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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 北 『말 전쟁』 격화, 북 『대통령과 대등』 과시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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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7년09월25일 11시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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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완전 파괴” 위협에 북한 “美 전 국토 미사일 공격 불가피” 응수 

 

ifs POST 대기자 박 상 기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 추진을 제지하기 위한 국제 사회의 합치된 노력이 점차 구체화되어 가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북한 사이에는 국가 최고통수권자들 간의 ‘말 전쟁(word war)’이 계속 험악해 가고 있는 양상이다. 

 

美 트럼프 대통령이 UN 연설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을 방어하기 위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 있다고 위협하자, 김정은은 이례적으로 자신 명의의 성명을 발표,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대가(代價)를 지불하게 할 것’ 이라며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의 북한에 대한 ‘완전 파괴’ 발언은, 자칫하면, 김정은이 핵 미사일 개발을 가속하는 절호의 명분을 줄 위험성이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처럼 미국과 북한 간에 격화되는 ‘말의 전쟁’에 대해 러시아 등은 ‘유치(幼稚)한 게임’ 이라고 비난하면서, 대화의 장(場)으로 돌아올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아래에 최근 주로 미국과 북한이 위험한 위협적 언사들을 주고 받고 있는 상황을 전하는 각국 언론들의 이에 대한 시각 및 보도 내용을 종합하여 옮긴다. 

 

■ 트럼프 ‘북한과 거래하는 모든 기업 · 개인 제재’ 명령 

美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한국 문재인 대통령, 아베 일본 총리와 뉴욕에서 3국 정상 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冒頭) 발언을 통해 “치명적인 무기를 개발하는 북한의 자금 원(源)을 끊어버릴 것” 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새로운 독자 제재를 위한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히면서, 美 재무부에 북한과 거래하는 해외의 모든 기업, 은행, 개인에 대해 새로운 경제 제재 권한을 확대했다. 그는 “해외 은행들은 미국과 거래할 것인가? 무법 정권 북한과 거래할 것인가? 선택을 압박 받을 것이다” 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므뉘신(Mnuchin) 美 재무장관은 “미국의 새로운 제재는 UN 총회가 열리는 이번 주에 맞춘 대통령의 전략이다. 모든 기업 및 개인들이 대상이며 중국만을 특정한 것은 아니다” 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과 거래할 것인가, 아니면 북한과 거래할 것인가를 선택할 수는 있으나, 양방 모두는 안된다” 고 강조했다. 

 

한편, 새로운 대북 제재와 관련하여 “중국의 중앙은행 간부와 대단히 건설적인 의견을 교환할 수 있었다”고 말했으나, 상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미국의 새로운 단계의 강력한 대 북한 제재 방침에 대해 韓 · 美 · 日 정상 회담에 참석한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는 데 큰 효과가 있을 것” 이라고 평가했다. 일본의 아베 총리도 “새로운 단계의 압력을 가한다는 관점에서 강력한 새로운 제재 방침을 환영하며 지지한다” 고 언급했다. 

 

■ ‘中, 금융 · 석유 수출 제재 개시, 대북 압력 강화’ NYT, Nikkei

이와 관련하여, 최근 외신들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중국 정부도 북한에 대해 실질적인 제재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22일 중국 상무부는 북한 핵 실험에 대한 UN 안보리 제재 결의에 따라, 북한에 대한 석유 제품 수출 제한을 중심으로 하는 제재 방침을 산하 기관들에 하달했다. 구체적으로, 10월 1일~12월 말 수출 상한을 50만 배럴, 2018년 연간 상한을 200만 배럴로 제한했다. 이는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 북한 압력 강화 결의를 이행하는 자세를 보이는 것으로 관측된다. 

 

미 정부 추산으로는 북한은 가솔린, 경유 등 석유 정제품을 연간 450만 배럴 수입하고 있고, 대부분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중국은 이번 수출 상한 삭감 비율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수출을 절반 이상 줄일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정유 능력에 한계가 있는 북한으로서는 이번 수출 제한 조치로 군사 활동도 영향을 받을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단, 지난 번 UN 결의에서는 ‘원유’ 공급은 전년 수준을 인정했고, 중국 정부도 이번 제재 조치에서 원유 공급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이와 아울러 중국은 23일부터 액화 천연가스(LNG) 수출 및 북한의 주요 생산품인 섬유 제품 수입도 금지했다. 이에 따라 UN이 제재 결의를 채택한 11일 이전에 계약한 상품이라도 12월 11일 이후로는 수입할 수 없게 된다. 중 · 북 국경 지대에는 섬유 제품을 취급하는 무역업자들이 많아 경제적 영향도 클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금융 거래도 사실 상 제재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주요 은행들은 작년부터 북한 국적 개인 및 기업들에 대한 구좌를 단계적으로 제한해 오고 있고, 8월 말까지는 태반의 금융 서비스를 정지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강력한 대북 제재 방침을 밝히면서, 중국의 협력적 자세를 칭찬한 바가 있다. 

