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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Brexit 후, 런던 “City”의 3 가지 시나리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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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6년08월02일 10시45분
  • 최종수정 2016년08월02일 21시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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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 금융시장(“City”)의 운명은 May 총리의 협상 성공 여부에 달려
싱가포르형 시장; 유럽 기업들이 남긴 offshore 업무를 살릴 기회
전면적 축소; 5년 쯤 뒤 다시 성장 시작해도, 오랜 세월이 걸릴 것
세분화된 시장; Portfolio를 세분화하면 비효율과 리스크 발생

 

최근 새로 취임한 Theresa May 영국 총리는 자신이 런던 금융가에서 20년 간이나 근무한 경력을 – 처음에는 중앙은행 영란은행(Bank of England)의 실무 역할을 담당하고, 나중에는 지급 결제 서비스 기구 APS (Association for Payment Services)의 중간 수준의 직위 – 가졌다 해도 지금 겪는 곤경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지금은 총리가 된 Theresa May는 영국이 EU와의 이혼 협상을 원만하게 성공함과 동시에 영국의 핵심 이익들을 지켜내야 하는 지극히 어려운 난관에 직면해 있다.
그러한 핵심 이익들 중 가장 첫 머리에 올라 있는 것이 금융 서비스 허브 및 영국의 가장 큰 산업의 앵커(anchor)로서의 런던 금융시장(“City”)의 역할이다. 금융산업은 영국 GDP의 10%나 차지하고 있다. May 총리가 얼마나 성공하느냐, 에 따라, 런던 “City”는 향후 대략 3 가지의 다른 모습으로 변모해 갈 것이다.

 

시나리오 1; 『강화된 “싱가포르형 시장”』
Brexit에 따라, 런던 금융시장은 런던이 상하이와 뉴욕의 중간에 드는 시간 대역(timezone)이라는 런던의 지리적 이점을 이용한 규제가 더욱 낮아진 중국 위안화 거래, 사모(私募) 금융(private banking) 혹은 핀테크(FinTech) 금융 등 분야에서 역외(Offshore)금융센터 역할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만일, Brexit 이후 런던 시장이 유럽으로 들어가는 관문 역할을 잃게 된다면, 그 때에는 런던 “City”가 싱가포르와 같이 아주 가벼운 규제 및 우대(優待) 세제 등을 제공하면서 아시아의 중추적인 국가 기업들을 유치할 수 있게 된 경우를 모방하여 나갈 가능성이 있다. 싱가포르는 비록 규모가 작은 도시국가지만, Z/Yen에 의해 뉴욕 및 런던에 이은 세계적인 선도적 금융센터로 평가되고 있다.
한 대형 은행의 정부 관계 업무 담당 최고경영자는 “만일 상당한 유럽 기업들이 떠나면서 남겨진 역외(offshore) 업무 분야가 번성할 수 있다면 런던 “City”는 이를테면, 역할이 강화된 싱가포르 형태의 시장으로 변환하는 셈이 된다.
영국은 이미 중국 위안화 거래의 역외 기지(基地)로써의 존재감을 키워 오고 있어, 지난 4월 현재 위안화 관련 거래 면에서 홍콩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결제 센터의 지위를 차지하게 되었고 이미 싱가포르 시장을 제치고 있다.
스위스 은행협회는 이미 스위스, 런던, 홍콩 및 싱가포르를 묶어서 소위 “F4” 동맹을 결성하여, 글로벌 금융 규제 및 EU 시장에 대한 접근을 조정(co-ordinate)할 수 있는 아이디어 및 자원을 결집(pool)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일단 EU를 떠나면, 런던 “City”는 가장 싫어하는, 예를 들면, 은행원들에 대한 보너스의 제한 등, EU 블록의 일부 규제를 잠재적으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탈퇴하는 측에서 단일시장에 대한 접근을 유지하려 한다면, 잔류하는 것에 “상당하는(equivalent)” 상황이 되어서 규제 완화는 대단히 미묘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DueDil 기술회사 공동 창립자이자 CEO인 Damian Kimmelman 씨는 Brexit를 계기로 런던은 핀테크(FinTech) 산업을 활성화하여 Blockchain과 같은 기술을 이용하여 런던 시장의 전체 인프라 구조를 다시 디자인함으로써 런던 “City”로 하여금 글로벌 FinTech 센터로 탈바꿈할 절호의 기회를 맞이할 수도 있다” 고 말한다. 

