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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王, 종전(終戰) 72주년에 3년 연속 『깊은 반성』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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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7년08월16일 15시10분
  • 최종수정 2017년08월17일 05시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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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王, 종전(終戰) 72주년에 3년 연속 『깊은 반성』

아베 총리는 자국의 “300만 전몰자들의 희생에 경의(敬意)와 감사”뿐

  

ifs POST 대기자 박 상 기 

 

올해로 2차 세계 대전이 종전을 맞은지 72년이 된다. 우리 나라는 일제의 압정에서 해방된 이날 8월 15일을 국경일인 ‘광복절(光復節)’로 지정하여 경축하고 있으나, 2차 대전 전쟁 범죄 국가인 일본은 ‘종전(終戰)의 날’로 지정하여 연합군에 패전하고 굴욕적인 항복을 한 ‘치욕(恥辱)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이날 일본 정부는 도쿄 시내 소재 부도칸(武道館)에서 ‘전국전몰자(戰歿者)추도식’을 거행했다. 일본 125대 ‘천황(天皇)’ 아키히토(明仁) 일왕(83세)은 추도식에 참석하여 3년 연속해서 전쟁에 대해 ‘깊은 반성’을 표현해 온 내용을 답습하는 추도사를 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아베 총리는 '조국을 위해 희생한 300만 전물자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지금의 평화와 번영을 누리고 있음에 경의와 감사를 바치는' 뜻을 강조했을 뿐, 전쟁에 대한 반성이나 사죄는 단 한 마디 언급도 없었다. 우리 모두가 주의 깊게 참고하도록 이와 관련한 日 언론들의 보도를 요약 정리한다.

 

■ 아키히토(明仁) 일왕, “지난 대전(大戰)에 대해 깊은 반성”  

일본 정부는 지난 15일 도쿄 시내 중심가에 소재한 일본무도관(日本武道館)에서 ‘전국전몰자추도식’을 거행했다. 일왕은 추도사를 통해 3년 동안 연속해서 “깊은 반성”을 언급했다. 일본 정부는 현 일왕의 퇴위를 2018년 말이나 2019년3월 말로 하는 방향으로 조정하고 있어, 현 일왕이 일본 ‘천황(天皇)’으로서 추도식에 참석하는 것은 내년이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다. 

 

(* 주; 일본의 현 아키히토(明仁) 일왕은 2016년 8월 8일, 자신은 고령으로 인해 왕위를 수행하기 곤란하므로, 스스로 물러나고 싶다는 의향을 표명했고, 일본 정부는 이에 따라 관련 특례법을 제정하여 일왕이 생전에 자진 퇴위 (현 나루히토(德仁) 왕세자(57세)에게 양위)할 수 있도록 법제화 절차를 마쳤다.)

 

이날 아키히토 일왕이 2차 대전 전몰자 추도식에 참석하는 것은 이러한 생전 양위를 위한 특례법이 제정된 이후 처음으로 참석하는 것이고, 예년과 마찬가지로 왕후와 함께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아키히토 일왕은 지난 2015년 전후 70주년이 되는 것을 계기로 같은 추도식에서 처음으로 사용한 “지난 대전(大戰)에 대해서 깊은 반성” 이라는 표현을 했던 것을 이번에도 3년 연속해서 답습했다.

 

그는 이날 추도사를 통해 2차 대전 중에 “전화(戰禍)로 쓰러진 사람들에게 마음 깊이 추도의 뜻을 표하며, 세계의 평화와 우리나라(日本)의 더욱 발전을 기원한다” 고 언급하면서,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을 되새긴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 현 일왕의 추도식 참석은 내년이 마지막이 될 전망

한편, 지난 6월에 성립된 일왕의 퇴위에 관한 특례법은 “동 법의 시행일을, 공포일로부터 3년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정령(政令)으로 정한다” 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 및 궁내청(宮內廳; 왕실 관련 업무 전담 행정 부처)은 “2018년 퇴위 및 2019년 연호 개정” 이나 “2019년 3월 퇴위 및 4월 1일 연호 개정” 두 가지 안을 놓고 왕위 계승을 위해 준비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어느 안이 공식 일정으로 확정되더라도 현 일왕이 전몰자추도식에 참석하는 것은 내년이 마지막이 될 전망이다. 이번 추도식에서 식단에 설치된 ‘전국전물자의 영(靈)’이라고 쓰여져 있는 명패를 바라보는 시간이 예년에 비해 이례적으로 길어, “대단히 감개(感慨)가 깊은 것으로 느꼈다”고 궁내청 간부는 평했다. 

 

한편, 일본 정부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15일 거행된 전국전몰자추도식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유족 5,225명 가운데, 1945년 8월 15일 이후에 출생한 “전후 세대”는 1,339명으로 전체의 약 25.6%를 상회, 4년 전의 13.2%에서 거의 2배나 증가했다. 전몰자의 부모가 참석한 경우는 2016년을 마지막으로 끊겼고, 2007년에 110명이 참석했던 전몰자의 부인들도 올해는 겨우 6명이 참석하는 데 그쳤다. 

 

총무성 통계국의 추계에 따르면 ‘전후 세대’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14년에 8할을 넘어섰다. 전쟁 체험자의 고령화 및 감소로 전화(戰禍)의 기억을 계승해 가는 것이 어려운 과제로 되어가고 있다. 

 

■ 아베 총리, “나라를 위해 희생한 전몰자들에게 경의와 감사”뿐

(* 다음은 아베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 15일 열린 ‘전국전몰자추도식’ 식전에서 행한 추도사 전문을 번역한 것이다. 주의 깊게 일독을 권한다.)

