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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森友學園” 의혹 관련 서류 조작 탄로, 아베 총리 최대 위기에 직면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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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03월13일 17시17분
  • 최종수정 2018년03월13일 17시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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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 부인 아키에(昭惠)씨 관련 부분 수정 조작도 드러나, 내각 총사퇴 요구에 직면  

 

ifs POST 대기자 박 상 기 

 

최근, 일본에 ‘모리토모(森友) 학원’ (大阪市 소재)에 대한 특혜 의혹 사건을 둘러싸고, 일본 재무부가 관련 내부 결재 서류를 바꿔 써넣기 조작을 했다는 것이 재무부 자체 조사 결과 밝혀져 엄청난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사건은 아베 총리 부인인 아키에(昭惠)씨가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국유지 헐값 매각 의혹 사건이다. 

 

이번에 발표된 재무부 자체 조사 결과 보고에 따르면, 이 국유지 특혜 매각 의혹이 불거진 작년 초 이후, 이 學園에 국유지를 매각하기 위한 재무부의 ‘’대부(貸付)결의서’ 및 ‘매각(賣却)결의서’ 등 주요 결재 서류에서 아베 총리 부인인 아키에(昭惠)씨의 이름이 지워지고 관련 부분들이 수정 조작된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야당이 아소(麻生太郞) 부총리(겸 재무장관)의 사임을 요구하는 것은 물론, 여당 자민당 내부에서도 총리 관저에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등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그간 의회 논의 과정에서 첨예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도중에 해당 정부 부서인 재무부의 결재 서류 조작 사실이 드러난 이상, 향후 아베 내각의 전도에 미칠 충격과 영향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재무부 주도로 서류 조작, 담당 국세청장 사임, 담당 직원은 자살 

日 재무부가 발표한 학교법인 ‘모리토모(森友) 學園’에 대한 국유지 매각 관련 결재 문서에 대한 조사 결과, 2017년 2월 하순부터 4월에 걸쳐서 재무부 이재국(理財局)이 ‘대부(貸付)결의서’ 및 ‘매각(賣却)결의서’ 등 5 건의 관련 문서를 수정하여 바꾸어 넣는 등 조작한 사실을 인정했다. 또한, 이들 5 건의 서류들을 수정 조작하기 위해 9 건의 다른 문서들도 바꿔 써넣어 조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조사 결과 공표로, 재무부는 당시 이재국장(理財局長)이던 사가와(佐川宣壽) 전 국세청장(지난 주 사임)의 관여를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지금까지 문서 수정 조작 의혹과 관련해서는 긴기(近畿) 재무국 직원이 저지른 것인가, 아니면 재무부 본부의 지시가 있었던 것인가, 가 초점이 되어 왔다. 그러나, 이번에, 서류를 국회에 제출했을 당시 이재국장이던 사가와(佐川) 전 국세청장이 국회 답변과 정합 되도록 맞추기 위해 이미 결재된 서류를 수정 조작한 사실이 탄로난 것이다. 

 

日 재무부가 조작한 ‘매각결의서’에서는 “가격 등에 대해 협의한 결과, (森友)학원 측이 매수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되어 있어서 사전에 가격을 협상한 것을 시사하는 기술(記述)이 있었으나, 문서 조작 이후 이 부분이 삭제되었다. 당초에는 10년 간 정기 임대차(賃貸借)계약을 체결한 뒤에 매각(賣却)계약으로 바뀐 것과 관련하여 “특례적(特例的)인 내용이 되기 때문에, 이재국장의 승인을 얻어 처리한다” 는 기술도 있었으나, 이 부분도 고쳐 써서 조작 이후에는 삭제되어 있었다. 

 

재무부가 관여한 사실이 의문시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 결재 서류 내용을 삭제, 수정, 조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이미 당시 담당 이재국장이던 사가와(佐川)국세청장이 사임했고, 近畿 재무국 실무자가 자살한 바도 있다. 

 

■ 아베 총리 부인 아키에(昭惠)씨 관련 부분이 삭제된 것도 밝혀져  

가장 핵심적인 조작 내용으로, 수정 조작하기 이전 문서에 들어있던 아베 총리 아키에(昭惠) 부인의 이름이 삭제된 것으로 드러났다. 즉, 조작 전 문서에는 2014년 4월 모리토모(森友) 학원 측이 긴키(近畿) 재무국과 협의하는 기회에 아키에(昭惠)씨를 현지에 안내하고 “좋은 토지이니 (매각을) 진전시켜 달라는 말을 들었다” 는 언급이 있었으나, 문서 조작으로 아키에(昭惠) 부인에 관한 부분은 지워졌다. 

