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폭탄과 문자행동, 민주주의에 대한 서로 다른 해석 > 젊은이의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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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에서 새로이 일을 할 사람을 선별하기 위해 거치는 청문회 시즌이다. 역대 정부의 경우에는 후보자의 범죄경력이 매우 중대하거나 국민의 정서로 받아들이기 힘든 탈세, 비리 등의 문제가 이슈화 됐을 때 청문회가 여론의 집중을 받았다. 이번엔 조금 다르다. 후보자 검증 내용보다는 국민들이 의원에게 보내는 ‘문자폭탄’이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국민의당은 지난 9일 강경화 후보자의 부적격 방침을 결정한 후 문재인 대통령의 무조건적인 지지자들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다며 ‘문자폭탄’을 보내는 시민들에게 법적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시민들의 비난성 게시글로 인해 국민의당 홈페이지는 다운되기도 했고 소속 의원들에게는 비난성 문자가 쏟아졌다. 자유한국당 또한 청문회 과정에서 문자폭탄에 의한 피해를 호소하며 지난 7일 문자폭탄 발송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문자폭탄은 국민의 헌법상의 권리인 표현의 자유와 헌법 제 17조 사생활보호권이 상충하는 사례다. 기본권이 상충할 때는 두 가지 방법으로 해결방향을 정한다. 첫 번째는 규범가치설이다. 우선적으로 중시되는 기본권을 배려한다. 두 번째는 비례의 원칙이다. 충돌하는 법익이 모두 보호할 가치가 있다고 전제하고 구체적인 상황 속에서 양 법익간의 관계를 고려한다. 이에 따라 우리는 문자폭탄 속의 국민의 권리가 헌법 및 관련 실체법과 최대한으로 합치하는지 고려해야한다. 또 이것이 국민의 정서와 부합하는지도 필수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문자폭탄 사례를 해석할 때 정보주체가 공인이냐 사인이냐의 여부는 중요한 이슈다. 문자폭탄을 받는 자는 명백한 공인이다. 정치인이라면 자신의 의견에 동조하지 않는 시민들이 집 앞에 와서 시위를 벌여도 이를 감내할 의무가 있다. 공인과 사인에게 각기 다른 피해 감내 수준을 규정한 법률규정은 없다. 그러나 과거 판례에 따르면 공인은 사인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비난을 감수해야한다고 해석될 수 있다. 1998년 대법원 판례를 예로 들면 “공적 인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가 제한되어 그 공개가 면책되는 경우도 있다”고 판시하면서 공인과 사인의 구분을 명시한 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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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폭탄은 그 행위자체 자체 뿐 아니라 내용에 있어서도 논란거리다. 내용의 경우 형사법에 의거한 협박죄의 측면에서 처벌이 가능하다. 따라서 굳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항목을 새로 개설하면서까지 이를 제지할 필요가 없어진다. 협박죄는 정치인 본인이나 가족, 주변인의 신체, 생명에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길 때 적용된다. 단순히 의정활동에 관한 항의가 아닌 협박성 멘트가 들어갔다면 단 1회의 문자발송도 협박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현재 존재하는 실체법을 통해 제재가 가능하다. 

 

정치에 대한 직접적인 참여가 자연스러워졌다. 야당 측에선 항의문자가 의회주의와 대의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행위라고 비난하고 있다. 의회주의 하에서 의원은 국민에게만 귀속된다. 야당 측의 주장은 일부 주장을 가진 국민들이 다양한 주장을 가진 국민들을 대표하는 의원들의 자율적 의정활동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자폭탄이 의회주의를 훼손한다는 주장은 다양한 방법의 정치참여가 가능해진 현 시점에서는 무의미하다. 특정 주장을 가진 사람들만의 특정한 표현의 방법일 뿐, 문자폭탄의 정치형태가 다른 생각을 가진 국민들의 표현을 막지는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문자폭탄’이라는 단어를 ‘문자행동’이라는 새로운 단어로 제시한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의 주장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문자폭탄은 특정 단체 등이 조직적으로 행한 활동이 아닌 불특정 다수의 개인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정치참여의 한 형태다. 기술 발전과 국민의 정치적 의지가 결합돼 생겨난 새로운 형태의 정치참여가 문자행동이다. 새롭게 탄생한 모든 것이 완벽할 수는 없다. 오류는 현행법으로 제재하되 자유는 제한해선 안 된다. 새로운 형태의 민주주의가 기존의 패러다임을 혁신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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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6-16 17:5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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