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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돌연 『TPP 복귀 검토』 지시, 파문 확산 전망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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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04월14일 06시58분
  • 최종수정 2018년04월14일 06시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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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지금이 복귀에 좋은 시점’ 언급, ‘무역 분쟁’ 완화 의도라는 해석도” 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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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 中 간 무역 분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자신이 작년 1월 대통령에 취임하자 마자 첫 행정 명령으로 탈퇴를 선언했던 다국간 자유무역 협정인 TPP(Trans-Pacific Partnership; 環太平洋경제협력협정)에 복귀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미국 내외에 상당한 파문이 일고 있다.


트럼프는 TPP 탈퇴를 선언한 뒤, 금년 1월, 협정 내용을 변경한다는 전제 하에 협정에 복귀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친 적이 있다. 동 협정을 계속 추진한 일본 등 11개국은 미국을 제외한 “TPP 11”에 이미 서명했다. 따라서, 협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온 일본 정부는 이번의 돌발적 움직임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며, 다음 주 열릴 트럼프 · 아베 회동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의향을 밝히고 있다. (Nikkei)


한편, 트럼프가 수입 관세를 무기로 ‘중국 때리기’에 나서는 것에 맞서 중국 정부가 적극적인 반격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을 표명하면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무역 분쟁을 경제에 타격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해결하는 방향에 들어섰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에 트럼프가 불쑥 언급한 ‘TPP 복귀 의사’ 표명이 어떤 시그널을 줄 것인지,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 “트럼프, 돌연 ‘TPP 복귀 검토’ 발언으로 참모들도 당혹감”
美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 시간 목요일 오전, 농업 지역 출신 의원 및 주지사들이 백악관에 모인 자리에서, 미국은 다국간 자유무역협정인 ‘TPP(환태평양경제협력협정)’에 다시 참여할 것을 검토 중(‘looking into rejoining’)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 동석한 커들로(Larry Kudlow)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및 美무역대표부(USTR) 라이트하이저(Robert Lighthizer) 대표에게, 자신이 한 때 “미국을 겁탈하는” 것이라는 극언으로 비난했던 동 협정에 다시 참여할 것을 검토할 것을 지시하여 주위의 측근 참모들을 놀라움과 당혹감에 빠지게 했다고 전해진다.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농업 지역 주지사 및 공화당 의원들과 회동하는 자리에 참석한 쎄쓰(Ben Sasse)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몇 번이고 반복해서 미국이 TPP에 참가할 것을 협상하도록 지시했다” 며, 트럼프 대통령이 깊이 생각해서 말했다고 전하고 있다. 미국 공화당 내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의원들은, 아시아에서 중국에 대응한 포위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도 TPP에 복귀할 것을 촉구해 왔다.

 

■ “2016년 대선 공약을 정면으로 뒤집는 발언, 진실성은 아직 불투명”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TPP 복귀 가능성 검토 지시는 미국 입장에서 상당히 좋은 협정으로 재협상할 수 있을지에 대해 검토하라는 지시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대선 공약으로 내걸 만큼 부정적이었던 태도를 일변하여 복귀 협상 가능성을 검토하라고 지시하는 것이 얼마나 진실이 담긴 것인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이와 관련하여, 백악관 월터스(Lindsay Walters) 副대변인은 “보다 좋은 협정을 위한 협상이 가능한지 여부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고 확인하면서도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입장에서 상당히 좋은 협정이 된다면 전향적으로 고려한다’ 고 일관되게 말해 온 기본적인 자세를 표명한 것” 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뉴스가 전달되자 마자 반대파들의 저항을 불러오고 있다. AFL-CIO 트럼카(Richard Trumka) 의장은 “TPP는 미국 노동자들을 망쳤고, 이미 죽었다. 그런 협정은 죽은 채로 놔두어야 한다” 고 격렬히 비난했다. 그는 “전체 노동자들을 완전히 배반하지 않고는 TPP 협정을 되돌릴 수 없을 것” 이라고 천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고 경제 자문역인 국가경제위원회(NEC) 커들로(Kudlow)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TPP 복귀 재협상 가능성을 검토하라는 지시는 ‘뜻밖에 나온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최근, 무역 관련 사안들이 모두 불거져 나온 상황” 이라며 “시한을 못박은 것은 없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바로 몇 시간 전에 나온 것이므로 앞으로 팀을 구성하여 검토할 것” 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 “최근, 트럼프의 강경 보호주의 정책에 불만 고조, 정책 전환 조짐(?)”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TPP 및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은 미국 제조업 및 근로자들을 착취해 온 불공정 무역 관행이라고 주창해 온 그의 2016년 포퓰리즘 선거 캠페인 공약의 상징적인 정책 과제로 삼아 왔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각 부문에서 자신의 강경 일변도 무역 정책에 불만이 높아지자,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정책 전환을 시작한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이번에도, 농민, 농업 지역 출신 공화당 의원들, 관련 기업 등이 농산품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 상황을 호소하자, 이에 호응하는 취지에서 발언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백악관 회의에서 공화당 튠(John Thune)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TPP 복귀를 촉구하며 동 협정은 중국 진출에 대항하는 아주 좋은 압력이 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 의원의 발언을 듣고 커들로(Kudlow) NEC 위원장 및 라이트하이저(Lightheizer) USTR 대표에게 TPP 복귀 검토를 지시한 것이다.


