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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으로부터의 해방 이후 남북의 이념적 대치로 인해 분단된 지 반세기 넘게 지난 현재까지 한반도는 세계의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있다. 남과 북 양측의 갈등이 이념의 차이에서 파생된 만큼 양측 간의 이념 전쟁은 총과 탱크로 치루는 실질적 전쟁보다도 더 강조되어 왔다. 해방 직후 대한민국 초대정부는 국내 좌익 세력의 제거라는 당시의 정치적 목적과 더불어 국내의 치안 확보라는 목적을 지니고 북한에 대한 방어적 안보 법률로서 국가보안법을 제정하였다. 

그 후 반세기 동안 휴전 중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흘러온 대한민국 역사에서 국가보안법이 국가 안보에 기여를 한 것은 자명한 사실이나, 정권 유지와 독재 정치를 위한 도구로써 국민의 인권을 심각하게 탄압하였던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한국의 민주화가 더욱 진전되고 국민의 기본권 보호가 시대정신이 된 오늘날, 국가의 안보 질서 확립과 국민의 인권 보호 사이에 균형을 맞추기 위한 국가보안법의 개정을 면밀하게 검토해보아야 한다.


[폐지와 존치, 개정의 줄다리기]
국가보안법은 혼란의 시대에 탄생한 법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국가보안법의 존폐를 둘러싼 다양한 의견이 논의되기 시작했고 폐지와 존치 사이의 첨예한 논쟁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크게 봤을 때 국가보안법을 둘러싼 다음과 같은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 

Ⅰ. 폐지론

국가보안법의 폐지론에는 국민의 기본권 침해를 근거로 개정론과 존치론을 부정하며 모든 조항을 없애버리자는 전면폐지론과 폐지 이후 국가보안법의 순기능만을 대체하려는 폐지 후 형법보완론이 있다.  

1-1. 전면폐지론

전면폐지론자들이 주장의 근거로 크게 초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국가보안법이 민주주의 원칙에 크게 어긋난다는 점이다. 반국가단체의 구성(3조) 찬양·고무죄(7조)와 관련하여 행위 자체에 대한 처벌 이외에 개인의 사상이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이 제한되고 민주주의의 다원주의적 특성 자체가 부정된다는 점에서 국가보안법의 존속은 민주주의 발전의 걸림돌이 된다는 입장이다. 

1-2. 폐지 후 형법보완론

폐지 후 형법보완론은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되 이를 대체하기 위하여 국가안보에 실질적으로 위험이 될 수 있는 행위 중심의 사례를 처벌하기 위해 그에 대한 형법을 더욱 보완·강화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형법보완 방향이나 내용에 있어서는 아직 명확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Ⅱ. 존치론
국가보안법의 존치론은 크게 국가보안법의 조항을 개정함으로써 현재 논의되고 있는 문제점들을 바꾸자는 개정 후 존치론과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기존의 국가보안법을 그대로 존치시키자는 무개정 존치론이 있다. 

2-1. 개정 후 존치론

국가보안법을 개정하자는 의견은 주로 독소조항들의 완화에 그 목적이 있다. 국가보안법 개정 후 존치론자들의 가장 큰 주장은 국민의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다분한 여러 조항을 엄격하게 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2-2. 무개정 존치론

국가보안법 무개정 존치론자들은 주로 우리나라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그 근거의 기반을 둔다. 아직 휴전 중인 한반도의 상황을 고려할 때 북한은 명백하게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적 질서를 위협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국가보안법의 필요성이 확인되고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국가보안법의 각 조항을 법률에 목적에 맞추어서 합헌적 법률해석 방법을 따른다면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또한 북한은 민족의 통일을 이루기 위해 협력해야 하는 대상임과 동시에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적 질서를 위협하는 반국가단체로서의 성격을 동시에 가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국가보안법의 처벌이 행위 시 처벌 원칙에 어긋난다는 의견에 무개정 존치론자들은 반국가단체의 조직과 가입 또한 구체적 행위에 해당하므로 이를 처벌하는 것은 행위 형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반박한다.

[국가보안법 독소조항에 대한 문제점]

국가보안법 존폐 여부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휴전 중인 분단국가이며 북한은 아직도 적화통일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또, 이석기 의원 사건 등에서 알 수 있듯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공격이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을 미루어 보아 국가보안법은 현재 그 존재의 필요성이 일부 인정된다. 

하지만 국가보안법이 국민의 인권을 탄압하고 기본권을 침해한 사실은 너무나도 명백하기에 존치론을 거론하기에 앞서 독소조항들을 검토하며 어떠한 문제점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한다.

