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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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선, 중국을 요리할 특급 후보가 필요하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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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7년02월17일 18시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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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의 상징에서 대륙의 실수가 되기까지

 

 ‘대륙의 실수’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우리나라에서는 중국 샤오미 사의 배터리를 시초 로 하여 알려진 말로,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이 다른 국가의 제품 못지않거나 그 이상의 품질을 보이는 경우에 쓰인다. 과거에는 ‘메이드 인 차이나’라고 하면 품질에서 크게 신뢰를 주지 못하는 일종의 상징과도 같았다. 짝퉁이나 불량품 하면 아직도 ‘그거 중국제야?’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제는 중국제 없이는 일상생활이 불가할 정도로 공산품은 우리 일상에 만연하게 퍼져있다. 게다가 앞서 언급된 대륙의 실수라는 단어가 등장하리만큼 품질도 예전에 비하면 전반적으로 우수해졌다.

 

 초등학생 시절에 학교에 가면 친구들 간에 미제 연필과 중국제 연필, 그리고 국산 연필을 두고 작은 다툼이 있기도 했다. 당시에 미제 연필을 쓰는 친구는 잘 사는 것이고, 국산은 중간은 가며 중국제는 살림이 어렵다는 식으로 장난스러운 말이 주변에서 꽤나 자주 다툼으로 이어지곤 했다. 또, 가방이나 필통에 ‘Made in China’가 적혀있기만 해도 놀림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만큼 중국제는 몹시 신뢰가 떨어지는 것들이었다. 오죽했으면 ‘Made in P.R.C.’라는 표기가 등장했을까.

 

 마오쩌둥이 죽고 나서, 덩샤오핑이 공산주의 체제에 시장경제체제를 접목시켰다. 이후 장쩌민이 이를 바탕으로 중국을 이끌었고, 중국의 GDP는 유례없는 큰 성장률을 기록했다. 돈이 좀 생기면 중국인이라고 예외 없이 더 나은 품질의 제품을 원하게 된다. 그래서 중국제들의 품질도 같이 오르게 된다. 이는 일본, 한국도 마찬가지로 겪었던 일이긴 하다. 값싼 인건비 덕에 ‘세계의 공장’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고, 특히 핸드폰 공장의 경우 대부분이 중국에 밀집하여 있어 중국의 자체 휴대전화 제조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대륙의 거침없는 진격

 

 최근 화웨이에서는 아이폰의 ‘시리’와 같은 서비스를 자국 사용자에게 최적화한 버전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 애플에 이은 3위 업체다. 시리나 구글 어시스턴트 등의 음성인식 기술은 과거 ‘Made in China’의 인식을 생각하면 닿을 수 없는 영역 같은 것이었다. 전 세계 LCD시장에서는 10년간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삼성의 뒤를 중국의 BOE 사가 바짝 뒤쫓고 있다. DJI 사의 젠뮤즈 X 시리즈는 이미 촬영장비 계에서는 아시아 넘버원으로 꼽힌다. 이러한 모습들 때문에 이제는 ‘중국제’하면 가성비 좋은 제품들로 인식하는 모습들이 꽤 보인다.

 

 한한령(限韓令), 이 비공식적인 중국의 지령은 사드 배치 탓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문화 컨텐츠 분야에서 타격을 받고 있다. 이런 와중에 게임 업계는 한한령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기사가 있다. 중국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벌고 있는 게임으로 유명한 ‘크로스파이어’나 ‘던전 앤 파이터’ 등이 있다. 이 두 게임은 현지화가 잘 된 한국 게임으로 중국 사용자들의 외면을 받지 않을 만큼 재개발이 되어있다. 이를 도운 것은 텐센트라는 게임 퍼블리싱 업체다. 과거에는 재미있는 한국 게임을 중국에 출시하기 위해 중국 퍼블리싱 업체나 게임사에서 한국 게임업체를 모셔가는 분위기였지만, 이제는 중국에 출시하기 위해 대형 게임사에 한국 게임업체가 줄을 대야하는 상황이 됐다. 과거의 ‘갑’이 이제는 ‘을’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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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의 서희장군을 찾아서

 

 지금 이 거대한 중국의 다방면의 습격을 막아낼 히든카드는 딱 무어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지리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우리는 많은 부분을 중국과 깊숙하게 공유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중국제 없이 생활하는 것이 상당히 곤욕스러울 수 있다는 이야기가 많다. 보통의 중산층 이하 가정에서는 사실 벗어나기 힘든 상황이다. 1년간 중국제를 쓰지 않고 생활한 사라 본죠르니라는 작가가 ‘A Year Without Made in China’라는 책을 썼을 정도이니 말이다.

 

 과거 고려 시대의 서희 장군은 거란과 송나라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외교를 통하여 강동 6주를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찾아온 역사가 있다. 당시에 이 외교는 고려의 민족의식에도 연계가 있었지만, 가장 큰 중점은 ‘실리외교’에 있었다. 아직 공학 관련 제조업인 가전제품이나 컴퓨터, 자동차, 조선 등에서는 우리나라의 기술력이 앞서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를 무던히 노력하여 더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다가올 대선에서 심각하리만큼 커져버린 중국의 존재감을 커버해줄 제 2의 서희장군을 찾을 수 있을지도 꼼꼼히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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