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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大 Rogoff 교수가 점치는 『가상 화폐』의 운명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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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7년10월19일 02시58분
  • 최종수정 2017년10월19일 03시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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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으로, 관련 기술은 번성할 것이나, ‘비트코인’ 가격은 붕괴할 것” PS

 

ifs POST 대기자 박 상 기 

 

최근, 중국 정부(중국인민은행)는 가상 화폐 표시 ICO를 통한 자금 조달 거래를 ‘경제 질서와 금융 시스템을 저해하는 불법 행위’로 규정하면서 자국 내에서 가상화폐 거래를 전면 금지할 방침을 밝히자, ‘비트코인(Bitcoin)’, “이더리움(Ethereum)’ 등 주요 가상 화폐 시장이 사상 유례없이 큰 폭으로 요동친 적이 있다. 

 

그러나,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시장은 다시 상승 궤도로 돌아서고 이전과 전혀 달라지지 않은 모습으로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 화폐 시장에서 거래 가격은 하루가 다르게 하늘로 치솟는 무서운 기세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향후 몇 년 내에 비트코인 1 단위 당 $10,000 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사실, 오늘 날 가상 화폐와 관련하여, 옹호하는 낙관론자들과 우려하는 비관론자들이 극단적으로 갈라져서 격심한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는 끊임없이 새로운 자금이 몰려들고 있어 시장은 달아오르고 있는 것이다. 

 

알려지는 바로는, 이전에 중국이 이 시장을 압도했던 것에서, 시장 판도가 급격히 변화하여 이제 일본이나 한국의 개발자 및 투자자들이 주도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한다. 정확한 통계 수치가 발표될 리가 없으나, 주변에서 탐문 되는 바로도 상당 수의 한국 투자자들도 이 시장에 이미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가상 화폐 시장에 각국 정부가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정부의 규제 및 개입 정도에 따라 이 시장의 판세도 크게 변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침, 저명한 경제학자인 하버드대학 로고프(Kenneth Rogoff) 교수가 Project Syndicate에 이 가상 화폐의 장래를 전망하는 논설(‘Crypto-Fool’s Gold?’)을 발표하여 이를 참고하도록 아래에 옮긴다. 

 

■ “가상 화폐의 운용 기술과 가상 화폐 자체는 별개”  

가상 화폐 ‘비트 코인’은 과연 세상에서 가장 큰 버블인가? 아니면 새로운 시대를 위한 최첨단 금융 기술에 기대를 거는 위대한 투자인가? 내가 감히 최선의 추측을 한다면, 장기적으로는 (* 주; 가상 화폐의 운용 기반이 되는) 금융 기술은 번성할 것이나 ‘비트코인(Bitcoin)’의 가격은 붕괴(collapse)할 것이다.

 

만일, 귀하가 최근의 비트코인 시장의 가격 동향을 잘 파악하지 않았다면, 참고로,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2개월 동안에 600%가 상승했고, 지난 24개월 동안에는 1,600%가 상승했다. 지난 10월 5일 기준으로, 가상 화폐 한 단위의 시장 거래 가격이 $4,200 정도 했던 것이 지금은 금 1 온스 가격의 약 3 배 보다도 높다. 게다가, 비트코인 옹호자들은 향후 수 년 간 훨씬 더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는 각국 정부들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각국 정부들이 탈세(tax evasion)와 범죄 행위를 조장하고 있는 익명(匿名)으로 처리되는 지급 시스템을 용인하며 갈 것인가? 아니면, 아예 정부들이 나서서 자신들의 디지털 화폐를 창설할 것인가? 이다. 또 다른 중대한 의문은 비트코인에 대한 수 많은 대체 상품 즉, ‘alt-coin(대체 가상 화폐)’ 경쟁자들이 시장에 얼마나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 각국 정부는 다양한 방향으로 시장에 개입하기 시작

원리적으로 말하자면, 가상 화폐 비트코인 기술을 베끼거나 개선하는 것은 지극히 쉬운 일이다. 그러나, 정말로 흉내내기 어려운 것은 비트코인이 종전에 쌓아 온 ‘신뢰성 측면에서의 우위성(established lead in credibility)’과 이를 둘러싸고 형성되어 온 거대한 가상 화폐 ‘운용과 관련한 생태계(ecosystem of application)’ 이다.

 

현 시점에서는 각국 정부 규제 환경은 거의 ‘완전 자유(free-for-all)’ 상태로 방치되어 있는 형편이다. 최근 들어, 중국 정부가 비트코인이 불법 자금 도피 및 세금 탈세에 악용되고 있어서 이들 비트코인 거래소들을 전면 금지시킨 일이 있다. 반면, 일본은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legal tender)’로 지정하면서 핀테크(Fintech) 부문의 글로벌 기지가 되려고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국은 핀테크(Fintech)에 대한 규제 측면에서 일본을 뒤따라가는 잠정적인 단계의 조치를 하고 있으나, 최종 결말이 어떻게 될지는 아직 대단히 불분명한 상황이다. 중요한 것은, 비트코인이 지금 형성되어 있는 것처럼 하늘처럼 높아진 가격 수준을 정당화하기 위해 모든 경쟁에서 승리해야 할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전세계에서 3 위를 차지하고 있는 경제 대국인 일본은 굉장히 높은 ‘통화/소득(currency-to-income) 비율’을 가지고 있어서 (대략적으로 보아 20% 정도), 비트코인이 그 나라에서 성공한다는 것은 아주 중대한 승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가상 화폐는 일반적으로 보급되기 위해 노력 중 

실리콘 밸리에서는 가상 화폐 시장에 군침을 흘리는 기업 경영자들이 다투어 비트코인에 투자를 하고, 동시에, 다른 경쟁 상품인 가상 화폐에도 투자 자금을 쏟아 붓고 있다. 비트코인에 다음가는 가상 화폐가 ‘이더리움(Ethereum)’이다. 

