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의회(SOTU) 시정 연설; ‘단합’ 호소 불구 ‘대립’ 심화 > News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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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YT “단합을 외치며 강경 이민 정책을 밀어 부쳐, ‘장벽’ 논쟁은 원점으로”

- WP “불협화음을 만들어낸 시정 연설; 파탄(破綻)을 상정하며 단합(unity) 강조”

- WSJ “국경 장벽 논쟁을 다시 촉발하는 연설; 비상사태 선언 직전에서 멈춰서”

- 블룸버그 “양보 여지가 없고, 정책 제시보다 초청인들에 집중한 『발코니 연설』”

- 英 FT “트럼프는 스스로 탈출구가 없는 장벽의 구석으로 몰고 가고 있어”

 

美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상하 양원 합동회의(State Of The Union)에서 향후 1년 간 미국 내정 및 외교 정책 시정 방침을 포괄적으로 밝히는 연설을 했다. 작년 11월 치러진 중간선거 결과, 상원을 여당 공화당이, 하원을 야당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나누어 장악하게 된 이후 처음 실시한 연두 시정 연설이다. 이날 연설은 당초 지난 달 29일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정부 폐쇄 사태로 연기됐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2 번째가 되는 이날 시정 연설에서 새로운 의회 구도를 인식해서, 각종 정책의 교착 상태를 탈피하기 위해 “지금이야 말로 초당파적 행동을 펼쳐야 할 시기” 라고 호소했다. 이날의 연설 주제는 “위대한 선택”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그는 “정치적인 교착 상태를 모두 함께 힘을 합쳐 탈피하고 새로운 협조 체제를 만들어 가자” 며 정파적 대립을 시급히 해소할 것을 호소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첫 머리부터 ‘화합’과 ‘타협’을 주창했으나, 이 연설을 전후하여 불꽃 튀는 정파적 공격을 주고받음으로써 협조 정신에 대한 기대는 환상으로 끝났다” 고 표현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이민 제한 조치, 후기 낙태 반대, 사회주의 배격 등을 강조할 때에는 “U · S · A”를 외치며 환호 작약했으나,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의례적인 박수를 보내며 자리에 앉아 예의를 지킬 뿐이었다.

   

해외 각 미디어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시정 연설은 새로운 정책 방향을 제시하기보다는 기존의 강경 입장을 강조하며 타협의 여지를 보이지 않아 대단히 큰 실망과 함께, 향후 양당 간의 대립이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것을 예시하여 美 정국 경색이 지속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대세라고 전했다.

 

  [총평] “양보 없이(No Yield) 비전형(非典型)의 정통적 자세를 연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5일) 저녁 황금 시간대에 전국으로 생방송된 80분이 넘는 상하 합동회의(SOTU) 연설에서 양당 의원들을 앞에 두고 초당파(超黨派)적 단합을 역설했다. 그는 “우리는 보복과 저항의 정치를 버리고, 무한한 협력과, 타협과, ‘공동의 이익(common good)’을 추구하는 정치를 지향해야 할 것” 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동시에, 백악관이 줄곧 요구해 온 국경 장벽 건설 예산에 여전히 집착하고,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수사 진행을 ‘정파적인 수사’ 라고 공격함으로써 정작 지극한 정파적 의도를 나타냈다. (Bloomberg)

 

이날 美 의사당은 정치적 극장(劇場)을 방불케 했다. 2차 대전 참전 용사를 비롯한 각계의 사회적 공헌자들을 초대하여 일일이 소개하며 격려하는 동안 처음으로 초당파적 박수 물결을 이루었다. 지난 중간선거에서 사상 최다의 여성 의원들이 입성한 정치 지형 변화를 반영하듯이, 여성 참정권 및 트럼프의 여성 혐오 언행에 저항하는 상징 색깔인 ‘흰색’ 복장으로 차려 입은 펠로시(Nancy Pelosi) 하원의장을 비롯한 131명 초선 여성 의원들이 환호하며 “시위?”를 벌여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검은 양복 차림의 공화당 의원들이 때때로 환호하며 기립하는 동안에도 자리에 앉아 있어 대조를 이루며 트럼프 정권의 앞날에 시련을 예고하는 듯했다. 

