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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복지와 재정의 새 틀을 짜자

 

사회  김광두 서강대 경제학부 석좌교수

토론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

        오문성 한양여대 세무학과 교수

 

<上>무엇이 문제인가?

 

“처음부터 잘못된 공약가계부, 왜 국회 탓하나?”

‘성장하면 세수 는다.’는 건 시대에 뒤떨어진 옛날이야기

정부 잘못 솔직히 인정하고 함께 풀어나가려는 자세 가져야

이대로 가면 2034년 국가부채 감당 못해 국가부도사태 우려

젊은 세대 빚 부담증가 따른 세대 간 갈등조정도 시급한 과제

 

(김광) 지난해 10조 원 이상의 세수부족이 생겼다. 이러한 세수부족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반면 복지확대 요구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복지와 재정, 그리고 증세 등에 대한 최근의 논란은 과연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논의해보자.

 

(김형)지난 2012년 대선에서 복지문제로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했다. 맞춤형 복지(새누리당)와 보편적 복지(새정치민주연합)를 각각 내세웠다. 박근혜 정부는 당시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취지로 지난 2013년5월 앞으로 5년간의 재정추계와 복지내용을 담은 공약가계부(기획재정부발표)를 내놓았다. 복지정책은 정치영역, 국회영역이다. 정치적 과정이 중요하다

 

(신) 공약가계부에서 5년 동안 쓰겠다고 내놓은 프로그램 가운데 벌써 실천할 수 없는 것이 있는가 하면 5년 동안에 쓰겠다고 한 것을 2년 동안에 80~90%를 소진한 프로그램도 있다. 예컨대 0~5세 보육지원에 5.3조를 쓰겠다고 했는데 벌써 90%가 소진됐다. 과연 공약가계부 5년 지출계획이 정밀하게 계획됐는지 의문이다. 또 총소요재원 135조원은 세수증대로 50조원, 지출절감으로 84조원을 충당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세수는 거기에 훨씬 못 미치고 지출은 오히려 늘어났다.

종합적으로 이런 생각이 든다. 첫째, 구체적 프로그램에 대한 지출계획이 정밀하게 검토됐나?,둘째 지금 같은 세수부진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나?,셋째 세출절감도 전혀 이루지 못하는 것 아닌가? 따라서 부실한 공약가계부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시급히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다.

 

(김광)공약가계부가 처음부터 정밀하지 못했다는 얘기 아니냐?

 

(오) 처음부터 세목신설이나 세율인상은 없다는 힘든 목표를 설정했다. 최근의 ‘꼼수증세’는 그러한 공약가계부에서 시작된 것이다.

 

(김광) 정부는 세목신설이나 세율인상이 아니면 증세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공약가계부는 정밀하지 못하게 짜여진데다 운영과정에서도 경직적으로 대응해 국민들의 실망을 사고 있다.

 

(김원) 공약가계부의 틀 자체가 성장을 늦추더라도 복지를 늘리겠다는 내용이다. 정부가 성장을 통해서 세수를 늘리고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다.

 

(신)공약가계부에서 경제부흥에 34조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중에는 주거안정 12조, 교육비 8.7조를 빼면 13조 정도가 남는다. 거기에 세출절감을 위해 SOC투자 줄이겠다, 농림산업 줄이겠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공약가계부는 복지가계부이고, 경제부흥은 없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김형) 지난 대선 때 강조했던 것은 경제민주화였다. 그러다 보니 성장보다는 복지 쪽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일반 국민들은 공약가계부 잘 모른다. 호주머니 사정부터 생각한다. 국민 80%가 증세했다고 생각하고 서민증세라고 한다. 그런데 청와대와 정부, 집권여당은 아니라고 한다. 지금의 문제 제기는 경제 성장이 안 되고, 그래서 세수가 부족하고, 그런데도 복지지출은 늘어나고 있으니 이를 조정하자는 얘기다. 그런데 청와대와 정부는 느닷없이 “성장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한다. 이는 정책이 아니다.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너무 낙관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오) 경기활성화 마음대로 되는가? 성장해서 세수 늘리겠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김형) 정부의 무능을 국회의 잘못으로 호도하고 있다. 경기활성화 법안을 입법하면 증세 없이도 해결되는데 국회가 발목을 잡고 증세논쟁만 한다는 시각은 굉장히 잘못된 것이다. 처음부터 잘못된 공약가계부를 가지고 이제 와서 국회 탓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다. 정부는 잘못을 냉정하게 시인하고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신) 한마디로 정치슬로건으로 내건 공약가계부가 과학적이고 정밀한 계획에 의해 짜여 진 것이 아니라는데 문제의 핵심이 있다.

