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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의 한국 잠룡님 전 상서(前 上書)] 고이즈미의 한국 대통령 전 상서(前 上書)
<21, 3부 끝> 필요하면 적과도 동침하라 본문듣기
기사입력 2017-08-08 11:58:00 최종수정 2018-11-02 11: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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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블 붕괴 후 ‘잃어버린 25년’ 중에 딱 한번 일본경제가 빛을 발한 때가 있었다. 거센 당내 저항을 극복하고 5년 5개월의 총체적 구조개혁으로 일본을 다시 일어서게 한 고이즈미 내각(2001~2006년) 때가 바로 그 때였다.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개혁 리더십의 위기를 맞고 있는 한국의 장래를 자기에게 맡겨달라는 대통령에게, 고이즈미가 편지로 전하는 충언을 한번 들어보자​

 

 

<편지 21> 필요하면 적과도 동침하라


국가와 국민을 위해 개혁을 추진함에 있어, 필요하면 적과의 동침도 불사해야 한다. 개혁에 뜻을 같이 한다면 야당과도 손을 잡을 수 있어야 한다. 개혁에 동조하는 세력이라면 야당은 정적(政敵)이 아니라 개혁의 동지(同志)다. 필요하다면 정계개편을 하라. 단순한 정권연장이 아니라 개혁 추진을 위해서라면 정계개편은 역리(逆理)가 아니라 순리(順理)다.

 

2001년 내 내각의 첫 해에 도로4 공단 등 특수법인(공기업)개혁을 추진할 때였다. 특수법인 개혁추진이 진행되면서, 자민당 최대 파벌인 하시모토 파를 중심으로 최대 공기업인 도로공단을 싸고 도는 도로족(도로건설 등에 특화한 국회의원들)의 반발이 날이 갈수록 심해져 갔다. ‘자민당 내에 ‘도로전쟁’이 발발할 것 같은 분위기’였다. 도로4공단을 관할하는 국토교통대신(그는 연립여당 공명당의 당수였다!)까지 TV 등에서 공개적으로 비판의 자세를 보일 정도였다.

 

이런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8월 24일 나는 야마자키 자민당 간사장에게 자민당이 특수법인개혁을 저지하고 나서면 ‘당 밖의 세력을 결집해서라도 (개혁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말이 무슨 뜻인 줄 그도, 나도, 그 얘기를 전해듣는 다른 사람도 다 알고 있었다. 그해 7월 참의원 선거에서 고이즈미 개혁을 지지했던 하토야마 鳩山由紀夫 민주당 대표와 정책연합을 해서라도 특수법인개혁 등 고이즈미 개혁을 밀어 부치겠다는 얘기였다. 이 폭탄발언은 자민당 내의 개혁저항세력 귀에 들어가라고 일부러 크게 발한 것이었다. 

 

나의 발언은 단순한 제스쳐가 아니었다. 실제로 민주당 세력의 일부가 공개적으로 특수법인 개혁법안에 동조하고 있었다. 자민당 개혁저항세력이 가장 꺼리는 것 중에 하나가 자민당 내 고이즈미 지지세력과 야당 민주당 개혁세력과의 연합이었다. 그것은 곧 국회해산과 총선을 의미하고, 그 총선에서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총리와 각을 세웠다가는 당선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우려는 2005년 우정해산과 그 총선에서 현실이 되었다!)

 

당시 민주당을 끌고 가던 하토야마 대표는 늘 나의 개혁노선에 동조하고 있었다. 파벌이 좌지우지하는 구태의 자민당, 부패와 비효율을 확대 재생산하는 ‘철의 삼각형’ 이익유도 체제, 어떠한 변혁 시도도 좌절시키는 관료주도 행정체제, 재정적자 속에서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경기부양책 등 여러가지 면에서 그와 나는 정책 관점이 일치하고 있었다. 

 

나와 하토야마 대표 간의 끈끈한 관계는 내각 출범 초부터 이어지고 있었다. 2001년 6월 통상국회가 끝난 후, 나는 하토야마 민주당 대표실을 찾아가 그에게 “(참의원 선거가 끝나면) 같이 하는 일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말로 장래 협력 관계에 관해 운을 떼기도 했다. 

 

도로공단 개혁 문제로 자민당이 둘로 갈라져 다투고 있던 2001년 11월, 하토야마는 당수토론에서 ‘(고이즈미가 개혁노선에서) 뒤돌아서지 말았으면 한다. 뒤에는 저항세력뿐이다’며 공개적으로 지지를 보냈고, 2001년 임시국회가 폐막된 다음날 12월 8일에는 민주당 간사장회의에서 ‘고이즈미 총리가, 국민의 입장에서 해야 하는 개혁을 진정으로 하겠다면, 그것을 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당내 반대로 개혁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나로서는, 하토야마 대표는 절묘한 원군(援軍)이었다. 나는 그를 자민당 안의 개혁저항세력을 통제하는 지렛대로 삼았다. 그래서 2001년 여름의 참의원 선거 때에는 ‘자민당 가운데 나의 발목을 잡아당기는 자가 있으면 나는 자민당을 부순다’고 정계개편을 암시해 저항세력을 떨게 하기도 했다. <3부 끝>

 

 <순서>

 

왜 지금 개혁의 리더십인가?

제 1부 제대로 된 잠룡이라면

제 2부 대권을 잡고 나면  개혁의 무대는 이렇게 꾸며라

제 3부 모두를 개혁에 동참시켜라

제 4부 논란이 많은 개혁과제를 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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