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산업이 탄생하려면(1) 산업구조의 새로운 변화와 신산업 탄생의 절박성 >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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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산업강국이다. 산업강국이란 말은 한때 정부가 만들어낸 자찬의 문구 정도로 치부되었지만, 해외로 출장가거나 여행 가는 길에 그곳 현지 공항에서부터 반겨주는 우리나라의 친숙한 산업 브랜드를 만나게 되고 현지 거리에서, 그리고 현지 사람들의 손에서 우리가 자랑하는 제품들이 쉽게 눈에 띄게 되면서 우리 모두가 함께 실감하는 용어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우리 산업의 위상은 세계 무역에서도 두드러진다. 세계 7-8위의 수출대국이라는 점은 이미 모두가 인지하고 있지만, 개별 산업 분야에서도 세계 시장의 20-30%를 점유하고 있는 분야도 여러 개가 되고 우리나라 대부분의 주력산업들이 3-5%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으니 세계 경제 속에서 경제규모로 2% 남짓 차지하는 우리나라 경제력을 감안할 때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되는 산업강국이 틀림없다.

그런 산업강국의 이미지가 최근 흔들리고 있다. 우리나라 총수출의 80% 전후를 차지해 왔던 12대 주력산업들이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을 힘겨워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바톤을 이어가며 1-2개의 산업이 호조를 보여 겨우 수출의 미약한 증가세를 유지해 왔지만, 주력산업들이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되었다. 조선 (그와 연관된 해운), 철강, 석유화학 등이 이웃 경쟁국들과의 경쟁, 공급과잉, 세계적인 수요 정체 등으로 오래 전부터 부진을 보여 왔고, 최근에는 이들 산업들의 부진을 메워주던 자동차산업마저 심상치 않은 징조를 보이고 있다. 올해는 반도체산업이 전례 없는 활황을 보이면서 이 모든 산업들의 부진을 덮고 있지만, 반도체와 쌍두마차를 이루어 왔던 휴대폰산업마저도 예전과 같지 않다. 무엇보다도 모두가 느끼듯이 이 모든 우리 주력산업 분야에서 중국산업의 추격이 거세기 때문에 그 부진을 떨쳐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는 점이 더 걱정이라면 걱정이다.

 

총수출의 80%를 차지하는 주력산업들이 이렇게 정체하고 있거나 흔들리고 있다면 누구나 새로운 분야 즉, 신산업으로 눈을 돌려야 하겠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 정부와 기업들도 일찌감치 이 점에 착안하여 오래 전부터 새로운 산업을 태어나게 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한때 우리 귀에 익숙했던 5T, 6T 산업, 차세대 성장동력산업 등이 거론되고, 실제로 많은 투자와 기술개발 노력이 기울여져 온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반도체산업, 휴대폰산업 등 이후에는 우리 경제, 산업계에 그 정도로 큰 임팩트를 주는 산업은 아직 나타나지 않은 것 같다. 산업이 태어나기만 하면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하던 우리로서는 조금 익숙하지 않은 상황이기도 하다.

 

이렇게 우리나라가 신산업을 탄생시키는 데 그동안 들인 노력에 비해 그다지 큰 성과를 얻지 못하는 가운데 세계적으로 신산업을 탄생시키는 힘의 축이 급변하고 있다.

두 가지 측면에서 그렇다.

 

우선 모두가 인지하듯이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신산업 탄생을 재촉하고 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3D 프린트, 로봇, 드론 등의 기술들이 우리의 삶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물결을 제대로 타고 있는 곳이야말로 신산업의 메카가 되고 있음은 잘 알려져 있다. 실리콘밸리가 최선두에서 그 역할을 하고 있음은 주지하는 바다.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큰 기업들 다섯 개가 이곳 실리콘밸리를 근거로 하고 있거나, 중심 비즈니스를 실리콘밸리에 두고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기술들과 거기서 파생되는 새로운 제품, 서비스 등을 탄생시키고 있으며 이들의 가치는 앞으로도 더 빠르게 올라갈 것임은 틀림없다. 그 뿐인가. 금년 초의 조사에 의하면 세계의 기업들 중에서 기업가치가 10억 달러를 넘는 새로운 기업들을 일컫는 ‘유니콘’ 기업들 186개 중 53%가 미국기업이라는 점은 앞으로도 실리콘밸리가 신산업 분야를 줄곧 이끌어갈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실리콘밸리의 성공을 벤치마킹하여 다른 선진국들은 물론 개도국들까지 새로운 산업을 태어나게 하려는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성패는 매우 다르게 나타나고 있지만.

 

다른 하나의 움직임, 어쩌면 더욱 위협적인 움직임은 이웃 중국산업의 변화이다. 우리 산업들이 오랫동안 크게 변화하지 않은 채 이른바 주력산업에 주력하며 주춤거리고 있는 동안 중국산업은 신산업 분야에서 실리콘밸리에 버금가는 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드론 산업의 메카가 선전의 화창베이가 되고 있다는 점은 이 산업의 전문가들은 이미 모두 인정하고 있고, 전기자동차의 세계 최대 생산업체가 테슬라가 아니라 중국의 BYD이며, 세계 모든 중소 생산업체들의 부품, 소재의 거래를 중개하는 마켓플레이스는 알리바바가 되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기 싫더라도 엄연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 중소업체들은 물론 소비자들도 중국 신산업 제품들을 이용하기 시작한 지 오래인 것 같다. 위에서 언급한 세계 186개 ‘유니콘’ 중 중국기업들이 22%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만 보더라도 더욱 실감이 난다.

 

이렇게 신산업 분야에서 미국 실리콘밸리를 비롯하여 선진국들의 뜀박질을 좇아가기도 힘든 상황에서 중국과 같은 후발주자가 오히려 우리 산업을 크게 앞서가는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지금까지 산업강국이라는 이미지를 잘 유지해 오던 우리나라에서 새로운 산업들 즉, 신산업들도 잘 탄생시키고 키워갈 수 있으려면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까지 역대 정부가 신산업 탄생에 힘을 기울여 왔음에도 그 성과가 드러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짚어보고, 과연 정부만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인지, 기업들을 비롯한 다른 경제주체들, 나아가 모든 국민들이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지 이런 문제를 다루고 해결책을 찾아보는 것이 이 시리즈의 화두가 될 것이다.​<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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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9-18 16:39:58 최종수정 2017-09-18 18:3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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