만일, 미국이 TPP 협정에 복귀하면, TPP 협정으로 혜택을 볼 것으로 여겨졌던 많은 산업 분야 혹은 동 협정을 지지해 왔던 공화당 의원들이 이득을 향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많은 경제학자들도 중국의 부상(浮上)에 대해 압력을 가하는 최선의 방안은 TPP와 같은 다국간 협정을 통해 압력을 가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NYT “실제로 TPP에 복귀하는 작업은 대단히 복잡할 것”
그러나, TPP에 복귀하는 것은 대단히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등 국가들은 미국이 탈퇴한 동안에 금년 초 최종 타결될 때까지 몇 달 동안에 걸쳐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 다국간 협상을 마무리했던 것이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종전에 대단히 나쁜 조항이라고 비난해 왔던 부분에서 상당한 양보를 하지 않고는 복귀가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은 이미 그들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양보를 하면서 동 협정을 타결을 지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새로운 무역 협정 TPP에 복귀하게 되면, 미국 농민들은 새로운 시장, 특히, 일본 시장에 접근할 수 있게 되어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 들어, TPP 규정 하에서는 호주 목장 주인들은 일본 시장에 미국 목장 주인들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일본 시장에 수출할 수 있게 될 것이었다.


그러나, 트럼프가 지금 얼마나 진정성을 가지고 TPP 복귀를 숙고하고 있는 것인지도 관건이다. 트럼프는 과거에 이민 문제, 총기 규제 등과 관련하여 민주당 측과 협력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다 급격하게 포기한 적도 있다. Chicago Council on Global Affairs 레비(Phil Levy) 선임 연구원은 “그가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기 위해 한 말이 뒤에 반드시 정책으로 연결되지 않았던 적이 있다” 고 강조한다.

 

■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농민 유권자들에 대한 배려가 배경”
미국 내 농업이 왕성한 주(州)에서는 미국을 제외한 TPP가 발효되면 호주산 쇠고기 등과 수출 경쟁에서 미국 농산물이 불리하게 될 것을 우려해 왔다. 따라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TPP 복귀 검토를 언급한 것은, 최근 수입 관세 위협 등 무역 장벽으로 일부 공화당 의원, 농민들 및 관련 기업인들로부터 자신들이 입을 경제적 타격을 우려하여 강력한 저항을 불러오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실시될 중간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지지 기반인 지역에서 TPP 복귀를 요구하는 농민 단체들을 배려할 필요가 있다는 압박을 받아왔다. 이런 미국 내의 엄중한 상황에서,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항하는 제재(制裁) 관세에 맞서서 중국이 미국 농산품에 보복 관세를 공언하는 가운데, 트럼프는 이날 회의에서 “농업을 100%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 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에서 승리할 당시 TPP 탈퇴를 지지했던 노동자층의 이반(離反)으로 연결될 수 밖에 없는 (TPP 탈퇴) 공약을 돌연 ‘철회(撤回)’로 돌아서는 것도 어려운 상황임에 틀림없다. (Nikkei) 이런 분위기를 감안해서인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번 Davos 세계경제포럼(WEF)에서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TPP 참가국들과) 개별적 혹은 다국간 협상을 검토할 것” 이라고 표명한 적이 있으나, 이후로는 동 협정 복귀와 관련한 움직임이 표면화된 적은 없었다.

 

■ “중국에 대한 위협 수위는 낮춰, 국제 통상 구도에 새로운 변수”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1 주일 전에 추가로 1,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위협한 뒤에, 이번에는 ‘美 · 中 양국은 궁극적으로 아무런 관세를 부과하지 않은 채로 결말이 날 것’ 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현재 우리는 중국 측과 협상을 진행 중이며, 중국은 미국을 공정하게 대할 것으로 생각하고, 중국도 그렇게 원할 것으로 생각한다” 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의 ‘보아오(博鰲) 포럼’ 기조 연설 내용을 인용하면서 “시 주석은 많은 세금 및 관세를 철폐할 것이다” 고 해석하고, 향후, 중국은 미국 상품에 대해 시장을 더욱 개방할 의향을 내비친 것이라며 환영한다는 언급도 했다. 시 주석은 동 연설에서 트럼프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도 않고, 새로운 정책을 발표 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가 줄곧 불만을 표명해 온 바 대로, 수입을 증대하고, 제조업에 대한 외국 지분 제한을 완화하며, 지적재산에 보호를 강화할 것을 천명했다. 트럼프는 이를 타협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며, “훌륭한 연설” 이라며 환영했다. 한편, 트럼프는 트위터 글에서 “시 주석이 관세 및 자동차 수입 장벽을 언급한 것, 그리고, 지적재산 및 기술 이전에 대해 언급한 것에 대해 대단히 감사한다. 우리(미국과 중국)는 함께 위대한 진전을 만들어 나갈 것” 이라고 언급했다. (Bloomberg)


한편, 지금 시점에서 TPP 협정에 가장 큰 참가국인 일본 고노(河野太郞) 외무장관은 “미국이 TPP에 돌아온다면 대환영” 이라며 이번 트럼프 대통령 TPP 복귀 검토 지시에 환영을 표시하고 있다. 그러나, 동 고노(河野) 외무장관은 “이미 11개국이 서명을 마친 협정을 재협상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울 것” 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앞으로 미국이 실제로 TPP 복귀 협상을 진행할지, 한다면 어떤 결말을 볼 것인지, 격변하는 국제 통상 구도에 또 다른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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