   

英 The Times紙의 한 평론가(Gerard Baker)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SOTU’ 시정 연설을 통해 “비전형(非典型)의 정통적 연출을 보여주었다” 고 평했다. 그가 종전에는 미국 정치계에, 과장되고, 가장 非정통적이고, 파괴적이고, 야단법석을 일으켜온 것과 달리 이번에는 43명 전임자들과 비슷한 자세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은 절대로 사회주의 국가가 될 수 없다” 고 엄숙하게 선언하는 모습을 지적했다. 미국 대통령이라면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는 이러한 선언을 하는 것은 젊은 유권자들을 겨냥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마치 교황이 추기경들 앞에서 무신론을 배격한다고 선언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묘사했다.

 

가장 특징적인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례 행사인 이번 연설을 통해 전통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다. 그는 빠지지 않고 자신의 업적을 과시했고, 미국은 여전히 세계 제일의 국가라는 점을 내세웠다. 그는 관중석에 있는 많은 초대 인사들을 소개하면서 미국의 우월한 중심 가치를 보여주는 다양한 극적인 사례들을 열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중간 지점에 다다른 중대한 시점인 지금, “위대함의 선택(choosing greatness)” 이라는 주제를 제시했다. 이는 중간선거 패배로 하원의 다수당 지위를 민주당에 내주고, 연방 정부 일부 폐쇄를 통해 장벽 예산을 확보하려던 계획이 실패한 곤경에서 회생할 모멘텀을 살리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그는 국가를 위해 의회와 행정부는 ‘단합(unity)’할 것을 역설함으로써 가장 익숙하지 않은 정통성을 보여주었다. 그는 “정치적인 곤경을 타파하고 분열의 골을 연결하고, 상처를 치유하고, 타협을 이루어 새로운 해결을 모색하며, 미국의 장래를 위한 약속을 펼쳐야 한다” 고 역설했다. 그러나, 베이커(Baker)씨는 이런 말들을, 전임자들과 마찬가지로, 아무도 곧이듣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민(移民) 정책; 장벽 예산에 여전히 집착, 민주당과 대치 계속


그는 특히, 국민의 생명과 고용을 지키는 ‘이민(immigration)’ 제도를 만들어야 할 도덕상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며, 자신의 간판 정책인 멕시코 국경 장벽 예산을 강조하여, 이에 반대하는 민주당과 여전히 커다란 입장 차이를 분명히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총 82분에 걸친 연설 시간 중 15분을 이민 문제에 할애하며 민주당과 배치되는 자신의 입장을 한 치도 굽힘없이 강조했다. 바로 뒷자리에는 자신의 국경 장벽 건설 정책을 ‘非도덕적(immoral)’ 이라고 비난해 온 펠로시(Pelosi) 하원의장이 미동도 없이 앉아 있었다. 트럼프는 불법 이민 문제야 말로 미국의 노동자 계급 및 미국의 정치계의 분열 양상을 잘 나타내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불법적인 이민을 용인하는 것은 ‘감동적(emotional)’인 것이 아니라, ‘불법적인 죄악(illegal cruel)’을 저지르는 것이라는 인식을 피력하고, “장벽 건설은 기능을 발휘할 것이고, 장벽은 국민들의 생명을 구할 것” 이라고 주장했다. 동시에, “장벽이 높아질수록 국경 안보 위험은 낮아질 것” 이라고 비유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나는 기필코 장벽을 건설하고 말 것(‘I will get it built!’)” 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민주당의 공식 대응을 맡은 죠지아州 주지사 후보였던 에이브럼즈(Stacey Abrams)씨는, 스스로 정치적 분열을 조장해 오면서 이제 와서 ‘단합(unity)’을 강조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내용에 대해 “우리는 초당파적 행동이 21세기의 이민 플랜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믿는다” 고 역설하면서, “트럼프 정권은 어린 아이들을 철창에 가두고 부모로부터 떼어놓는 행동을 서슴지 않고 있다” 고 통렬히 비난했다.