 

(김광)공약가계부는 복지경쟁의 산물이다. 설계부터 잘못됐는데 그런 잘못이 실제 나타나니까 솔직하지 못한 방법으로 책임을 전가하려 하고 있다. 증세를 사전적(辭典的) 의미에 집착하고 있으니 국민들이 혼란스러운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내놓은 자료 가운데 우리 재정이 이대로 간다면 정부채무가 2034년에는 감당하기 어려운 국가부도사태가 올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국가부채에 대한 전망도 논의해보자.

 

(김원)부채문제는 경제규모에 대비해 보아야 한다. 부채증가속도가 높아 서둘러 부채수준 억제가 필요하다. 동시에 우리경제의 탄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신)우리경제의 세수탄성치는 70~80년대는 ‘1’을 훨씬 웃돌았다. 그러나 90년대 이후는 점차 낮아져 지금은 ‘0.7~0.8’에 그치고 있다. 세수 증가가 경제성장 속도에도 못 미친다. “경기가 활성화 되면 세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옛날 얘기다. 지금은 맞지 않는 논리다.

 

(김원)세계경제가 저성장체제로 굳어져간다. 이를 새로운 정상상태(正常狀態)라고 하는데 성장정책을 써도 효과가 안 나타난다. 교과서에서는 적자재정을 하면 투자를 통해 성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돼있다. 그러나 지금의 재정적자는 복지부문에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세출구조를 면밀히 다시 검토해야 한다.

 

(김광)요약하면 지금 우리경제는 체질적으로 저성장시대다. 저출산 고령화로 더욱 악화되는 형국이다. 또 성장되더라도 세수탄성치가 낮아 세금이 덜 걷힌다. 성장하면 세수가 늘 것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은 옛날 생각만하고 있다. 따라서 저성장과 세금 덜 들어오는 구조에 대해 확실히 인식하고 문제를 풀어나가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김형)정치안정 없이 경제안정이란 있을 수 없다.2017년 대선 때는 야당에서 복지를 OECD수준으로 높이겠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런데 정치가 경제를 흔들어 버리면 안 된다. 정치지도자들이 이를 얼마나 인식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심이 간다.

 

(김광) 정치권의 문제가 심각하다. 정치인들은 무책임하고, 인심 쓰고 표만 얻으려한다. 젊은이들도 알아야 한다. 국가채무가 늘어나면 누가 갚아야 하느냐? 젊은 세대들의 부담이다. 세대 간의 문제도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

 

(김원)세대간의 갈등은 커질 수밖에 없다. 국채를 가지고 있는 노·장년과 이자내고 원금을 갚아야 하는 젊은 세대 간의 갈등이 나타나면 사회불안정성이 높아질 것이다. 사회통합적인 정책에 신경 써야 한다.

 

(김형) 선거 공학적으로 다음 대선에서 야당은 50~60대 유권자들에게 선심을 많이 쓸 것이다.앞서의 대선에서 이들의 지지율이 낮았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들은 이런 공약이 자신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정치인들은 정권 잡는 것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끌고 갈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김광) 우리 전문가집단이 해야 할 일은 젊은 세대들에게 복지로 인한 빚을 자신들이 갚아야 한다는 점을 알게 해주는 것이다. 정치인들의 달콤한 얘기에 속지 않도록 해야 한다.

