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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국제 무대에서 물러나면 누가 승리할까? 중국?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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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6년10월27일 12시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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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주의 무역을 주장하는 클린턴, 트럼프 모두 잘못” 블룸버그

 

ifs POST 대기자 박 상 기

 

美 대선에 출마한 주요 정당 두 후보들이 다소 강도의 차이는 있으나, 모두 대외 무역 정책에서 보호주의를 주장하고 나서고 있어 상대국들의 깊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특히, 제조업이 황폐화된 중서부 ‘러스트 벨트’(Rust Belt) 지역 유권자들을 끌어 안기 위해 고용 재창출을 내걸고 보호주의를 강력히 주창하고 있다.
정통 교역 이론인 ‘자유 교역에 의한 상호 이득 극대화’ 논리는 극렬한 포퓰리즘 물결에 파묻혀서 논쟁의 무대에서 사라진지 이미 오래다. 예를 들어, 상대적으로 더욱 극단적인 보호주의 주장을 멈추지 않고 있는 트럼프 후보는 지금 참가국들이 비준 절차에 들어가 있는 ‘환태평양파트너십협정’(TPP)의 파기까지 주장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기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까지도 미국의 고용을 빼앗아 가는 주범으로 매도하며 전면 수정 혹은 파기를 주장하고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블룸버그 통신은 이들의 무책임한 보호주의 무역 주장은 오직 중국을 이롭게 할 뿐이라는 논리로 두 후보의 포퓰리즘을 비난하고 나섰다. 흔히들, 자유를 지키는 것은 강한 자들 편이고, 약한 자들은 스스로를 보호의 틀 안에 속박하게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세계 최강 경제 대국 미국의 주요 정당 대통령 후보들이 종전의 강대국 체면도 버리고, 단순 천박한 겉치레 논리로 유권자들을 상대로 선동에 나서고 있으니, 이 또한 시대적 아이러니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하에 블룸버그 프래사드(Prasad) 논설위원의 관련 논설을 옮긴다.
 
보호주의 추구하면 미국의 리-더십만 손상 
클린턴, 트럼프 두 후보는 다소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모두 광역적인 자유무역협정에 대해 회의적이라는 인식을 명확히 해오고 있다. 트럼프는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미국이 다른 상대국들과 유지해 오고 있는 몇 가지 가장 지속성이 있고 가장 가치가 있다는 교역 관계들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주장 중 상당 부분을 정치인들이 선거 기간 중에 흔히 할 수 있는 수사(修辭)에 불과하다고 무시해 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주장의 영향은 아주 광범위하게 미칠 수 있는 것이다. 마침, 글로벌 경제에서 경제적, 정치적 재편이 이루어지고 있는 중대한 시기에 미국은 동맹국들과 소외되고 주요 교역 파트너 국가들과 관계에 불확실성을 숙성시킬 위험에 처해 있는 것이다.
그 옛날 어느 때처럼, 미국이 글로벌 사회에서 경제적, 정치적으로 다른 나라들이 감히 넘보지 못할 절대적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을 때에는 그리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세월은 한 참 변했다. 지금 국제 상황은 만일, 미국이 자발적으로 글로벌 사회에서 철퇴(撤退)를 하기라도 하면, 다른 한 나라 -- 중국 -- 가 그런 공백을 차지할 유리한 상황에 처해 있다.

 