 

트럼프는 “중국 중앙은행은 이미 은행들에 북한과 거래를 즉시 단절할 것을 지시했다” 고 밝혔다. 그리고, 로이터 통신은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11일 북한이라는 이름을 피하면서도 UN 결의를 이행하도록 은행들에 통지했다고 전하고 있다. 

 

■ “中, 공산당 대회 및 트럼프 방중(訪中) 앞두고 신중 자세” 

이와 관련, 美 뉴욕 타임스는 이러한 강력 제재 방침은 중국 중앙은행이 모든 중국 내 은행들에 대해 북한과 새로운 금융 거래를 하지 말 것과 기존의 금융 거래를 철회할 것을 지시한 가운데 나온 것에 의미가 있다” 고 보도한 바 있다. 

 

뉴욕 타임스는 “중국은 북한의 절대적 경제 거래 파트너라는 점에서 북한에 대해 가장 강력한 지렛대를 가지고 있다” 고 평하면서, 아직은 중국의 새로운 제재 행위가 실제로 충격을 줄만큼 실행될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편, 일부 보도에서는 북한과의 무역, 금융 거래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랴오닝성(遼寧省) 은행들에 북한과 거래를 중단하도록 지시가 있었다는 보도도 있으나, 이러한 중국 정부의 공식 지시가 실제로 하달되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중국 외교부 등은 일단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 

 

중국 은행들은 (북한과 거래하는 경우) 소위 ‘쎄컨더리 제재(secondary sanctions)’ 대상이 되는 것을 피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18일 인민은행의 거래 제한 통지를 공표하지 않고 있는 것도 중국이 UN 결의에 근거하지 않는 미국의 단독 제재에 반대하는 태도를 반영한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 시진핑 지도부는 10월 중에 차기 지도부 선출과 관련한 사안들을 다룰 가장 중대한 정치 행사의 하나인 공산당 대회를 앞두고 있어, 미국과의 관계의 안정을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11월 중을 목표하여 조정 중인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악영향을 주지 않으려고 배려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 UN 총회 중심으로 ‘말 전쟁(Word War)’은 격화 양상 

트럼프 대통령은 일찍부터 미국 국내 · 외에서 그의 이례적 언행의 대담함에 대해 지적을 받기도 하고 때로는 물의를 일으키기도 한다. 최근에는 북한 김정은에 대해 “그는 자신과 북한 국가의 자살 행위를 하고 있다” 고 극언을 하기도 했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김정은에 대한 거친 언행에 대해 북한 이용호(李容浩) 외무장관은 23일 UN 총회 연설에서 “미국 전토에 우리의 미사일을 퍼붓는 것을 피할 수 없는 돌이킬 수 없는 과오를 범했다” 고 경고했다. 동시에 핵 무기의 보유를 “자위(自衛) 수단” 이라고 정당화하는 발언도 했다. 

 

이용호 외무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과대망상에 젖은 미친 사람’ 이라고 폄하하면서, ‘미국 국민들로부터 『악의 대통령』 『거짓말의 왕』 이라고 비난을 받고 있다’ 고 비난했다. 그는 거꾸로 트럼프 자신이 자살 행위를 하고 있다고 반발하면서, 이러한 자살 공격으로 죄 없는 미국인들이 목숨을 잃게 되는 경우, 트럼프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 이라고 위협했다. 

 

한편, ‘미국은 북한에 대해 핵 위협을 70년 이상 계속해 오고 있다’ 면서, 북한의 핵 무기 개발은 미국의 핵 위협을 종식시키고 핵 침공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고 정당화하는 발언을 했다. 미국에 의해 강제된 피할 수 없는 선택 수단이었다고 설명하면서 ‘정당한 자위 수단’ 임을 강조했다. ‘북한은 핵 전력 완비라는 최종 관문을 몇 걸음 남겨 놓은 상황’ 이라며, 자신들을 ‘책임 있는 핵 보유국’으로 자칭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트위터를 통해 ‘쬐끄만 로켓 맨(김정은)의 생각을 반복하면 그의 앞날은 그리 길지 않다” 고 다시 도발적인 언사를 반복했다. 

