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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국민들이 영국을 떠난다; 『Exit before Brexit』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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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6년10월04일 17시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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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xit 본격화 앞두고, 탈출 고려 중인 ‘EU 시민들’ 증가” CNN 

 

                                                        Ifs POST 대기자 박 상 기

 

최근 Theresa May 영국 총리는 영국은 내년 3월 말 안으로 EU 탈퇴를 정식으로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행 EU 헌장의 관련 규정(‘Rome 조약 50조’)에 따른 EU 탈퇴 절차를 개시한다는 공식 선언이다. 영국 유력 일간지 Financial Times는 시기 선택이 적절한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평가했다. 영국이 지난 6월 23일 EU 탈퇴를 공식 결정하고 나서 약 3 개월 만에 그간 불투명했던 일정을 명확하게 하는 셈이다. 일단 Brexit가 결정된 이상 무한정 끌 수도 없는 노릇이고 특히, 기업 및 산업계에서 일정을 명확히 하라는 요구도 거세지고 있어서 어려운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사실, 영국 정부는 지난 6월 국민투표가 실시될 때까지도 Brexit에 대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고, 따라서, 지난 몇 개월 동안에 착실하게 그리고 조용히 준비에 몰두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장의 반응은 엄정해서 영 파운드화 가치는 과거 3년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영국, 단일 시장에 남기보다 ‘깨끗한 이별’을 원해
May 총리는 어제 보수당 총회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향후의 협상에 대해 그가 원하는 어떠한 대강의 윤곽도 내비치지 않았다. May 총리는 지금까지 “Brexit는 Brexit다” 라는 자세를 유지해 왔다. 이번 연설에서도, 협상의 최종 지향점이 ‘무엇이다’ 라는 것보다는 ‘무엇은 아니다’ 라는 것에 더 많은 말을 했다. May 총리는 영국은 노르웨이도 아닐 것이고, 스위스도 아닐 것이다, 고 말했다. 단지, 가장 중요한 힌트를 내비친 것은, 영국은 단일 시장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이민에 대한 통제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유럽 사법부의 관할을 종료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이는 영국이 앞으로의 협상에서 ‘깨끗한 이별(clean break)’을 추구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확실한 시그널인 셈이다.
이러한 기본 자세를 가지고 임하는 협상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로 남는 것은, 과연 협상 진행에 따라 영국 경제에 어떠한 충격을 줄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당장, 시장에서는 영 파운드화 가치는 속락하고 있는 상황이고 아직 뚜렷한 반전(反轉)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아직은 중대한 많은 부분이 앞으로 기나긴 협상 과정에서 결정되어야 할 불투명한 상태 그대로이다. 이번 May 총리의 결정 발표 연설에서도, 단일 시장에 남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면서도 ‘관세 동맹(Customs Union)’에 잔류하는 옵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아울러, WTO 규칙에 의존하는 대안에 대해서도 언급이 없었다. 어느 측면에서는 해외 투자자들을 위시한 이해 관련 당사자들에게는 이런 점들이 더욱 중대한 문제이기도 한 것이다.
현 시점에서 영국 정부는 많은 불확실성과 다양한 선택 대안을 가능한 한 많이 확보하면서 향후의 협상에 임하려는 속셈이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든다. 따라서, 앞으로 많은 중요 이슈들과 관련하여 추측할 수 있는 예상들(‘maybes’)이 더욱 구체화한 가능성(‘wills’)으로 나타나면서 전정한 시련이 시작될 것인지도 모른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미국 CNN 채널이 최근, 영국 국민들 사이에 자신들의 장래를 감안하여 영국을 떠나려고 고민하는 풍조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현지 르포 형식으로 상세히 보도하여 눈길을 끈다. 이하 CNN의 보도 내용을 간략히 소개한다.

