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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 ‘북한의 『비핵화』 논의 의사'를 직접 확인”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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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04월10일 06시33분
  • 최종수정 2018년04월10일 08시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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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 北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 증가, 시기 · 장소는 아직 불명” WP, FT, NYT 등

 

편집실

 

美 Wall Street Journal 등 해외 주요 언론들은 지난 일요일, 트럼프 정부 고위 관리들을 인용하며, 그들이 북한 김정은이 미국과 ‘’비핵화(de-nuclearization)’를 논의할 의사가 있음을 ‘직접’ 확인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의 전례가 없는 정상회담이 개최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Washington Post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다음 달로 예정된 정상 회담을 앞두고 이미 직접 대화를 시작한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동 紙는 이날 북한 측이 미국 측에 비핵화를 논의할 용의가 있음을 확인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와 만날 것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확증해 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美 언론들은 그 동안 미국과 북한은 비밀 리에 접촉을 벌여 왔고, 이러한 물밑 대화를 통해 북한 측은 미국 측에 비핵화에 대한 논의에 임할 의사가 있음을 명확히 전달했다고 전하고 있다.

 

CNN은 북한은 『美 · 北 정상회담』 개최 장소로 ‘평양(平壤)’을 제안했으나, 몽골(Mongol) 수도 울란바토르(U-Lan Ba-Tor)도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회담 개최 시기는 5월 하순~6월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해외 언론들의 보도 내용을 요약한다.

 

■ “美, 한국 대표단 통한 ‘간접’ 메시지를 ‘직접’ 확인한 의미가 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초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한국 특사단이 곧바로 백악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구두(口頭)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기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전달받고 즉석에서 수락했다.


따라서, 이번에 미국 측이 북한 측과 직접 대화하는 과정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美 · 北 정상회담』 에서 ‘비핵화’에 대해 논의할 용의가 있음을 직접 듣고 확인한 것은 그 간 한국 대표단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해 들은 메시지를 확신할 수 없었던 미국 측으로서는 ‘비핵화 논의 의사’ 를 직접 확인했다는 데에 의미가 크다.


美 CIA와 북한 정보기관은 제 3 국에서 이미 수 차례 비밀 접촉을 가졌고, 국무성도 소위 ‘뉴욕 채널(New York Channel)’로 알려지고 있는 뉴욕 주재 북한 UN 대표부 루트를 통해서 북한 측과 접촉을 진행하고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美 CIA가 외교 채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美 · 北 간 조정 역할을 담당해 온 배경은, 차기 국무장관으로 지명된 폼페이오(Pompeo) 현 CIA 국장이 아직 의회의 인준 청문회를 마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감안된 것으로 추측된다.


日 Nikkei도 美 국무부는 종전의 “뉴욕 채널” 이라고 불리는 UN 북한 대표부를 통한 미국과 북한 간의 대화 루트를 통해 협상을 계속해 오고 있다고 전하면서, 동시에, 美 국무부는 『美 · 北 정상회담』 과 관련하여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과도 조정 역할을 수행해 오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 “美 정부 내 관련 각 부처들 총체적으로 정상회담 준비 시작”
美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한국 관리들로부터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논의를 위한 회담 제안을 전해 듣고 난 뒤, 흔쾌히 수락한다고 즉답을 했으나, 정작, 북한 측은 지금까지 이 정상회담에 대해서 침묵으로 일관해오고 있다.


지난 달 한국의 방북 특사였던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은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이전에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항구적인 비핵화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 밝힌 바 있다. 그 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돌파구 마련을 환영하면서도 대북 압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한편, 美 국가안보위원회(NSC) 대변인도 英 Financial Times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북한은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대화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북한은 ‘비핵화(de-nuclearization)’에 대해 논의할 의사가 있음을 확인했다” 고 말하고 있어, 미국은 북한이 막후 채널을 통해 의사소통을 해 온 것을 확인한 셈이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 관리들은 북한 관리들과 누가 접촉했는지, 외교 관계가 없는 북한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메시지를 전해 왔는지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미 정부 관리들은 “미국 정부는 『美 · 北 정상회담』 을 위한 기초 작업을 해 왔고, 트럼프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포괄적이고 범정부적인 노력(comprehensive, whole-of-government effort)’을 적극적으로 기울이고 있다” 고 밝히면서도 회담 개최 장소 등 핵심적인 사안들의 내용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고 있다.


사실, 지금 美 행정부 내에서 트럼프 · 김정은 회동을 주선하는 것은 엄청난 난제에 직면한 과제였다. 종전에 미국은 북한에 대해 ‘군사적 공격 위협’을 배경으로 삼아서 ‘경제 제재를 가중’해 나아가는 형식의 ‘최대한의 압박 전술(maximum pressure campaign)’을 구사하는 정책이 대북 정책의 기본 입장을 형성해 왔다.


따라서, 이번 사정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달 김정은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평화를 논의하기 위한 ‘美 · 北 정상회담’ 제안을 전격적으로 수락하기 전까지는 미국 정부는 북한과의 외교적 협상을 어떻게 전개해 나갈 것인가, 등에 대해 아무런 계획도 준비하지 않고 있었다는 것이다.

 

■ “협상 지위, 회담 의제, 비핵화 절차 등 불명확한 사안들이 많아”
Washington Post는 美 정부 관리들을 인용하면서, 북한이 미국 측에 ‘비핵화를 논의할 용의가 있음’을 직접 전달한 사실을 전하면서도, 미국 관리들은 북한 측이 아직 ‘협상에 임하는 지위(negotiating position)’ 등을 포함한 상세한 내용은 전달해 오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는 점을 중요하게 보도하고 있다.

