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의 규제개혁 <3> 10가지 제언 ②규제 운용의 패러다임적 변화가 요구된다 >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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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규제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어나가야 한다. 물론 이를 위해 규제를 담고 있는 법과 규정을 시대에 맞게 바꾸면 될 터이지만, 결코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법령을 정비하거나 법체계를 새로 갖추어 나가기 위해 절차를 따르자면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미개척 분야에서 새로 등장하는 산업과 사업을 받아들이기 위해 바뀌어야 하는 제도가 자칫 전통 분야와 충돌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선 규제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전에라도 기존에 시행되는 규제의 운용을 과거보다 신축적이고 탄력적으로 해 나갈 필요가 있다. 규제를 적용하는 데 있어 새로운 현상을 받아들이는 유연성을 발휘하기 위함이다.

 

산업화 시절 삼성의 자동차산업 진입 과정을 지켜보던 사람들에게 인터넷 검색엔진으로 정평이 난 구글이 자율주행자동차 사업에 뛰어드는 모습은 금석지감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구글은 또한 암세포를 찾아내는 나노 캡슐을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하니 조만간 의약업계에도 진출할 전망이고, 모바일 헬스케어 앱을 탑재한 스마트 헬스케어, 로봇, 드론, 인공지능은 물론, 사물인터넷을 뛰어넘어 생체인터넷(IoB, Internet of Biometrics) 분야에도 진출하고자 하고 있다. 모두 다 검색의 힘을 십분 발휘한 융합 능력의 성과인데, 전혀 무관할 것 같은 산업외적 영역에서 생각지도 못한 부가가치가 융합적으로 창출되고 있는 것이다. 그 덕분에 우리는 산업 간, 업종 간에 설정된 전통적인 영역의 경계가 무너지는 현상을 목격할 수 있게 되었다. 비단 구글뿐만이 아니다. 애플이나 IBM, 삼성전자 등 국내외 유수의 기업들이 정보통신기술(ICT)에 기반을 둔 융합기술을 앞세워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 선점 및 시장 창출에 주력하고 있다. 전통산업의 구분은 이제 점점 그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 당연히 업종 간에 분야 별로 영역의 경계가 명확한 규제는 점점 그 위력을 발휘할 수가 없게 될 것이다. 이러한 규제는 4차 산업혁명의 장애물이라고 여기는 빈도가 높아지고 결국은 낡은 규제로 전락할 게 분명하다.

 

새롭게 전개되는 산업 트렌드는, 2차, 3차 산업혁명기와는 달리, 기존의 틀 안에 편입되기보다 새로운 제도와 질서를 유발하는 경향을 띠곤 한다. 특히 시장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그러한 경향이 강하게 드러난다. 이러한 현상으로 기존의 시장참여자들뿐 아니라 잠재적인 시장참여자들, 그리고 규제당국은 시장경쟁 질서에 큰 영향을 미칠 많은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융합이 이루어진 영역에서 새로운 시장이 창출되고, 앞에서 든 사례들처럼 산업 외부에 있는 기업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무한히 제공되기도 한다. 산업이 진화해가는 방식과 비즈니스 전략이 과거와 차별화되면서 기존의 게임 룰에 구애받지 않고 새로운 경제적 가치 창출의 메커니즘도 변화하고 있다. 산업 사회를 기반으로 한 전통적인 정부 정책의 정당성과 그에 기반을 둔 운용 방식의 타당성에 대해 재점검이 불가피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4차 산업혁명기를 맞아 IT 혁신 등에 의한 신산업 출현은 IoT, 인공지능, 3D프린팅, 바이오,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다양한 와해적 기술의 등장으로 이종 산업 간 융합과 산업 영역 간 경계의 소멸, 산업구조의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하는 등 창조적 파괴를 일으키면서 기존 산업과 갈등을 빚기 마련이다. 규제 당국으로서는 새로운 기술을 기반으로 공유되거나 혁신됨으로써 타격을 입게 되는 기존 사업자 또는 기득권자들을 새로운 논리로 설득하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받고 있다는 점을 자각할 필요가 있다. 규제의 패러다임적 변화는 이러한 인식이 바로 출발점이다. 기존 틀의 개선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의미를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맥락에서 생각해 볼 때, 규제 혁신의 새로운 지침은 결국 제도의 유연성이 우선이다. 인프라 구축, 생태계 조성 등 시장 저변의 큰 틀을 구성하는 ‘살아있는 규제’만이 신산업을 창출하고 육성할 수 있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과학기술은 혁신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기존의 법제도와 충돌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기 마련이다. 더구나 혁신의 속도가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간주되는 현실에서는 더 말할 필요가 없을 지경이다. 기술과 산업 융합으로 퀀텀 점프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제도의 정비가 로드맵의 작성보다 더욱 긴요한 일이라고 강조하는 이유다. 구체적으로 다음 몇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 법체계를 네거티브 시스템으로 전환하기 이전이라도 기존 법 해석의 유연성을 통해 새로운 질서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개념의 혁신적 제품에 대해서는 시장진입 자체를 가로 막는 사전 규제를 가급적 폐지하거나 완화하는 게 바람직하다. 빠르게 진행되는 기술개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규제 지체(regulatory lag) 현상을 유념해야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은 새로운 개념의 제품 개발과 시장 창출 과정에 과거의 잣대인 기존 규제의 틀을 그대로 적용하는 게 과연 타당한가에 대한 성찰이 끊임없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천편일률적인 규제의 적용을 지양하고, 규제의 응용력을 높여나갈 필요가 있다. 어떤 면에서는 규제 당국의 의지에 달린 일이기도 하고, 시대의 흐름을 꿰뚫어보는 규제자의 혜안에 달린 일이기도 하다. 규제의 응용력을 높여나가고 규제 적용의 유연성을 발휘하는 경우에 정부 내에서는 물론이고 사회에서도 이를 평가해 주는 분위기의 조성도 필요한 일이다. 

 

차제에 기술개발→부품조달→제품생산→시장출시에 이르는 가치사슬의 주요 과정을 면밀하게 재검토하여, 영역의 구분 없이 전방위적인 혁신과 융합을 조장하는 지원 체계 및 법제도를 갖추어 나갈 필요가 있다. 기술개발 단계에서 규제의 불확실성 제거, 시장출시 단계에서 기존 규제와의 충돌 제거,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한 진입장벽 제거 등이 각 과정에서 직면하게 되는 현안들이다. 와해성 신기술의 개발, 새로운 패러다임의 사업 출현, 미래 산업의 전개를 뒷받침하는 가이드라인을 적절하게 제공하는 일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수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규제 지체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면 개발의 초기 단계부터 소관 법령 적용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새로운 법체계는 어떻게 설계되어야 바람직한지를 규제기관이 지원하는 ‘신속개발지원제도’를 운영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만 하다. 시장에 새로운 흐름으로 등장하는 기술, 제품 및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 등이 기존 제도와 충돌할 경우에는 법과 규제의 기존 틀만을 고집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혁신의 촉진을 위해 법규의 적극적인 재해석을 통하여 유연한 규제시스템을 운영하거나, 기존 규제를 과감하게 유예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다. 물론 이 경우에도 불공정행위나 경쟁을 부당하게 저해하는 행위를 일삼는다면 과감하게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방향으로 규제가 운영되어야 마땅한 일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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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1-06 17:04:00 최종수정 2017-11-09 12:3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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