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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트럼프 돌연 『TPP 복귀』 발언, 양자 협상 실적 부진에 초조감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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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01월26일 13시57분
  • 최종수정 2018년01월26일 13시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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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취임 당시 ‘영구 탈퇴’ 선언, 이번 돌변성 발언으로 통상 정책 노선 전환 여부에 촉각” Nikkei, FT

 

ifs POST 대기자 박 상 기 

 

작년 1월 대통령 취임 직후, 대통령 행정 명령으로 태평양 연안 12개국이 합의한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Trans-Pacific Partnership)’을 영구히 탈퇴한다고 선언했던 美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동 협정에 복귀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위스에서 개막된 WEF (세계경제포럼; ‘다보스 회의’) 연차 총회에서 26일 강연을 앞두고, 美 CNBC TV와 가진 회견에서 갑자기 TPP 복귀 용의가 있다고 선언한 것이다. 인터뷰 진행자가 놀라 재차 “정말로 TPP에 문을 여는가?” 하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보다 좋은 조건이라면 TPP 문호는 열려 있다” 고 대답했다.

 

트럼프이 이렇게 통상 협상 노선에 대한 스탠스를 급격히 전환(?)한 배경에는 이미 취임 1년이 지나고 있으나, 통상 측면에서 눈에 띄는 성과가 거의 나오지 않고 있고, 국내 산업계로부터 협정 복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은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Financial Times에 따르면, WEF 다보스 회의에 참석한 일본 및 캐나다 대표들은 미국을 제외한 11개국 TPP 협정을 오는 3월 8일 예정대로 서명할 것을 확인하고 있어, 트럼프의 복귀 의향 표명에도 불구하고 일단 현 체제대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통상정책 향방을 주시하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큰 시사점을 주는 것이 틀림없다. 아래에 Nikkei 보도를 중심으로 관련 동향을 요약한다. 

 

■ 트럼프 통상 정책 急전환 가능성 시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 세계경제포럼(WEF) 연차 총회(‘Davos 회의’)에서 강연을 앞두고 갑자기 TPP 협정에 복귀할 것을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선거 운동 기간 내내, 그리고 취임 이후로도 무역 적자 삭감을 기치로 내걸고 통상 정책에 임해 오고 있다. 그러나, 정권 성립 이후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정권 2년째가 되는 지금, 통상 정책의 수정 혹은 전환을 도모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게다가, 국내 산업계를 중심으로 동 TPP 협정에 복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여, 비록 ‘조건을 좋은 방향으로 협상하여 개선한다면’ 이라는 조건부로 밝히기는 했으나, 당초 스스로 강경한 자세로 탈퇴를 선언했던 TPP 협정에 복귀 가능성을 선언한 것은 이례적인 상황 전환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1월 대통령 취임 직후, 다자간 협상인 “TPP로부터 영구히 탈퇴한다”는 대통령 명령에 서명했다. 이로써, TPP 협상은 오랜 동안에 걸친 표류 끝에 가까스로 타결 발효될 문턱에서 혼미한 상황에 빠졌다. 그 후 일본 등이 주도하여 나머지 11개국이 당초 협정 초안을 미세하게 조정하면서 오는 3월에 합의문에 서명하고 2019년부터 발효하자는 데에 어렵사리 합의를 이룬 바 있다. 

 

■ 트럼프 정권 양자(兩者) 협상 실적이 거의 없어, 초조감이 쌓여 

TPP 협상이 이렇게 미국을 뺀 나머지 11개 국가들 간에 예기치 않게 조기에 합의를 이루게 되자, 미국 산업계에서는 자유무역 체제로부터 뒤쳐지게 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게 되었다. 특히, 공화당의 표밭인 식육(食肉)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 로비를 통해 TPP 복귀를 요구하기에 이른 것이다. 

 

미국과 일본 간의 무역 만을 보자면 미국산 쇠고기에는 38.5%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으나, ‘TPP 11(미국을 제외한 11개국만 참여하는 TPP)’가 발효되는 경우에는 동 협정 참가국들 사이에는 냉동(冷凍) 식육의 경우에는 관세가 최대 9%까지 내려가게 되어 있다. 따라서, 호주를 최대의 경쟁국으로 삼고 있는 미국 식육업계로서는 대 아시아 수출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을 우려가 커져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TPP 탈퇴를 선언한 이후, TPP 참가국들과 개별적으로 양자(兩者) 간 협상 노선으로 전환하여 무역 협정을 체결하려고 노력해 오고 있다. 그러나, 각국은 초(超) 강경론자로 알려진 美 통상대표부(USTR) 라트하이저(Robert E. Lighthizer) 대표로 대표되는 트럼프 정권의 강경 자세를 불안하게 여겨 동맹국인 일본과의 협상을 포함하여 양국 간 협상이 진전된 사례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통상 정책이 뒤쳐지게 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측근인 로스(Wilber Ross) 상무장관을 힐책했다고 알려지는 등, 정권 내에는 초조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럼에도, 최근까지 트럼프 정권이 TPP 복귀를 면밀히 검토한다는 징후는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에 앞서 다보스에 온 로스(Wilber Ross) 상무장관은 11개국 TPP 합의에 대해 냉랭한 입장을 보이면서 관세 인상 등으로 각국과 통상 마찰도 불사할 각오를 내비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TPP 합의 내용에 대해 “가혹하다”는 평(評)을 했으나, 구체적으로 개선을 희망하는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 트럼프 정권의 ‘미국 우선주의’ 고수로 재협상 과정은 난항 예상

