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의 규제개혁 방향 >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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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제발표

  ▲ 심영섭 인하대 초빙교수

◈ 토론

  ▲ 최성진 사무총장(인터넷기업협회)

  ▲ 김주찬 교수(광운대, 규제학회회장)

  ▲ 주순식 박사(법무법인 율촌)

  ▲ 강영철 규제조정실장(국무조정실)

 

<주제발표 내용>

 

▲심영섭 인하대 초빙교수

 

새로운 경제환경에 맞는 규제 패러다임의 변화, 칸막이 행정 개선

현행 법률 1,373개 중 규제를 담고 있는 868개 법률 전면 재검토

공정경쟁과 시장경합성 제고, 칸막이식 R&D지원 대폭 정비를

실패성과를 체계적으로 축적, 시행착오나 초기 부작용 용인해야

 

1. 4차산업혁명은 기존 산업과 미래 산업이 교차하는 대전환기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대전환에 걸 맞는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고 이를 위한 규제개혁은 국가발전의 중요한 동력이다. 특히 규제개혁이 산업발전의 동인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방향의 설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 규제개혁을 위한 10대 정책 방향을 제시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기술 및 산업 융합의 걸림돌인 칸막이 규제와 행정을 개선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은 ‘디바이스+데이터+서비스’ 결합이 대세인데, 각각의 분야마다 소관 규제가 작동하면 장애로 작용할 것은 너무도 분명하다. 로봇자격증 제도가 그 대표적인 칸막이 행정의 산물이다. 따라서 정부부처 간 협업을 독려하는 평가제도나 협력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② 규제 패러다임의 변화가 요구 된다. 기술 융합의 영역에서 새로운 시장과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려면 현행 법령의 해석을 유연하게 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제도와 질서를 유발하는 것은 기존 틀의 개선만으로는 부족하다. 규제를 기업의 단순 애로 해소보다 신산업의 활성화에 초점 맞춰 패러다임 자체를 변화시켜야 한다.

 ③ 융합특별법 뿐만 아니라 개별법의 정비가 동반되어야 한다. 최근 입법화된 산업융합촉진법(2011년), ICT특별법(2013년) 등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만 특볍법만으로는 미흡하며, 오히려 개별법을 정비하는 일 더 긴요하다. 현행 법률 1,373개 중 규제를 담고 있는 868개 법률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④ 개별 기술, 업종, 분야 중심의 진입규제를 일괄 재검토해야 한다. 진입규제의 대부분은 단일업종, 단일기술을 전제로 칸막이가 설정돼 있다. 따라서 기술개발, 제품생산, 마케팅 등 각 단계마다 신산업 출현에 장애가 많다. 또 업종별 규제개혁은 기득권자들의 저항으로 실패가능성도 높다. 따라서 규제 전반에 걸쳐 보편적 원칙하에 포괄적 방식으로 정밀점검이 필요하다.

 ⑤ 공정경쟁(fair competition) 못지않게 시장경합성(market contestability) 제고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신기술로 무장된 시장 외부의 잠재적 경쟁자들 진입이 용이해야 공정경쟁과 시장경합성이 높아진다. 이를 위해서는 포지티브 시스템을 네거티브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경쟁제한적인 업종별 협회의 개념을 재정립해야 한다.

 ⑥ 네거티브 시스템으로 사전규제는 풀되, 사후 감독과 규율은 제대로 정비해야 한다. 물론 사후 감독을 위해서는 행정력 확보가 필요하고 추가비용 투자도 필요하다. 이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⑦ 칸막이식 연구개발(R&D) 지원 제도를 대폭 정비해야 한다. 현행 제도는 나눠먹기식 지원에 불과하다.

 ⑧ 도전적인 융합 촉진을 위해 ‘실패성과’를 체계적으로 축적해 나가야 한다. 현행과 같이 ‘금 나와라 뚝딱?’과 같은 성공을 추구하는 것은 무리다. 실패 위험을 감수하는 사회적,문화적 풍토조성과 함께 정책과 제도의 마련도 요구된다. 성실실패냐 명예실패냐를 따지는 대신에  ‘실패성과’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실패성과 보고서’를 내는 방법은 어떤가?

 ⑨ 산업혁명기에는 실천에 의한 학습(Learning by Doing)의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 시행착오나 초기의 부작용이 불가피한 분야에 대해서는 언론 등 사회 여론이 지켜보아 주는 인내심이 필요할 것이다.

 ⑩ 융합신기술 제품의 품목분류 체계를 시대에 맞게 정비해 나가야 한다. 기존의 산업분류와 연계한 참고 기준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융합신기술제품의 공식 품목분류체계 미비는 또 다른 형태의 규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3. 결론적으로 “규제는 암덩어리”라는 인식은 잘못된 것이다. 따라서 규제개혁은 돈 안 들이고  경제를 살리는 지름길이라는 것도 그릇된 생각이다.

