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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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리히 법칙과 더불어민주당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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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05월11일 17시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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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로라면 지방선거를 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항상 느끼는 감정이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대부분의 지역에서 압도적으로 높은데다가, 야권은 분열되어 도저히 어느 한 곳이라도 당선을 마음 놓고 있을만한 지역이 없다. 필자뿐만이 아니다. 정두언 전 의원은 최근 cbs의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대구 경북 지역을 제외하면 전국적으로 민주당의 당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 데이터도 그렇다. 지방선거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를 보면 박원순 현 서울시장이 다른 후보들을 더블 스코어로 앞서고 있다.

 

 그러나 찬란한 지지율과는 달리 민주당은 내부로부터 썩어 문드러지고 있는 상황이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이하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미투사건을 시작으로 김경수-드루킹 게이트, 민병두 의원의 미투고발,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의 내연녀 공천, 구본영 천안시장의 뇌물수수 구속, 은수미 성남시장 후보의 차량기사 제공과 관련된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 등 사건 사고가 열 손가락으로 세기 모자랄 지경이다. 심지어 구본영 천안시장의 경우 뇌물 수수 의혹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에도 천안시장 후보로 전략공천 되었다. 순창의 경우 세월호 플랜카드를 두고 ‘귀신 붙은 현수막’이라 말한 후보가 공천되었고 대전시장 예비후보 중 한 명은 성접대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광주광역시장 경선에서는 당원명부가 유출되기까지 했다. 아무리 개인정보 유출이 빈번한 작금의 세태라지만 한 나라의 제1정당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만 느껴진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 같은 사건들은 아직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다. 당 지도부가 쇄신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지지율에 영향이 없는 것과 별개로 더불어민주당이 앞날을 걱정해야할 이유는 따로 있다.

 

 ‘1:29:300 법칙’으로도 잘 알려진 ‘하인리히 법칙’을 다들 한 번쯤은 들어봤으리라 생각한다. 300개의 작은 사고가 29개의 중형 사고로 이어지고 그 29개의 사고가 하나의 대형 사고를 낳는다는 법칙이다. 지금 민주당을 둘러싼 사건 사고들은 이 법칙으로 말하자면 아직 중소형 사건 사고들에 불과하다. 그 말인즉슨 아직 대형사고는 막을 시간이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소위 ‘달빛기사단’이라 불리는 민주당의 열성 지지자들이 잠시 키보드를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작은 사고가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우선 작은 사고가 조직 전반의 문제를 반성하는 계기로 남아야 한다. 열성 지지자들이 작은 사고들을 가리려고만 한다면 당의 수뇌부는 위에서 언급한 일들을 반성의 계기로 삼지 않을 것이다.

 

 높은 곳에서 떨어질수록 그 충격은 더 크다. 위치에너지가 운동에너지로 바뀌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현재 고공행진중이지만, 이대로 지도부가 쇄신하지 않고 관련자를 처벌하는 수준에서 그친다면 반드시 대형사고가 터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민주당은 최근 기초단체장에도 전략공천을 할 수 있도록 당헌당규를 수정한 바가 있다. 진정 고쳐야 할 것들은 고치지 않고, 전략공천을 통해 제 사람 심는 것에만 몰두하고 있으니 지켜보는 사람은 답답할 노릇이다. 촛불혁명을 통해 세워진 새 정권의 개혁의지가 민주당 내부의 문제로 인해 묻히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ifs POST>

 

 큰 실수는 굵은 밧줄처럼 여러 겹의 섬유로 만들어진다.

Les fortes sottises sont souvent faites, comme les grosses cordes, d’une multitude de brins.

-빅토르 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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