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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최대 명절 설, 고통받는 청년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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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7년01월20일 20시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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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가올 1월 28일은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이다. 2015년 트위터 코리아가 추석 연휴 기간에 트위터에 언급된 명절 연관 검색어 12만 5,000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위는 ‘즐거운’, 2위는 ‘스트레스’ 3위는 ‘힘들다’였다. 이제 명절은 더 이상 설레고 즐겁기만 한 때가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결과이다.

 

가정폭력으로 이어지는 명절 스트레스

 

 2013년 기혼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가 ‘명절 연휴가 기다려지느냐’는 물음에 대해 남자는 72.4%, 여자는 42.6%가 명절이 기다려진다고 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명절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명절 스트레스에 대한 응답은 남성과 여성이 차이를 보인다. 여성들이 가장 큰 스트레스 요소는 음식 준비였다. 친척 및 지인들이 와서 음식을 대접하고, 가고 나면 치우고 얼마 안 있다가 손님이 다시 오면 음식을 차리는 패턴이 반복된다. 여자들과 달리 남자들은 가사에는 관여하지 않고 편하게 명절을 휴일로써 활용한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들이 받는 정신적 스트레스는 더욱 클 것으로 생각한다. 실제 20~30대 주부의 경우 스트레스 중 정신적 스트레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40대 이상 주부의 경우는 정신적 스트레스 외에 과도한 가사에 의해 육체적 고통에 의한 스트레스까지 더해졌다. 

 

 남성들이 명절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장기간 운전으로 인한 피로였다. 이 결과를 살펴볼 때 상대적으로 남성보다는 여성이 명절 때 과도한 업무에 대해 받는 스트레스가 극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년 추석 때 가정폭력 신고 건수가 평소보다 몇 배 증가하였는데 신고의 주요 원인을 분석해본 결과 연휴 기간에 받는 스트레스로 인해 가족 간의 다툼으로 번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명절 직후에 이혼하는 사례가 급증한 것도 연휴 기간 받은 스트레스 때문이었다. 이러한 사례들을 분석해 봤을 때 명절 스트레스는 개인의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넘어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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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로 포장된 간섭

 

 여태까지 여성들 특히 기혼부부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온 것과 달리 최근에는 결혼하지 않은 청년들 역시 연휴 기간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호소하고 있다. 한 온라인 여행사가 20대 남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연휴 기간 스트레스의 원인 1위는 ‘가족들의 취업, 결혼 등에 대한 잔소리’였다. 

 

 서로 떨어져 지내다가 오랜만에 만났기 때문에 개인의 소식 및 안부를 묻는 것이 우리의 고유문화지만, 최근에는 청년들에게 취업이 특히 어려운 시기인 데다가 타인과 비교해가며 이야기를 하므로 가족의 대화가 부담으로 느껴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연휴 기간에 고향에 가는 것을 더 꺼리게 된 것이다. “N포 세대”라 불릴 만큼 취업 걱정으로 지친 청년들에게 안부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과도한 간섭은 청년들에게 여전히 큰 스트레스이다. 

 

 이에 대해 최근에는 연휴 기간 때의 부담을 느낀 청년들이 비슷한 원인으로 집에 남은 인근의 청년들과 함께 모임을 만들어 연휴를 보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즉 비슷한 고민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함께 서로 조언하고 위로하며 명절을 부담 갖지 않고 보내게 되는 독특한 명절 문화가 발전했다.

 

근본적 해결방안은 '의식의 개선'

 

 여태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연휴 기간에 남, 녀 연령별로 스트레스를 받아 각각의 이유로 명절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인다. 명절 연휴 동안 스트레스를 받느니 휴식을 하겠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증명하듯 명절 연휴 기간 해외여행 사례가 늘어 가고 있다. 

 

 과거의 우리 설날은 새해를 시작하며 서로에게 덕담하고 음식을 나눈 시기였다. 연휴 기간 가족은 서로에 대한 배려와 구시대적인 인식의 개선이 가족이 함께 단란한 시간을 즐기는 명절 본연의 의미로 돌아가는 가장 근본적이고도 핵심적인 방법이다. 

 

 우리 사회는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그리고 최근에는 1인 가구마저 등장하고 있는 시대가 된 만큼 명절의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태까지 집안일은 여자가 해왔다는’ 전통적 사고 “여자는 무조건 집안일”, “남자는 주방에 출입하면 안 된다.” 등의 의식을 개선하고 남녀가 명절을 함께 준비해가야 한다. 여성들의 희생으로 진행되는 명절이 아닌 남녀가 함께하며 서로를 존중하는 명절이 되어야 한다. 

 

 “나 때는 이랬다”, “누구는 어디 취직했다 더라.”라는 말보다는 ‘내가 뭐 도울 일 없냐’,’취업 때문에 걱정이 많지?’라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서로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원동력이다. “여태까지 그래왔으니 그래야 한다.” 라는 사고가 계속된다면, 가족 간의 스트레스도 강화되어 가족의 해체를 가속하는 한 요인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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