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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에 쌓여가는 먼지'…제조업 가동률 금융위기 이후 최저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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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7년07월30일 09시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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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71.6%로 70%선도 '간당'…저성장 본격화된 2012년부터 하락세
구조조정 지연·경쟁력 저하가 원인…반도체 호황에 '실기'할 수도

 

2분기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공장이 문을 열지 않거나 문을 열어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제조업 가동률 하락은 다시 투자 위축과 실업 등으로 이어진다. 일자리와 소득주도성장을 내건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는 일종의 '위험신호'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2분기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1.6%로 전분기(72.8%) 대비 1.2%포인트(p) 하락했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들이닥친 2009년 1분기(66.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2분기 기준으로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한창 진행 중이던 1998년(66.4%) 이후 최저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제조업의 생산능력 대비 실제 생산실적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외환위기 이후 2000년대 들어서는 꾸준히 70%대 중후반을 유지했다. 80%를 넘을 때도 많았다.

그러나 2011년 3분기 80.9%를 끝으로 단한번도 80%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012년부터 우리 경제의 저성장 기조와 맞물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 봐도 2011년(80.5%) 이후 2012년 78.5%, 2013년 76.5%, 2014년 76.1%, 2015년 74.5%, 2016년 72.6%까지 떨어졌다.

최근 반도체 산업이 슈퍼사이클에 진입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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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올해 우리 경제가 2014년 이후 다시 3%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미약하지만 우리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 일부 업종에 가려있어 드러나지 않았을 뿐 그동안 우리 경제의 근간이 돼 온 제조업의 그늘이 짙어가면서 불균형은 심화되고 있다.

실제 제조업 전체 생산능력지수(2000년=100)는 올해 2분기 112.8이었지만 업종별로는 극명하게 갈렸다.

반도체 제조업은 256.5로 2배가 넘게 올랐지만, 조선업이 포함된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은 105.1에 그쳤고,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은 99.6, 섬유제품 제조업은 92.8로 뒷걸음질쳤다.

정부 관계자는 "산업의 양극화로 반도체 등 경쟁력 있는 업종은 잘 나가지만 대부분 산업은 어려운 상황에 처해 공장을 못 돌리고 있다"면서 "대기업의 해외이전 등으로 인한 중소업체의 구조조정, 중국의 부상 등도 제조업 가동률 하락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하락하면 설비투자 확대에 걸림돌이 된다는 점이다. 이미 공장이 놀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투자는 제약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2분기 설비투자는 전분기 대비 4.4% 증가했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1.9%에서 4분기 8%로 확대됐다가 올해 1분기 5.6%에 이어 2분기에도 증가폭이 축소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4월 '최근 설비투자 추이 분석 : 제조업 가동률을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최근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의 호황으로 설비투자가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여전히 낮은 수준에 정체돼 있어 설비투자의 추세적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제조업은 1980년대 이래로 계속 위기였지만 해외수요의 변화와 적응 여부에 따라서 지금 반도체와 섬유처럼 천양지차를 보인다"면서 "그동안 우리 기업들은 해외 수출용 제조업이 많아 그에 종속된 측면이 있었는데 내수 비중 강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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