중국은 국제 관계에서 다중적인 전략 구사
중국은 의심할 여지없이 미국 내에 보호주의 무역을 향한 정서가 확산됨에 따라 조성되고 있는 기회를 잘 인식하고 있다. 공화당 트럼프 후보가 선거 캠페인 과정에서 고립주의적 관점을 도입하기 훨씬 이전에도, 중국 정부는 국제 관계에 대한 접근에서 더욱 훈련되어 있고 또한 잘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지금, 남중국해에서 자국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고압적(高压的)인 사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경제적 영역에서도 교묘하고 다중적(multi-pronged)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일례로, 중국은 아프리카에서 현지 국가들과 관계 증진의 초점을 천연자원의 도입으로부터 그 지역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도로, 철도, 공항 등 사회 인프라 시설들을 건설해 주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그리고, 서방 세계의 국가들이 제공하는 자금과 달리, 중국이 제공하는 자금은 이와 관련하여 개혁을 요구하는 등 무슨 조건을 붙여서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시진핑 주석이 최근 무려 600억 달러에 달하는 재정 지원을 약속하면서 아프리카 국가 지도자들에게 한 말처럼, “중국은 아프리카 문제들을 아프리카인들에 의해 아프리카의 방식에 따라 해결되는 것을 지지한다” 고 말하고 있다. 지금, 중국은 라틴 아메리카에서 동남아시아, 심지어 유럽에 이르기까지 대외 정책 면에서, 미국보다 최소한 더욱 믿을 만하고 더욱 예측 가능한 상대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미국의 영향력 퇴장(退場) 위해 혼신의 노력 
중국은 2차 대전 이후 오랜 동안 미국에 의해 압도되어 오고 있는 글로벌 교역 및 금융 제도들을 퇴장(退場)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중국이 최근 발족시킨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은 중국으로 하여금 인근 국가들에 대해 영향력을 확장하고 자국의 호방한 마음 씀씀이를 과시할 수 있는 새로운 경로를 마련해 주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중국은 궁극적으로는 자국의 지배 영역을 확장하는 주도권을 위해 다양한 방면에서의 이득을 얻고 있는 것이다.
한편, 중국은 종전의 국제무역기구(WTO),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 기구들 내에서 자국의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만일, 이런 영역에서 미국의 존재감이 사라진다면 중국의 영향력은 더욱 증대될 뿐이다. BRICS라고 분류되는 그룹의 국가들은, 한 때 그냥 가십 대상의 국가들로 여겨져 왔었던 것이나, 지금은 이들의 존재감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미국이 철퇴하는 국제 구도 하에서 중국이 부상
중국의 리-더십 하에서, 새로운 개발은행 및 자금 집적(pooling) 기구들은 상당한 규모의 금융 자원을 집적해 온 것이 사실이다. 아시아에서 중국은 지정학적으로 많은 분쟁 요인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자국의 경제적 파워를 과시하면서 미얀마, 필리핀, 베트남 등 많은 국가들을 자국의 영향력 범위 내로 다시 끌어 들이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국제 관계에서 철퇴하기 시작한다면 결국 이들 국가들을 중국의 영향력 안으로 더욱 깊숙이 밀어 넣는 결과가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지금까지 미국이 장악해 온 글로벌 거버넌스 시스템을 조금씩 약화시켜 가는 결과가 될 것이다. 중국은 국내에서나 해외에서나, 여태까지 미국이 전세계 다른 국가들에 전파하고자 노력해 온 것과 똑같은, 예를 들어, 민주주의, 표현의 자유 및 법에 의한 통치 등, 가치를 추구할 의도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 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중국은 공개된 인터넷망(網) 대신에, 정부가 자국 국민들이 온라인에 접속하는 것을 개별적으로 제한할 수 있는 ‘분할된 국가 인터넷(splintered sovereign internet)’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

 

미국, 여전히 세계 최강의 리더십 국가 
중국은, 현재와 같이 각국 정부들은 단순히 규칙을 제정하고 민간 주체들이 각자 자유로이 활동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시스템이 아니고, 각국 정부들이 시장을 적극적으로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는 국제 통화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
미국이 이러한 경쟁의 장에서 패배했다고 하기는 아직 이르다. 아직도, 미국은 전세계에서 어느 나라도 필적할 수 없을 정도의 가장 역동적이고, 가장 생산적이고, 가장 혁신적인 경제로 남아 있다. 미국 달러화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깊이가 있고, 가장 유동성이 높은 금융시장을 배경으로 한 압도적인 국제 기축통화다. 미국의 제도적으로 확립된 ‘견제와 균형’, 법에 의한 통치의 존중에 기반한 공개적이고 투명한 정부 시스템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더해 갈 것이다.
한편, 중국의 정치 구조는 경직되어 있고, 경제는 유연하지 못해 흔들거리고 있다: 중국 경제는 비록 세계에서 두 번째로 거대한 규모로 성장하기는 했으나, 여기에는 금융 시스템에 리스크가 급격하게 누적되어 왔고, 말할 필요도 없이 환경은 파괴되었고, 엄청난 자원의 낭비라는 대가를 치르면서 성장해 온 것이다.

 

중국, 아직은 초라하나 향후 신뢰 국가로 정립할 것
사실, 본격적인 무역 전쟁이 닥친다면 아마 미국보다도 오히려 중국이 더욱 심대한 타격을 입게 될지도 모른다. 중국 통화인 위안화 가치가 자랑스럽게 상승하던 추세는 국내 주식 및 통화 시장의 급격한 변동 사태로 인해 최소한 당분간은 실속(失速)하고 있다. 중국이 금융 자유화 및 시장 주도 경제로의 전환을 반거충이(half-hearted) 상태로 추진하다 보니, 국내 투자자들 뿐 만 아니라 해외 투자자들의 신뢰에도 심대한 타격을 안겨 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최근 수 년 동안 보여 온 광폭 행보 및 미국이 철퇴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 세력의 확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아직은 글로벌 리-더십이라는 관점에서 단지 초라한 대안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그러나, 향후 점진적으로 신뢰를 구축해 나아가는 나라로 받아들이지 않기는 어려울 것이다.<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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