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20만의 촛불 속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담다. > 젊은이의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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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의 살아있는 외침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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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의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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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2012년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2013년 국정원 선거개입 규탄 그리고 2016년 11월 5일 최순실 국정 농단 규탄 및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까지, 그간 적지 않은 촛불 벗들과 함께했지만 이번엔 느낌이 사뭇 달랐다.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  네크라소프의 문장이 떠오른다. 그간의 집회가 ‘분노’ 와 ‘노여움’의 감정이 짙었다면, 지난 주말의 광화문은 ‘슬픔’과 ‘허탈함’으로 가득 채워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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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최 측 추산을 따르면 약 20만 명의 국민들이 광화문 광장으로 나왔다. 한 손엔 촛불을, 한 손엔 “하야하라 박근혜.” “이게 나라냐?” 등의 문구가 적혀있는 피켓을 든 채 누군가의 호소력 짙은 연설을 듣거나 직접 작곡한 노래를 부르며 청와대를 향해 외쳤다. 

 

 그런데 이번 집회에는 유독 나이 드신 분과 평범한 가족 단위의 참가자가 많이 보였다. 조심스레 다가가 몇 몇 분들에게 의견을 들어 보았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그들에게서 전해지는 메시지는 대체로 비슷했다. 이곳의 함성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노여움’ 을 넘어 국민적 허탈감에 대한 ‘슬픔’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55세 남성 J씨 (현 대기업 이사로 재직 중, 서울시 중구) 

 

 “먼저 당신의 질문엔 다소 문제가 있습니다. 내게 지지하는 정당과 정치 성향을 물었는데, 그건 잘못된 접근이었습니다. 물론 나는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에게 투표했고, 잘 해줄 것이라고 굳게 믿으며 열렬히 지지했던 사람 중 한 사람이지만, 나는 정치적인 분노에 의해 나온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촛불 데모 투쟁이기 이전에, 이건 정상적인 상식을 가진 사람으로서, 차마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데에 대한 저항입니다. 역사를 바로잡는 일에 동참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곳엔 여, 야가 없습니다.”

 

 “국가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우린 박근혜와 싸우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정의와의 싸움입니다. 이전엔 군부정권과 같은 하나의 독재정권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박근혜의 독재가 아닌 그 주위를 둘라 싼 사악한 세력과의 싸움입니다. 대통령 개인은 끄나풀에 불과합니다.”

 

 “나는 기업에서 이사급의 직위에서 일하는 사람입니다. 잘 생각해보세요. 정경유착에서, 기업은 돈을 낸 만큼의 보상을 받아가려 하지 않습니다. 전부를 가져갑니다. N분의 1이 아니라, 100분의 100 이라는 겁니다. 미르, 케이스포츠 재단에 내놓은 액수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국가의 기강이 흔들리고, 위기가 닥쳐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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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대 여성 K씨 (전업주부, 경기도)

 

 “사과문? 무슨 얼토당토않은 말이래요.”

 

 “어제의 대국민 담화는 진정성이 전혀 없었어요. 자기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았어요. 비서진, 장관 할 것 없이 주변 인물들은 모두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이면 무게감이 있어야 해요. 또한 중심을 잡을 수 있어야 해요. 

 그런데 어떻게, 아무것도 아닌 민간인, 더구나 무당 같은 사람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겨버릴 수가 있어요? 창피해요. 내가 왜 저런 사람을 나의 리더로 인정해야 합니까?”

 

 “주말을 포기하고 딸과 함께 나왔어요. 시간이 허락하는 한 계속 나올 생각이에요. 이 아이에게 이런 세상을 물려줄 순 없어요, 나 또한 이런 세상에서 살 순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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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20대 의무경찰 

 

 “미안해요. 저는 군인 신분이라 아무것도 말씀드릴 수가 없네요. 죄송합니다.”

 

 (필자) “알고 있습니다. 지지율이 5% 인데 선생님 마음은 오죽하실까요? 항상 고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한 말씀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

 

 “(한숨을 쉬며) 미안해요.”