 

‘이더리움’은 가상 화폐 시장에서 아마존(Amazon)과 같이 시장을 압도적으로 휩쓸고 싶다는 야망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이용자들로 하여금 어떤 거래 대상에 대해서도 흥정을 하고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s)’을 맺을 수 있도록 하는 것과 대등한 수준의 기술을 채용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다.

 

10월 초순 현재, 이더리움의 총 시장 가치(market capitalization)는 280억 달러 정도가 된다. 이에 비해 비트코인은 720억 달러 규모이다. 은행 부문에서, 은행간(間) 거래나 해외 자금 이체 거래에 관련된 거래 비용을 절감하는 데 최고 수월성을 획득한 플랫폼 ‘리플(Ripple)’은 훨씬 뒤쳐진 3 위로 90억 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들 3개 선두 주자들 외에도 수 십 개 군소 경쟁자들이 뒤를 따르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가상 화폐의 뒤에 있는 독창적인 기술들은, 지금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안정에 가장 중대한 과제 중 하나로 대두되어 있는 사이버 보안 등 부문에서 광범위하게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견해가 일치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개발자들에게는 더욱 낮은 비용으로, 보다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지급 결제 메커니즘을 만들어 낸다는 목표가, 당초에 ‘궁극적으로 달러화를 대체할 것’ 이라고 하던 비트코인의 야망을 대체해서 심어 주어 왔던 것이다. 

 

■ ‘화폐’를 대체하게 놔둘 것이라는 생각은 아주 어리석은 짓

그러나, 비트코인이 각국 중앙은행이 발행한 고유의 통화를 대체하도록 내버려 둘 것을 상상하는 것은 아주 어리석은 생각이다. 한 나라 정부 입장에서, 소액의 가상 화폐로 익명 거래를 허용하는 것은 어쩌면 소망스러운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일국의 정부가 세금을 부과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고, 더욱이 범죄 행위에 활용되는 것에 대비하기도 지극히 어렵게 할 수 있는 익명으로 행하는 대규모의 지급 결제 거래를 허용한다는 것은 전적으로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물론, 최근 필자가 펴낸 통화의 과거, 현재 및 장래라는 주제에 대한 저술에서 언급한 바가 있지만, 거액 액면의 화폐를 발행하는 정부들의 경우에도 세금 탈세 및 범죄 연루 가능성이라는 리스크를 지게 되는 것이다. 그래도, 가상 화폐와는 달리 현금(cash)은 최소한 눈에 보이는 지폐(bulk)의 형태라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일본 정부의 시도가 어떻게 발전되어갈 것인지를 관찰하는 것도 흥미가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일본 정부는 비트코인 거래소들에 대해 범죄 행위를 감시하는 대상이 될 것과 예금자들의 정보를 수집하도록 강제할 것이라고 시사한 바가 있다. 

 

여기서 확실하게 알아 두어야 할 점은, 글로벌 세금 기피자들은 해외에서 익명으로 가상 화폐를 취득해서 일본의 계좌를 통해 그들의 자금을 세탁하는 방도를 찾으려고 할 것이라는 점이다. 탈세자들이나 범죄자들에게는 현금 다발을 들고 한 나라를 드나드는 것은 대단히 부담스러운 일이다; 따라서, 일본이 가상 화폐를 허용하기로 결정하는 경우에는 일본은 은행 비밀 보호법을 기술적으로 적용해서 스위스와 같은 ‘세금 도피처(tax haven)’가 되는 리스크를 부담해야 할 것이다. 

 

사실, 가상 화폐 ‘비트코인’에서 ‘準 익명성(near-anonymity)’을 제외하면 현재 형성되고 있는 높은 가격을 정당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아마 지금 비트코인에 투기하는 사람들(speculators)은 세상에 익명으로 비트코인을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는 불량 국가 집단, 혹은, 북한과 같이 그것을 악용하여 이익을 취하려고 하는 국가 차원의 불법자들이 영원히 존재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 정부 규제로 과거의 역사와 유사한 운명을 피하기 어려울 것 

그러면, 각국 정부들이 비트코인 등 가상 화폐들의 거래를 완벽하게 감시하게 되면 비트코인 가격은 ‘제로(0)’로 추락할 것인가? 아마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비록 비트코인 거래가 터무니없이 많은 양의 전력을 소모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상당한 개선 작업을 거치면, 대형 은행들이 현재 신용 및 선불(credit and debit) 카드 거래에 부과하는 2% 수준의 수수료보다는 저렴하게 만들 수가 있을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중앙은행들이, 어떤 계기로, 자신들 고유의 디지털 통화를 만들어 내고 규제를 통해 자신들이 승리할 때까지 ‘운동장(= 경쟁 조건)’을 자신들에 유리하도록 기울어지게 하는 노력을 멈추게 될 지를 점치는 것은 지극히 어렵다. 

 

그러나, 우리가 통화와 관련한 지나간 오랜 역사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민간 부문에서 혁신을 이루고 나면 정부는 궁극적으로 그것에 대해 ‘규제하고 조정(regulate and appropriate)’하려고 시도한다는 사실이다. 

 

나는 향후 몇 해 동안에 비트코인의 가격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어 갈 지에 대해 아무런 아이디어가 없다. 다만, 가상 화폐들이 이러한 역사적 사실과 유사한 운명을 피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할 아무런 이유도 없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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