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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조건 없는 대화’ 제안에, 北 ‘조건 되면 가능’ 화답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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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7년12월13일 15시02분
  • 최종수정 2017년12월13일 16시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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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틸러슨 국무장관 ‘언제라도 가능’, 주 UN 북한 대사 ‘조건 되면 대화 용의’

 

ifs POST 대기자 박 상 기 

 

최근, 북한이 핵 실험 및 미사일 발사 등 ‘도발’ 위협을 상당 기간 멈추고 있는 가운데, 미국 틸러슨(Rex Tillerson) 국무장관이 ‘비핵화 조건 없이도 대화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 는 유화적(?) 발언을 하고, 이어서 북한의 주 UN 대사가 ‘조건이 갖춰지면 대화에 응할 수 있다’ 는 의향을 내비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美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사이에 ‘말 폭탄’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양 측에서 거의 동시에 ‘대화 및 협상’을 언급하는 상황으로 돌변하고 있어 대단한 흥미를 유발하고 있는 것이다. 아래에 북 핵 · 미사일 위협을 둘러싼 미국 및 북한 간의 급박한 정세 변화를 전하는 해외 언론들의 보도 내용을 요약한다. 

 

■ 美 국무장관 “비핵화(非核化) 의사 없어도 북한과 대화 가능”

블룸버그 통신이 최근 보도한 바에 따르면 美 틸러슨(Tillerson) 국무장관은 ‘미국은 북한과 ‘사전 조건없이(without preconditions)’ 협상할 준비가 되어 있다. 처음 대화는 조건 없이 시작하는 것이다’ 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는 ‘트럼프 정권은 김정은 정권과 대화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우선 핵 · 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고 ‘정숙한 기간(quiet period)’을 보여줄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의 이번 발언은 그가 지난 8월에 북한과의 대화 조건에 대해 “대화의 가장 좋은 시그널은 미사일 발사를 정지하는 것이다” 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한 발언으로 보인다. 따라서, 동 장관이 이번에 다시 대화 가능성을 강조한 일련의 발언들은 북한과의 대화에 새로운 의욕을 보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틸러슨 장관은 지난 화요일 워싱턴에서 열린 ‘Atlantic Council’ 회의에서 연설하는 가운데, “그냥 한 번 만나자. 그래서, 북한이 원하다면 그냥 날씨 예기라도 하면 된다” 고 말했다. 그는 ‘북한 측이 그렇게 열광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사각 테이블이건, 원탁 테이블이건 그런 것들에 대해서 얘기할 수 있다’ 고 말했다.

 

한편, 틸러슨 美 국무장관의 ‘대화 가능’ 발언과 관련하여, 북한의 자성남(慈成男) UN 주재 대사는 지난 12일, 중국 베이징 공항에서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에 대해 “조건이 갖춰지면 가능할 수도 있을 것” 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구체적인 대화 조건에 대해서는 명확한 언급을 회피했다. (日 讀賣) 

 

지금까지 美 · 北 양 측이 해 온 관련 발언들을 살펴보면, 북한은 “우리의 핵 보유국 지위는 되돌릴 수 없는 것이다. 미국은 현실을 직시해야 할 것” 등을 요구해 오고 있어, 이번 자성남(慈成男) 북한 대사의 발언은 미국이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이 전제 조건이 된다는 인식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 틸러슨, ‘핵 포기 없으면 대화 없다’는 전략은 ‘비현실적’ 

틸러슨(Tillerson) 장관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용의가 없으면 미국은 대화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에 대해 “이는 현실적인 것이 못된다. 그들은 이미 많은 투자를 해서 개발에 비용을 들이고 있다” 고 지적하면서, “그런 점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도 대단히 현실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북한 핵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중국 및 러시아를 예로 들면서 “국제 사회의 폭 넒은 관여” 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한반도의 유사 시에 대비하여 “중요한 것은 북한이 이미 개발을 완료해 놓고 있는 핵 무기를 안전하게 장악하는 것이다” 라는 인식을 시사했다. 

 

동 장관은 최초 대화와 관련하여 “금후 로드맵을 그려볼 수도 있다” 고 언급, 공식 협상이 진행될 형식을 의논하는 ‘사전 협의’로 위치를 정립하는 견해를 시사하고 있다. 한편, 미국과 중국은 유사 시에 대비하여 북한으로부터 중국으로 대량의 난민이 유입될 가능성도 포함하여 논의하고 있다는 점도 분명히 밝혔다. 

 

■ “북한의 『세계 최강 핵(核) 강국』 강조는 對美 협상 전략” 

한편, 북한 중앙통신은 13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12일, 평양에서 폐막된 ‘군수(軍需)공업대회’에서 “국방력이 비상한 속도로 강화되고 있어, 우리나라는 세계 최강의 핵 강국, 군사 대국으로 전진, 비약할 것이다” 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북한의) 전략적 지위가 새로이 높게 올라갔다” 고 주장했다고도 전했다. 

 

김정은은 지난 11월 29일 ICBM ‘화성 15’ 발사를 거론하며 “국가 핵 전력 완성의 대업을 성취한 것은 위대한 역사적 승리다” 고 강조했다. 그는 “국방 과학자들과 군수 노동자들이 핵 무기의 질(質), 양(量)을 강화하는 사명과 임무를 완수하고 있다” 고 강조하면서, 핵 미사일 개발을 계속해 나갈 자세임을 시사했다. 