 

 취재는 할 수 없었지만, 입술을 질끈 깨문 채 상기된 표정이었던, 시위 현장을 돌아다니는 내내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경찰 공무원 분들과 마주할 수 있었다. 시위 참여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생각을 가진 것 같으면서도, 주어진바 임무를 완수한 그들에게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었다. 

 

만 70세 남자 P씨 (전직 교수, 현 소설가, 경기도 포천시)

 

“출발해서는 안 됐던 정부였습니다.”

 

“애초에 대통령으로서의 자격이 없었습니다. 최순실의 꼭두각시이기 이전에, 박정희의 후광에 의한 보수층의 꼭두각시에 불과했습니다. 정치적인 술수는 뛰어났지만, 정치적인 능력은 제로에 가까웠습니다. 이미 예견된 사태라고 봅니다.”

 

 “지식인들이 반성해야 합니다.”

 

 “그들의 기회주의적 행보는 특정세력에게 득을 안깁니다. 그런데, 그 잘못에 대한 책임은 누구도지지 않습니다. 이제부터, 잘못된 지식인들의 이름을 남겨야 합니다. 그리고 심판해야 합니다.”

 

 65세 여성 H씨 (거주지, 직업 밝히지 않음)

 

 “어이가 없습니다.”

 

 “쇼하고 있어요. 뻔뻔스럽습니다. 도대체 검찰이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검사 32명을 배정했다고요, 무엇을 짜 맞추기 위해 모인 것 아닌가요? 아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불쌍하다고요? 

 무슨 62세나 된 어른에게 동정입니까. 저는요, 새누리당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가 물러나고, 당장 대통령이 하야하는 것만이 정국의 수습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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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주의의 불씨는 아직 살아있었다.

 

 사람들의 근심 가득한 표정과 한숨에,  함께 중립성을 잃고 적지 않은 슬픔을 느꼈지만, 그럼에도 마냥 슬픈 날만은 아니었다. 날이 제법 쌀쌀했지만 춥지는 않았다. 광화문의 모든 출입구가 경찰버스로 가로막혀 있었지만 불편하지 않았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이란 말처럼, 수많은 집회 참여자들은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박근혜 대통령의 실정’ 이란 국가 최대 위기에 맞서 정의를 외치고 있었다.

 

 무엇이 해결책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러 가지 목적으로 시위에 참여했고, 다음에도 참여할 예정이지만, 사실 대통령이 하야해야 하는지, 국회에서 탄핵되어야 하는지, 거국중립내각 구성에 집중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대통령직을 상실한다면 60일 이내에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과연 그 짧은 기간 동안 검증된 후보가 위기와 도탄에 빠진 이 나라를 이끌어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대통령선거를 치러야 하는 혼란과 막대한 예산의 낭비는 또 다른 부담이 될 것이다.

 

 현장 취재에서 대화를 나눈 사람들 역시 원칙적으로는 하야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사실 감정을 배제한 채 바라보면 정확한 해결책을 잘 모르겠다는 사족을 잊지 않았다. 하야든 무엇이든, 복잡하고 계산되는 정치 역학 속에, 어떤 선택이든 그것이 미래를 위해 옳은 해결책인지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의문이 든다. 

 

 “하야하라.”의 참뜻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대통령직을 당장 그만두는 것이 국가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면, 최소한 그에 준하는 실질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작금의 엄중한 시극을 풀어가는 단초가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결코 피할 수 없는 저항과 마주한 현재의 비상시국을  ‘정치적 능력’이 아닌 ‘정치적 술수’로 해결하려 한다면, 자칫 민중에 의한 대통령직 상실의 위험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커져나갈 것임을 경고한다. 

 

 박 대통령의 조속한 결단을 바란다. 민심을 제대로 거둬들이지 못할 경우 시위는 계속될 것이고, 갈수록 격화될 수밖에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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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11-08 18:11:41 최종수정 2016-11-21 14: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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