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뉴스

美 의회, ‘정부 폐쇄 회피’ 극적 합의, ‘장벽 예산’ 대폭 삭감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9년02월12일 22시32분
  • 최종수정 2019년02월13일 05시53분

작성자

메타정보

  • 9

본문


- 민주 · 공화 협상 대표들 “정부 폐쇄 회피하자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
- 블룸버그 “신규 국경 장벽 건설 예산 13.75억 달러 규모로 축소 합의”
- “트럼프가 요구해 온 57억 달러에 훨씬 못 미쳐, 수용 여부가 마지막 관건”

- NYT "트럼프, 의회 승인 없이 다른 예산을 전용하는 방안을 고심 중" 

 

Ifs POST 대기자 박 상 기

 

美 의회 민주 · 공화 양당 협상 대표들은 현지시간 12일 오전, 장벽 건설 예산 규모와 관련하여 잠정적인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지난 주말에 일단 결렬됐던 협상을 가까스로 되살려 이날 극적인 합의를 이룬 것이다. 양당 대표들이 합의한 신규 장벽 건설 예산 13.75억 달러는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해 오던 57억 달러 규모에는 훨씬 못 미치는 것이나, 일단 정부 폐쇄 사태는 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상원 세출위원장, 7개 세출 법안 모두 ‘대강(framework)’에 합의”  
美 상원 세출위원회(Appropriation Committee) 쉘비(Richard Shelby) 위원장은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국경(國境) 관리를 담당하는 국토안전부를 포함하는 정부 부처들의 폐쇄를 방지할 수 있는 7개의 세출법안에 모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Washington Post紙는 양당 중진 의원들이, 지난 주말에 일단 결렬됐던 협상을 다시 되살려서 의사당 내에서 문을 걸어 잠그고 진행한 3 차례에 걸친 회동을 통해, 쟁점 사안인 7개 세출 법안의 ‘대강(framework)’에 합의한 것이라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의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법안에는 텍사스州 Rio Grande Valley 지역을 둘러막는 55마일에 달하는 신규 국경 장벽 건설 예산이 포함되어 있다. 이 규모는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해 온 200마일 이상의 철제 장벽을 설치하기 위한 57억 달러에는 훨씬 못 미치는 것이다. 그리고,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기 이전인 작년 6월에 양당이 합의했던 것보다도 10마일이 짧은 것이다.

 
이에 더해, 두 명의 의회 관리들은, 민주당은 미국 내 난민들을 수용하는 수용소의 수용 능력(침상 숫자)에 상한을 설정하자는 제안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국경 지역에 난민들을 수용하는 능력을 포함하여 전체 수용 능력의 상한은 49,057명에서 40,250명으로 감축됐다. 이는 민주당이 요구해온 방향이다.

■ “트럼프, 텍사스州 장벽 집회에서 ‘우리는 장벽을 건설 중’ 강조”  
블룸버그 통신은 “이제 공은 트럼프에게 넘어갔다(The Ball’s in Trump’s court)” 고 전했다. 그가 종전에 집요하게 요구해 오던 국경 장벽 건설 예산 규모보다 훨씬 줄어든 예산안을 그대로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이대로 거부하고 또 다시 정부 폐쇄 사태로 들어가는 결과를 감당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할 입장에 선 것이다.


이날 양당의 합의 소식은 트럼프가 텍사스州 El Paso市 부근의 장벽 앞에 설치된 무대에 올라 정치 집회를 시작하기 불과 반 시간 전에 발표됐다. 이날 텍사스주 장벽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세출법안 합의 소식을 들었다고 말하면서도, 더 이상 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단지, 청중들에게 “당신들이 보고 있는 것처럼 어쨌던 우리는 장벽을 건설하고 있는 중이다” 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우리는 무대를 만들고 있고, 테이블을 설치하고 있고, 우리는 해야 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라도 할 것이다” 고 말했다.


이와 관련하여, 상원 세출위원회 쉘비(Shelby)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합의를 지지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럴 것으로 생각하며, 그러기를 희망한다” 고 언급했다. 협상에 참여했던 민주당 리(Patrick Leahy) 상원의원은 “만일, 우리가 함께 이룰 수 없었다면 의회도 할 수 없었을 것” 이라고 말했다.