TPP가 재협상에 들어가게 되면 트럼프 정권 주도로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캐나다, 멕시코와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재협상으로 끌고 들어가 있으나, 역내 자동차 생산에 미국산 부품 사용을 확대할 것을 요구하는 등, “미국 우선주의“를 전면에 내걸고 각국과의 마찰을 강화하고 있다. TPP 참가국들에게는 미국이 협상에 복귀하면 오히려 경계감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  

 

한편, TPP는 독자적 경제권 확장을 노리고 있는 중국에 대한 한 가지 대항책으로도 위치가 정립되어 있었다. 따라서, 미국이 TPP 협상에 복귀하게 되면 트럼프 정권에 있어서 아시아 정책의 전환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26일로 예정된 ‘다보스 회의’ 연설에서도 TPP 복귀에 대해 언급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다보스 회의’ 연설에서 상호 호혜(互惠)적인 무역관계를 요구할 방침으로 있어, 각 무역 상대국들에 미국이 안고 있는 거액의 무역 적자를 해소할 것도 주장할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TPP 복귀의 조건으로 협정이 ‘충분히 좋은 조건으로 개선되면’ 이라고 강조하고 있어, 일본 등 11개국은 강경한 미국 트럼프 정권과의 재협상을 강요 당하게 될 처지가 되는 셈이다. 

 

일본은 미국으로부터 쇠고기 및 미국산 자동차 수입을 확대할 것을 요구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아베 정권이 미국과의 TPP 재협상에 들어갈 것을 결단하게 되면 일본 산업계와 입장 조정이 불가피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미국이 무역 적자 상대국의 통화 약세 유도를 방지할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동 협정에 ‘환율 조항’을 집어 넣도록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협상의 달인”을 자처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은 향배를 점치기가 어려워 미국의 TPP 복귀에 즈음하여 참가국들의 공동 보조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게다가, 이미 지구 온난화에 대처하는 국제적 공동 대책인 “파리 협정” 탈퇴 등도 표명하고 있는 트럼프 정권으로서는 만일 TPP 협상에 복귀하게 되면 국제 협력의 구도 형성에 다시금 관여하게 되는 첫 걸음이 되는 셈이다. 

 

■ 트럼프 ‘본심이 실린 발언’으로 해석, 강(强) 달러 선호 발언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TPP 복귀 가능성 시사 발언은 CNBC TV와의 인터뷰 중 가장 화제가 될 만한 두 가지 중 하나로 발취되어 공표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누군가 질문을 해서 대답하는 것이지만, 이것은 ‘빅 뉴스’가 될 것이다. 나는 TPP에 참가할 것이다(‘I will do TPP’). 단, 현재로는 너무 ‘가혹한’ 것이지만 훨씬 좋은 것이 되면 재검토할 것이다” 고 유보적인 복귀 의향을 밝힌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건이 충족되면 재검토 할 수 있다는 발언은 3 차례나 반복했던 것으로, 그냥 말을 하다가 불쑥 나온 발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즉, 트럼프 대통령의 본심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한편, 므뉘신(Mnuchin) 재무장관의 ‘약(弱) 달러’ 선호 발언으로 요동치고 있는 국제 금융시장을 향한 메시지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므뉘신 장관의 발언에 대한 질문에 “그것은 원래 의도에서 벗어나 보도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 사안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고, 누구도 말하기 싫은 것이지만, 중요한 사안이니까 내가 말을 하자면, 달러화 가치는 미국의 경제력에 따르는 것이다. 그러한 미국 경제는 지금 대단히 양호한 것이다. 절호(絶好)의 상황이다. 때문에 달러화는 점차 강하게 될 것이다. 최종적으로 나는 ‘강(强) 달러’를 선호한다” 고 답변했다. 

 

이와 관련하여 전문가들 사이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본심은 일단 달러화 약세로 미국의 제조업 부문 고용을 늘리고, 결과적으로 수출이 늘려서 달러화가 강해지면 중간 선거 대책으로도 소망스러운 전개(展開)가 될 것이라는 소망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렇게 간단히 진행될 지는 알 수 없는 것이 ‘시장(market)’이다. 따라서, “정권의 향방이 불안해지면 불투명감 확산으로 달러화 변동성이 고조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도시마(豊島逸夫); 국제금융 전문가, Nikkei).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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