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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기획시론] 싸이와 창조경제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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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3년04월24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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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4/18/2013041802822.html

싸이의 '젠틀맨'이 불과 4일 만에 유튜브 1억 조회를 기록하며 다시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런데 창조경제가 무엇인가를 놓고 설왕설래하는 요즘, 싸이가 그 해석에 골몰하는 사람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몸으로 창조경제의 방향을 보여준 것이 더 놀라웠다. 그 누구보다 싸이는 창조경제의 내용을 가장 잘 구현하는 '창조인'으로 평가받을 길을 걷고 있다.

작년에 나온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기존 음악에 소셜미디어라는 ICT(정보통신기술)의 날개를 달아 세계에 진출했다. 싸이 이전에 수많은 한류 콘텐츠가 있었고, K팝이라는 분야가 등장했지만 세계에 영향을 주기에는 미진했다. 그 런데 싸이는 콘텐츠 성공 방식의 변화와 모델을 보여주었다. 온라인을 통한 글로벌 유통을 채택하면서 비용과 시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짧은 시간에 세계에 전파된 것이다. 콘텐츠가 ICT와 만날 때 예상치 못한 창조적 결과를 낳고 산업적 파급력을 크게 증가시키는 예를 보여준 것이다. 더욱이 이 콘텐츠는 ICT를 통해 패러디와 리액션 동영상을 무수히 창조하면서 새로운 문화 현상까지 만들어냈다.

이번 싸이의 '젠틀맨'은 기존 콘텐츠를 새롭게 구현해 재창조하는 새로운 접근을 보여주었다. 이미 2009년에 커다란 인기를 얻었던 걸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시건방춤'을 4년이 지난 지금 다시 창조해낸 것이다. 그러나 이 춤은 예전의 것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았다. 오히려 싸이 고유의 이미지와 결합해 코믹하면서 중독성 있는 춤으로 재탄생했다. 잊힌 기존 콘텐츠를 열린 유통망과 열린 생태계에 편입해 새 콘텐츠로 창조해 낸 것이다.

싸이의 이 두 음악은 창조경제가 지향하는 바를 정확하게 구현해내고 있다. 창조경제는 과학기술과 ICT를 바탕으로 도약을 이루는 것이며, 기존 상품과 서비스에 상상력과 창의성을 결합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패러다임이다. '강남스타일'은 콘텐츠를 ICT와 결합하여 새로운 글로벌 콘텐츠 모델을 만들었고, '젠틀맨'은 기존 콘텐츠를 재창조하여 새로운 콘텐츠로 변화시켰다.

흔히들 창조를 지금은 없는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으로만 생각하고 새로운 것을 고안하느라 머리를 쥐어짜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러나 창조는 그렇게 탄생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타고난 재능과 기질로 발현되는 개인의 창조력은 역사 이래로 존재해 왔고, 앞으로도 인류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그것은 정부나 어떤 외부의 지원 없이도 발현된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가 추구하는 창조 패러다임은 이와는 다른 접근을 하자는 것이며 여기에 과학기술과 ICT를 덧붙이자는 것이다. 창조경제가 우리 주위에 이미 존재하는 것에서 나온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리처드 플로리다는 저서 '창조 계급의 부상'에서 창의성이 반드시 지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창의성은 종합하는 능력이고,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고 했다. 창의성은 거친 낟알을 체질해 쓸모 있는 낟알을 가려내듯이 이미 있던 자료에서 새롭고 유용한 것을 만들어내는 일이라고 했다. 창조성이 아이디어나 지식을 유용한 형태로 새롭게 구현하는 것을 의미한다면, 그 출발은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데서 찾는 것일 터이다.

창조경제라는 말 한마디 하지 않고도 싸이는 창조경제의 방식을 음악에 구현해 세계 수준의 대중문화인으로 올라섰다. 창조경제를 없는 데서 찾지 말고 지금 우리 주위에 널려 있는 것을 돌아보는 데서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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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3년04월24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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