 

<토론 내용>

 

▲ 최성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 

 

패자부활, 투자 활성화 및 지속가능형 정책 통해 선순환 생태계 조성

 

 

제4차 산업혁명 시대는 제조중심의 전통경제에서 인터넷 서비스 중심의 ‘디지털경제’로 빠르게 전환됨을 의미하며, 디지털경제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과감하고 폭넓은 종합적 규제혁신과 패러다임 변화 필요하다.

디지털경제로 중심 이동이 새로운 글로벌 경제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적 규제 시스템(포지티브_Positive 규제 시스템, 중복규제, 차별적 규제 등)은 이러한 트렌드에 역행하는 것이다.

  ① 국가 신성장 동력으로서 인터넷・스타트업 산업 진흥이 절실하다. 데이터 테크놀로지(DT) 등 혁신산업 육성을 통한 미래 일자리 창출과 창업국가 건설로 경제구조 전환이 시급하다.

  ② 혁신을 가로막는 법・제도에 대한 과감한 규제개혁은 필수과제다. 네거티브 방식으로 규제 시스템을 전환하고, 중복규제 일원화, 역차별 규제 해소 등 디지털 경제 활성화를 위한 규제 패러다임을 혁신해야 한다. 아울러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규범을 확립해야 한다. 갈라파고스 해소, 글로벌 기준 확립, 글로벌 기업에 국제적 규범 형성 등이 필요하다.

  ③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한 디지털경제 생태계 조성이 절실하다. 패자부활 환경의 조성, 투자 활성화 및 지속가능형 정책 추진을 통한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 주순식 법무법인 율촌 고문 (경제학박사) 

 

성숙한 시민을 신뢰하는 시민국가 법제로의 전환 절실

 

 

산업혁명시대에는 개인과 기업의 자유, 창의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성숙한 시민을 신뢰하는 시민국가 법제로의 전환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략이 필요하다.

 ① 부권국가법제에서 시민국가법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법률체계는 시민이 할 수 있는 행위를 사전적으로 한정하는 경향이 있다. 즉 사전규제를 통해 시민 보호를 국가가 책임지는 시스템이다. 사건 사고가 생겼을 때 국가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회적 인식이나 책임을 의식하고 사전 규제에 나서는 공무원(최소한 입법조차 하지 않았다는 책임은 면해야 한다는 생각)은 곤란하다.

②계수된 법률체계의 영향에서 탈피해야 한다.

1800년대 후반 당시 후발국으로서 강대국으로 성장하려 하였던 독일은 국가가 시민을 지도하여 국가를 발전시킨다는 생각을 기초로 법체계 마련하였다. 그 독일의 법제가 일본에 수입되고 일본의 법제가 우리나라 법제에 큰 영향을 미쳤다. 아직도 국가가 개인, 회사의 활동을 지도, 규제하는 법체제가 잔존하고 있는 것이다. 

③국가주도 산업화 시대 후 1980년대부터 시장경제 활성화 정책으로 전환하였듯이 민주화, 성숙한 개인들을 바탕으로 2000년대에는 시민국가 법제로 법률체계를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 국가지도성 법률 규제에서 창의, 민간주도 법률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④ 사전규제 위주에서 사후시정 원칙 확립으로 법 체제를 전환해야 한다. 사전규제는 최소한으로 하되 사업활동의 결과 소비자, 개인들에게 손해가 발생하였을 경우 집단소송, 징벌적 손해배상제로 문제된 기업에게 막대한 부담이 발생하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손해배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업이 스스로 조심하도록 하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⑤헌법적인 개선조치는 필요하지 않고 개별법들의 체제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헌법은 영업활동의 자유 원칙을 선언하고 있고 규제는 예외라 할 수 있다. 헌법 제15조 직업선택의 자유. 직업의 자유 보장 및 그 제한의 한계를 정하고 있다. 또 헌법 제37조 국민의 자유와 권리 존중.제한에서 <①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이유로 경시되지 아니한다.②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

 헌법과 달리 법률에는 허용하는 것만 할 수 있게 되어 있는 것이 많다. 할 수 있는 행위가 위임된 시행령, 고시, 규칙, 시방서 등에서 열거주의에 따라 할 수 있는 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법률의 기본형식을 네가티브 항목 열거형식으로 전반적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즉 ‘~을 할 수 있다.’ 에서 ’~을 하여서는 아니된다.’로 바꿔야 한다. 또, 네가티브 항목은 최소한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김주찬 광운대 교수, 한국규제학회 회장

 

규제개혁은 상당한 비용과 인력 투입돼야 결실 가능

 

 

양털을 뒤집어 쓴 늑대 – 선의가 아닌 규제는 없다

발표자가 강조하신 내용은 칸막이 규제/행정의 개선이다. 이는 개별법의 정비 문제, 진입규제의 일괄재검토, 칸막이식 연구개발지원, 품목분류체계의 재정비와도 상호 관련이 되어 있는 내용이다.

