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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 개발 성공에서 얻어야 할 10 가지 교훈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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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7년08월09일 17시05분
  • 최종수정 2017년08월10일 03시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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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核) 개발 성공에서 얻어야 할 10 가지 교훈”

“북한을 제어하는 것은 어려울지 모르나, 교훈을 잊지는 말아야” Richard Haas


ifs POST 대기자 박 상 기 

 

북한 핵 및 미사일 개발을 둘러싸고 주변국들이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이 때, 한국과 미국 그리고 북한 간의 상호 위협의 에스컬레이션이 마침내 종국을 향하고 있는 듯이 위험스러워 보인다. 특히, 미국의 책임 있는 당국자들로부터 나오는 시그널도 그야말로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심지어 시시각각 들려오는 각종 메시지들이 강 · 온 혼재 양상을 연출하고 있어 갈피를 잡기도 힘든 지경이다. 급기야, 북한이 ICBM에 탑재할 수 있는 핵(核) 탄두의 소형화에 성공했다는 미국 정보 기관의 판단이 미국 언론(Washington Post)을 통해 보도되자, 트럼프 대통령이 휴가지에서, 북한이 계속해서 미국을 위협하는 경우에는 ‘세상에서 일찍이 본 적이 없는 『분노의 타격』 (fire and fury likes of which this world has never seen before)’을 받을 것이라며 초강력 대응 메시지를 내놓았다. 

 

혹자는, 지금 시점에서 가장 두려워할 시나리오는 어느 일방이 다른 일방을 궤멸시키는 군사적 프로젝트를 감행할 위험성 보다는, 한 쪽이 ‘오판(miscalculate)’을 해서 다른 한 쪽을 파멸로 이끌 수 있다고 믿는 상황이라고 강조하기도 한다. 물론, 대화를 앞세우는 지구전(持久戰)을 강조하는 견해도 상존한다. 

 

그렇지만, 이제 북한이 주변국들에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위협이 될 만한 가공할 핵 무기 체계 개발에 성공한 상황이라면, 사정은 크게 달라질 수도 있다. 즉, 이 상황이 장기적으로 대화를 통해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한유(閑裕)하게 흘러갈 것 같지는 않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해지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이례적으로 강경한 이 메시지는, 여태까지는 주로 아시아 우방국들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보여온 것이라면, 이제부터는 미국 본토에 거주하고 있는 국민들이 직접 위협에 노출된 상황을 절감해서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중대한 상황의 전개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어쨌든, 북한의 핵 무기 실전(實戰) 전력화가 눈 앞의 현실로 다가 온 이상, 지금보다는 훨씬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접근법이 필요할 때라고 보여진다. 

 

그런 점에서, 최근 상황을 포괄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만한 저명한 국제문제 전문가 하-스(Richard N. Haass) 美 외교관계협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s) 회장이 최근 Project Syndicate에 올린 논설문을 옮긴다. 그는 북한이 핵 개발 성공에 이르는 과정에서 우리가 얻어야 할 교훈을 간략하게 지적하고 있다.

 

■ “북한을 제어하는 것은 늦었으나, 교훈을 얻는 것은 늦지 않았다” 

북한은 지금까지 몇 개의 핵 탄두를 생산했고, 이 핵 무기들을 세계 도처로 운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많은 나라 정부들은 북한의 이러한 능력 개발을 막아내거나 더 이상 진전되는 것을 늦출 수 있는 방도를 찾기 위해, 그리고, 만일, 이러한 노력이 실패했을 경우에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를 거듭하고 있다. 

 

이러한 논의는 분명히 긴요한 것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이런 것들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지금 시점에서, 북한이 어떻게 해서, 국제 사회의 수 십년 간에 걸친 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핵 무기 및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여기까지 성공시켜 올 수 있었던가, 에 대해 이해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이미, 북한의 핵 및 미사일 개발 과정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늦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 경험에서 교훈을 얻는 것은 아직 늦지 않았다. 다음에 제시하는 것들은 우리가 지금까지 위험을 겪으면서 무시해 왔던 10 가지 교훈들이다. 

 

첫째;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핵 무기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상황; 지금 글로벌 사회에는 어느 나라 정권이나, 기초적인 과학적 노하우나 현대적 제조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몇 개의 기초적인 핵 무기를 개발하려는 결심을 하기만 하면, 시간 문제이기는 하나, 대체로 핵 무기 개발에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필요한 대부분의 정보는 광범위하게 널려져 있는 것이다. 

 

둘째; 외부의 도움을 차단하기는 쉽지 않아; 외부로부터의 도움은, 제한되거나 위축될 수는 있으나,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암(暗) 시장은 이들을 거래함으로써 이득이 생긴다고만 하면 언제나 존재하는 것이다. 어떤 정권은, 그들이 그런 짓을 하지 말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촉진하기도 한다. 

 

셋째; 경제적 제재에는 한계가 있어; 경제적 제재 수단은, 제재에 따라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물론, 경제적 제재를 통해서 핵 무기를 제조하는 데에 비용을 증가시킬 수는 있을 것이나, 역사적으로 보면 어느 정권이나, 그들이 핵 무기를 손에 넣는 것이 훨씬 더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에는 상당한 수준의 비용 증가는 이를 기꺼이 부담하려 한다는 것이다. 