 
백악관 관리들은 아직 ‘美 · 北 정상회담’ 의제(agenda)도 정해지지 않았고, 북한이 ‘비핵화’를 위해 어떤 단계를 거칠 것인지에 대해서도 밝혀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들 백악관 관리들은 변함없이 미국과 UN이 지난 몇 해 동안 협력해서 북한에 대해 가해온 엄중한 경제적 제재를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美 정부 관리들은 북한이 과거 미국의 여러 정권을 거치면서 경제 제재를 벗어나기 위해 핵 및 미사일 동결을 약속을 하고 나서는 핵 실험을 반복하는 등, 약속을 위반해 왔다고 지적한다. 최근에 부시(George W. Bush) 정권 때도 핵 무기 및 미사일 동결을 약속하고서 그 후에 약속을 위반했던 사실이 있다.


이전에 6자 회담 미국 대표를 역임했던 힐(Christopher R. Hill) 전 국무부 관리는, 북한은 세련된 협상가들이고, 그들은 미국이 원하는 바를 잘 알고 있다고 평가한다. 그는 “문제는 그들이 비핵화 대가(代價)로 언제, 무엇을, 어떻게 받아내려고 할 것인가” 라고 말한다. 그는 “북한이 그들을 위협하는 미군이 한반도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것을 원한다면 협상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지난 2005년 당시 생각했던 것처럼, 에너지 지원, 경제 원조, 상호 국가 인정, 평화 조약 등이라면 협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들의 속셈을 알 수가 없다” 고 경고한다.

 

■ “『비핵화(de-nuclearization)』의 개념 이해부터 큰 차이를 보여”
한편, WP는 외교 전문가들을 인용하며, 김정은 정권이 규정하는 ‘비핵화’ 개념과 미국이 추구하는 ‘비핵화’ 개념의 차이를 강조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이 핵 무기를 완전히 철폐할 것’을 주장하는 것에 비해, 북한은 ‘한반도에서 미군의 완전 철수 및 미국이 핵 무기를 이용해서 한국 및 일본을 방어한다는 동맹 관계를 철폐할 것’을 주장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은 이러한 북한의 제안을 거부해 왔다.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것은 회담을 준비하는 절차적 문제 뿐 만이 아니다. 이전에 CIA 지역 부국장으로 한국에 근무한 적이 있는 Heritage 재단의 클링너(Klingner)연구원은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김정은 위원장이 진정으로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핵 무기를 보유하는 것보다 더 확실한 체제 안전 보장 수단을 미국이, 말로 하던가, 아니면 서면으로 하던가, 어떻게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인가?” 하고 반문한다.


트럼프 보좌관들은 북한이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핵 탄두 및 미사일 완성이 임박했다는 점을 들어, 상황이 긴박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들은 지난 27년 동안에 하위 단계의 협상이 실패했던 사실을 예로 들면서, 지금은 어떤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많은 전문가들이 회의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다 극적인 결단(something more dramatic)’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 “전문가들 중에는 아직 근본적 ‘회의(懷疑)’가 많이 남아 있어”
NYT는 이번에 트럼프와 김정은 간 『美 · 北 정상회담』 이 성사되면, 이는, 서로 멀리 떨어져서 원격적으로 모욕과 위협을 주고 받아 온 ‘변덕스럽고 고집불통인(mercurial and headstrong)’ 두 지도자들인 현직 미국 대통령과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직접 만나게 되는 최초의 사례가 될 것이라고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렇게 美 · 北 정부 관리들이 다양한 채널을 통한 접촉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고, 이로 미루어 보아 ‘美 · 北 정상회담’ 준비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한편, 외교 전문가들 사이에는 이런 상황 진전에도 불구하고 ‘정상회담’ 성사 및 ‘회담의 성과’에 대해 아직 회의를 떨치지 못하는 시각이 많이 남아 있는 게 현실이다.


NYT도 예의 ‘美 · 北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이라는 가정 하에, 이번 비핵화 논의 의사 ‘직접’ 확인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아직은 이 회담이 실제로 개최될 것인지에 대한 보장이 없고, 특히, 북한 측이 자신들의 생존을 위한 핵심 수단이라고 믿어 온 핵 무기를 미국이 상상하는 것처럼 ‘완전한 포기’ 방식으로 비핵화를 논의할 용의가 있는지는 아직 확신하기 어렵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英 Financial Times는 리스크 컨설팅社 Eurasia Group 쿱첸(Cliff Kupchan) 회장이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논의할 의향을 표시한 것은 트럼프가 김정은을 만날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기는 하나, 긍정적 결과를 가져 올 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아니다” 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북한이 ‘비핵화’라는 용어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알 수가 없고, 그들은 과거에 약속했던 것을 어긴 적이 많아, 트럼프에게는 ‘예정된 정상회담’은 여전히 지뢰밭(minefield)이다” 고 경고하는 자세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것처럼 양 측이 ‘직접’ 대화를 시작했다는 것 만으로도 ‘협상의 씨앗을 심고 있다’ 는 신호로 볼 수 있어 상당히 고무적이다. 최소한의 대화도 없이 무한 대치를 계속하는 것보다는 희망적이라는 ‘신중한 기대’ 자세가 아직도 널리 살아 있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ifs POST>

 

# 美 · 北 정상회담 #비핵화 #트럼프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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