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로마 읽기-천년제국 로마에서 배우는 지혜와 리더십 <13> 벤치마킹에 뛰어난, 학습하는 사람들 >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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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벤치마킹에 뛰어난, 학습하는 사람들

 

로마 시민은 배우기를 좋아하고 실천하는 학습 능력이 뛰어나다. 부족한 점을 배우지만 맹목적으로 모방하지 않고 로마화하여 받아들이는 유연성이 있었다. 로마 공화정 초기 시찰단은 선진국인 그리스를 1년 동안 방문하여 보고 느끼고 배운 것을 로마에 맞게 변형하여 적용했다. 12표법의 제정이 대표적이다. 

기원전 3세기 삼니움족과의 전투에서 초반에 로마가 고전했다. 타 민족과의 싸움을 통해서도 배울 점이 있으면 받아들이는 태도가 로마인의 특성이었던 만큼, 삼니움족이 사용한 투창의 효력에 주목하여 당장 그것을 도입했다. 전투 중에 있는 적이라도 배울 것은 배우고 실행에 옮기는 학습 능력은 놀라운 것이다. 

로마인은 1차 포에니전쟁 때 해운 강대국인 카르타고와의 전쟁을 준비하면서 카르타고의 강점을 벤치마킹하여 배웠다. 당시에 카르타고는 5층 갤리선을 120척이나 소유하고 있었으나, 로마는 3층 갤리선밖에 없었다. 로마는 자력으로 배를 건조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카르타고를 모방하기로 했다. 마침 로마가 포획한 카르타고의 5층 갤리선이 있었다. 로마는 그 배를 분해하여 구조를 파악한 후 그대로 복제하여 5층 갤리선을 만들었다. 자신감을 얻은 로마는 5층 갤리선을 100척이나 만들었다. 누구에게든 필요하면 배우겠다는 학습하는 능력이 승리의 원동력이 되어 1차 포에니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 

로마인은 속주국인 그리스의 선진 문화를 인정하고 배우려 노력했으며, 그리스의 언어와 교육을 배웠다. 그래서 노예를 자녀들의 스승으로 삼아 교육을 담당하게 했다. 그리스 출신 노예를 고용하여 그리스어를 가르치도록 한 것이다. 카이사르도 갈리아 출신 노예에게 배웠다. 

당시에 최고 학부는 그리스의 아테네와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 있었다. 이곳에는 아카데미아(Academia)와 무세이온(Mouseion)이라는 세계적인 연구 기관이 있었다. 로마는 최고 학부나 연구원을 로마로 옮기려고 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녀들을 아테네와 알렉산드리아에 유학시켜 학문과 문화를 배워 오도록 했다. 강대국이 약소국을 찾아가 배운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자녀 교육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아카데미아는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에 철학자 플라톤이 세운 것으로 알려진 학교다. 기원전 387년경에 세워져서 서기 529년경까지 존속하면서 플라톤 학파의 교육장으로 활용되었다. 

무세이온은 박물관을 뜻하는 영어 뮤지엄(museum)의 어원이다. 무세이온은 고대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시에 세워진 학술원으로,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 대왕 휘하에서 장군으로 활동하다가 훗날 이집트에 프톨레마이오스 왕조를 개창한 프톨레마이오스 1세가 건립했다. 

프톨레마이오스 1세는 알렉산드로스 대왕처럼 문화와 문명을 아는 인물이었다. 또한 알렉산드로스와 함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에게서 학문을 배웠다.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역대 왕들은 사비를 털어 세계적인 학자들을 초빙했고, 수당은 물론 생활비까지 제공했다. 그런 만큼 무세이온 역시 강당과 도서관, 연구동, 동물 관찰을 위한 우리, 천문 설비 등과 함께 생활에 필요한 각종 편의 시설이 완비되어 있었다고 한다.

로마는 상대방의 강점을 인정하고 배우며 활용하는 지혜가 있었고, 이는 경제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시칠리아 섬의 밀은 질이 좋고 생산성이 높았기에 이곳에서 수입하고, 로마가 잘하는 포도, 올리브 등의 작물을 재배하도록 했다. 시장경제를 실천한 것이다.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도 학습 능력의 한 방법이다. 사람은 실패를 통해 생생한 교훈과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실패는 거쳐야 할 과정이다. 로마는 실패하면 반드시 실패로부터 배웠다. 실패를 바탕으로 기존의 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방식으로 개량하여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장수가 전쟁에 패하더라도 처벌하지 않고 다시 기회를 주어 실패를 극복할 수 있게 했다. 

그리스인보다 지성적으로 열등하고, 체력적으로는 켈트족이나 게르만족보다 못하고, 기술적으로는 에트루리아인에게 밀리고, 경제력은 카르타고에 딸린다고 인정할 만큼 열등감의 화신이었던 로마가 최후의 승자가 되어 지중해의 주인이 되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시오노 나나미는 “부족한 지성을 벤치마킹으로 배웠고, 부족한 체력은 끊임없는 훈련으로 보완했고, 기술력은 기술자를 포용하여 보완했고, 경제력은 시장 원리를 받아들여 극복했다”고 설명한다. 

로마인은 공자가 말한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 즉 “배우고 제때 실행하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라는 학습 능력과 학습 조직을 가진 민족이다. 상대방의 강점을 인정하고 그것을 배워 자기 것으로 만드는 탁월한 벤치마킹 능력, 이것이야말로 세계 제국을 만든 로마의 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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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1-11 16:4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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