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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6·12 싱가포르 북미회담 전격 취소…김정은에 공개서한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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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05월25일 09시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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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보여준 극도의 분노·공개적 적대감에 회담 부적절하다고 느껴"
"평화·번영·부유함 위한 위대한 기회 잃어…진실로 역사상 슬픈 순간"
"우리의 핵 능력 막강…결코 사용 안 되길 기도" 경고성 발언도
"마음 바뀌면 주저말고 전화나 편지 해달라…언젠가 만나길 고대"
백악관 "펜스에 대한 북한 반응 '인내의 한계'였다…평화에 대한 희망 여전"
북 핵실험장 폐기한 날, 회담 수락 77일만에 전격 발표…한반도정세 중대고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다음달 12일로 예정돼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을 전격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세기의 비핵화 담판으로 주목받았던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성사 직전에 무산됨에 따라 한반도 정세는 다시금 중대 고비를 맞게 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언젠가는 다시 만나길 고대한다'며 여지를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 위원장 앞으로 보낸 공개 서한을 보내 회담 취소사실을 통보했다고 백악관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애하는 위원장'으로 시작되는 이 서한에서 "우리는 양쪽 모두가 오랫동안 추구해온,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회담에 당신이 보여준 시간과 인내, 노력에 대해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당신과 함께 그곳에 있기를 매우 고대했지만, 애석하게도, 당신들의 가장 최근 발언에 나타난 엄청난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에 기반하여, 지금 시점에서 오랫동안 계획돼온 이 회담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최근 발언'은 합의 불발 시 리비아 모델 적용 가능성 등을 거론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맹비난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담화를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북미정상회담이 무산된 것은 지난 3월 8일 한국 대표단을 통해 전달받은 김 위원장의 회담 제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그 자리에서 수락한 지 77일 만이다. 특히 이날 회담 무산 발표는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성의있는 조치' 로 실시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직후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따라서 세계에는 해악이 되겠지만 우리 서로를 위해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을 것임을 이 서한을 통해 알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당신은 당신의 핵 능력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의 것이 매우 엄청나고 막강하기 때문에 나는 그것들(우리의 핵 능력)이 절대 사용되지 않기를 신에게 기도를 드린다"고 경고성 발언을 했다.

이어 "나는 아주 멋진 대화가 당신과 나 사이에서 준비돼가고 있다고 느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오직 그 (비핵화에 대한) 대화"라며 "이 세계, 그리고 특히 북한은 영속적인 평화와 큰 번영, 부유함을 위한 위대한 기회를 잃었다. 이 '잃어버린 기회'는 진실로 역사상 슬픈 순간"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젠가는 당신을 만나기를 고대한다. 이 가장 중요한 회담과 관련해 마음을 바꾸게 된다면 주저 말고 내게 전화하거나 편지해달라"고 밝혔다.

이어 "억류됐던 인질들을 석방해 집으로 보내준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 그것은 아름다운 제스처였으며,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 공개 후 트위터에 "애석하게도 나는 김정은과의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취소해야만 했다"라는 글과 함께 서한을 첨부했다.

갑작스러운 무산 발표 배경에 대해 백악관 관계자는 "펜스 부통령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 '인내의 한계'였으며 정상회담을 취소하게끔 했다"고 최 부상의 담화를 지목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과의 평화에 대한 희망은 여전히 있지만, 그렇게 하려면 북한은 수사(말)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최 부상은 담화에서 펜스 부통령을 '정치적으로 아둔한 얼뜨기'라고 비난하고 북미정상회담 재검토를 거론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백악관이 북미회담 전격 취소 사실을 발표한 직후 열린 상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미국은 북미회담의 성공 가능성이 작다고 봤다"며 최근 며칠 간 싱가포르로의 수송 및 이동 계획 등을 논의하자는 미국 관리들의 거듭된 요청에 북한이 응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한반도 비핵화 시계의 중대 분수령으로 떠오른 북미정상회담이 전격 무산됨에 따라 이후 북한 측의 대응이 주목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태도를 돌변한 이후인 지난 17일 '선 비핵화-후 보상'의 리비아 모델과 선을 그으면서도 합의가 불발될 경우 "회담이 열리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회담이 무산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옵션을 포함한 대북 강경 노선으로 회귀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돼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6·12 북미정상회담 개최 여부와 관련, "우리가 원하는 특정한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으면 회담을 안 할 것이다. 회담이 안 열리면 아마도 회담은 다음에 열릴 것"이라며 연기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23일에는 기자들과 만나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열리느냐'는 질문에 "무슨 일이 생길지 두고 볼 것"이라며 "무엇이 되든, 싱가포르(회담)에 관해 다음 주에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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