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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도자들이 가장 꺼리는 『북한 터부(taboo)』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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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7년09월28일 11시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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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북한이 붕괴되면 미국과 직접 군사적으로 대치하는 상황” 블룸버그 

 

ifs POST 대기자 박 상 기 

 

최근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 저지 방안을 둘러싸고 각 관련 당사국들 사이에서 다양한 갈래의 구체적인 선택 대안들이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다. 극단적인 강력한 군사 행동 옵션을 표방하며 무력에 의한 위협을 가할 것을 주장하기도 하고, 끝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대화와 협상을 해야 한다는 주장들도 상존한다. 

 

이런 가운데, 미 블룸버그 통신이 중국 내부의 심층부에 깔려 있는 현실 사정을 전하는 기사를 싣고 있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중국 지도부는 북한이 붕괴하는 경우에 미국과 마주해서 군사적으로 대치해야 하는 상황을 가장 금기(taboo)시 해 오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관련국들 입장에서는 북한에 가장 큰 현실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중국의 북한 문제에 대한 기본 자세가 어떠한 지는 북한 핵 개발을 저지하고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대응책을 모색하는 데 아주 중대한 요인이 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현 중국 지도부의 북 핵 문제에 임하는 사고 방식의 근저에 자리잡고 있을 법한 심상(心想)을 충실히 파악하는 것도 꽤나 유용할 것으로 생각된다. 아래에 블룸버그 통신의 이와 관련한 최근 보도 내용을 정리하여 옮긴다.  

 

■ CSIS 연구위원 “김정은 정권이 붕괴되는 경우에 대비해야” 

미국과 중국 간에 북한을 통제하는 문제에 관해 논의할 때 누구도 건드리지 않으려고 하는 이슈가 한 가지 있다; 그것은 “만일, 북한 김정은 정권이 붕괴하면 그 다음에 어떤 상황이 벌어질 것인가?” 하는 것이다. 

 

美 워싱턴 소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enter for Strategic & International Studies)’ 선임 자문관이자 양국 외교 정책 관련 학자들 간에 열리는 소위 ‘Track 2 대화의 장’에서 미국 측을 대표했던 글레이서(Bonnie Glaser)씨는, 중국은 지난 수 년 간에 걸쳐서 이러한 주제를 거론하려는 미국의 시도를 거부해 왔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이러한 대화의 장에 참석한 인사들 중에는 중국 정부 산하에 있는 연구기관들에 소속된 인사들과 군 관료들도 포함되어 있던 것으로 알려진다. 

 

중국 측 입장에서 보면, 이런 주제를 공식적으로 끄집어 내는 것은 1950년 일어났던 한국 전쟁 이후 중국의 지원을 받아 온 이웃 나라 북한에 대해 경고를 보내는 것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한반도가 언젠가 미국의 조건대로 통일이 이루어지는 날에는 미국에 이득을 안겨 줄 염려도 있는 것이다. 

 

글레이서(Glaser)씨는 “우리가 처음 이러한 대화 노력을 시작했을 때, 중국 측은 우리들 -- 미국 관리들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 – 에게, 자신들이 미국 측과 이러한 이슈를 가지고 벌인 대화에 참여했다는 것이 누설되어 북한이 이를 알게 되는 경우에는 그들은 자기들에게 보복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 밝혔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것은, 미국과 북한 간에 군사적 행동 위협을 주고 받고 있고, 이제 겨우 30대 초반으로 알려지고 있는 김정은은 핵 무기를 개발하고 있어, 관측자들은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예상하면서 주시해 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가 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화요일 기자들에게 미국은, 비록 원하는 선택 대안은 아니지만, 이미 필요한 경우에는 북한을 ‘황폐화(devastating)’ 시킬 수 있는 군사력을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즉, 군사적 오판을 하건, 쿠데타가 일어나건, 아니면 다른 사건이 일어나건, 이에 따라 김정은 정권이 소멸되면, 세계에서 가장 경제력이 큰 두 나라 군대가 정면으로 얼굴을 마주하고 대치하게 되는 것이 멀지 않은 상황이 되는 것이다.

 

■ 美 · 中, 북한 핵 무기를 확보하려고 경쟁 가능성 

미국은 한국에 28,500명에 달하는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고, 한국은 62만5,000명의 상비군과 310만 명에 달하는 예비군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대략 200만 명의 군 병력을 보유하고 있고, 북한과 접경하고 있는 북방지역사령부(Northern Theater Command)는 최소한 육군 3개 부대와 3개 로켓 부대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 2013년에 342페이지에 달하는 ‘만일, 북한이 붕괴하는 경우에 대비한 정책 보고서’를 작성했던 랜드(Rand)연구소 방위 문제 연구원 베네트(Bruce Bennett)씨는 “만일, 미국이 개입하고, 중국이 미국 사람들과 뒤섞이게 되거나, 거꾸로 중국이 개입하고 미국이 중국 사람들과 뒤섞이게 되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하고 반문한다. 그는 “우리들은 서로 악수를 나눌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무엇을 할 것인가? 등을 포함하여, 모든 가능성에 대해 정말 진지하게 고려해 둘 필요가 있다” 고 말한다. 