 

환영 받지 못하는 ‘EU 시민들’ 탈출을 고민 중 
영국에 18년째 살고 있는 물리학 교수인 Marcora 씨는 “나는 국민투표 이전에는 Britain에 대해 가장 열성 팬이었습니다. 그리고 항상 대단히 감사한 마음을 가졌지요. 모국인 이탈리아에 비해 덜 혼란스럽고, 더욱 실력 위주의 사회이고, 더욱 세계적입니다” 고 말한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게 느끼지 않는다고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당신을 여기에 있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 . 나는 영국(British) 사람들로부터 거부당한 느낌입니다’ 고 술회한다.
약 100일 전에 영국인들은 주로 이민 문제에 초점이 맞춰진 국민투표에서 지금까지 40여년을 함께 해 온 EU를 떠나기로 결정을 했다. 그리고, 그 결정은 영국에 살고 있는 320만명에 달하는 ‘유로 시민들’을 영국이 Brexit를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 하는 결정에 따라 지옥의 변방으로 몰아 세우게 되었다. 영국은 그들을 계속 영국에 머물게 할 것인가? 그리고, 그들이 EU를 떠나기로 투표한 나라에 계속 살 수가 있을 것인가? 하는 중대한 문제들이 그들을 덮치고 있는 것이다.
Tanja Buetmann 씨는 영국 내에서도 가장 ‘유로 회의적인(euro-skeptic)’ 지역 중 하나로 알려진 북동부 잉글랜드에 살고 있다. 유로에 대해 지지하는 입장을 가진 그의 트위터는 자주 공격을 받았고, 최근 들어 줄곧 유로 탈퇴를 지지하는 풍조가 증가하는 것을 느껴 왔다. 독일 태생으로 역사학 교수인 그는 “누구도 다르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투표 결과가 왜 그렇게 잘못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고 말한다. “EU로 인해 내가 여기로 온 것인데, 지금 50% 이상이 EU를 반대한다면 여기는 나를 원하는 게 아닙니다” 고 말한다.

 

Brexit 결정으로 커다란 마음의 상처를 입어
익명을 원하는 한 여성은 13년 동안이나 살아 온 영국이 어찌 되었던 간에 등을 돌린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한다. 그의 가족들은 원래 독일에서 태어났으나, 최근 영국에 반(反) EU 정서가 증가하는 것을 감지하고는 처음 투표가 시작될 때부터 영국을 떠나 살기로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최근 2년 여 동안 이곳 영국의 EU 이민자들에 대한 분위기는 크게 바뀌었습니다. 나는 여기서 더 이상 환영 받지 못하고 있고, 여기는 더 이상 우리들이 즐겨왔던 것처럼 인내하고 개방된 사회가 아닙니다. 지금은 다르게 생각됩니다” 고 말한다.    
또 다른 사람들에게는 남을 것인가, 떠날 것인가, 는 대단히 복잡한 문제다. Sara Calamassi 씨는 원래 브뤼셀에서 자라난 뒤 2000년대 초반에 학생으로 영국으로 옮겨 왔다. 그는 11년 전에 영주하기로 결정 했고 이곳 대학에서 만난 상대와 결혼도 했다. 그는 “Brexit와 관련하여 가장 두려운 일은 남편이 자기 나라에 대해 그렇게 실망하는 것이다” 고 말한다. 이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EU에 덜 친화적인 지역에 살고 있는 지인이나 친구들과 관계에 타격을 주는 점이다. 그는 “나는 항상 영국인으로 인식을 해 왔습니다. 영국의 다른 부분도 사랑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곳을 다니는 것이 편치 않습니다. 사실 이 나라의 52%에 해당하는 지역에 가고 싶지 않습니다. 다른 48%들과 살고 싶습니다” 고 말한다.