 

(김형)통계의 허상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야당은 우리나라의 복지가 OECD평균수준에 훨씬 못 미친다고 주장한다. 맞는 얘기다. 그런데 지금의 복지지출 속도로 간다면 2040년에 가서는 OECD국가 중에 2위의 복지국가가 된다는 사실도 함께 알아야 한다. 속도의 문제는 도외시하고 현재만 가지고 따지면 안 된다. 국가의 장래를 생각한다면 그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

최근 스웨덴을 방문해 복지전문가들과 토론하는데 그 사람들이 한국에 대해 4가지 충고를 했다. 첫째는 복지문제는 여당과 야당이 함께 풀어가야지 특정정파나 정당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고, 둘째는 스페인은 40년 넘게 복지제도를 운영하면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으면서 정착된 제도인데 한국은 너무 성급하다는 것이다. 또 셋째는 복지문제만 볼 것이 아니라 교육이나 지방행정 등 다각적인 복지제도를 생각해야 하는 데 한국은 복지수준만 따지고, 넷째는 한국복지는 너무 시혜적이어서 선순환 구조를 만들지 못한다는 것이다. 스웨덴은 2006년에 보수당정권이 들어서 복지제도를 과감히 줄였다. 따라서 한번 시행한 복지는 후퇴하기 힘들다는 가설도 맞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김광)이대로 가면 우리경제가 2034년에 국가부도의 엄청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복지, 재정, 국가채무, 정치행태 등 모든 것을 재점검해야 하겠다. 정부는 물론 정치권도 좀 더 솔직해져야 한다. 어떤 형태든 증세는 증세라고 인정하고, 복지를 늘리려다 그렇게 됐다고 솔직히 설명하는 게 좋다. 우리경제의 성장률 예측도 계속 틀렸다. 공직자들도 낙관적인 전망으로 호도할 것이 아니라 세수부족에 대해 현실을 인정하고 대책을 강구하는 게 필요하다.1부를 여기서 마감하고 2부에서는 어떻게 할 것인지를 토론해보자.

 <1부 끝> 

 

<下> 어떻게 해야 하나?

 

“‘부자감세, 서민증세’의 잘못된 정치프레임, 빨리 벗어나자”

附價稅 인상하되 사회보장세 명목의 목적세로 거둬 복지재원 활용

복지 구조조정은 대상의 명확화와 구체적인 지원기준 다시 가다듬어야

정책결정 ‘청와대 중심에서 벗어나 내각중심 기조’로 하루 빨리 혁신을

법인세 인상, 국가경쟁력 약화 초래 세수효과도 거의 없어 바람직하지 않다.

소득세 내는 사람, 전체 근로자 절반…국민개세(國民皆稅)원칙 적용 바람직 

 

(김광) 앞선 1부 토론에서 ‘이대로 갈 경우 복지이 지속가능성도 문제가 있고, 국가재정도 심각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 공감했다.

이런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기본설계가 잘못된 부분은 솔직히 인정해야 하고, 정치인들도 무책임한 약속을 지양하고 현실의 바탕위에서 국가미래를 생각하면서 문제의식을 공유했으면 한다는 논의를 했다. 젊은 세대들도 부담이 자신들에게 돌아온다는 점을 인식하고 정치인들의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 

이제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를 논의해 보자.

 

(김원) 앞에서 복지수준을 높인다고 했는데 실질적으로 무상복지가 확대 되면서 오히려 빈곤층의 복지수준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계량적으로 검토한 바 있다.무상복지 개념들은 중간소득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제도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기초생활수급자들은 이 과정에서 배제되고 있다. 예컨대 기초연금 직급대상에서 기초생활보호자는 제외되고 있다. 통계적으로도 이전소득지출, 즉 국가지원금이 지급되고 난 뒤의 소득격차는 최고부자계층과 저소득층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즉 복지지출을 열심히 늘려도 소득분배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결론이다. 따라서 복지제도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광) 복지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어 상대적인 빈곤의 간극을 줄이자는 목적인데 오히려 복지를 늘리면 고소득층이 더 혜택을 보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소득격차의 해소도 거의 효과가 없다는 결론이다. 현재의 복지정책은 문제가 많다. 어떻게 할 것인가?