 

베네트(Bennett)씨는 “만일, 북한이 실제로 붕괴하기 시작하는 경우에는, 미국이나 중국 모두 그들(=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대량 살상 무기들을 확보하기 위해 아마 군대를 진입시키게 될 것이다. 영변(寧邊) 핵 개발 관련 시설들을 포함한 이러한 주요 시설들은 한국보다는 중국 쪽에 더 가깝게 위치해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달, 미국의 정보 관리들은 북한은 핵 탄두를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을 정도로 소형화 할 수 있고, 이미 60개 정도의 핵 폭탄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있다고 보도한 바가 있다. 한국의 2016년도 국방백서에서는 북한은 2,500톤~5,000톤에 달하는 화학 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탄저균 및 천연두균 등 생물학 무기를 생산할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최선의 상황을 기대하며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편, 중국 군대가 북한으로 진입하는 경우에는, 헌법에 한반도 전체를 자국 영토로 규정하고 있는 한국을 끌어들일 위험성도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 당국과 마찬가지로, 한국 당국도, 특히, 전쟁 발발로 인해 식량 등 필수 생활 물자가 부족하게 되어 북한을 탈출하는 대규모 난민들이 몰려 들어올 것을 우려하고 있다. 

 

베이징대학교 국제문제대학 쟈칭궈(賈慶國) 학장은 지난 9월 11일 동아시아 포럼에서 발표한 논설에서 “중국 군대는, 북한 국민들이 중국의 동북 3성 지역으로 대규모로 몰려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북한 내에 ‘안전 지대(Safety Zone)’를 설정하는 것을 고려해야 할 것” 이라고 주장했다. 

 

쟈(賈) 교수는 중국 당국은 어떤 상황에서는, 예를 들어, 북한이 보유하던 핵 무기들을 확보하거나, 혹은 북한 내에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미국이 38선을 넘어서 진주하는 것이 요구되는 상황을 감독하는 것 등을 포함하여 논의하기를 원할 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또한, 다른 이슈는 국제 사회로 하여금 북한 지역에 새로운 정부를 수립하는 것을 어떻게 감독하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될 것이다. 

 

쟈 교수는 “중국은 좋은 플랜을 가지고 있지 않다. 미국도 마찬가지로 좋은 플랜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리고 전 세계도 역시 좋은 플랜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그것은 명쾌한 해결 방법을 찾기가 어려운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장 좋은 상황을 기대하면서 가장 어려운 상황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고 말한다. 

 

■ “中囯이 美 · 韓과 협의하는 것은 전략적으로 시기상조” 

이와 관련하여 중국 외교부 산하 중국외교대학(China Foreign Affairs University)의 수 하오(Su Hao) 국제관계 교수는 중국은 분명히 난민 문제 및 핵 무기 확산 문제 등을 포함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계획해 온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수 교수는 “중국이 이러한 문제들을 가지고 미국 및 한국과 논의를 하는 것은 전략적으로 아직 시기 상조이나, 중국이 러시아에 타진했을 수는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한반도와 관련한 두 나라의 이익은 좀 더 일치하기 때문이다” 고 말한다. 

 

공식적으로는 모든 주요 세력들은 ‘한반도에서의 비핵화(非核化) 목표’ 에 동의한다고 말한다. 미국, 중국 및 러시아 등은 소위 ‘4 개의 No’ 정책을 지지한다고 말해 왔다; 즉, “정권 교체도 없고, 정권 붕괴도 없고, 통일 가속도 없고, 38선 이북에 군사력 전개도 없다(No regime change, No regime collapse, No accelerated reunification and No military deployment north of 38th parallel)” 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신은 남아 있는 것이다. CSIS 글레이서(Glaser)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UN에서 ‘공산주의 및 사회주의 정부들은 인간들에게 고통을 안겨 주는 데 기여해 온 실패한 이데올로기들’ 이라고 한 최근 발언 등은 중국 내에 존재하는 ‘미국은 궁극적으로 중국에서 정권 교체(regime change)를 추구할 것’ 이라고 생각하는 의구심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2000년대 초반에 구 소련이나 발칸 반도 각국에서 일어난 혁명 물결을 지적하면서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중국 사람들은 ‘색깔 혁명(color revolution)’이라는 것은 실제로 어느 곳에서나 공산주의를 전복시키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믿고 있다는 점이다” 고 말한다. 

 

그는 “(그런 상황에서) 중국은 무엇 때문에 미국과 손을 잡고 협력을 논의할 것이며, 어떻게 그런 이슈들을 그들의 비상 플랜에 포함시킬 수가 있겠는가?” 하고 반문한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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