 

  경제 실적 과시; “집권 2년 간 전례 없는 경제 번영 달성” 주장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의 상당한 부분을, 자신의 집권 2년 동안에 “공전(空前)의 경제 번영을 가져왔다며 업적을 과시하는 데 할애했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총 530만개 일자리를 만들어 냈고, 임금은 수 십년 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상승 실적을 보였다고 자찬했다. 아울러, 실업률이 반세기 만에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미국 경제는 이제 각국의 선망(羨望)의 대상이 되었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일찌감치 이런 과시는 허세(虛勢)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외형적 실적은 수긍이 가는 측면이 있으나, 다른 측면에서는 결코 양호하다고만 볼 수 없는 점이 허다하다는 것이다. 美 주가는 작년 말부터 하락세에 들어 20%나 하락했고, 연 3.0% 성장을 공약한 경제 성장률은 금년 말부터 감세 효과도 희미해지고 있어 대선이 있는 내년에는 성장률이 1.0%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중국과 벌이고 있는 무역 전쟁의 영향도 점차 심각해지는 중이다.

 

따라서, 예상되는 경제적 난관의 타개책으로 통상정책의 전환, 약가(藥價) 인하 등 사회보장 제도의 개선, 향후 10년 간 대대적인 인프라 개선 투자를 위해 여야가 합심 노력할 것을 호소했다. 美 경제 호황을 지탱할 “두 개의 화살”을 모색하기 위해 노골적으로 야당의 협조를 구한 것이다. (Nikkei) 그러나, 현실적으로 재원 조달을 위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민주당과 협조가 불가결하나, 국경 장벽을 둘러싸고 대립을 계속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재정 절벽”을 피하기 위해 야당 측과 협력해 활로를 찾을 것인가? 절체절명의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외교 · 안보; “미국의 국익을 가장 우선하는 정책을 추구” 강조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외교 · 안전 보장 정책과 관련하여 “미국의 이익을 제일로 삼는 ‘America First’ 정책을 계속 추구할 것”을 거듭 강조하며, 종전의 자신의 기본 노선을 견지할 것을 천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독선적인 외교 노선은 동맹국들 및 일부 공화당 내에서 반대와 저항을 불러오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시리아 미군 철수 결정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對 북한 정책을 설명하는 기회로 삼아, 비교적 짧은 시간을 할애해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의 2차 美 · 北 정상회담 일정을 설명하고, 오는 27~28일 베트남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고 공표했다. 그는 “만일, 내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지 않았다면, 내 생각으로는, 우리는 지금 북한을 상대로 해서 본격적인 전쟁을 치르고 있을 것” 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아 있으나, 김 위원장과 관계는 양호하다” 고 밝혔다.

 

이번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언급을 살펴보면, 그가 바로 1년 전에 같은 연설에서 했던 것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2018년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는 북한 정권의 “사악(邪惡)한 성격”을 지적하며 고문 관행을 예로 들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다른 어떤 잔학(殘虐) 행위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고 지나갔다.

 

  “단합을 외치며 정국 파탄을 자초; 자신을 향한 수사에는 맹비난”


많은 해외 미디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의회 연설에서, 정치 세력의 초당파적인 단합을 강조한 것에 주목하며 보도했다. 특히, 장벽 건설 문제와 관련하여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는 태도를 보인 것을 커다란 우려와 함께 전하고 있다.

