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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 김정은 회담 성패는 시진핑 주석에 달렸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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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05월22일 15시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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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북한에 대해 ‘당근과 채찍’의 독특한 조합을 가지고 있는 나라” 블룸버그 

 

편집실

 

이제, 어쩌면 한반도의 운명을 가를지도 모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의 역사적인 『美 · 北 정상회담』 이 불과 몇 주일 앞으로 다가와 있다. ‘남 · 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순조로운 분위기를 맞는가 싶더니, 돌연 북한의 태도가 경색되고 있어 난기류에 휩싸이는 느낌도 들고, 혹시 회동 자체가 중대한 기로(岐路)에 서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일말의 불안한 예감도 스치는 것이 현상이다. 

 

성사가 된다면, 세계 역사 상 처음이 될 『美 · 北 정상회담』 에는, 두 정상의 개인적인 정치 리스크는 물론이고, 양국의 국가적 명운이 걸려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그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최근 급격히 움직이는 한반도 평화와 공동 번영 체제 구축 노력이 바로 이 정상회담의 결말에 달려 있는 점일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두 정상의 역사적 회동을 둘러싸고, 정상회담의 무대 전면에 드러나지 않고 있는 또 하나의 ‘주역’을 지목하는 관점이 이목을 끈다. 마침, 오늘 자, 블룸버그는 트럼프 · 김정은 정상회담이 성공을 거둘 것이냐, 아니면 실패로 끝날 것이냐, 는 바로 중국의 시진핑 주석에 달려있다는 분석 기사를 전하고 있다. 

 

바야흐로, 북한의 핵 위협을 머리에 이고 있는 한국은 물론이고,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자칭 “이해 당사국들”은 오는 6월 12일의 역사적인 『美 · 北 정상회담』 무대에 오르는 두 정상의 일거수일투족을 예의 주시하며 긴박한 각축(角逐)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아래에 블룸버그 보도 내용을 중심으로 관련 상황을 살펴본다. 

 

■ “중국의 UN 제재 이행이 김정은 위원장을 협상으로 끌어내” 

“Xi Can Make or Break Any Deal Between Trump and Kim. (시 주석은 트럼프 김정은 협상을 성사시킬 수도 있고, 깨트릴 수도 있다)”, “China possesses a unique combination of carrots and sticks. (중국은 고유한 당근과 채찍의 조합을 가지고 있다)” 오늘 블룸버그가 전하는 美 · 北 정상회담을 둘러싸고 국제 정치 무대 뒤에서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움직임을 전하는 기사의 제목들이다.  

 

아울러 동 블룸버그 통신은 과연 핵 전쟁을 회피하고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해, 인간의 사회적인 측면과 힘(power)을 추구하는 물리적 측면이 함께 작동하는 이번 협상이, 상당히 복잡한 구도를 가진 것이라는 시각을 전하는 생생한 음성을 들려주는 동영상도 함께 내보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다음 달 회담에서 어쩌면 핵 전쟁을 회피할 수도 있을 중대한 협상을 벌일 것이나, 이 협상에서 이룰수 있는 어떤 성공도 궁극적으로 이 두 정상이 아닌 제 3 자에 달려 있고, 그가 바로 시진핑 주석이다. 

 

북한의 최대 교역 상대국인 중국은, UN이 결의한 대북 제재를 이행함으로써 김정은 위원장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수가 있었고, 이와 동시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와 화염(fire and fury)” 경고로부터 김정은 정권을 방어할 수가 있었다. 

 

■ “中, 이익을 위해 지원할 수도, 이익에 반하면 무력화할 수도” 

최근 日 Nikkei는 시진핑 주석이 美 · 北 협상 과정에 끼어 들게 된 배후에는, 관례를 깨고 금년 초 현직에 복귀한 시 주석의 오른팔 왕치산(王岐山) 부주석이 있다는 관측을 보도한 적이 있다. 그는 지금 중국의 對美, 對北 외교 전략을 총괄하는 최고 조직인 ‘中央外事工作委員會’를 관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 Nikkei는 향후 美 · 中 관계에서는 중국 측은 시 주석 + 왕치산 부주석 vs 미국 측은 트럼프 + 브랜스태드(Terry Branstad) 주중 美 대사 채널을 주시할 것을 암시하기도 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가까운 측근인 브랜스태드(Branstad) 대사는 아이오와(Iowa)주 지사 시절부터 시진핑 주석과 오랜 친구 관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만큼 美 · 中 간의 연결 고리는 잘 마련되어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단,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회동을 하게 되었고, 시진핑 주석은 자국에 이익이 되는 협상은 지원할 수 있으나, 반면에, 중국의 이익에 反하는 협상은 이를 ‘무력화(undermine)’ 할 수 있는 입장에 서 있는 것이다. 

 

중국은 이미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통해서 이러한 지렛대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 주에 북한이 美 · 北 정상회담에서 여차하면 뛰쳐나갈 수도 있다는 식의 위협을 하는 등 강경한 태도로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그렇게 강경한 입장으로 돌변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을 수도 있다(could be influencing)’ 고 비난하는 언급을 한 것이다. 

 

중국과 미국은 지난 토요일 그간 양국이 벌여오던 무역 전쟁에 대해 일단 휴전을 선언했다. 중국은 대미 무역흑자를 대폭 줄이기로 하고, 미국은 보복 관세 부과를 유예하기로 잠정 합의한 것이다. 이로써, 두 나라는 북한 문제 해결에 더욱 몰두할 수 있게 되었다. 이와 관련, 트럼프는 트위터에서 “중국은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북한과의 국경에서 강력하고 엄격한 자세를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중국과 북한 국경에 구멍이 훨씬 많이 뚫려지고 있고, 더욱 많은 물자들이 양국 국경을 넘어 왕래하고 있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다, 나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기를 기대하고, 북한이 성공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이런 일들은 오직 협상이 타결되고 서명을 하고 난 다음에 일어나야 할 것이다!” 고 경고했다. 

