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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최고의 스펙은 ‘빽’?]

95%. 강원랜드에 ‘빽’으로 입사한 신입사원의 비율이다. 2012년부터 1년동안 강원랜드에 뽑힌 518명의 신입사원 중 단 5%를 제외하고는 외부 청탁으로 입사했다. 지난 9월 이와 같은 사실이 한 언론에 보도된 이후, 정부는 ‘공공기관 채용비리 특별점검’을 실시했다. 며칠 전 정부가 발표한 결과는 충격적이다. 1190개 공공기관∙기타공직유관단체 중 80%인 946곳에서 4788건의 채용비리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에서 중앙정부 산하 공공기관만을 보자면, 275곳 중 257곳이 채용비리에 연루됐다. 연루되지 않은 곳이 18곳뿐이다. 

채용 비리를 저지르지 않은 곳을 찾는 게 빠를 정도다. 

 

‘공정’해야 할 공공기관에서 ‘공정성’은 온데간데 없었다. 청탁 받은 특정인을 채용하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이 동원됐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청탁 받은 지원자에게 유리하도록 추천 배수를 조작해 채용했고, 근로복지공단은 가점 대상자에게 가점을 주지 않아 탈락시키고 지역 유력인사의 자녀를 채용했다. 심지어 입사 지원서를 내지 않은 사람에게 편의를 봐 준 곳들도 있다. 한식 진흥원은 서류를 안 낸 고위인사 지인의 자녀를 서류, 면접 심사를 거쳐 특별채용 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채용시험에 지원하지 않은 사람에게 최종 면접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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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중앙일보)

 

[채용비리는 범죄다]

공공기관은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이른바 ‘신의 직장’으로 불린다. 고용 안정성이 좋고,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사회에서 흔히 말하는 좋은 배경이 없어도, 공정한 경쟁을 통해 평가 받고 채용될 수 있다는 청년들의 기대가 있다. 채용비리는 범죄다. 누군가의 노력과 꿈이, ‘빽’에 밀려 좌절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이런 점에서 채용비리를 엄정하게 처벌하겠다는 정부의 발표는 당연하다. 정부는 수사의뢰 대상에 포함된 중앙공공기관 현직 기관장 8명 즉시 해임을 추진하고, 연루된 임직원들을 업무에서 배제하고 검찰 기소 시 즉시 퇴출하겠다고 말했다. 수사결과 채용비리로 최종합격자가 뒤바뀐 경우도 구제하겠다고 밝혔다. 

 

공공기관 채용비리 재발을 막기 위한 제재도 처벌과 강화된다. 부정합격자는 채용을 취소하고, 향후 5년간 공공기관 채용시험 응시자격이 제한된다. 채용비리로 유죄판결을 받게 된 임원과 청탁자는 명단이 공개될 예정이다. 

 

채용비리는 비단 공공기관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사기업도 마찬가지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달 말에 발표한 ‘은행권 채용 업무 적정성 관련 현장검사 잠정 결과’에 따르면, 국내 11개 은행에서 총 22건의 사례가 적발됐다. 서류심사와 실무평가에서 최하위권이던 최고경영진의 친인척에게 임원면접 때 최고 등급을 주고 채용하는 등이다. 

 

취업 최고의 스펙이 ‘빽’이 되어서는 안 된다. 누군가의 절실함과 희망을 ‘빽’으로 꺾는 것은 분명한 범죄다. 특권으로 자신의 것이 아닌 자리를 빼앗지 말고, 공정하게 경쟁하고 공정하게 평가 받아야 한다. 공기업과 사기업을 가리지 않고 이토록 많은 채용비리가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음은, 그 동안 이른바 가진 자들이 얼마나 죄의식 없이 자신들의 권력을 휘둘러 왔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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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2-02 15:5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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