 

이민자 증오 범죄도 증가하고 있어 
Brexit 결정의 후유증으로 영국 내에 거주하고 있는 EU 이민자들에 대한 증오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다; 경찰 보고로는 국민투표가 있고 난 뒤 한 주일 동안 인종적 공격이 통상적 숫자의 5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동 유럽 지역으로부터 온 이민자들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이자 EU 탈퇴 투표가 많았던 지역인 Essex주 Harlow 지역에서는, 지난 8월에 폴란드 출신 시민이 살해되는 사건도 있었다; 경찰은 증오 범죄일 수 있다고 취급하고 있다.
심리학 교수인 Marcora 씨는 영국은 지난 6월 23일에 외국인 혐오증의 올림픽 챔피언이 되었다” 고 말하며, 그는 처음부터 외국인 혐오 분위기를 느꼈다고 말한다. “나는 시내 Pub에서 이탈리아 사투리로 말하기를 꺼린다. 안전하다고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고 말한다. 어디에서는 그가 이탈리아 말투로 얘기하는 것을 듣고 “네 나라로 돌아가라!” 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고 기억한다. 그의 중국인 아내는 겉으로도 이민자라는 것이 드러나다 보니 더욱 심한 취급을 받는다고 밝힌다.

 

“최선의 가장 현명한 탈출”
EU 잔류를 지지하는 유럽 문제 전문 학자 그룹이 실시한 작은 조사 결과, 조사 대상의 71%가 Brexit를 의식해서 영국을 떠나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이민자 영국인은 독일 베를린에서 자라났지만 런던을 고향을 삼아 살아왔다. 그러나, 그는 지금 와서 그런 결정이 옳았던 것인지에 대한 확신이 사라졌다. 그는 “나는 이곳에서 먼 장래에 대한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 “나는 다른 곳을 찾아보고 있다” 고 말한다. 그가 영국을 떠나려고 생각하는 것은, 그가 더 이상 여기서 환영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고, 또한, 이곳에서 더 이상 자신의 장래에 밝은 전망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는 Brexit 이후 “내가 왜 여기 있는가?”, “사람들이 나를 원하지 않는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고 말한다.
그가 두려워하는 것은 영국이 Brexit 결정 이후 본격적으로 EU 탈퇴 절차가 진행되면, 극심한 경기 침체 및 영국의 가장 밝은 부분인 ‘두뇌(頭腦)’의 유출(brain drain)이라는 이중 악마의 고난이 닥쳐 올 위험을 우려하는 것이다. 만일, Brexit가 진행됨에 따라 영국으로부터 수 많은 유럽 파견 근무자들(expats)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게 되는 날에는, 국가 경제에 엄청나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대학들은 ‘거대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는 영국에서 일하고 있는 모든 EU 이민자들이 언젠가 하루라도 일을 중단해서 대학이나, 병원 등, 다른 모든 기관에서 얼마나 큰 충격을 받게 되는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 이민 노동자는 최소한 지금 당장은 여기에 머물 것이나, 이미 영국을 고향으로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는 “지금 당장은 영국 시민권을 얻기 위해 일을 계속할 것이나, 그것은 나를 원하지 않는 나라를 위해 일을 한다는 일종의 이상한 상황을 만들어 줄 것이다” 고 말한다.

 

예상은 했으나, 어려운 문제들은 잇따라 등장할 것  
영국은 이제 막 EU 탈퇴를 향한 일정을 공표한 상황이고, 앞으로 본격적인 협상을 이어갈 것이다. 당초부터 예상은 했던 일이기는 하나, 수 많은 과제들이 순차적으로 영국 및 유럽 경제 및 사회 전반에 엄청난 타격을 줄 것은 분명하다. 앞으로, 협상 과정에서 가장 관심이 되는 이민 문제, 단일 시장과의 새로운 관계 설정 등, 지난한 과제들을 포함하여 조건 타결 여하에 따라서 그들이 수용하기를 거부해 온 유럽 이민자들이 어떠한 형태로 반응하며 움직여 갈 것인가가 가장 중대한 사회적 관점이 될지도 모른다. 어쩌면 영국인들이 더불어 살기를 거부하는 그들이 떠나게 될 빈 자리를 스스로 어떻게 채워 갈 것인가가 예상보다는 더욱 커다란 사회적 과제로 떠오를 가능성도 점차 높아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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