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가짜뉴스의 역습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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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09월28일 17시58분
  • 최종수정 2019년09월03일 15시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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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미디어의 급부상

 

2017125.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독점 인터뷰 영상이 공개되었다.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되어 직무가 정지되어있던 대통령을 직접 인터뷰한 영상이었다. 놀랍게도 인터뷰를 한 언론은 조선일보나 한겨레 같은 메이저 신문사도, KBS 같은 지상파 방송도 아니었다. 바로 정규재 전 한국경제 주필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인 정규재 TV’였다. 인터뷰는 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제기된 일부 의문에 대해 해명하는 형식을 취했다. 주요 언론사의 기자들은 그 채널에 공개된 영상을 보고 기사를 써야 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그의 채널은 이렇게 갑작스런 유명세를 탔다. 이 채널은 탄핵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채널이다.

 

탄핵을 반대하는 세력은 오프라인에서는 전국의 태극기집회를 열었고, 온라인에서는 이 집회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했다. 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부당함을 알리며 탄핵의 시발점이었던 태블릿 PC가 조작되었음을 역설했다.

 

이들은 기성언론을 믿지 않았다. 지상파 3사를 비롯한 종합편성채널, 뉴스 전문 채널까지 모두 소위 짜고 치는 고스톱을 하고 있다고 믿었다. 대신 이들은 유튜브로 발걸음을 돌렸다.

 

가짜뉴스의 기승

 

1인 미디어와 기존 언론의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 1인 미디어는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 언론사를 창간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막대한 자본과 인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인터넷 신문이 생기면서 언론사를 만드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게 되었다. 유튜브 등의 1인 미디어 플랫폼의 탄생은 이러한 진입장벽을 거의 없애버리다시피 하였다.

 

10분이면 자신의 채널을 만들어 영상을 올릴 수 있는 시스템은 하나의 혁신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1인 언론의 등장은 다른 큰 문제점을 낳았다. 바로 가짜뉴스다. 기성언론을 소비하지 않을 순 있다. 개인의 자유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유튜브에서 가짜뉴스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여러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건도 발생했다. 최근 노회찬 전 의원이 사망했을 때, 한 유튜브 채널은 잔치국수 먹방을 하며 노 전 의원의 사망을 희화화하며 조롱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북한군 개입설’, ‘XXX 타살설등 수많은 루머와 가짜뉴스의 진원지가 유튜브이기도 하다.

 

팩트체크와 규제

 

이러한 가짜뉴스와 여러 1인 미디어의 문제점을 바로잡는 것이 필요하다는 여러 지적이 나온다. 첫 번째는 바로 팩트체크다. 1인 미디어에서 나오는 수없이 많은 주장들을 팩트체크 해야 하는 것은 기존 언론의 책무이기도 하다. 여러 언론들이 힘을 합쳐 잘못된 뉴스가 전파되는 것을 막는 것이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이미 미국 등에서는 팩트체크 전문 언론들이 있을 정도다. 두 번째는 규제다. 1인 미디어에서는 온갖 자극적인 영상들이 넘쳐난다. 폭력적이거나 성적인 영상들이 대표적인 예시다. 이러한 영상들에 대해서는 반드시 규제가 필요하다. 특히 어린 학생이나 청소년들에게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고 그 자체로 사회에 해가 되기 때문이다. 정부의 개입이 필요한 부분이다.

 

유튜브 등 1인 미디어 플랫폼도 규제에 동참해야 한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말이 있다. 외국의 슈퍼히어로 영화에 자주 나오는 말이다. 유튜브는 이제 초능력을 가진 슈퍼히어로 급의 미디어가 되었다. 기성언론의 인기는 과거에 비해 많이 하락했다. 이러한 힘의 공백을 유튜브 등 1인 미디어가 차지했다. 유튜브에게는 이제 큰 책임이 요구된다. 지배적 미디어 중 하나로서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

 

최근 페이스북의 창업자인 저커버그가 미국 상원 청문회에 참석하여 사과한 적이 있다. 지난 대선 러시아는 미국의 대선에 개입했었다. 이 과정에서 페이스북이 주된 통로였다. 그 과정에서 페이스북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고, 이러한 실책에 대해 창업자가 직접 국민들에게 사과를 한 것이다. 유튜브도 더 이상 사회 발전을 막는 잘못된 영상들의 성장을 방치하지 말고 규제에 나서야 한다. 그것이 유튜브라는 플랫폼도 살리고, 사회가 오염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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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19년09월03일 15시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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