 

“천황, 황후 양 폐하의 임석을 받들어 전국전몰자추도식을 거행합니다. 이전의 대전에서는 300만여 명에 달하는 분들이, 조국을 생각하며, 가족들이 겪을 마지막을 걱정하면서, 가열(苛烈)하기 그지 없는 전장(戰場)에서 돌아가셨고, 전화(戰禍)를 겪었고, 혹은 전후에 먼 이역 땅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지금 그 영전에서 이들 영혼들이 안식하시기를 마음으로부터 기원을 바칩니다. 

 

지금, 우리가 향유하고 있는 평화와 번영은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목숨을 바치신 여러분들의 존귀한 희생 위에 쌓아진 것입니다. 우리는 이를 한 순간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다시 한번 충심으로 경의(敬意)와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 

 

전쟁의 참화(慘禍)를 다시는 반복해서는 안됩니다. 전후 우리나라는 일관되게 전쟁을 증오하고 평화를 존중하는 나라로써, 오직 한 길을 걸어 왔습니다. 그리고, 세계 평화와 번영에 온 힘을 다해 왔습니다. 우리들은 역사와 겸허하게 마주하면서 어떤 시기에 있어서도 이러한 흔들림 없는 방침을 지켜 왔습니다.

 

아직도 전쟁이 끊임없는 세계에서, 우리 나라는 싸움의 온상(溫床)이 되기도 하는 빈곤 문제를 비롯하여 다양한 과제들에 대해 진지하게 대응함으로써 세계 평화와 번영에 공헌해 나아갈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세대, 내일을 살아갈 세대들을 위해서 희망이 가득한 밝은 미래를 열어갈 것입니다. 그것을 위해 전력을 다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전몰자의 영전에, 그리고 유족 모든 분들께 많은 행운이 함께하실 것을 마음을 다해 빌면서 추도사에 대하고자 합니다.” 

 

■ 일본의 각 언론도 ‘한국의 일본 비판’을 일제히 비난하고 나와 

아베 정권은 최근, 지난 박근혜 정권과 협의하여 체결한 위안부 관련 문제에 대한 합의를 ‘되돌릴 수 없는 최종적인 합의’ 라고 주장하면서, 완강한 자세를 고집하고 있다. 그런 자세가 이번 추도식 식사(式辭)에서 전쟁 범죄에 대해서는 ​한 마디 ​언급도 하지 않는 자세를 취하도록 만든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이에 더해, 각 언론들도 대동소이(大同小異) 하게 같은 말로, 위안부 문제 등 한일 간 역사 문제 제기에 대해 반론을 펴고 있다. 비교적 진보 성향인 아사히(朝日) 신문은 한국의 문재인 정권은 과거 9년 간의 보수 정권을 부정하는 기본 노선을 유지했다며, 한일 위안부 합의를 체결한 박근혜 전 정권에 대한 부정으로부터 출발하여 역사 문제를 둘러싼 일본의 대응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한편, 보수 색채를 가진 것으로 유명한 요미우리(讀賣) 신문은 사설에서 문 대통령이 “역사 문제 해결에는 피해자의 명예 회복과 보상이 국제 사회의 원칙이라는 지론을 전개하며, 일본 측에 용기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고 전하면서, 이는 “독선적이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 이라고 비난한다. 위안부 문제를 다시 제기하는 것은 허용할 수 없다는 강한 거부 논조를 보인 것이다.  

 

■ “일본이 사죄하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할 상황을 만들어야”   

일본 측은 역사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는 책임은 일본과의 합의를 지키지 않고 새로운 요구를 들고 나오는 한국 측에 있다고 강하게 비난한다. 즉, 전쟁 중 징용 근로자 문제는 지난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이미 해결된 것이고, 위안부 문제는 지난 2015년 한일 간 합의로 종결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제는 이날의 추도식의 의미를, 전쟁을 겪은 세대가 가질 책무는 그들이 겪은 당시의 뼈아픈 경험을 다음 세대로 계승해갈 각오를 다지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심지어 일본은 매년 이맘때만 되면 각 언론 매체들이 나서서 전쟁을 종료 시킨 원자탄 투하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한다. 당초에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들이 되레 전쟁의 피해자인양 코스프레를 하고, 나아가서는 인류의 ‘평화의 사도(使徒)’인 양 내외에 선전하는 데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정황들을 살펴보면, 일본이 우리 측에 진실되게 사죄하거나, 실질적으로 보상할 것을 회피하고 있는 것은, 단적으로 말해서, 일본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인간적인 정의감이나 인류의 보편적인 예의(禮義) 차원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그럼, 그들은 언제까지 그런 오만 불손한 자세를 견지할 것인가? 이에 대한 대답은, 그들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할 때까지 그렇게 갈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지금 우리는 이러한 자세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일본 사회, 일본 정부에 맞서서 전쟁 범죄에 대한 '진실한 사과'를 받아내려고 하고 있고, '합당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우리들의 요구에 대해 그들은 이미 체결된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이나 최근 이전 정부에서 합의한 한일 간 위안부 관련 합의를 내세우면서 더 이상 우리의 주장을 무력화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일본에 대해 진정한 사과를 촉구하고 실질적인 보상을 요구하기 전에, 이 두 합의의 체결 경과 및 내용을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 그래서, 당시 국민들의 엄청난 반대를 무릅쓰고 왜 그렇게 황급하게 합의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가, 하는 원초적 의문 등을 포함하여 배면에 숨어 있는 부당하고, 불합리하고, 부적절한 점을 밝혀내야 한다. 그리고는, 그런 부당한 결정 과정에 연루된 모든 관련자들을 역사의 이름으로 엄중히 처결하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그나마 우리의 입장이 떳떳하게 바로 설 수 있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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