 

아사히(朝日) 신문에 따르면, 복수의 현 정권 간부들이 동 국유지 매각과 관련하여 재무부가 내부 결재 문서를 수정 조작하여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昭惠)씨의 이름이 삭제되었다고 확인했다. 한편, 동 학원 이사장 가고이케(籠池泰典) 이사장 측 설명 부분에서 아키에(昭惠)씨가 모리토모(森友) 학원에서 강연을 했다는 기술이 포함되어 있었으나, 문제가 불거진 뒤에 이 부분도 삭제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경위 보고서에는 “산케이(産經)신문 기사에 모리토모(森友) 학원이 초등학교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는 뜻의 기사를 게재했다” 고 지적했다. 그리고, “동 기사 중에, 총리 부인이 모리토모 학원을 방문했을 때 학원의 교육 방침에 감동했다는 뜻이 기재되었다” 는 언급도 있었다고 알려지고 있으나, 이 부분도 삭제되었다. 

 

■ 야당, 아소(麻生) 장관 사임 요구, 아베 내각 총사퇴 촉구할 기세 

일본 야당들은 재무부가 모리토모(森友) 학원 국유지 매각 관련 결재 서류 수정 조작 사실을 인정하자, 아소(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부장관의 사임을 요구할 방침이다. 아사히(朝日) 신문은 야당들은, 이번 재무성 결재 문서 수정 조작을 둘러싸고 아소(麻生) 재무장관의 정치적 책임을 엄중하게 추궁함과 아울러, 사가와(佐川) 전 이재국장의 증인 심문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입헌(立憲)민주당 후쿠야마(福山哲郞) 간사장은 “국회 심의에 대한 신뢰와 전제를 근본으로부터 뒤엎는 전대미문의 이상(異常) 사태다”, “정부 전체의 책임은 무겁다”고 지적하면서 아소(麻生) 장관의 사임을 촉구했다. 그는 이제 “누구 지시로, 언제, 무슨 목적으로 조작했는가를 명확히 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야당들은 재무부의 설명에 대해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향후 양 원 본회의에 출석하여 수정 조작 경위를 추궁할 태세다. 한 야당 의원은 “총리 관저는 꽁무니를 빼려고 하고 있으나, 사태를 질질 끌고 가면 지지율은 떨어질 것이다” 고 언급했다. 다른 야당 의원도 사가와(佐川)씨 및 아베 총리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를 국회로 소환 심문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이미 피해 갈 수 없을 것이다. (증인 심문에 응하는 것)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것” 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야당 측은 이번 재무부 측 설명이 충분치 않다고 보고 “재무부가 수정 조작을 인정한 이상, 국회 논의를 통해 내각의 총사퇴를 요구해 나아갈 방침” 도 내비치고 있다. 한편, 지난 해 총선 초기에 신당 돌풍의 주역이었던 고이케(小池百合子) 도쿄都 지사는 “잠깐이나마 정부의 공직에 종사했던 한 사람으로써, 이런 사건은 언어도단(言語道斷)이며 결코 허락될 수 없는 일” 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 여당 자민당 내에서도 아소(麻生) 장관 사임은 불가피하다는 견해  

한편, 여당인 자민당으로부터도 아소(麻生) 부총리 겸 재무장관의 사임은 피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자민당 중진 의원은 “재무부의 문서 수정 조작 사실은 엄중하므로, 통상의 경우라면 아소(麻生)씨는 그만두어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 소속 집권 자민당 다케시타(竹下 亘) 총무회장은 기자회견을 가지고 총리 관저를 향해 철저하게 규명할 것을 촉구할 의도를 명확히 했다. 