 

한편, 구테레스(Antonio Guterres) UN 사무총장은 북한 이용호 외무장관과 회담에서, 긴박한 한반도 문제를 정치적 방법으로 해결할 것을 강조하며, 북한에,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을 금지한 UN 안보리 결의를 충분히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동시에 쿠테레스 UN 사무총장은 북한 국내의 곤궁한 국민들에 대한 인도적 원조를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 Nikkei “김정은 『대통령과 대등』 과시, 美와 대화 노리는 포석” 

북한 김정은은 김일성, 김정일 시대를 통틀어서도 전례가 없는 최고지도자 직접 명의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지명하며 강력히 비난하는 이례적인 성명을 발표했다. 김정은은 최근 트럼프의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 있다” 는 UN 연설에 대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대가를 지불하게 만들 것” 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본 日經(Nikkei)는 미국과 북한의 최고지도자들이 도발적 언행을 주고 받는 것은 위험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김정은 자기 자신을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대등한 존재’ 라는 인상을 주면서, 핵 보유국으로써 ‘미국을 협상의 장(場)으로 끌어내려는 포석’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즉, 김정은은 조선노동당, 조선인민군 및 행정부에 해당하는 국무위원회, 3대 권력의 최고 지위를 가지고 있으나, 이날 성명은 ‘국무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발표하여, 북한 정부 대표자로써,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대등한 직위에서 서로 마주하는 자세를 과시하여 국내의 구심력을 높이려는 노림 수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정은은 동 성명에서 “트럼프가 세계 면전에서 북한을 완전히 없앨 것이라고 선전 포고한 이상, 우리도 사상 최고의 강경한 대응 조치를 단행할 것을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 고 언급했다. 한편, UN 총회에서 연설한 북한 이용호 외무장관은 ‘태평양 상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수소 폭탄 실험을 할 것’을 암시하기도 했다.

 

■ “북한, 핵 무기 개발 완성하고 평화 협정 체결 시도” 관측도 

이는 1960년대 중국이 미국 및 당시 소련의 반대를 무릅쓰고 핵 실험을 감행하여,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았던 사례를 참고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금 ICBM 및 핵 탄두 소형화에 성공하여 ‘핵 탄두를 탑재한 대미 전략 무기를 배치하는 것을 최대 과제로 하고 있다. 만일, 북한이 태평양 상에서 수소 폭탄 실험을 하게 되면 이는 핵 미사일 개발의 총 완결편이 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이미 지난 7월에 두 차례의 미국 본토를 사정 거리 내에 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발사에 성공했고, 9월 3일에는 과거 최대 규모의 핵 실험도 감행했다. 이와 관련하여, 김정은 스스로 지난 15일 미사일 발사 후에 “핵 개발이 거의 종착점에 도달해 있다” 고 언급한 적이 있다. 그러자 마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로켓 맨(Rocket Man)’ 이라고 조롱한 것이다. 

 

지금 북한의 입장에서는 핵 미사일 개발 성공은 핵 보유국이 되기 위해 반드시 완성해야 하는 국가적인 목표다. 전문가들 사이에는 북한이 금년 내에 핵 미사일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부터는 핵 보유국으로써 미국에 평화 협정 체결을 압박할 것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미국의 입장에서는 북한이 미국을 사정 거리 내에 두는 ICBM 개발을 완성하는 것은 트럼프 정권에 대해서는 ‘양보할 수 없는 선(Red Line)’을 넘어서는 것을 의미한다. 그럴 경우에는 트럼프 정권은 한국에 ‘전술 핵’ 재배치 등 대응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분명히 김정은은 미치광이다. 전례가 없는 방식으로 시험을 당하게 될 것이다” 고 언급하고 있다. 

 

■ “『대화 노력의 싹』이 아주 사라진 것은 아닌 분위기” 

북한이 핵 미사일 위협을 둘러싸고 주변국들과 긴장의 도(度)를 더해가는 가운데, ‘대화(dialogue)’를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여전히, 중국 및 러시아 등 전통적인 북한의 우방국들은 현 상황을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자신들 주장의 기저(基底)에 가지고 임해 오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과 강력한 대결 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UN 연설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자살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로켓 맨(Rocket Man)』’이라고 조롱하면서, 만일 미국이나 동맹국들에 대해 위협을 가하는 경우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것이라고 최고도의 위협을 가하면서도, 아직도 대화는 가능한가? 하는 기자들의 질문에 ‘당연히 가능하다(Why not?)고 대답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 자세를 가진 부시(George W. Bush) 대통령 시절에 국무부 차관보를 지낸 번즈(R. Nicholas Burns)씨는 미국의 새로운 제재 방침은 ‘아주 현명한 움직임(a smart move)’이라고 평가하면서, 제재 강화는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을 훨씬 높여 효율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대결을 강화하는 것보다 외교적 압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을 칭찬했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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