정부는 경제성장이나 일자리 창출이라는 정책 목표의 달성을 위해 규제개혁과 R&D 투자의 방식을 통해 특정 분야를 지원하는 정책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지원이 오히려 해당 산업분야의 성장과 발전에 그다지 기여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정부나 공무원이 아무리 열심히 공부한다 하더라도 여러 산업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는 융복합의 새로운 내용들을 일일이 파악하기 어렵다. 또, 특정한 분야가 선도적으로 발전하고 나머지 산업들이 따라서 발전하는 방식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계속 유효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아야 하는 또 다른 요소는 지원의 조건들이다. 현행 행정규제기본법 하에선 지원의 조건은 규제로 보지 않는다. 그러나 규제이론의 관점에서 보면 지원의 조건이 시장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일종의 유사행정규제로 본다. 정부의 R&D 지원을 받기 위한 조건들, 예를 들어 어떤 분야에 투자해야 한다든가 어떤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든가 하는 조건들은 정부 입장에서는 자격 요건을 갖춘 어느 정도 검증된 지원 대상을 찾고자 함이다. 좋게 이야기 하면 국민의 세금이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하는 안전장치이다. 그러나 다른 관점에서 보면 지극히 위험회피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개혁에는 비용이 든다. 우선 개혁의 아젠다를 발굴하는 과정에서부터 합리적 규제의 개선을 위한 연구-조사비용, 그리고 마지막으로 규제개혁을 통해 손실을 경험해야하는 이해당사자들의 비용 등이다. 규제개혁은 이해당사자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들을 설득할 만한 논리와 이해관계의 구조를 제시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과 인력이 투입 되어야 하는 작업이다. 규제개혁을 마치 ‘비용 들이지 않고 우리사회의 최대 현안인 일자리 창출의 수단’ 정도로 생각해서는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 강영철 국무조정실 규제조정실장

 

포괄적 정의, 혁신 카테고리 용인등 신축성 원칙 적용해 법률 개정

 

 

(아래 토론요지는 새 정부의 규제개혁방향과 무관한 규제전문가로서의 개인의 견해임을 명확히 밝힙니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규제개혁 방안으로 학계나 업계에서 회자되고 있는 담론이 바로 ‘규제의 네거티브화’이다. 이러한 네거티브 담론을 통해 업계나 학계가 요구하는 것은 명확하다. “하고 싶은 사업이나 제품생산, 비즈니스를 기존 규제의 적용을 받지 않고 할 수 있도록 해 달라. 규제를 하고 싶으면 나중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하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혼재돼 사용되고 있는 두 개의 개념이 ‘원칙허용-예외금지’와 ‘사전허용-사후규제’이다. 같은 것 같지만 다른 개념이다.

역대정부의 네거티브 규제개혁 노력은 ‘원칙허용-예외금지’에 초점이 맞추어져 왔다. 화장품법상 사용할 수 있는 원료의 리스트를 쓸 수 없는 것만 열거하고 나머지는 모두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지난해에는 대한민국의 전체 법령 (2016.6 당시 1,373개)을 대상으로 ‘행위규제’에 대한 네거티브 적용 가능성을 법제처가 조사한 바 있다.  여기서 “가능” 판단이 나온 것은 불과 9개였다. 기존 법체계상의 문제점 보완 없이 ‘원칙허용-예외금지’ 적용은 한계가 있음을 분명히 드러낸 것이다.

그렇다면 기존 법체계에는 어떤 문제점이 있는가.

한국의 법체계의 문제점은 전자화폐의 정의에서 잘 드러난다. 영국은 매우 포괄적인 반면 한국은 요건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열거주의이다. 전자화폐업에 뛰어 들기 위해서는 2개 이상의 광역자치단체에서 영업해야 하며 지점이 500개 이상이어야 한다. 이러니 스타트업이 전자화폐업에 뛰어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밖에도 자동차의 분류체계나 음식점의 분류체계 등에서 보면 한국은 일종의 ‘예외 카테고리’ 혹은 ‘혁신 카테고리’의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지 않다.

결국 ‘사전허용-사후규제’ 도입을 위해서는 우리의 모든 법률에 현미경을 들이대고 고쳐 쓰는 일이 필요하다. 포괄적 정의, 혁신 카테고리의 용인 등의 원칙을 적용하는 것이다. 물론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이외의 개정 포인트도 찾아내야 할 것이다. 신산업관련 법률만 우선적으로 재검토하는 것도 한 방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단기적으로는 영국처럼 부처장관이 일시적으로 소관 법률의 일부 조항의 적용을 유예함으로써 새로운 서비스, 제품, 비즈니스 모델의 사전적 시장진입을 허용하는 방식 즉 Regulatory Sand Box의 도입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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