 

(김형) 정책은 4가지 과정을 거친다. 정책을 입안하고, 결정하고, 집행하고, 그리고 평가하는 것이다. 그런데 기대효과가 정반대로 나타났다면 그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입안이나 결정과정에 전문가들이 아닌 정치인들이 참여해서 정치적 결정을 한 때문으로 본다. 문제는 원점에서 복지정책을 재검토한다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의사결정 시스템을 유지한다면 똑같은 결과가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 제대로 된 의사결정과정을 거치도록 정부는 물론 언론과 학계, 정치권이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신) 몇 가지 대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지금과 같은 복지구조는 절대로 지탱할 수 없다. 근본적 구조개혁이 필요하다. 둘째, 복지정책은 원칙을 세워 추진해야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이 무엇인지부터 원칙을 세워야 한다. 셋째, 복지재원의 33%는 공적연금재원보전에 쓰고 있다. 공적연금을 개혁해야 하고, 의료보험도 과감히 고쳐야 한다. 아울러 수혜자가 재정을 부담하는 수혜자 부담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김형) 증세와 복지간의 정책조합은 4가지가 있다. ‘증세 하고,복지도 늘리는 안’은 야당이 주장한다. ‘증세는 하되 복지는 현 수준을 유지한다.’는 조합은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안이다. 또 ‘증세는 안하고 복지는 현 수준을 유지한다.’는 조합은 박근혜대통령의 생각이다. ‘증세 안하고 복지의 구조조정을 한다.’는 것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생각이다.

이들은 어느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합의 없이 자기주장만 내 세운다. 이제라도 국회가 중심이 돼서 어느 방향을 택할 것인지 ‘사회적 대타협’을 이끌어내야 한다. 여야의 새로운 지도체제가 들어선 만큼 초당적 차원에서 복지문제를 적나라하게 토론하고 국민들이 판단하도록 해줘야 한다.

 

(오) 복지는 지속가능해야 한다.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의 2분법으로는 대안이 없다.

 

(김원) 복지문제는 도덕적 해이와 관리운영에 있어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따라서 추상적으로 생각하고 접근해서는 안 된다. 복지는 대상계층에 보다 분명한 신호를 보내주고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 의도된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은 예컨대 세액공제 제도 하에서 다자녀 지원을 한다는 정책이 있는데 그들에게 세 부담을 늘렸다. 기부금 많이 내라고 하면서 세액공제제도로 전환하니까 기부금이 2조원이나 줄었다. 추상적 기준으로는 이렇게 정책 목적과 효과가 정반대로 나타날 수 있다.

 

(김광) 문제의 핵심은 부처 간 소통문제 아닌가? 보건복지부 생각 다르고, 기재부 국세청 산업자원부 등 각 부처마다 생각이 다르고 따로 노는 것이 문제 아닌가?

 

(김형) 우리 정치권의 복지에 대한 기준은 너무 추상적이다. ‘ 저 복지, 중 복지, 고 복지’를 얘기하는 데 저·중·고는 무슨 기준으로 만들어지는가?

소득세제를 세액공제제도로 바꿀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 검증을 해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그런데 최고결정권자까지 그 문제가 전달되지 않고 시행됐다. 결국은 몰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알고도 넘어간 것이다. 부처 간 정책 조율이 안 되는 메카니즘을 그대로 두면 앞으로도 똑같은 일이 반복된다. 이런 참사는 계속된다. 정책 조율은 정치영역이다. 청와대는 모든 것을 자신들이 결정한다는 청와대중심 사고에서 벗어나 내각중심의 정책결정기조로 바꿔야 한다. 내각이 책임지고 결정하고 집행해야 한다.

 

(김광)정부가 무능한 것이냐, 국민을 속인 것이냐를 보면 무능 쪽에 가깝다. 지속가능한 복지재정확보는 어떻게 할 것인가 논의해보자.

 

(신)복지정책의 형태를 흔히 대륙 형이다, 유럽형이다 등등으로 따지는데 나는 ‘한국형 복지‘개념을 새로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구체적으로는 가족 형 복지라 해야 할지 모르겠다. 세대 간 상부상조하는 개념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지금 증세는 필연이다. 그럼에도 “증세 없다”고 하는 것은 무능이아니라 ‘기망(欺罔)’에 가깝다. “증세 없다”는 말에 발목이 잡혀 알면서도 못한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이런 복지제도라면 기꺼이 세금을 내겠다고 할 수 있는 복지제도를 새롭게 내놓아야 한다. 세금 납부가 즐겁고 바람직한 일이라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김광) 증세가 불가피하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논의해 보자.

