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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연기 가능성” 언급 불구, 회담 성사 여부 다음 주 판가름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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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05월24일 11시30분
  • 최종수정 2018년05월24일 11시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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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kei “트럼프 불신은 북한의 뒤를 봐주고 있는 중국을 향한 것이라는 견해도” 

NYT “트럼프 ‘일괄 비핵화’ 요구에서 물러나, ‘일정을 정한 비핵화’ 문을 열어”

 

편집실

 

지난 달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순항하는 것으로 보이던 南 · 北, 美 · 北 대화 무드가 갑자기 혼미 상태로 빠져 드는 느낌이다. 북 핵   문제를 둘러싸고 북한, 한국, 미국은 물론이고,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이해 당사국들이 막후에서 벌이는 줄다리기가 본격화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美 CNN은 최근, 6월 12일 美 · 北 정상회담 성사 기대는 점차 ‘비관적으로 바뀌고 있다(turning to pessimism)’ 고 전하고 있다. CNN은 당초 트럼프가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지겠다고 즉석 결정을 할 때부터, 한편으로 전례가 없는 기회이기도 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엄청난 리스크를 안고 있었다고 보도하고 있다. 

 

英 Financial Times도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적인 美 · 北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한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다음 달 싱가포르에서 열기로 약속한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개최 전망을 더욱 회의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아래에 22일 열린 문재인 · 트럼프 회담을 계기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북 핵 관련 움직임을 전하는 해외 언론들의 보도 내용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 “트럼프 ‘정상회담 연기 언급’ 불구, 실현 기대감은 남아 있어” 

美, 英, 日 등 대부분의 해외 언론들은 美 트럼프 대통령이 22일, 한국 문재인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회담하는 자리에서 오는 6월 12일 열기로 예정되어 있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이 “6월 12일에 실현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고 표명했다고 전하고 있다. 북한과 ‘비핵화’를 둘러싸고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에는 회담을 연기할 가능성을 시사함으로써, 지난 주 “미국이 일방적인 핵 포기를 압박할 경우 회담을 그만둘지도 모른다” 고 위협하고 있는 북한을 견제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美 · 北 정상회담은 예정대로 개최될 것으로 확신한다” 고 언급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회담은 열려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美 · 北 정상회담이 열리기 위해서 우리가 요구하는 일정한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에는 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 이라고 지적하는 것이다. 그는 비핵화를 진행하는 방법과 관련해서는 “일괄해서 진행하는 것이 좋다. 아니면, 물리적인 이유로 지극히 짧은 기간에 진행하는 것이 될 수는 있다” 고 언급하여, 일단, 북한이 요구하는 “단계적 비핵화” 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시사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위대한 나라가 될 가능성이 있다. 그 기회를 잡아야 할 것” 이라고 언급하며, 비핵화에 대한 태도가 경직되고 있는 북한에 대해 완전한 비핵화에 응하도록 촉구했다. 그는 “그럴 경우에는, 김 위원장의 안전도 보증한다”, “북한은 풍요로워질 것이고, 북한은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 이라고 강조하면서 체제 보장 및 경제적 지원도 약속했다.

 

이에 대해 펜스(Mike Pence) 부통령은 Fox 뉴스에 출연하여 “미국은 계속해서 (정상회담) 준비를 하고 있고, 회담 성사에 대해 기대를 가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12일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기 위해 싱가포르로 갈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美 · 北 주말에 접촉 가능성, 회담 성사 여부 다음 주 알게 될 것” 

美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백악관에서, 어제 한국 문재인 대통령과 회담하기 전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美 · 北 정상회담 연기 가능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하여, “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우리가 가게 되면 북한에 대해서는 엄청난 일이 될 것이다” 고 언급, 정상회담 실현에 대해 전향적인 생각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열린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美 · 北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6월 12일에 열릴 것인지에 대해,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언급한 뒤에 “(회담이 예정대로 열릴 것인지) 다음 주에 알 수 있을 것” 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일단의 백악관 고위 관리들이 美 · 北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이번 주말에 싱가포르를 방문하게 되어 있어, 일부 미디어는 이들 고위 관리들이 북한 측과 상세한 회담 사항들(logistics)에 대해 협의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CNN은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리를 인용하며, 美 정부는 다음 달로 예정되어 있는 역사적인 美 · 北 정상회담을 진전시키기에 앞서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핵 개발을 포기하는 것에 대한 약속을 지킬 것이라는 ‘확신(assurances)’을 얻기 위해 북한 측과 추가적인 고위급 협의를 원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이 고위 관리는, 한미 합동 군사훈련이 끝나면, 정상회담에 앞서 폼페이오(Mike Pompeo) 국무장관 혹은 다른 고위 관리들과 북한 지도자들이 실질적 협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핵심 관건은 김정은이 비핵화 결정을 했느냐, 이고, 만일 그렇다면 그 다음 합의에 이르는 것은 어려울 것이 없다” 고 말했다. 

