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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적 지정감사·표준감사·감리제도 등은 단기적으론 “약(藥)”

지정제와 표준시간은 단기적 극단처방약이나 장기적으론 독(毒)

투자자 주도의 회계투명성 강화요구가 근본적인 해결책

 

◈ 주제발표 내용


 ▲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

 

-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삼일회계법인의 한정의견은 감사대란 혹은 회계법인의  갑질이 아니라 정보의 불확실성과 비대칭성을 해소한 감사법인 본연의 업무로 봐야 한다. 

 

- 좋은 뉴스는 자랑하고 나쁜 뉴스는 감추려는 인간 본성에 따라 회계정보 제공자인 경영진은 비대칭적 공시를 하려는 유인이 강하나 기업내부에 은폐된 부정적 정보가 임계점에 이르면 대우조선해양의 경우처럼 주가폭락을 경험하게 된다. 이 때 회계정보 검증자인 감사인이 독립적으로 증거를 수집하고 평가한 결과인 감사의견은 종종 은폐된 부정적 정보의 임계점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년간 감사의견 적정비율은 한국이 99%로 세계 최고수준으로, 같은 기간 미국은 66%, 일본은 72%, 중국은 96%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의 실제 감사보수는 미국, 일본, 중국의 감사보수 모형 추정치의 11%, 31%, 61%수준에 불과함에 따라 열심히 감사할 유인이 적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 신외감법이 발효되기 이전(以前) 한국의 회계는 지배주주의 투명성에 대한 유인이 작아 자유수임제도의 근간인 제품 차별화와 신호 및 선별효과(signaling)가 작동하지 않고, 회사와 감사인의 갑을 관계 고착에 따라 감사인의 독립성은 물론 감사노력(감사시간, 감사보수)저하로 인해 회계투명성은 해마다 세계 최하위권으로 분류(IMD)되고 있는 실정이다. 

 

- 신외감법의 핵심은 외부감사 대상범위 확대, 감사전 재무제표 제출 의무 강화, 모든 감사보고서 공시, 내부회계관리제도 강화, 내부감시장치 강화, 품질관리기준, 회계법인 공시 강화를 포함하고 있는데 핵심은 ①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6+3) ② 표준감사시간제(상승률 상한제)에 있다. 세계 어디에도 없는 감리제도까지 더하면 대한민국은 회계세계의 갈라파고스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 선행연구에 따르면 주기적인 감사인 지정제는 효과가 있더라도 아드레날린에 불과하고, 기초체력의 보강이 없는 약물 투여는 단기적⋅일시적 효과에 그칠 것이다. 다만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는 후임 지정 감사인이 전임 자유선임 감사인의 감사품질을 의무적으로 리뷰하는 효과를 가질 것이다. 아무런 논리가 없는 6+3에 대한 비판적 시선과 회계법인의 갑질 및 대형 회계법인에 유리하다는 비난 및 감사보수의 급격한 상승 예상에도 불구하고 지정감사인 뿐만 아니라 자유선임 감사인의 독립성 및 감사 노력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쳐 전 산업에 감사품질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 표준감사시간은 옥상옥(屋上屋)규제라고 할 수 있으며 초도감사할인, 학습시간 효과, 산업전문성 효과를 무시한 아무런 근거가 없는 기준이다. 감사품질은 감사노력의 함수이지만 감사시간은 감사노력의 일부에 불과하고 회사의 정보환경은 변했는데 정보기술의 활용 없이 사람의 투입시간만 늘리겠다는 20세기적 발상이다. AICPA가 최근 Python으로 짠 Journal Entry Test 코드를 깃 허브(GitHub Inc.는 분산버전 관리 툴인 깃을 사용하는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웹호스팅서비스)에 공개함에 따라 앞으로 감사는 Python중심으로 컴퓨터를 활용하는 것이 대세이다.

 

- 신외감법 후 한국회계는 mandatory peer review, audit effort, Big 4 증대효과 등으로 감사시간, 감사보수, 비적정 의견, 감사관련 갈등 증가가 예상된다. 기업의 경우 회계투명성 증대 필요가 낮은 상황에서 이러한 변화를 규제협력비용 증가로 인식할 것이다. 대형감사인의 경우 감사보수는 증가하나 품질관리 및 감사법인 지배구조 문제가 대두될 것이며, 중소형법인의 경우 감사보수 증대효과는 미미한 반면 인수합병을 위한 대형화 문제가 대두될 것이다. 아울러 기업-감사인, 전임-후임 감사인 갈등이 증폭되면서 내부회계관리, 심리실, PI(Process Improvement), 회계기준 질의, 감리 역할 등이 부각될 것이다.