 

(김원) 증세대상은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소득세와 법인세, 부가가치세가 그것이다. 소득세는 고소득층의 세금부과 신설구간을 만들자는 것이다. 문제는 우리나라는 근로자의 절반이상이 소득세를 내지 않고 있다. 따라서 무상복지 수요는 계속 확대될 것이다.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법인세를 부자증세라고 한다. 그런데 법인은 부자가 아니다. 법인세를 올리면 근로자 임금 억제로 나타날 것이다. 실질적으로 간접적인 근로자 과세에 불과하다. 소득세와 법인세의 인상은 한계가 있고 설령 인상한다고 해도 실질적인 재원확보 효과는 미미하다.

그런 점에서 확실한 세수증대방안은 부가가치세 인상이다.

다만 부가가치세를 인상하되 인상부분은 사회보장세 명목으로 목적세로 거두어 별도로 관리하고 이는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복지재원으로 쓰도록 하면 된다. 이는 복지를 늘리면 본인들의 세 부담이 늘어난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고 이는 복지수준 적정화도 이뤄질 수 있다.

 

(김광) 부가가치세는 역진성의 문제, 즉 저소득층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한다는 것이 문제인데 이는 추가징수를 복지재원만으로 사용한다는 것으로 완화하자는 얘기인 것 같다.

 

(오) 소득세와 법인세는 경기에 영향을 받는다. 소득세는 현재 우리의 부담정도가 낮은 것이 아니다. 소득세 최고세율이 38%인데 여기에 지방세를 합하면 41.8%가 되고, 4대 공적보험 부담을 보태면 45%전후에 이른다.

법인세는 세계적으로 인하 추세가 대세다. 법인세 인상은 기업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치고, 국가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이는 곤란하다. 따라서 법인세 인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만 법인세를 손대지 않으면 정치적으로 한 발짝도 진전이 되지 않는다면 그런 상황타개를 위해 약간은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가가치세는 김원식 교수님의 의견에 동의한다. 부가세율은 1977년 제정 이래 10%를 고수하고 있다. 1990년대 말에 이런 탄력세 제도를 없애버려 10%로 고정됐다.

그런데 부가가치세를 도입하고 있는 나라들의 평균세율은 18.7%이다. 우리가 낮다. 최근 OECD보고서는 한국이 부가가치세를 올릴 여지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김광) 개인소득이 5억 원을 넘으면 세율을 50%로 올리자는 얘기도 나온다. 세수증대효과 있나?

 

(김원) 정서적으로는 동의할 수 있지만 세수효과는 없다. 고소득자 증세는 신중해야 한다. 고소득자는 한편으로 경제사회적으로 기여하는 바가 크다. 이들의 활동을 활성화시키고 자체적인 분배기능을 높이도록 유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증세로 가면 가장 생산성이 높은 이들 활동이 위축된다. 사회 전체적으로 손해다.

 

(김광) 소득상위 10%계층이 소득세의 80% 이상을 낸다. 소득세를 가지고 부자감세라고 말하는 것은 통계로 보면 맞지 않는 논리다.

 

(김원) 법인세 인하가 전형적인 ‘부자감세’라는 정치권의 논리는 맞지 않다. 법인세를 올리면 감표요인은 없다. 저소득층에도 영향이 없다. 따라서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법인세 올리자는 주장이 거셀 것이다.

그런데 법인세를 올리면 기업 활동이 위축될 것이다. OECD는 보고서에서 법인세를 올리면 오히려 법인세수가 줄어든다는 통계를 제시한바 있다. 세수효과도 없다.

 

(오) 정치권의 법인세인상 주장의 근거는 조세저항이 없다는 데 뿌리를 두고 있다. 부자의 개념을 법인과 연계시키는 것은 부적절하다. 삼성전자는 부자법인이고, 중소기업은 가난한 법인이란 말인가? 아니다. 다만 삼성전자의 주요주주가 부자일 뿐이다.

