug)’라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4년 동안 간 이어온 김 위원장과의 대화는 실패했고 비생산적 (unsuccessful and potentially counterproductive)이었다며, 오직 독재자를 합법화해 준 꼴이라고 비난했다.
바이든 후보는 궁극적으로 ‘북한을 비핵화’할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협상을 이어갈 것을 지지한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김정은 의원장이 핵 무기 프로그램을 철폐하기 위한 확고한 조치를 취하는 것을 조건으로 삼는다고 확언했다. 김정은 위원장과 직접 대화를 벌이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언급해 트럼프 대통령처럼 양국 정상들이 직접 대면해서 담판하는 형식을 취할 가능성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특히 한국 등, 아시아 지역 동맹국으로부터 배척당하도록 처신해 왔다고 비난했다. 그는 향후 한국과의 관계를 돈독히 할 방도를 찾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북한과의)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미국의 동맹국들 및 중국과 함께 지속적이고 조화로운 캠페인을 벌일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자주 대면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평가하고, 그런 행동들은 단지 ‘사진 찍기(photo-op)’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울러, 두 사람의 그런 행동들이 북한 김정은 정권에게서 어떤 양보도 끌어내지 못했고 정당성만 강화(强化)시켜 줌으로써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을 뿐이라고도 평가했다. 그는 “우리는 아직 북한에게서 미사일이나 핵 무기를 파괴했다는 어떤 확약도 듣지 못했고, 핵 사찰단은 북한에 한 번도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고 강조했다.
■ 대외 통상; 자유무역, 노동 환경 중시의 통상 외교 노선을 천명
바이든 후보는 종전부터 무역의 자유화를 지지해 왔고, 그런 입장에서 트럼프의 관세 부과 정책들을 비난해 왔다. 그는 일부 무역 관행에 대해서는 비판적이기는 해도, 미국은 글로벌 교역의 규범을 만들기 위해 리더 역할을 해야 할 것이고, 전세계적으로 통상을 확대하기 위해 관세 장벽을 낮춰야 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기본적으로, 미국은 노동자들이 공평한 조건 하에서 일할 수 있고 환경 보호를 위해 필요한 글로벌 사회의 규칙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믿고 있다. 그는 향후 무역 협상에서 일자리 창출, 인프라 구축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포함하지 않은 합의안에는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동시에 향후의 무역 협상에서 ‘노동’ 및 ‘환경’을 중시할 것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확고하게 천명하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오바마(Obama) 정권의 부통령으로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즉시 탈퇴를 선언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 포괄적 경제 협력 협정인 ‘TPP(Trans-Pacific Partnership)’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그는 미국이 TPP 탈퇴를 선언함으로써 중국으로 하여금 지역 내의 경쟁에서 ‘운전석에 앉게 만들었다’ 고 비난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을 특정해서, 국제 교역에서 규범을 준수하지 않는 국가들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보복할 방침도 밝히고 있다. 이는 중국이 자국 기업들에 대한 보조금 지급, 미국 등 외국 기업들의 지적재산권 탈취 등을 지목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對中) 무역전쟁에 대해서도 비판적이고, 관세 부과에 대해서는 비용을 궁극적으로는 미국 소비자들이 부담한다는 점에서 ‘자기 패배적(self-defeating)’ 이라고 지적한다. 동시에, 종전의 통상 규칙들은 개선되어야 하고 미국은 더 나은 협상을 위해 자국의 경제적 레버리지를 활용할 것도 강조한다. 그런 입장에서, 바이든 후보는 1993년 제정 당시부터 ‘NAFTA’ 협정에 찬성한 이후, 트럼프의 최근 개정 협정을 포함해서 동 협정의 유지, 개선을 지지해 왔다.
■ 러시아의 서방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에 강력한 대응 체제 구축
오랜 동안 NATO 및 동진(東進) 정책을 지지해 온 바이든 후보는, 푸틴(Vladimir Putin) 대통령 정권 하에서 러시아는 NATO 체제의 약화, 유럽연합(EU) 와해, 미국의 선거 시스템에 대한 방해 공작 등을 끊임없이 추구하면서 서방 국가들의 민주주의의 근본을 공격해 왔다고 지적했다. 서방 금융기업들을 통한 엄청난 규모의 자금 세탁 및 정치인들에 대한 영향력을 미치겠다는 기도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결국, 바이든 후보는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러시아의 끊임없는 파괴적 공작에 강력하게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은 협력해서 사이버 인프라 구축, 외국 자금의 침투 대비, ‘온라인 풀랫폼’의 투명성의 강화 등을 구상하고 있다. 동시에 정보의 조정 및 사법 대응의 공조도 추진할 것을 밝히고 있다.
그 밖에, 대(對) 테러 정책(counterterrorism)으로는 대규모 병력을 전개하기보다는 외국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미국의 소규모 특공 전력을 운용하고, 적극적인 공습(air strikes) 수단을 활용할 것을 약속하고 있다. 그 외에도 미 국가 안보에 점차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는 사이버 보안 및 디지털 정책(cybersecurity and digital policy)에 대해 다른 국가들과 연대해서 공동으로 대응할 태세를 구축할 것을 제안한다.
한편, 중동(Middle East) 정책에서, 자신의 오랜 정치 경력을 통해 스스로 ‘시온주의자’를 자처하며 친(親)이스라엘 자세를 유지해 왔다. 해외 원조는 “미국이 집단 안보 및 번영에 투자해 온 것이었다”고 평가하고, 트럼프 정권에서 소외시켜 온 NATO 지원, 이란 핵 협정 복귀, 호주, 이스라엘, 일본 등 동맹국들과 관계 복원 및 강화를 약속했다. 모든 민주주의 국가들과 협력하는 자세도 강조하고 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