 

- “강화된 회계감사가 약인가? 독인가?”라는 질문은 주어가 빠진 논쟁으로 “과연 누구의 약이며, 누구의 독인가?”라는 보다 명확한 질문에 대한 대답이 필요하다. 회계인력 공급 증대, 기업의 회계역량 강화, 회계법인의 품질관리 및 거버넌스 개선, 감리제도 개선, 상장관련 규제 개선 등이 오직 하나의 주어에만 유의미하다고 보면 약과 독의 주어는 ‘투자자 오직 투자자’일 뿐이다.

 

- 투자자 관점에서 회계감사 품질은 증권분석과 투자의 기초이나 신회감법 논쟁에 투자자의 목소리는 없는데 이는 투자에 회계정보 이용 정도가 낮다는 것의 반증이다. 감사보수는 투자자가 요구하는 수준의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한 대가로 금액의 다과보다 적정성이 문제다. 앞으로 예견되는 감사의견을 둘러싼 논쟁을 혼란이 아니라 자본시장의 발전과정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개인투자자가 목소리를 낼 수 없는 환경에서 전문투자자, 재무분석가, 기관투자가, 기업지배구조관련 연구소 및 학계에서 투자자 관점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 정부가 투자자 보호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금융위와 금감원의 핵심고객은 목소리 없는 투자자로 기업과 회계법인, 이익단체의 목소리는 참고자료에 불과하다. 따라서 재무제표 작성능력, 감사품질, 투명서 측정치(IMD 랭킹 등) 등 명확한 KPI를 설정하고 지속적 점검이 필요하다.

주기적 지정감사, 표준감사, 감리제도, 상장연계는 단기적으로 약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엔론 사태 이후 미국의 표준시스템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특히 예견되는 기업-감사인-감리 분쟁의 혼란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며 회계인프라 구축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 결론적으로 신외감법의 지정제와 표준시간은 단기적 극단처방약으로 장기적으로는 지속가능하지 않은 독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아드레날린보다는 기초체력 보강이 근본 해답이다. 즉, 투자자 주도의 회계투명성 강화요구가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따라서 단기조치에 따른 향상된 재무제표 품질을 경험한 투자자들이 장기적으로는 지정제와 표준시간 없이도 적정한 수준의 투명성을 요구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정상과정으로의 회귀가 필요하다.

 

◈ 토론내용

 

과도한 감사보수 요구 등으로 기업 부담 증가, ‘상장 저해’요인 작용가능성 

 

▲김종선 코스닥협회 연구정책본부장

 

- 기업들은 회계제도의 개혁에 동참하여 회계투명성을 제고하고 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데 찬성하는 입장이나 기업들이 실제로 수용하는데 있어서 많은 어려움이 있으므로 新외감법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야한다. 강화된 회계감사와 관련하여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잘 살펴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뿐만 아니라 회계업계도 함께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 新외감법 도입 후 비적정 감사의견(한정, 부적정, 의견거절)의 제시 건수가 이전 연도 대비 크게 증가하였는 바, 코스닥기업의 경우 30개사가 비적정 감사의견으로 전기 대비 12개사나 증가하였다. 개정안에 감사인의 책임강화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감사의견 표명에 있어 이전보다 보수적인 접근방식을 적용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의견거절의 경우 코스닥은 유가증권시장과는 달리 즉시 상장폐지로 연결되는 시스템으로 피해가 컸으나 최근 1년의 유예기간을 두도록 상장규정이 개정되었다.

 

- 기말시즌에 갑작스러운 비적정 감사의견 제시를 방지하기 위하여 상시 감사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감사의견에 변형이 있을 만큼의 중요한 사항에 대하여는 감사보고서일 이전에 감사인과의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감사의견에 대한 기업과 감사인의 사전 의견교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표준감사시간 산출방식에 대해서는 산출근거가 미약할 뿐 아니라 업종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표준감사시간 실태조사(2019.3.28. 기준)에 따르면 전기대비 감사시간 및 감사보수 증가율이 각각 19.3%, 19.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강화된 지정감사제도로 인한 지정감사인의 과도한 감사보수 요구 등으로 기업 부담 증가가 예상되며 이 경우 상장효용 대비 상장유지비용 증가로 상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 중소기업들의 경우 내부회계관리제도 고도화를 위한 외부용역에 따른 상당한 비용부담이 예상되므로 중소기업의 경우 적용을 면제해 주는 등 추가적인 고민과 논의가 필요하다. 코스닥기업의 대부분은 중소기업(66%)과 중견기업(31%)이므로 한꺼번에 너무 많은 요구를 할 경우 부담이 크므로 단계적 추진이 필요하다. 또한 기업들의 역량이 부족한 가운데 새로운 제도의 순조로운 정착을 위해 학계에서 야간대학원 또는 IFRS교육과정 등을 개설해 주길 바란다. 