 

■ “중국은 독특한 입장을 가진 『불가결한(indispensable) 존재』” 

중국은 아주 어려운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핵 전쟁을 회피하거나, 북한 정권의 붕괴를 막기 위해 미국과 북한이 대화할 것을 지속적으로 촉구해 왔다. 그런 노력은, 다름 아니라, 만일 그런 상황이 일어나면, 자국 경제는 파국을 맞을 것이고, 북한으로부터 엄청나게 유입될 난민 문제에 봉착할 것이고, 어쩌면 잠재적으로 미국과 국경에서 대치하게 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제 역사 상 유례가 없는 美 · 北 정상회담을 앞두고, 시진핑 주석은 스스로 이 대화의 중간에 자신을 끼워 넣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몇 달 동안 김정은 위원장은 중국을 두 번이나 방문하여 시 주석과 회담을 가졌다. 트럼프와는 전화 통화했다. 화요일에는 한국 문재인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한다. 

 

중국 베이징 소재 싱크탱크 Pangoal Institution 리 위에(Yue Li) 선임 연구원은 “미국과 한국은 일련의 협상 과정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최근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이 두 차례 만난 것은 중국의 지원이 불가결한 것이라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고 지적한다. 그는 “비록, 싱가포르 협상에 참여하지 않지만, 중국은 이 지역에서 ‘균형자(stabilizer)’ 역할을 하고 있다” 고 말한다. 

 

중국은 이 협상을 성공하도록 지원할 수도 있고, 회담이 파탄이 나게 할 수도 있는 당근과 채찍의 ‘독특한 조합(unique combination)’을 가지고 있다. 중국이 북한이 수입하는 $34.7억 달러(2015년 기준) 상당 물자의 절대적인 부분을 공급하고 있는 등, 북한에 대해 가지는 경제적 지렛대는 동 협상 과정에서 북한에 제시하게 될 어떠한 경제적 유인책에서도 결정적일 것이라는 점을 의미하는 것이다. 

 

■ “中, 북한에 ‘제재 완화’, 미국에 ‘합의 이행’ 보증인 역할 기대” 

중국은 이미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지금 에너지 수입 금지 및 수산물로부터 석탄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수출을 금지하고 있는 UN 결의에 따른 경제 제재 조치를 완화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김정은 위원장이, 그가 2011년 집권한 뒤 처음인 해외 방문국으로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에 시진핑 주석은, 중국은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를 가지겠다는 ‘전략적 선택(strategic choice)’을 했다고 표명했고, 이러한 결정은 어떠한 환경에서도 변함없이 유지될 것이라고 언급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 베이징 주재 캐나다 외교관이었고, International Crisis Group에서 일하는 코브릭(Michael Kovrig) 동북아 담당 고문은 “중국은, 만일, 미국과 관계가 악화되거나 협상에서 미국의 접근법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형식적으로는 UN 제재 결의를 위반하지 않으면서 조용히 제재를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 고 지적한다. 

 

한편, 국제적으로도 중국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구테레스(Antonio Guterres) UN 사무총장은 최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중국은 북한이 핵 능력을 포기하면 미국이 그들에게 해를 끼칠 의향이 없음을 보증해 줄 수 있을 것” 이고. 동시에 “미국에게도 일단 합의를 이루면 북한이 합의를 충실하게 이행할 것이라는 점을 보증해 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이, 아직은 북한 또는 미국과의 관계가 복잡한 까닭에, 중재자의 역할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비록, 중국이 오래 전에 한국 전쟁에서 북한을 지원했고, 상호조약도 있으나, 핵 전쟁이 벌어질 경우, 특히, 북한이 선제적으로 분쟁을 촉발할 경우, 중국이 어떻게 대응할 지는 불확실하다. 중국은 미국과 북한이 여차하면 회담장을 뛰쳐나가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미국과 북한의 자세는 물론, 트럼프와 김정은의 변덕스러운 독특한 성격에도 대비해야 한다. 

 

코브릭(Kovrig) 고문은 “어느 쪽도 확실한 합의 이행을 보장할 수 없다. 중국은 북한에 지렛대를 가지고 있다고는 하나, 궁극적으로 이행을 강제할 수는 없다. 미국의 정책 및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더욱 영향력이 떨어진다” 고 말한다. 

 

■ 美 · 北 협상 결과에서 중국의 ‘이익(interest)’은 무엇인가?  

중국은 美 · 北 정상회담 협상 과정이 잠재적으로 어떤 형태로 진행되도록 만들어 가느냐 에 따라 대체로 두 가지 방면의 아주 큰 이익을 가지고 있다. 우선, 국경 지역의 안보 측면에서 특히 한반도 주둔 미군 감축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편으로는, 현재 ‘중국의 러스트 벨트(Rust Belt)’ 라고도 불릴 정도로 쇠퇴되고 있는 북한 접경 동북 지방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북한과의 교역이 확대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북한과 접경 도시인 단둥 지역 주택 판매는 양국 간에 교역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를 공유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前 중국공산당 중앙당교 쟝량위(Zhang Liangui) 교수는, 중국은 미국이 북한 핵 무기 및 단거리 미사일을 지속적으로 억지하면서, 북한이 보유한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능력을 감축하는 협상 결과에 큰 곤경을 느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럴 경우, 미국 및 동맹국들은 핵 무기 공격에서 해방되는 동시에, 중국 등 북한을 둘러싼 나라들은 위협을 느끼게 될 것이므로, 협상 시나리오가 그런 방향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지만, 인식은 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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