제4조: 목적수행
 
제4조 제1항 제1호는 “형법 각 조에 정한 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국가보안법의 본 규정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스스로 자인하고 있는 꼴이다. 처벌조건을 다른 법률의 법정형에 위임하는 것은 국가보안법의 제4조를 독자적으로 둘 필요가 없음을 시인하는 것이며 과잉처벌에 해당하는 규정임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제4조는 “국가 안전에 대한 중대한 불이익”, “한정된 사람”, “사회적 혼란을 조성할 우려가 있는 사항” 등의 모호한 표현으로 법적용 기관이 자의로 법을 해석할 위험성을 높였다. 이러한 추상적인 범죄구성요건은 형법상 명확성의 원칙을 저버린 조항이며 죄형법정주의에 반하는 규정이라고 할 수 있다.

동조 제1항 제2호에는 ‘국가기밀’에 대한 행위를 규정하면서도 ‘국가기밀’의 개념이 어디까지인지 명확히 한정 짓지 않아 개념을 무한정으로 확대하고 해석할 여지를 남겨두었다. 이를 두고 대법원은 혼란을 막기 위해 형법 제98조의 ‘군사사의 기밀’을 ‘국가기밀’과 동일하게 해석하였지만, 대법원 판례를 보자면 형법의 해석원칙을 철저히 저버리고 ‘국가기밀’ 개념을 지나치게 확대하여 법을 해석하여 온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대법원은 1심, 2심 재판부가 국가기밀이 아니라고 무죄 판결한 사건에 대해서도 다시 유죄로 판결하는 등 ‘국가기밀’에 대해 무제한적인 해석을 내리며 혼란을 더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황석영 사건이 있다. 국가안전기획부는 지난 1989년 북한을 방문한 후 미국에 머물다가 귀국한 소설가 황석영 씨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였다. 그에게 적용된 혐의는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 구성, 이적 표현물 제작(방북기-사람이 살고 있었네), 국가기밀 누설 등이었다. 국가기밀 사항에서는 제야 운동가들의 신원 정보와 운동권 동향, 남한에 1천여 개의 핵무기가 배치되어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1심, 2심 재판부는 황 씨에게 적용된 국가기밀 누설 부분은 이미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진 내용이기에 국가기밀로써의 실질적인 가치가 없다는 명목으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하지만 대법원은 유죄를 선고하며 국가기밀에 대해서 “대한민국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모든 정보자료”라고 전제하고, “신문 기사나 책자 등 국내간행물을 통해 널리 알려진 사항이라도 반국가단체인 북한에 유리한 것이면 국가기밀에 속한다”고 판시했다. 이는 국가기밀의 범위를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해석한 구시대적인 판결로, 국민의 알권리 및 언론, 출판의 자유의 본질적인 내용을 심각하게 제한해 온 근원이 되었다.

법원의 해석 경향은 1997년 1월 16일 국가기밀 누설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한정합헌 결정이 내려지면서 새로운 계기를 맞게 된다. 

헌법재판소는 그동안 국가기밀의 적용 범위가 광범위하고 모호하여 일반 국민들에게 무엇이 금지되고 처벌되는 행위인지 명확한 예측 가능성을 제공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지하여 국가기밀을 “일반인에게 알려지지 아니한 것으로서 그 내용이 누설되는 경우 국가의 안전에 명백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볼만큼의 실질적 가치를 지닌 사실, 물건 또는 지식이라고 한정 해석 하는 한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최종 결정했다. 또한, “이 법으로 누설을 금하는 비밀은 일반인에게 알려지지 않을 것으로, 보호할 만한 실질적 가치가 있는 것에 한정해야 한다”고 명시하였다. 

하지만 확실하게 ‘국가기밀’의 개념을 한정했음에도 불구, 국가기밀의 범위를 폭넓게 해석하는 행위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특히, ‘이적성’ 여부를 잣대로 유죄 판결 하는 경향 또한 이어지고 있다. 

1999년 신문에 실린 기사 등에 ‘국가기밀’을 적용한 김경환 사건을 보면 헌법재판소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선고를 뒤집고 공지의 사실을 ‘국가기밀’로 판결하며 구시대적인 관행을 따른 것을 알 수 있다. 제4조가 개정되거나 폐지되지 않는 한, 헌법재판소의 한정합헌 결정에도 불구하고 법원의 자의적 해석과 과잉처벌은 계속될 것임을 알 수 있다.