 

한국거래소의 시장조치 관련 규정을 개선하는 등 보완책 고려해 볼만

 

▲송창영 변호사(법무법인 세한)

 

- 회계처리기준은 기업이 재무제표를 작성함에 있어 준수해야 할 실체적인 기준에 해당하고, 회계감사기준은 외부감사인이 감사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준수해야 할 절차적인 기준에 해당한다. 또한 감사의견은 재무제표가 회계처리기준에 따라 작성되었는지 여부에 대한 의견이며, 원칙적으로 기업의 경영성과나 재무건전성 자체를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금융당국은 원칙중심 회계처리기준의 특성, 강화된 신외감법의 처벌수위 등을 고려하여 고의에 의한 회계처리기준은 엄격히 제재하되, 특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 외에는 과실에 의한 위반으로 판단하도록 양정기준을 개정했다. 

 

- 회계투명성과 관련한 그간의 논란을 고려할 때, 강화된 회계감사에 대한 필요성은 한편으로 인정하지만, 강화된 회계감사로 인해 시장조치가 엄격해지는 반사효과가 발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여 한국거래소의 시장조치 관련 규정을 개선하는 등 보완책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발제자의 주장대로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의 주도와 선택에 의한 회계투명성 강화라는 방향이 근본적인 해결책인 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 공감한다.

 

감독기관, 회계기준원, 회계업계의 의견조율 위해 공식 회의체 상설화

 

▲정세연 부대표(삼일회계법인)

 

- 제도변화에 맞춰서 감사하는 업무방식의 다음과 같은 변화가 필요하다. ① 중간감사, 기말감사 위주의 감사에서 연중감사로 변화 ② 책임강화에 따른 감사참여자의 교육 강화 필요 ③ 과거와 다른 업무범위 확대에 따른  감사증거의 확보 증가 ④ 감사조서의 문서화 철저 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RPA ( Robotic Process Automation), DATA Audit 등과 같은 새로운 감사기법의 적용 ⑥ 투자자보호를 위한 직업윤리 및 사회적 소명의식을 갖고 철저히 회계감사 수행이 필요하다. 또 회사 및 감사위원회 차원에서는 ① 회계투명성 강화를 위한 사회적인 요구사항의 강화에 따른 과거와 다른 인식 ② 회계업무의 전문화 ③ 관련 내부부서 및 구성원의 R&R의 명확화 등이 필요하다.

 

- 주기적 지정제의 적용 시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전임감사인과 지정감사인간의 회계처리에 대한 의견불일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감독기관, 회계기준원, 회계업계의 의견교환을 위한 회의체를 공식적으로 상설화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또한 기업과 감사인간의 의견불일치 문제를 사전에 대비할 필요가 있으며 회계원칙 및 회계추정치( 대손충당금, 손상검토, 비상장주식평가, 영업권평가, 개발비인식, 우발부채)에 대한 재검토도 필요하다.

 

연중 상시감사, 자산가치평가 부담완화,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지원 등 추진 

 

▲안창국 금융위원회금융위 자본시장과장

 

- 상장사들의 2018 회계연도 감사의견 현황을 보면 상장사(12월 결산) 2,053개사 중 37개사(1.8%, 유가증권 6 + 코스닥 31)의 감사의견이 비적정으로 2017년 대비 약 68% 증가하였다. 

-이에 따라 지난 3월말부터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은 상장사 대상 외부감사 시 애로사항을 서면조사(3.25~4.2)하고, 회계법인 간담회(4.4)를 통해 청취한 현장의견은 다음과 같다. 외부감사는 엄격해졌으나 기말에 감사업무가 집중되는 감사관행은 여전하며, 기업의 자산 공정가치 평가 역량이 대체로 낮은 수준이라는 관련 이슈로 의견거절 되는 경우가 약 30%(11개사, 9개사는 코스닥)를 차지하였다. 하지만 평가방법에 대한 공신력 있는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태이며, 시장의 평가서비스 공급여력(채권평가사 4곳, 대형회계법인에 한정)도 부족한 상황이다.

 

- 기업의 내부회계관리제도가 대체로 미흡한 수준이기 때문에 외부감사 과정에서 합리적인 감사증거를 확보하기가 어렵다. 모색 가능한 대안으로는 연중 감사를 위한 상시감사(‘No Surprise Audit’)의 구현, 기업의 자산 가치평가 부담 완화 추진, 기업의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 지원 등을 제시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참석자 토론>

- 신외감법으로 기업의 부담이 커진다고 하는데 기업이 부담을 가질 때이다. 자본시장 규모가 커지면 그에 따라 질적 수준도 높아져야 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으로 10년 정도 해 보면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단기적인 갈등과 고통을 감안해 제도를 시행하면서 전반적인 재조정이 필요하다. 

 

- 회계는 공공재인 만큼 시장이 실패할 경우 정부가 개입할 수밖에 없으며 차제에 회계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과거의 관대한 처리가 현재의 걸림돌이 되고 있지만 이 또한 거쳐야 할 성장통으로 봐야 한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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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4-27 17:00:00 최종수정 2019-04-25 19:3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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