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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케어' 표결철회로 사실상 폐기…트럼프 리더십에 큰 타격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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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7년03월25일 17시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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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덤 코커스' 등 공화당내 강경보수파 설득 끝내 실패
'트럼프케어 싫으면 오바마케어 존치' 최후통첩도 안먹혀
'1호 입법안' 좌절…폐지공약 1호 오바마케어는 당분간 존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자신의 '1호 입법' 안건인 '트럼프케어'(AHCA)에 대한 미 하원의 표결이 시작되기 직전 이를 전격으로 철회했다.

집권 여당인 공화당 내 반대파 설득에 실패하면서 트럼프케어 처리에 필요한 과반 216석을 확보하지 못하자 철회를 선언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트럼프케어 법안은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향후 '트럼프케어 2탄'이 나올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그 시점을 예상하기 어렵다.

이처럼 트럼프케어 1차 입법 시도가 좌절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반부터 리더십에 큰 타격을 받게 됐다.

특히 트럼프케어는 트럼프 대통령의 폐지 1호 대선공약인 '오바마케어'(ACA)를 대체하는 것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이 받을 정치적 타격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반(反)이민 행정명령'이 법원에서 잇따라 제동이 걸린 데다가 '오바마 도청' 주장이 허위로 판명 나고 자신의 핵심 측근들과 러시아 당국 간의 부적절 접촉 의혹에 대한 미 연방수사국(FBI)의 전방위 수사까지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번 악재를 만나 자칫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 동력이 급격히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 의회전문지 더 힐은 "이번 사안은 트럼프 대통령과 폴 라이언 하원의장에게 큰 타격"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케어 하원 표결 철회는 트럼프 대통령과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의 독대 후 전격으로 결정됐다.

라이언 의장은 표결 직전 백악관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에게 과반 지지 확보에 실패했다고 보고했다. 표결을 강행해봤자 부결될 것이 뻔한 만큼 자진철회를 권고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포스트(WP)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트럼프케어 표결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라이언 의장도 트럼프케어 표결 철회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케어 처리를 위한 과반을 거의 확보했으나 일부 미달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표결을 강행하지 않는 것이 현명한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트럼프케어 2탄을 마련해 표결을 시도할지 등 향후의 구체적인 계획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일단 이번 안건은 물 건너간 것이라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공화당 중진이자 트럼프케어 주무 상임위인 에너지·통상위원회 위원장인 그레그 월든(공화·오리건) 의원도 "이 법안은 죽었다. 다시 표결을 시도할 계획이 없다"고 단언했고, 라이언 의장도 "오바마케어는 다른 것으로 대체될 때까지 앞으로 당분간 계속 법으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전 버락 오바마 정부의 건강보험정책, 즉 오바마케어의 대체법안인 트럼프 케어는 건강보험 가입을 법적 의무화하고 미이행 시 개인과 고용주에 모두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전국민 의무 가입' 규정을 폐지하는 것이 골자로, 강경파와 온건파 양쪽으로부터 모두 비판을 받아왔다.

'프리덤 코커스'를 비롯한 당내 강경파들은 '무늬만 폐지'라는 비판을 해 왔고, 중도 성향인 '화요 모임' 소속 의원들은 무보험자 증가를 우려하며 부정적 입장을 취해 왔다.

 

이들이 끝까지 반대하면서 공화당은 과반이 넘는 237석을 확보하고도 자력으로 트럼프케어를 처리하지 못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프리덤 코커스 등 각 정파를 여러 차례 접촉하며 설득 노력을 벌인 데 이어 전날에는 투표에 실패하면 오바마케어를 그대로 존치하고 다른 정책으로 걸음을 옮길 것이라는 '반(半) 도박, 반(半) 협박성' 경고도 했으나 이마저도 통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표결 철회 직후 즉각 환영의 입장을 나타냈다.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우리나라에 위대한 날로 기록될 것"이라면서 "오늘 하원에서 일어난 일(트럼프케어 표결 철회)은 모든 미국 국민, 고령자, 장애인, 아동, 참전군인들의 승리"라고 자평했다.

지난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도 성명을 내고 "재앙적인 '트럼프-라이언 건강보험법안'의 패배는 곧 이 나라 노동자 가정의 승리"라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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