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시대의 예술, 미디어 아트 [2부] 나눗셈과 곱셈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7년06월09일 17시22분
  • 최종수정 2017년06월09일 17시32분

작성자

메타정보

  • 45

본문

<÷> 아트다, 아트를 나누다.

 

  관객에게 작품을 감상하는 환경을 제공하는 미디어아트. 그만큼 관객과의 호흡이 중요해 보인다. 여기, ‘1%의 대중을 위한 1%의 예술’이란 관념을 깨보고자 하는 온라인 플랫폼 미디어 아트 사업가가 있다. 9년 간 다니던 건설 회사를 관두고 미디어 아트 대중화에 도전하는 최동훈 대표. 그에게 대중과 미디어아트를 잇는 오작교의 삶을 물어보았다.

 

“예술이 어렵다는 말이 제일 싫어요.”

  미디어 아트에 대해 공부하고 싶다는 말을 전하자 “아름다운 것은 본능적인 영역인데 왜 예술을 공부하려고 하죠?”라고 반문하는 최동훈 대표. 

  그는 예술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해서 예술에 거리감을 느끼는 상황이 안타깝다며 “미디어 아트를 제일 좋아하는 것은 사실 아이들이다. 호기심을 유발하고 재미있으면서 아름다우니까요.” 아름다움을 모두가 향유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그가 ‘아트다’를 기획하게 된 첫 계기다. 

 

0e3a01d72826462b532e433cc04723cb_1496997
아트다 최동훈 대표. (출처 : 아트다 홈페이지)

 

 

“공정한 평가의 장을 만들고 싶어요.”

  졸업 작품을 만들 때의 희열을 잊지 못한다는 최 대표. 다시 예술 활동을 재개할 생각은 없는 것일까. “현재는 플랫폼 사업가로서 객관적인 위치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수익과 연관이 있는 플랫폼 사업자가 작가에게 개입하는 순간 위계질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관여를 최소화하고자 한다.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아트 모두를 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고 싶어요.”

 

“미디어 아트의 한계는 미디어로 극복해보려고요.”

  미디어 아트는 기술적인 특징 때문에 비용이 비싼 편이다. 복잡한 기술을 응용하는 경우 미디어 아트가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고자 ‘아트다’는 대여 서비스 및 스트리밍 서비스를 고안했다. 또한 온라인 거래 시스템과 낮은 중개 수수료로 작품들이 정당한 가격으로 팔릴 권리를 보장하고자 한다. “아직은 대기업, 병원 등이 주요 소비를 이루고 있지만, 골드 미스와 같은 개인 소비자도 분명히 늘어날 것”이라며 “미디어 아트가 변화하는 만큼 플랫폼도 계속 변화를 시도해야죠.”라 말했다.

 

“미디어 아트를 통해 폐쇄적인 문화 향유가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우리나라 미디어 아트 시장의 규모가 너무 작다. 화랑이 있긴 하지만 소규모인데다가 구매 의사가 있는 고객과 화랑 사이에서의 매칭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유통망을 제대로 갖추는 것이 시장을 키우는데 가장 좋을 것 같다.” 아트다의 최종 비전을 물어보자, “어떤 독보적인 위치에 오르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며, “예술문화가 폐쇄적으로 향유되지 않고 대중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자리 잡히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예술이 가지는 권위의 허상을 비판하며 대중화에 노력하는 '아트다'는 최동훈은 최근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17에 한국을 대표해 참여하여 K-아트의 대중화 및 세계화의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인터뷰 마지막까지 “예술을 즐겨 달라”는 그의 간곡한 부탁이 모든 대중들의 마음에도 전달이 되길 바란다. 

 

<X> 인공창의성, 예술의 지평을 넓히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로 ‘AI가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단연 화두가 되었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뜨거워지고 있다. 예술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인공지능. 인공지능 기술은 창의적 표현의 경계를 어떻게 확장시키고 있을까? 인공지능 자체가 창의적 예술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국내 최초 미디어아트 웹진 ‘앨리스 온’의 대표이자 「뉴미디어아트와 게임예술」의 저자, 유원준 디렉터를 만나보았다. 

 

- 인공지능이 미디어아트 생태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가. 

  과거에는 작가가 A부터 Z까지 설계를 해서 자신의 세계를 관람객들에게 제시하는 형태였다. 여기에 인공지능적인 요소가 개입되면서 작가가 미처 포착하지 못하는 부분까지 제공해줄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어 인간은 대략 자연 환경이 어떻게 변하는지 알고 있지만, 그 세세한 부분까지는 알기 어렵지 않은가. 어찌 보면 인공지능을 통해서 오히려 가공되지 않은, 자연적이고 원초적인 형태를 그대로 보여줄 수 있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즉, 작가는 통제될 수 없는 환경을 관람객에게 제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과거에 예술이라고 규정했던 혹은 예술로 감상했던 것들의 범주가 더 넓어질 수 있다. 그래서 예술계가 인공지능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 미디어 아트는 현재 그룹으로 이루어지는 부분이 많다고 들었다. 인공지능으로 미디어 아트 작업 형태가 변할 수 있을까?

  실제로 아티스트들이 주로 ‘벅차다’는 말을 자주 한다. 수많은 알고리즘 코드가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이 그 지식을 습득하고 작품에 응용하기까지 숨 가쁜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한다 할지라도 아티스트들이 개인으로서 모든 지식을 소화하고 작품에 귀결시키는 작업은 오히려 더 어려워질 수 있다. 

 하지만 미래에 AI가 발전되어, 기술과 디자인을 융합하는 알고리즘을 간편하게 정리해준다면  개인 미디어아티스트가 등장할 수도 있다. 

 

- 인공지능의 영역을 창의성으로 인정할 수 있을까?

  동의한다. 처음 사진이 등장했을 때 예술계는 사진을 예술로 인정하지 않았었다. 기계가 만들어냈다는 이유만으로. 시간이 흐른 뒤, 어떤 프레임을 어떤 의도로 어떤 오브제를 등장시켜 사진을 찍는 지도 작가의 의도로 인정받게 되었고, 사진이 예술 장르에 편입될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현재는 ‘인공지능은 인간의 범위를 벗어나서 기계가 만들었기 때문에 예술이 아니다’라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사진처럼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공지능도 예술의 한 형태로 인정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덧붙여서 창의성이란 것 자체가 상당히 ‘인간적’인 정의이다. 우리가 마주하는 세계라고 생각을 했을 때 무수히 많은 존재들이 살아가고 있는데, 존재마다 각각 다른 창의성을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꿀벌의 창의성이라 할 수 있는 벌집 모양에서 인간이 수학적 원리를 발견했다. 이처럼 처음에는 인간적 창의성이라고 정의하기 어렵더라도 분명히 인간적 창의성과 만나는 지점이 발생할 것이다.​ 

 

45
  • 기사입력 2017년06월09일 17시22분
  • 최종수정 2017년06월09일 17시32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