 

동 대회에서 북한의 태종수(太宗秀) 부위원장은 “계속해서 국가 핵 전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고 강조하며, 핵 미사일 개발을 계속할 방침을 시사했다. 그는 “수소 폭탄과 ICBM을 보유하는 세계적 군사 대국으로 변화시킨 김정은 업적은 조국의 역사에 영원히 빛날 것” 이라고 보고했다. 아울러 “당의 장비 현대화 방침에 따라 위력이 있는 무기를 보다 많이 개발, 생산해야 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김정은이 지난 11월 29일, 북한이 신형 ICBM ‘화성 15’ 발사 실험을 성공한 것을 계기로 “국가 핵 전력 완성”을 선언한 바 있고, 이에 이어서 태종수 부위원장의 이번 발언을 통해, 북한이 핵 무기 개발을 포기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것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Nikkei) 

 

다른 한편으로는, 김정은의 “국가 핵 전력의 완성“ 및 ”전략적 지위의 상승“ 선언 등, 북한 지도자들의 일련의 발언들은 핵 보유국으로써 군축(軍縮) 협상에 응하도록 미국에 압력을 가하려는 노림 수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日 朝日)

 

■ ‘트럼프 정권의 일치된 견해라면 대북 정책의 일대 전환을 의미’

틸러슨(Tillerson) 장관은 자신은 지금까지 중국이 더욱 많은 협조를 보여주고 있는 UN 제재 결의에 따라 북한에 대해 압력이 더욱 강하게 가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피력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페루, 멕시코를 포함하는 22개국 이상의 나라들이 북한의 외교관들을 북한으로 되돌려 보냈다고 밝히면서, 새로운 국제적 제재 대오를 ‘극한적(extreme)’이라고 표현했다. 

 

틸러슨 장관은 일관되게 고립된 국가 북한의 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강조해 왔으나, 백악관은 정책 변화 가능성을 낮게 표명해 오고 있다. 사라 샌더스(Sara Sanders) 대변인은 ‘트럼프의 견해는 바뀌지 않았다’ 고 언급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외교 최고 책임자 간에 간극이 존재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동 대변인은 “북한은 일본, 중국, 한국 등은 물론이고 전 세계에 대해 안전하지 않은 방법으로 나오고 있는 것이다. 지금 북한이 취하고 있는 행동은 누구에게도 좋지 않고, 확실히 북한 자신들에게도 좋지 않은 것이다” 고 말했다. 

 

트럼프 정권은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핵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강구할 것을 전제 조건으로 해오고 있어, 틸러슨 국무장관의 북한과의 대화를 우선하고 있는 전향적인 자세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틸러슨 장관의 이번 발언이 트럼프 정권의 조율된 견해라면, 종전에 최대한의 압력을 가해서 핵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게 한다는 노선을 가장 중시해 온 트럼프 정권의 대 북한 정책에 일대 전환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를 둘러싸고는 대 북한 대화를 우선시 하는 틸러슨 장관에 대해서 경질론도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라 향후 어떻게 진전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은 한국 연합통신을 인용하면서 ‘익명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의 대 북한 정책 담당 특별대표 죠셉 윤(Joseph Yoon)이 오는 목요일에 태국 치앙마이에서 북한 외교부 관리들을 만날 예정’ 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 ‘북한과 실제 대화 여부는 아직 ‘미지수(unknown quantity)’ 

틸러슨 장관은 “지금 중요한 것은 대화 절차를 어떻게 시작하느냐, 하는 것에 관한 문제이다. 왜냐하면, 아직 어느 누구도 상대해 본 적이 없는 북한의 새로운 지도자와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시작하느냐, 에 관련하여 내가 기대하는 것은 우선 내 상대역이 누가 될 것인가부터 확인하는 것이다” 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자신이 북한 외교 관리들과 만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과는 별도로, 미국은 결과적으로 북한이 핵 무기를 보유하게 만드는 결과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는 “북한은 대화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핵 · 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하여 ‘다른 대안’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의 이러한 발언들은 협상 옹호론자들에게 고무적이긴 하나, 한편으로 대화는 북한이 핵 · 미사일 실험을 중단하지 않고는 불가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는 “우리는 ‘정숙한 기간(quiet period)’이 필요하고, 그들이 대화를 원한다고 말을 하면 대화의 문은 열려 있고, 자신들이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하면 우리는 대화에 응할 것이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지적해 오고 있다. 

 

틸러슨 장관의 언급에 대해 브랜스테드(Terry Brandstad) 중국 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 주 북한은 대화 테이블에 앉기 위해서는 더 이상 핵 및 미사일 실험을 중단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며 응원했다. 그는 김정은이 핵 개발을 추진하는 것은 “바로 지금 모든 인류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 고 언급했다. 

 

그리고, 틸러슨 장관의 이번 발언은 UN 펠트만(Jeffery Feltman) 사무차장이 북한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며칠 뒤인 묘한 시점에 나온 것이다. 펠트만 사무차장은 UN 안보리에 자신의 북한 방문과 관련하여 브리핑할 예정으로 있다. 

 

어쩐지, 지금의 북 핵 위협을 둘러싼 美 · 北 간 대결 구도가, 혹시, 대화 모드로 전환이냐, 아니면 강경 대치의 연속이냐, 여부를 판가름할 분기점이 될 수 있는 시기가 점차 다가오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느낌이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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