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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밸리는 잊어라, 일본은 아직 '혁신 중'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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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6년06월21일 16시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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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기술을 과장하고 옛 것의 가치를 과소평가한다 "​

 

ifs Post 대기자 박 상 기

 

라쿠텐(樂天)은 배달용 드론을 상용화하는 최초의 기업이 될 것이며, 이는 일본 기업들의 새로운 스타일의 모델이다.
실리콘 밸리 관점에서 보면 많은 일본 기업들은 낡은 것으로 보일 것이다. 한 때 힘을 떨치던 SONY, Canon, Panasonic 등 일본의 소비재 기업들은 지금은 한창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고생을 하고 있다.
서해안 지역의 한 벤처 캐피탈 업자는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선호하던 아주 대담한 단순화주의에 입각하여 일본 기업들은 엄청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한다. “묘지를 가로질러 걸어가는 것과 같다. 엄청난 인구 구조 변화, 혁신의 정체, 미국, 중국 및 한국 등에 둘러싸여 타격을 받는 곤경을 치르고 있다”. 


반면, 칠칠치 못한 샌프란시스코보다는 오랜 동안 훨씬 풍요로웠던 일본의 입장에서 보면, 훨씬 덜 황량한 것이다. 그리고, 아주 정교한 표현으로는, 일본식 모델의 승자들은 실리콘 밸리는 혁신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반격한다.
예를 들어, 기존 기술들을 똑똑하게 파괴해 버리는 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과, 의복에 혁명을 가져 올 인공 거미 섬유 중 어느 것이 더 혁신적으로 보일까?
실리콘 밸리의 관점이 옳다고 여겨지는 것은 일본 기업들이 그들이 한 때 압도했던 영역에서 경쟁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는 점일 것이다. Alibaba, Amazon, Facebook 및 Google 등, 지금 한참 떠오르고 있는 거대한 소비자 플랫폼 기업들은 이미 소비자 제품을 만드는 기업들보다 소비자들의 수요 및 욕구를 아주 깊숙하게 잘 이해하고 있고, 그러한 가치 사슬에 따라서 즐겁게 이윤을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소비자들이 무엇을 사고 싶어 하는지 그리고 언제 사고 싶어하는지 알고 있다. 다른 많은 소비자 제품 회사들과 마찬가지로 상대적으로 느리게 움직이는 일본의 제조업자들은 점점 B2C 혹은 B2B 모델로 옮겨가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일본 주식회사’가 번영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을 믿을 수 있게 하는 적어도 두 가지의 이유가 있다. 하나는, 많은 관점에서, 일본 경제는 고도로 혁신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확실히 지적 자본(intellectual capital)에 부족함이 없다. 1949년 이후로, 일본은 23개의 노벨상을 획득했고 그 중 대부분이 자연과학 부문인 것이다. WIPO(World Intellectual Property Organization)의 발표에 따르면, 일본 기업들은 지난 10년 동안 특허를 보유한 톱 10 중 7개를 차지하고 있다.


라쿠텐의 EVP인 하쿠노 겐타로 씨는 이전에 도요타에서 일한 적이 있다. 그는 일본의 약점은 그러한 똑똑한 아이디어들을 상품화하는 데에 있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가 확신하는 것은 그러한 상황은 기존의 기업들이 기업 활동을 개방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고, 이에 따라 새로운 세대의 창업가들(start-ups)이 지적 자본을 보다 상상력이 풍부하게 활용하게 되면서 재빠르게 바뀌고 있다.
“우리는 악마를 상자 속으로부터 나오게 하는 데에 문제를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상자가 언제나 닫혀 있기 때문이다” 고 말한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기로는 그러한 환경이 바뀌고 있다. 이렇게 가두어 두었던 혁신은 개방되기 시작하고 있다. 일본에는 거대한 잠재성이 있다” 고 말한다. 


배달용 드론을 최초로 상업화에 성공한 온라인 소매업체인 라쿠텐은 그 자체가 일본 기업들의 새로운 스타일의 모델이 되고 있다. 이 회사는 빠르게 움직이고, 전향적이며, 영어로 말하며, 거의 모든 직원들을 해외에서 채용하는 기업이다.
둘째로, 기술 역사학자인 David Edgerton 씨는 그의 직관에 반하는 저서 “옛 것의 충격(The Shock of The Old)” 에서 종종 “기술 국가주의(techno-nationalism)”에 사로 잡혀 오도되고 있다고 쓰고 있다. 가장 혁신적이라고 해서 가장 성공적인 것은 아니다. 그는 역사적으로 보아 “많은 혁신을 하는 나라들이 많이 성장하는 것은 아니었다” 고 역설한다.
우리들은 너무 자주 옛 것의 가치를 이해하기 전에 새로운 기술의 중요성을 과장한다. 많은 기업들이 단순하게 종전의 기술들을 개발도상국들로 이전함으로써 번영을 이루기도 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1965년에 세계는 자동차와 자전거를 거의 같은 대수 --- 연간 약 2천만대 --- 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누가 보아도 현대적인 기술이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2003년에 자전거 생산 대수는 1억대로 증가하여 자동차 생산 대수 4,200만대를 훨씬 능가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자, 일본 기업들은 고급 자전거 부품의 제조에서 아직도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더욱이, 혁신은 기업들이 제조 판매하는 제품에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에도 적용될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값이 싸고 품질이 우수한 목재 가구를 제조하여 판매하는 우수한 효율적 시스템을 개발한 것으로 유명한 Ikea는 좋은 사례이다.  


당연하게, 실리콘 밸리는 최첨단의 기술을 만들어 내는 데에 사로잡혀 있다. 그러나, 지구 상에 살고 있는 70억 인구 가운데 지극히 적은 사람들 만이 그곳에 살고 있다. 과학 픽션 작가인 William Gibson에 따르면 “미래는 이미 와 있으나, 단지 그것이 곳곳에 골고루 퍼져 있지 않을 뿐이다” 고 말한다.
지구 상의 많은 인구들에게는 아직도 주름 잡힌 철판, 콘돔, 신축성 있는 플라스터, 그리고 에어컨 시스템 등이 가장 가치가 있는 발명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리고, 인간들이 일상 생활에서 의존하고 있는 제품들의 생산에는 아직도 일본이 상(賞)을 받을 만 한 위치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Financial Times, June 2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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