 

다케시타(竹下) 총무회장은 정말로 중대한 문제다. 철저히 규명하지 않으면 국회의 권위에 관련된 중대한 문제라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며 자민당 내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러한 의견들을 바탕으로 자민당은 총리 관저에 지극히 이례적으로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청할 것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아소(麻生) 재무장관은 야당 측의 거센 사임 요구에 대해 “지극히 유감스러운 사건이나, 진퇴 문제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사임을 부인했다. 그는 결재 서류 수정 조작 이유에 대해 “사가와(佐川)씨의 국회 답변과 저어(齟齬)가 있어 답변 내용에 맞추어서 수정 조작한 것이다” 고 밝혔다. 누가, 어떻게 수정 조작했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수사 당국이 수사 중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 “정부 최고 자부심 재무부의 위신과 긍지가 땅에 떨어져”  

이번에 모리토모 학원에 대한 국유지 매각에 관련된 결재 서류가 사후에 수정 조작된 사실이 밝혀지고 재무부 본부가 관련된 것이 밝혀지자 종전에 일본 정부 조직 내에서 조직의 통솔력이 강하기로 으뜸가는 것으로 알려져 ‘부처 중의 부처’로 불려오던 재무부에 불신이 확산되는 것을 피할 수가 없게 된 형국이다. 

 

재무부의 한 간부는 “이런 사건이 일어나서 정말로 충격이다” 고 한탄하고 있다. 당초에는 긴키(近畿) 재무국에 국한된 문제로 보였으나, 본청이 관여한 것이 밝혀져 심각도가 일거에 확대됐다. 경우에 따라서는 1990년대 “오오쿠라(大藏) 부정 사건”의 기억을 떠올리는 듯한 상황으로 전개될 것을 우려하기도 한다. 

 

“오오쿠라(大藏) 부정 사건”이란 1995년부터 98년에 걸쳐서 금융기관들로부터 과도한 접대 및 재무부 내에 현금 부정 문제가 연이어 터져 나왔던 사건으로, 이후 2001년에 ‘오오쿠라쇼(大藏省)’가 ‘재무부’로 개편된 계기가 되었던 일대 사건이다. “오오쿠라쇼(大藏省) 사건”은 그 후 버블 붕괴 및 디플레이션 돌입이라는 일본 경제 장기 침체의 입구가 되었던 것이다. 이번의 재무부의 결재 문서 대량 수정 조작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의 결말은 아직 시야에 보이지 않고 있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뒷북을 치고 있는 재무부의 대응 자세도 불신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당시 이재국장을 지낸 사가와(佐川宣壽) 전 국세청장은 국회에서 “협상 기록을 모두 폐기했다” 는 답변만을 반복해 왔다. 이달 들어 결재 서류의 수정 조작이 드러나기 시작한 당시에도 재무부는 이미 공개된 서류를 다시 제출하는 등, 국회의 비판을 사고 있었다. 재무부 조직 전체가 사건 축소에 급급해 있었다. 

 

■ 내각의 신뢰가 크게 흔들리는 위기 상황, 아베 3 연임도 불투명 

이번 재무부의 국유지 매각 관련 결재 서류 수정 조작 사건으로 아베 정권은 신뢰가 크게 흔들리게 되었다. 야당은 일단 아소 재무장관 사임을 요구하고 있으나, 아베 총리에 대한 책임 추궁도 강화해 나갈 방침으로 있다. 궁극적으로는 아베 내각의 총사퇴를 요구하는 상황으로 발전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아베 총리 관저는 사태가 진정(鎭靜)되는 방향으로 극력 노력하고 있으나, 앞으로 구심력이 약화되어 가는 모습이 선명해지면 오는 9월 치러질 예정인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아베 총리의 3선이 불투명해질 가능성도 있다. 지금 자민당 내 각 파벌은 이번 사태의 추이를 최대한의 긴장감을 가지고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한 평론가는 이번 재무부의 모리토모(森友) 학원에 대한 국유지 매각 관련 결재 서류 수정 조작 의혹을 처음 보도한 아사히 신문과 아베 총리는 어느 한 쪽이 죽지 않으면 끝날 수 없는 대결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사태 진전 여하에 따라서는 어느 한 쪽이 치명적 상처를 입을 가능성을 예견하고 있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일본 경제의 숙명적인 장기 침체를 ‘아베노믹스’라는 정책을 내걸고 열정적인 자세로 일관하여 돌파해 오면서 어렵사리 극복하고, 전후 최장의 경기회복 주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제 그는 정치 인생 최후의 목표인지도 모를 글로벌 강국을 겨냥한 헌법 개정이라는 야심 찬 장정(長征)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러한 중차대한 시점에 서있는 아베 총리의 3차 내각이 지금, ‘모리토모 학원 스캔들’이라는 단발 불상사에 발목이 잡혀 정치적 명운이 걸린 정권 발족 이후 최대의 위기에 봉착해 있다. 아베 총리가 이 절체절명의 정치적 난관을 어떻게 탈출하고 정권을 이어갈 수 있을지, 지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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