 

다른 美 정부 관리는 미국 측이 북한 측에 원하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전략적인 변화(strategic shift)’를 했느냐, 는 것이고,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월 남북 정상회담 뒤에 전하는 것처럼, CVID 방식의 핵 포기를 향한 진정한 행동을 취할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최근 북한에서 혼란스런 신호가 나오는 것은 북한 강경파들이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 Nikkei “북한의 뒤를 봐주는 중국을 겨냥한 불만 표시일 수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美 · 北 정상회담을 그만둘 가능성을 시사한 배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지난 5월 상순에 있었던 두 번째 中 · 北 정상회담 이후 변화가 생겼다고 분석하면서 “조금 실망하고 있다” 고 언급, 중국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최근, UN 제재 결의에 따라 제한되고 있는 中 · 北 국경에서의 무역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에도 언급하면서 “이런 것은 좋지 않은 것” 이라고 비판했다. 

 

한국 측의 설명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북한의 마음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 고 강조했다. 25일에 韓 · 美 공군 전투기 훈련인 “Max Thunder” 훈련이 종료되면, 우선, 중지되고 있는 남 · 북 장관급 회담을 위시해서 북한과의 대화가 진전될 것이라는 견해를 시사했다. 

 

지난 4월 말 열렸던 판문점 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30분 이상 단독 대화를 나눴던 문 대통령은 “북한의 불안은 체제 보장이다. 북한이 비핵화에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논의할 필요한 것이다” 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했다. 美 · 北 정상회담 이후에 현재 휴전 상태에 있는 ‘한국 전쟁’ 의 종전(終戰)을 南 · 北 · 美 3자가 선언하는 방안도 제시했던 것으로 얼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美 · 北 정상회담을 연기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일단, 비핵화에 대한 태도를 돌연 경화(硬化) 시킨 북한의 태도에 대한 불만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그와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불신의 표적은 중국 시진핑 주석에게도 향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최근 이어지는 무역 마찰 문제도 연계되어 미국과 중국이 북한을 사이에 두고 격렬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가진 회담 모두에 수 십분 간에 걸쳐 기자 회견을 갖고, 동 회견 도중에 지난 5월 초에 중국 다롄(大連)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중국 시진핑 주석 간에 정상회담이 열린 것에 대해 불만을 나타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보면, 그 시점까지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의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위한 조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보였을 것이다. 이것이 5월 초 두 번째 中 · 北 정상회담이 있은 뒤 상황이 돌변해 버렸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 NYT “트럼프 『일괄(一括) 비핵화』 요구에서 한 발 물러서는 모습” 

한편,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와 관련해서 미국이 북한에 어떤 쌍무적 양보를 하기 전에,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모든 핵 무기를 완전하게 포기할 것을 요구해 온 종래의 “일괄(一括) 진행 방식” 에서 한 발 물러서 ‘일정을 정해서 포기하는(phased dismantling)’ 단계적인 비핵화 방식의 문을 열었다고 보도하고 있다. 

 

북한은 기본적으로 비핵화를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그 조치를 취하는 만큼 경제 제재를 완화하는 등의 대가를 얻어 내려고 궁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수법을 과거의 정권들이 실패해 온 것이라고 비판해 온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받아들일 수가 없는 방식인 것이다. 문 대통령과의 22일 회담에서도 “All-In-One (일괄해서 진행하는) 방식이 좋다” 고 주장했다. 여기에 미묘한 변화가 엿보이는 것이다.  

 

한편, 펜스(Pence) 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를 가지고 놀겠다고 생각하면 커다란 과오가 될 것” 이라고 경고하면서, “미국은 양보하기 전에 북한 핵 포기가 되돌리지 못할 단계에 이르는 것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놓여 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리비아 방식의 종말을 맞을 뿐” 이라고 언급, 군사적 옵션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 “美 · 中 무역 문제도 걸린 줄다리기 거래 일환이라는 관측도” 

한편, 중국은 북한이 추구하는 비핵화 방식을 지지하고 있다. 중국으로서는 자신들을 건너뛰어 미국과 북한이 손을 잡도록 놔두는 것은, 한반도에서의 영향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일이다. UN 제재에 따라 감시가 엄격하게 이루어지던 中 · 北 국경의 무역 제한도 최근 들어 상당히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는 중국이 북한의 뒷방패로써 영향력을 급속하게 되찾고 있는 것에 대해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을 내비치는 것이다. 

 

지금, 미국과 중국 정상들 간에 벌어져 오고 있는 신경전은 무역 마찰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韓 · 美 정상회담 석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요구하는 중국 대형 통신기기 업체 ‘中興通訊(ZTE)’ 에 대한 제재 완화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 그는 “중국과의 무역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면 나는 북한과의 평화에 대해 중국이 무엇으로 도와줄 것인가를 감안하고 있다” 고 말했다. 

 

ZTE 문제에서 어떤 양보를 해 주는 대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협력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 북 핵 문제와 관련하여 美 · 中 양국이 이러한 구도의 양국 간 거래(deal)를 진행할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 트럼프가 “시 주석은 세계적인 포커 선수다” 고 평한 것은, 북한 문제와 통상 문제를 놓고 벌어지고 있는 줄다리기에서 시 주석에 대해서는 한 가지 술책만으로는 상대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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