 

■ “민주 · 공화 모두 자신들이 원하던 것을 부분적으로 얻은 결과”  
WSJ은 이날 양당 대표들이 합의한 세출법안의 대강은 양당이 서로 원해온 바를 얻은 합의안이라고 평했다. 민주당은 장벽 건설 예산 규모를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해 오던 것보다 훨씬 적은 규모로 억제하는 데 성공한 반면, 공화당은 민주당이 집요하게 요구하면서 지난 주말까지 진행됐던 협상을 결렬(決裂)시켰던 난민 수용소의 수용 규모에 상한을 설정하려는 노력을 완화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다.


WSJ은 이런 극적인 합의를 이루게 된 배경에는, 무엇보다도 수 십만명의 연방 정부 공무원들이 급여를 받지 못하고 일시 해고 상태에 놓였던 사상 최장 기록을 세운 지난 번 정부 폐쇄 사태 이후, 양당 의원들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더 이상의 정부 폐쇄는 안된다는 공감대를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번 협상을 이끈 주역인 상원세출위원회(Appropriation Committee) 쉘비(Richard Shelby) 위원장은 이날 양당의 합의 사실을 발표하면서 “우리를 다시 함께 하도록 만든 것은, 우리 모두가 그런 일(정부 일부 폐쇄 사태)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기대를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 이라고 토로했다. 이번 합의가 법률로 성립되기 위해서는 하원 및 상원의 의결을 거쳐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해야만 한다.


이번 협상 대표들은, 지난 1월 25일 사상 최장 기록인 정부 폐쇄 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3 주일 간 유용한 임시 예산에 서명함과 동시에, 양당이 합안을 도출하기 위한 17명의 초당파 의원들로 위원회를 구성한 것이다.

 

■ “이제 남은 관문은 트럼프의 의회 합의안 수용 여부에 달려 있어”  
한편, 지난 주말까지의 협상에서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며 협상을 결렬 상태로 몰고 갔던 난민 수용소 침상(beds) 조정 문제와 관련하여, 또 다른 의회 관계자는 이번 합의안은 작년도의 기록적인 숫자를 넘어서는 약 5,000개 이상을 증설하게 될 것이고, 트럼프가 원하는 52,000개를 충족할 충분한 여유도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와 함께, 이번에 합의한 55 마일에 달하는 신규 국경 장벽을 설치하는 예산 규모 합의와 관련해서도 이 예산 규모는 2018 회계연도에 같은 항목으로 계상했던 것의 약 3배에 달하는 규모라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마지막 관문은 남아 있다. ‘트럼프’ 라는 와일드 카드에 달려있는 것이다. 작년 12월 말 시작됐던 35일 간 정부 폐쇄 사태도, 사실 트럼프가 이전에 합의했던 세출법안을 예고도 없이 번복하는 바람에 시작된 전례가 있다. 텍사스주 장벽 집회를 마치고 돌아온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합의 결과에 만족하지 않는다" 고 말했으나, 이 합의안을 거부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동시에, 정부 폐쇄는 없을 것이라고도 말하며, "만일, 그런 상황이 또 발생하면 그것은 민주당의 책임" 이라고도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 장벽 건설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서 다른 예산 항목에서 전용할 것이라고 위협을 해오고 있고, 민주당 펠로시(Nancy Pelosi) 하원의장은,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그렇게 하면 법원에 제소할 준비를 하고 있다. 동시에 국가비상사태 선언을 무효화하는 결의안도 준비하고 있다. NYT는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궁극적으로 국가비상사태 선언은 피하면서 합의안을 부풀리려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의회의 승인없이 중요성이 훨씬 떨어지는 항목에서 장벽 건설로 전용할 궁리를 하고 있는 것('moving things around...without congress')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번 협상에 참여했던 뉴욕 출신 민주당 소속 로위(Nita Lowey) 하원 세출위원장은 “수요일까지 우리는 완벽한 결과물을 마련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의회 관계자들이 이번 합의 내용들을 정리해서, 정부 예산이 종료되는 시한인 금요일 밤 이전에 표결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ifs POST> 

9
  • 기사입력 2019년02월12일 22시32분
  • 최종수정 2019년02월13일 05시53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