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화약고에 불 지핀 트럼프 > 젊은이의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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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은 ‘평화의 도시’를 뜻하는 히브리어로, 유대교와 이슬람교, 기독교의 공통 성지다. 수년간 성지를 차지하려는 갈등이 끊이지 않아 국제사회는 예루살렘을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중립적인 장소”로 명시해 분쟁을 최소화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인정하면서 전 세계 이슬람의 분노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예루살렘을 둘러싼 분쟁의 당사국으로, 약 70년 동안 예루살렘을 자국 수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분쟁(이-팔 분쟁)의 표면적인 계기는 1948년 이스라엘 건국 과정에서 촉발됐다. 1947년 제 2차 세계대전 직후 승전국들의 합의에 따라 독일의 유대인 학살에서 살아남은 유대인들은 팔레스타인 땅으로 이주해 이스라엘을 건설했다. 이에 영토를 빼앗긴 기존 거주민들은 하루아침에 갈 곳이 없어져 난민 신세를 면치 못했다. 

 

이후 동예루살렘(요르단령)과 서예루살렘(이스라엘령)으로 도시가 분리됐지만 제3차 중동전쟁이 일어나면서 이스라엘은 무력으로 동예루살렘을 점령했다. 국제사회는 두 차례의 유엔안보리를 통해 이스라엘이 무력으로 획득한 영통에 대한 철수를 명했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따르지 않고 있다. 약 70년 동안 기존 영토를 다시 되찾아 오려는 팔레스타인과 새 영토를 지키려는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이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이-팔 분쟁이 강대국들의 이해관계에 따른 정치적 문제까지 얽히며 명확한 해답을 내리기 어려워졌다고 평가해왔다. 트럼프는 이러한 우려를 뒤로한 채 수년간 지속되던 국제사회의 침묵을 깼다. 트럼프는 지난 6일 백악관 연설을 통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다른 모든 자주국처럼 자국의 수도를 결정할 권리를 가진 자주국”이라며 이스라엘의 손을 들어줬다.

 

[트럼프의 ‘마이웨이’식 외교]

 

CNN은 트럼프의 예루살렘 선언의 이유로 “핵심 지지층을 달래기 위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트럼프의 정치적 기반은 탄핵 표결이 있을 만큼 약해져 있다. 탄핵은 부결됐지만 트럼프는 자신의 지지기반을 다시 다지기 위해 예루살렘 선언으로 국내 유대인 지지표를 공략했다. 막대한 자금력을 가진 유대인들의 표를 성공적으로 결집시킨다면, 트럼프는 그 누구보다 강력한 지지계층을 손에 얻게 된다. 또, 대선 당시 미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유대인의 표를 얻은 만큼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성급하게 ‘예루살렘 선언’을 했다는 의견도 보인다. 이유가 무엇이든 한 가지 분명한 점은  트럼프가 이-팔 분쟁의 복잡한 역사를 무시한 채 정치적 이득을 위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천명한 것이다.

 

트럼프의 독단적 행보는 중동의 화약고에 불씨를 던졌다. 예루살렘 선언 이후 전 세계 곳곳에서 반대 시위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팔레스타인은 반 이스라엘 저항 운동인 ‘인티파다(Intifada)’를 통해 유혈 투쟁을 벌이고 있고,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는 이로 인한 테러기도까지 발생했다. 터키 대통령 또한 이스라엘이 점령중인 동예루살렘에 팔레스타인 대사관을 열겠다고 미국에 맞불작전을 놓고 있다. 이슬람 국가들의 반발이 점점 더 거세지며 중동과 세계의 평화가 흔들리고 있다.

 

사실 중동의 불안정은 국제정치나 경제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중동에 여러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유가가 오르내리며 국제경제를 혼란스럽게 한다. 팔레스타인의 무력시위와 충돌이 악화돼 군사적 충돌로 번지게 된다면, 국제경제는 다시 한 번 침체될 것이며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뿐만 아니라, 중동 아프리카 지역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도 안정화가 필요한 곳이다. 하지만 트럼프의 예루살렘 선언으로 중동 지역은 다시 한 번 분쟁 터가 되었고, 국제사회의 안녕은 더 이상 약속할 수 없게 되었다.

 

[트럼프, 국제사회의 경고 들어야]

 

트럼프의 ‘마이웨이’식 행보에 유엔의 체제 또한 흔들리고 있다. 유엔주재 미국 대사 헤일리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려는 모든 결정을 무효로 돌린다는 내용의 결의안 표결이 있기 전 “반대 결의안에 어떤 나라들이 찬성표를 던지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우리에게 반대표를 던질 테면 던져라. 우리는 그만큼 돈을 절약하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미국의 위협적인 태도에도 불구, 유엔 총회 결의안은 찬성 128, 반대 9의 압도적인 차이로 통과됐다. 국제사회는 결의안 표결로써 미국의 의견에 반대하는 의사를 공고히 했다. 물론 유엔총회의 결의안은 안보리와는 달리 구속력이 없다. 하지만 국제사회가 미국의 ‘막무가내’식 행보에 브레이크를 걸었다는 점에서 의의를 둘 수 있다. 

 

결의안이 채택된 후 트럼프 정부는 유엔 분담금 축소라는 카드를 내밀며 보복성 조치를 취하고 있다. 유엔평화유지군(PKO) 분담금 또한 삭감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아 유엔과 국제사회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팔 분쟁은 명확한 해답이 있는 분쟁이다. 1967년 유엔안보리 242호, 1973년 338호는 이스라엘이 무력으로 획득한 영통에 대한 철수를 명하고 있다. 유엔안보리는 구속력이 있는 결의안이기 때문에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결의안을 이행함이 맞고, 미국 또한 이에 이의를 제기해서는 안 된다. 유엔안보리의 결정을 뒤엎는 트럼프의 ‘예루살렘 선언’은 국제사회의 권한과 역사를 무시하는 행보로 볼 수 있다.

 

현재 트럼프는 ‘자국중심주의’ 정치를 우선으로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와 국제법과 연관된 논의를 전부 거부하고 있다. 그는 국제사회의 평화를 위해 지켜야만 하는 약속을 깨버렸으며, 그동안의 노력을 전부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트럼프가 계속해서 국제사회의 약속을 어기고 자국중심주의 정치를 행한다면 앞으로 발생할 국제사회의 분쟁에 대한 통제는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트럼프 정부는 지금이라도 세계 정치를 뒤흔드는 ‘막무가내’식 외교를 그만 두어야만 한다. 미국의 독단적인 결정과 반대국을 향한 강한 압박으로 ‘평화의 도시’라는 뜻의 예루살렘은 걷잡을 수 없는 ‘전쟁터’로 전략했다. 세계의 안녕을 위해 그리고 중동의 안정화를 위해 국제사회가 그리고 미국이 줄곧 고수해온 2국가 해법을 통해 중동의 화약고를 잠재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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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1-05 16:10:19 최종수정 2018-01-05 16: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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