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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경제정책 '시한부 신세' 불가피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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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6년12월11일 07시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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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대선 이뤄지면 정책 재조정 불가피

 
내년도 경제정책의 밑그림을 담을 '2017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해야 할 시기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정부가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확정 짓지 못하고 있어 우려가 나온다.

지난 9일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내년 대선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보임에 따라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은 길어야 6개월 가량의 시한부 운명에 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안팎으로 각종 불확실성 요인마저 겹친 탓에 민감하거나 추진력이 필요한 굵직한 정책들은 담기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11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성탄절인 이달 25일을 전후로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오는 15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어서 이런 변수까지 포함해 내년도 성장률 전망 등을 가다듬어야 하는 만큼 발표 시점은 12월 마지막 주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예년 같으면 경제정책 발표를 앞두고 준비에 여념이 없어야 할 기재부 내부 조직은 뒤숭숭한 분위기로 가득 차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2일 신임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으로 내정됐지만, 대통령 거취 문제로 인사청문회 절차조차 시작하지 못하면서 현재 수장인 유일호 부총리와 어색한 동거가 한 달 넘게 이어졌다.

애초 임 내정자의 진두지휘에 맞춰 경제정책방향을 준비하려던 경제관료들로서는 갈피를 잡기 어렵게 된 것이지만, 그렇다고 이미 교체가 발표된 유 부총리에게 큰 힘이 실리기도 난망한 형국이다.

 

부총리 대신 경제정책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최상목 1차관마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데다, 정부의 면세점 사업자 추가 방침에 대한 수사마저 시작되면서 기재부 공무원들의 당혹감은 커졌다.

이런 와중에 탄핵안 통과로 대통령이 직무정지 상태에 놓이게 되자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이 6개월짜리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해 경제정책방향은 통상 전년도 12월과 이듬해 6월 두 차례 발표된다.

만약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당하거나 퇴진하는 상황으로 내년 상반기 새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고 취임까지 이뤄진다면 경제정책방향도 새 정부의 시각에서 제로베이스부터 다시 짜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기재부 관료들은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히고 있다.

유 부총리는 지난 7일 "필요하면 (경기부양을 위한) 적극적 정책도 강구하겠다", "여러가지 수단이 있으니 명확히 파악해 내년 경제정책방향에 이런저런 것들을 고려해 담겠다"며 기존의 신중한 태도에서 한 발짝 나아간 모습을 보인 바 있다.

9일 탄핵안 가결 직후에는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경제여론을 어떻게 경제정책방향에 담을지 고민하겠다"면서 보다 적극적인 경제정책 집행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제스처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는 현재까지 추진돼온 경제정책의 흐름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현상유지 수준의 계획이 담기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지금 무엇보다 경제정책 중심이 있어야 하는데, 이런저런 여건 때문에 기재부가 이를 잘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 실장은 "새 정부가 들어오는 건 시기의 문제일 뿐 기정사실로 된 상황이지만 현재 정부의 정책을 잘 마무리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경제부총리는 누가 되더라도 새로운 정책을 만들기는 어렵다. 기존의 경제정책을 잘 수습하고 마무리하는 역할을 잘해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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