시나리오 2; 『과감한 규모 축소(downscaling)』
런던 “City”가 입을 가장 큰 타격은 은행 등 금융기업들이 런던 시장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다른 EU 지역 내의 금융시장에 서비스를 판매하거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핵심적인 접근 권한, 즉, “Passports”를 잃는 것이다.
Paris, Frankfurt 및 Dublin 등 도시들은 이미 은행들을 유치하기 위해 “Red Carpet”를 펼치고 있고, 멀리 싱가포르, 뉴욕 및 두바이 등 도시들도 유치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금년에 실시된 한 Treasury 관련 분석 결과로는, Brexit 국민투표 이후, 28만5,000명 정도의 금융부문 일자리가 위험해질 것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우려하는 것은 은행들이 런던 “City”를 떠나면 이들과 함께 일해 온 전문 서비스 기업들도 시간을 두고 이들을 따라서 떠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추세는 해외직접투자(FDI)가 위축되고, 영국 경제가 곤경을 겪게 되면 더욱 가중될 것이다.
한 은행 경영자는 “이것은 정말 큰 일이다”, “우리는 경기 침체로 들어갈 것이다. 이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앞으로 5년 후면 City는 다시 성장을 시작할 길을 찾겠지만,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려면 긴 세월이 흘러야 할 것이다“ 고 말한다.
이민자 문제에 대한 캠페인 – EU 탈퇴 국민투표 기간 중 가장 민감한 사안 중 하나 – 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런던 City에 가지고 있는 일자리도 위태롭게 할 것이다. 최근 센서스 조사 결과에 의하면, City에서 일하는 36만여 명의 근로자들 가운데 약 11%의 근로자들이 EU 내의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다.
한편, 하루 2조 달러 규모에 달하는 시장인 유로화 시장과 관련하여, 전 세계 유로화(€)거래의 종주 시장과 같은 런던 City의 위치는 EU가 더 많은 업무를 유로권(Eurozone)으로 옮기려고 시도함에 따라 더욱 큰 압력 하에 놓일 것이다.
다른 나라들, 예를 들어 자국 은행들이 최근 런던을 유럽에서의 금융 기지로 선택한 중국과 같은 나라들, 은 런던 City의 EU와의 관계 설정에 큰 관심을 가지고 주시하고 있다. City of London Corporation 정책 담당 회장 Mark Boleat는 Brexit는 런던 City와 중국과의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시나리오 3; 『갈라지는 런던 “City”』
영국이 EU 단일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위를 유지하는 형태의 시나리오로 협상이 이루어지면, 런던은 이전과 거의 같은 모든 것을 가져 갈 수 있을 것이다.
관건은, 소위 Mifid2로 알려진 EU의 규정이다. 이 규정에서는 EU 규정의 표준과 상당한(equivalent)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 교역 부문 등에서 단일 시장을 상대로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이 경우에, 은행들은 런던 City에서 많은 핵심 영업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기존의 인력을 옮기는 것보다는 새로운 인력을 고용할 경우에 생긴다. 최근에 런던으로 옮겨 온 프랑스의 부띠끄 투자회사 Tikehau를 경영하는 Lord Levene은 “사람들은 런던에서 살면서 일하기를 원한다. 런던을 떠나는 것은 지극히 한계적인 경우일 것이다” 고 말한다.
이와 비슷하게, 자산관리 회사들도 본부를 런던에 유지할 것이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이미 룩셈부르크나 더블린으로 주소(domicile)를 옮겼고, 앞으로 더 많은 영업을 그들 금융센터 도시들로 옮겨 가고, 더 많은 유로화(€) 표시 거래를 EU 국가들에 주소를 두려고 할 것이다.
유로화(€) 표시 거래가 런던에 남아 있을 수도 있다. LCH. Clearnet 전 CEO Roger Liddell은 “만일, 당신이 포트폴리오를 통화별로 나누기 시작하면 막대한 규모의 비효율성과 더욱 높은 수준의 리스크를 발생하게 될 것” 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전문 서비스 기업 KPMG의 Brexit 특별팀 책임자 Karen Briggs는 “Brexit 이후의 시나리오 중 결정적인 날이 그리 가까워지지 않고 머물러 있게 하는 수 많은 우월한 이점들이 있다; 영국의 우수한 인프라 설비, 신뢰할 수 있는 법률 시스템, 그리고 풍부한 자원 및 우수한 인재 풀 등. . . . 이런 것들은 아직도 영국 및 런던에서 일하는 것을 매력이 있게 하고 있다“ 고 말한다.

                                    (Financial Times, July 28, 2016)

 

* 해설; 영국 런던 금융시장은 전통적으로 국제금융시장의 태두(泰斗)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영국 경제 전체로 보아도, 2차 대전 이후 Pax Americana 대세에 따라 글로벌 경제의 주도권이 이미 미국으로 돌아갔음에도 불구하고, 런던 City를 중심으로 하는 영국 금융시장은 국제 거래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고, 가장 명성이 높은 국제금융센터의 자리를 굳게 지켜 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연유로 유로화(€) 도입 이후에도 비록 영국이 유로화 동맹에 가입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유로화 결제의 종주 시장의 위상을 형성해 오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영국의 Brexit 결정 이후 가장 우려하는 것이 이 런던 City의 위상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아마 이번 국민투표 과정에서 Brexit 캠페인 진영에서도 이 점을 가장 염두에 두고 있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앞으로 Brexit 협상이 진행됨에 따라, 런던 City의 전통적인 국제금융센터 위상이 어떻게 변모되어 갈지는 영국뿐만 아니라 모든 글로벌 국제금융 관련인들의 지대한 관심을 모으는 사안이 아닐 수 없다. (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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