제7조: 표현의 자유

국가보안법 제7조는 국가보안법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다. 제7조는 일반 형법에는 없는 ‘찬양’, ‘고무’에 관련된 조항을 포함하여 의사표현의 자유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의사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기 위한 법률은 명확성이 요구되나 제7조는 적용 범위가 매우 모호하고 광범위해 끊임없이 ‘위헌’ 논란을 사고 있다.

큰 틀에서 보자면 국가보안법 제7조는 대한민국 헌법 조항 제19조 양심의 자유, 제 21조 언론·출판의 자유, 그리고 제22조의 학문과 예술의 자유 등과 상충한다. 

물론 분단국가인 상황에서 국가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동은 정부에 의해 정당하게 제한받을 수 있다. 헌법 제37조는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라고 명시하며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덧붙이며 국가보안법이 기본적인 자유와 권리를 무리하게 침해한다면 헌법에 위반되는 것을 함께 입증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1990년 4월 1980년에 개정된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및 제5항의 규정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여지가 있다는 사실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국가의 존립 안전을 위태롭게 하거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명백한 위험이 있을 경우"에만 축소적용을 하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한정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소는 이러한 결정의 배경으로 “완전폐기에서 오는 법의 혼란과 공백을 막고 남북의 군사적 긴장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정합헌 결정으로 1991년 5월 31일 법 제4296호로 ‘목적요건’이 추가되었으나 국가보안법 제7조 남용 시비는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사실상 헌법재판소는 ‘구성원’, ‘활동’ 등의 애매한 단어를 남기며 자의적 법적용을 원칙적으로 가능하게 했다. 부가적인 제한을 두지 않은 규정은 처벌의 범위를 무한정 확대시키며 법 집행기관이 어떤 행위든지 손쉽게 제7조를 적용하여 처벌할 수 있게 했다.

이와 더불어 제7조는 “찬양·고무·선전”, “동조” 등의 용어를 사용하며 폭력 행위와 연계되지 않은 ‘신념’과 ‘주장’이 야기하는 선동을 처벌하겠다는 의미를 내포했다. 국가의 안전을 흔드는 ‘행동’은 폭발물에 의한 테러부터 여러 가지 형태의 폭력으로 존재할 수 있기에 규제하고 처벌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제7조가 문제 삼는 것은 행동이 아닌 한 사람의 신념체계나 사상, 양심의 실현행위이다. 이는 법 적용과정에서의 인권침해를 야기하며 ‘양심의 자유’, ‘표현의 자유’와 같은 소위 절대적 기본권에 대한 침해의 문제를 제기한다.

본질적으로 파고들자면,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고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하는 ‘표현’이 과연 존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그동안 국가보안법으로 처벌을 받은 이적표현의 전형적인 사례들, 즉 폭력이 아닌 ‘표현’으로 처벌받은 사례들은 국가의 안전에 명백히 위협을 가한다고 볼 수 없는 사례들이었다.

내심의 의사를 처벌한 대표적인 예로는 박정근 사건이 있다. 지난 2010년 3월 21일 박정근은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의 우리민족끼리 사이트에 관한 이적표현물 384건을 취득·반포하고, 북한 주의·주장에 동조하는 글 200건 등을 게재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제5항을 위반하였다는 혐의로 박정근을 기소했다.

박정근의 변호인은 “국가보안법은 의도가 명백할 때 처벌할 수 있으나, (박정근의 게시물은) 북한을 비판하려는 의도가 명백하다”며 “트위터의 게시물은 ‘물건’으로 볼 수 없기에 국가보안법이 정한 ‘표현물’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은 트위터는 불특정 다수의 접근이 가능하기에 ‘표현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하며 피고인이 북한체재를 비판해도 이적행위로 오인될 수 있는 일부 내용을 가지고 있으면 국가보안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결 내렸다. 북한의 주장과 유사 또는 동일한 표현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해악을 끼친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개인의 표현이 국가의 존립을 흔들만한 명백한 위험성이 있다고 추정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개인의 SNS에 게재한 몇 개의 게시물만으로도 국가보안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위반하는 행위다. 결국, 법이 처벌대상으로 삼고 있는 행위 자체가 모순적으로 헌법이 보장하는 가장 중요한 인권의 하나인 것이다.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시대착오적인 법원의 판결은 ‘트위터에서 게시물을 리트윗한 행위로 구속된 세계 최초의 사례’로 알려지면서 국제인권단체 엠네스티와 뉴욕타임스 등 여러 외신에 소개되기도 했다.