 

한편, 많은 사실적인 증명이 보여주는 것처럼, 일부 혹은 모든 경제 제재 수단은, 다른 정부들이 대상국의 핵 보유 지위를 사실로 받아들이고 다른 목적에 집중하려 하기 때문에 종국에는 없어지게 되어 있다. 이런 상황은 과거에 인도(印度)의 경우에 일어났던 것이다. 

 

넷째; 각국은 글로벌 이익보다는 자국 이익을 우선; 모든 정부들은 당면한 자국의 전략적 이익으로 여겨지는 것들에 우선하여 글로벌 관점에서 상황을 고려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경우에는 핵 확산에 대한 반대). 예를 들어, 중국은 핵 확산에 반대하고 있으나, 한반도가 분단되어 북한이 자국과의 국경에 따라서 완충 지역으로 계속 남아 있는 것을 원하는 것만큼은 반대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이 북한의 핵 개발 문제에 대해 부과하는 경제 제재 압력에는 한계를 만드는 것이다. 이전에 미국은 파키스탄의 핵 무기 개발을 반대한 적이 있다. 그러나, 실제 행동을 취하는 것은 아주 느렸었다. 그 배경에는 1980년대 아프간을 점령하고 있던 소련과 싸우는 파키스탄을 지원하려는 욕심 때문이었다.

 

다섯째; 핵 무기 보유는 유용한 안보 수단; 핵 무기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용된 지 삼 사반세기가 흘렀고, 동서 냉전이 종료되고 난 뒤 사반세기가 흐른 지금, 핵 무기는 또 다시 가치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계산은 ‘지위(prestige)’보다는 안보(security) 측면에 바탕을 두고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수 십여 년 전 이스라엘은 아랍 각국으로부터 유대 국가를 제거하고자 하는 위협에 직면하여 이러한 계산을 했던 것이다. 보다 최근 사례는 우크라이나, 리비아 그리고 이라크 등은 모두 자신들의 핵 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자발적이거나 혹은 압력에 의해서 포기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의해 침공 당했고, 이라크는 미국에 의해 침공 당했고, 리비아는 미국과 일부 유럽 우방 국가들에 의해 침공을 당했던 것이다. 북한은 이러한 운명을 피해 왔고, 김씨 왕조의 3 세대 통치자는 철통과 같은 권력을 장악하고 있다. 

 

여섯째; 핵 무기 비확산(NPT) 조약은 강제성 결여; 1970년에 체결된 ‘비확산 조약 (Non-Proliferation Treaty)’이, 5개국(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및 프랑스)만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제한된 동안에 적법한 핵 무기 보유국으로 인정하고, 다른 나라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글로벌 노력을 규정한 것은 부적절한 것이다. 

 

NPT 협약은 자율적인 협정이다. 모든 나라들이 강제적으로 서명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언제든지 마음이 바뀌면 철회할 수 있는 것이다. 핵 무기에 대한 검사도 대상국이 공표하는 정보에 근거하여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행해지는 것이고, 각국은 대체로 모든 것을 공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곱째; 외교적 노력은 확실한 효력이 없어; 새로운 외교적인 노력은, 최근에 UN 총회에서 조직한 모든 핵 무기에 대한 금지 결의와 마찬가지로, 확실한 효력을 갖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협약은 전쟁 발발로 무력화된 1928년 ‘켈로그-브라이언드 협약(Kellogg-Briand Pact)’의 현대판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여덟째; 국제 시스템에는 중대한 결함이 내재; 국제 시스템(international system)에는 중대한 결함이 내재해 있다. 예를 들어, 국제 사회에는 핵 무기 확산에 반대하는 분명한 ‘규준(norm)’이 있다. 그러나, 만일, 어느 나라가 핵 무기를 개발하거나 획득하여 이런 규준을 위반한 경우에는, 무슨 조치가 행해질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합의가 없는 것이다. 

 

예를 들어, 법적으로 외교적으로 아주 중대한 선택 대안인 (위협이 축적되는 경우에 대해) 취하는 ‘예방적인 공격’(preventive attack against a gathering threat), 혹은 (임박한 상대국의 위협에 대해) 취하는 ‘선제적인 공격’(preemptive attack against an imminent threat)은 제안하기는 쉬우나, 실행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것이다.

 

아홉째; 비확산을 위한 실행 대안들은 지지부진; 핵 무기 비확산을 위한 실행 대안들은 시간이 흘러가도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1990년대 초반에는 미국은 군사력을 동원하여 북한의 핵 프로그램의 싹을 제거하려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제 2의 한국 전쟁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단념했다. 그러한 우려는 현재 상황에서도 남아 있고, 지금은 군사력을 동원하는 경우에는 이전보다 훨씬 더 큰 대규모가 되어야 할 것이고, 그렇다고 (군사적 동원이) 성공할지 여부도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열째; 모든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발생하는 모든 문제들이 모두 ‘해결’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어떤 문제는 단지 관리(manage)될 수 있을 뿐이다. 예를 들어, 이란이 어느 날 핵 무기를 개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결론을 내리는 것은 너무 성급한 것이다. 2015년 성립된 (미국과 이란 간의) 합의는 단지 리스크를 지연시켰을 뿐이지, 결코 그러한 리스크를 제거한 것은 아니다. 

 

북한에 대해서도 무슨 조치가 취해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더 기다려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지난(至難)한 도전 과제들을 관리하는 것은 어쩌면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때로는 그런 문제에 대한 대응 방식이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인 경우도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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