OECD 34개국 가운데 23개 국가가 법인세율을 단일세율을 채택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누진구조가 아니라는 얘기다. 법인은 부자와 가난함의 구분이 없다. 더구나 법인세는 2중과세 구조를 가지고 있다. 법인이 세금을 내고 또 나머지 남는 이익을 배당하면 주주는 또 소득세를 내야 한다. 그래서 법인세 폐지론도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김광) 수많은 법인을 정치적으로 부자라고 낙인찍는 것은 잘못이다. 법인세를 올려도 세수는 더 많이 안 들어온다. 법인과 부자는 개념이 다르다. 증세의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한다면 부가가치세를 올리는 것인데 이는 역진성 문제가 있다. 이는 목적세로 해서 저소득층지원에 투입하면 어느 정도 합리성을 찾을 수 있다. 지금은 대충 이런 논의들로 집약된다.

 

(김원) 우리나라 조세체계의 가장 큰 문제는 사회계층 일부만 세금을 부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무상복지 확대는 쉽게 받아들일 것이다. 그런데 무상복지를 늘린다고 해서 빈곤문제가 해결이 안 된다. 따라서 빈곤정책은 빈곤정책대로 지속적으로 구사를 하고, 무상복지 확대는 중산층에 혜택이 돌아감으로 그들에게 더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 맞다. 작은 금액이라도 누구든지 세금을 내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

 

 (오) 부가세 인상이 해법이라고 했는데 다만 그 시기를 잘 맞춰야 한다.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올리게 되면 경기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

 

(신) 앞에서도 지적됐지만 소득세를 내는 사람이 전체 근로자의 절반이 안 된다. 소득이 있는 곳에는 세금이 있어야 한다. 복지사회에 들어가는 마당에 소득세 과세면제는 말이 안 된다. 소득세의 과세대상 범위를 넓혀야 한다. 법인세도 안내는 법인이 있다. 그러나 이익을 내는 법인은 작은 금액이라도 법인세를 내게 해야 한다.이렇게 소득세와 법인세의 과세대상 범위를 확대하고 그래도 복지재원 확보를 위해 세금을 올려야 한다면 그 때가서 부가가치세 인상을 검토해야 한다.

다만 증세에 앞서 과연 필요한 복지가 어떤 수준인가에 대해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김원) 부가세 인상은 물가상승이 제약으로 거론된다. 그런데 그런 논리는 폐쇄경제에서 이뤄질 수 있지만 개방경제시대에는 국제경쟁이 치열해 부가가치세를 올려도 물가상승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김광) 대선과정에서의 복지 경쟁이 결과적으로 우리경제의 힘에 부치는 복지지출을 늘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 과정에서 빚을 내 재정수요를 메꾸는 선택을 해왔다. 그로 인해 국가채무가 급격히 늘고 있다.

우리가 숙고해야 할 과제는 첫째로 복지수준에 대한 고민, 둘째 현행 복지제도에 대한 구조조정의 필요성에 대한 고민, 그리고 셋째로 궁극적으로 세금을 늘려야 한다면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인데 원칙적으로 국민개세(國民皆稅)원칙에 따라 소득 및 법인세 감면을 재고(再考)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3가지세목가운데 가장 바람직한 선택은 목적세 형태로 운영하는 방식을 택해 부가가치세를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제시됐다.

그런데 여기서 더 고민해야 될 일은 정치권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복지에 대해 추상적인 얘기들만 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편적 복지나 선택적 복지에 대해 제대로 따져보지도 않고 보편적 복지는 좋은 것이고 선택적 복지는 부자들에게 좋은 것이라는 식의 정치적 프레임을 만들어버리는 것은 좋지 않다. 또 법인을 개인과 동일시하면서 ‘법인=재벌’이라는 생각으로 법인감세는 부자감세라는 정치적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또 부가가치세를 올리는 것은 세민증세여서 무조건 안 된다는 것도 근거가 약하다. 이러한 잘못 인식되고 있는 정치적 프레임에서 벗어나 좀 더 과학적이고 정밀한 분석을 통해 복지문제에 대처해나가야 한다. 이런 결론을 내리고 토론회를 끝내고자 한다.

 

 

참고 동영상: IFS라이브_복지와 재정의 새 틀을 짜자<上> 무엇이 문제인가?​

              IFS라이브_복지와 재정의 새 틀을 짜자<下> 어떻게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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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2-28 18:35:01 최종수정 2016-02-29 22:3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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