제7조는 국제사회의 비판의 대상으로, 한국의 인권개선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로 인식되어 왔다. 그동안 유엔인권위원회에서는 우리 정부에 제7조의 폐지를 수차례 권고해왔다. 위원회는 그 이유에 대해 제7조가 국제인권규약의 핵심 권리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면서 "모호하고, 공적인 대화에 대한 냉각 효과를 가져올 수 있고, 불필요하고 균형에 맞지 않게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위원회는 국가보안법이 본래의 목적을 잃고 점차 검열의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음을 우려했다. 위원회는 대한민국이 분단국가임을 인지하면서도 정부가 국가안보를 해치는 표현행위를 명확히 규정함으로써 ‘표현의 자유’를 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가보안법의 조항별 개선방안]
일각에서는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더라도 형법의 내란죄나 외환유치죄 및 폭력 행위에 관한 특별법 등으로 반국가단체 및 이적행위를 충분히 처벌할 수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형법상 내란죄는 ‘폭동’의 요소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반국가단체의 구성을 처벌하기 어렵다. 

외환유치죄 또한 외국인과 통모하여 전쟁을 시작하게 하거나 적국과 합세하여 전쟁행위를 하는 것을 구성요건으로 두기 때문에 전쟁행위가 아닌 반국가단체의 구성 및 활동을 처벌하기 어렵다. 다른 법들도 애초에 ‘자유민주적 국가질서를 위협하는 행위’를 의율하기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반국가단체의 구성과 활동을 의율하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휴전 중인 한국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보았을 때, 국가보안법이 갖는 나름대로의 역할과 가치가 현재에도 인정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국가보안법의 피해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국가보안법이 역사 속에서 너무나 많이 남용되어 국민의 인권을 심각하게 탄압하였던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일반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위해 국가보안법을 존치하더라도 그 조항에 대한 대폭 개정이 필요한 바, 앞에 살펴본 주요 조항별 문제점을 바탕으로 명확하고 예측 가능한 법률을 만들기 위해 다음과 같은 개정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1. 국가보안법 제 2조(정의)에서 “정부를 참칭하거나”라는 조문을 “정부를 표방하면서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거나”로 풀어 적어 의미를 구체화시킨다. 또한 반국가단체의 정의를 조직적이고 실질적인 체계를 갖추고 국가를 변란 할 만큼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단체로 그 의미를 축소해석하여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보호해야 한다.

2. 국가보안법 제 4조(목적수행)에서의 국가기밀의 범위를 명확히 한다. 헌법재판소에서 제시한 국가기밀의 3요소(비공지성, 요비닉성, 실질비성)를 법률에 명시하여 일반국민들의 법률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이도록 한다. 

3. 국가보안법 제 7조(찬양·고무)에서는 과도하게 제한되었던 국민의 언론, 사상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반국가단체 등을 위한 국가변란의 선전선동에 이르지 않는 단순한 찬양고무는 삭제하고 법정형량을 낮춘다. 이를 통해 학문과 사상의 자유를 침해하는 현 국가보안법의 문제를 해결한다.

4. 국가보안법 제 7조 이적표현물의 제작배포 관련 조항에서 이적표현물을 단순히 복사, 소지, 운반, 취득하는 행위까지 처벌하는 것은 국민의 기본권 중 학문, 사상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므로 제작, 수입, 반포(무상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퍼뜨리는 것), 판매하는 행위만 처벌하도록 한다. 또한 ‘이적표현물’의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함으로써 죄형법정주의를 실현한다.

5. 국가보안법 제 10조(불고지)는 개정하지 아니하고 존치시킨다. 이는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결처럼 범죄사실이라는 객관적 사실을 고지할 의무에는 개인의 양심적 판단이 개입할 만한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제 10조는 법에서 규정하는 친족의 경우에는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하게 함으로써 건전한 사회윤리를 보호하고 있기 때문에 개정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국가보안법의 어두운 과거를 넘어]
해방 이후 분단이라는 안타까운 상황이 국가보안법을 탄생시켰고, 한국 현대사에서 국가보안법은 국가권력의 폭력으로 새겨졌다. 많은 희생자를 낳은 국가보안법은 국민의 기본권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대폭 개정이 필요하다. 다만 아직도 이념적 대치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안보 법률이 어쩔 수 없이 필요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국가 안보와 국민의 기본권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전 사회 모두가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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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8-18 17:37:59 최종수정 2017-08-18 17:5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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