 

트럼프가 이와 같이 돌연 ‘단합(unity)’을 강조하는 접근법에 대해, 美 Brookings 연구소 웨스트(Derrell West) 副소장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상대방에게 책임 떠넘기기 게임(blame game)이라고 정의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초당파적 단합을 주창하고 나서, 반대측이 따라오지 않을 경우에는 자신이 아니라 상대방이 극단주의자들이라고 몰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속셈이라고 분석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상사태’ 선언 바로 촌전(寸前)에서 멈춰 섰다고 표현하고 있다. 그가 이날 연설하는 가운데, 멕시코 국경을 따라 모든 검문소를 연결하는 장벽을 건설하겠다고 단호하게 재확인하면서도, 최근까지 거듭해서 언급해 오던 비상사태 선언 위협에는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은 것을 지적하는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가 연설하는 바로 뒤에 앉아 있는 펜스(Mike Pence) 부통령과 펠로시(Pelosi) 하원의장이 상징하는 공화 · 민주 양당의 메우기 힘든 입장 차이를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협조’ 및 ‘타협’을 강조하는 발언이, 파국을 피하려는 진지한 노력으로는 보이지 않고, 오직 장벽 예산을 포함하는 타협을 주장할 뿐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그는 “의회가 행동하지 않으면, 자신이 반드시 건설할 것(I’ll get it built)” 이라고 확언함으로써 유연성을 보이지 않았다. 실제로, 그는 이번 연설에서도 정부 폐쇄 사태 재발(再發)을 회피할 어떠한 양보안도 제시하지 않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 Manhattan 연방 검찰이 자신의 “대통령취임위원회”에 대해 1억 달러 이상에 달하는 이례적인 거액의 자금을 모금한 것과 관련한 문건 일체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는 영장(subpoena)을 집행한지 하루 만에 행한 이번 연설에서, 자신을 향한 여러 갈래 범죄 혐의 수사와 관련하여, “가소로운 정파적인 수사(ridiculous partisan investigation)” 라며 분노하는 반응을 보였다. 현재 다른 연방 검찰 수사 기구 및 뮐러(Robert Mueller) 특검 수사팀은 트럼프 자신 및 측근들을 향해 수 많은 혐의에 대해 수사망을 좁혀 오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이 잠재적으로 러시아 측과 연계되어 있을 혐의 및 개인 재정 문제에 대해 광범위한 조사를 개시한 하원 정보위원장 쉬프(Adam Schiff) 의원에 대해 “그는 아무 근거 없이 자기 명성을 추구하는 정치적 해커” 라며, “이는 대통령을 괴롭히는 것이고, 그는 국가에 해를 끼치는 사람” 이라고 비난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만일, 평화를 원하고 법률을 원한다면, 전쟁 혹은 수사가 있을 수 없다” 고 한 언급에 대해, 트럼프 비판자들이 가장 많이 인용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이 발언은 “당신이 번영을 원하면 대통령을 수사할 수 없을 것이고, 그럴 경우, 아무도 다른 이들과 일하지 않을 것” 이라는 논법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더해, 트럼프의 이 발언은, 닉슨(Richard Nixon) 대통령이 1974년 연두 시정 연설에서 “이제 그런 사안(‘Watergate’) 및 이와 관련한 사안들에 대한 수사를 종결할 때가 됐다. 1년이나 수사했으면 충분하다”고 했던 말을 상기시킨다고 전했다.            

 

  英 FT “트럼프, 탈출구도 없는 장벽의 구석으로 자신을 몰고가”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에 의회가 예산을 승인해 주지 않으면 비상사태를 선포해서 다른 예산에서 전용해서라도 장벽을 건설할 것이라고 누차 위협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설에서는 비상사태를 선언할 것이라는 위협적 언사를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제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나서서 대통령이 의회가 명확하게 승인하지 않은 사업을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해서 다른 예산을 사용하는 것은 헌법에 합치하는 것이 아니라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이들은, 만일, 트럼프가 의회를 우회하여 장벽을 건설하기 위해 비상사태 선포를 활용하는 경우에는, 차후에 민주당 정권이 들어서면 마찬가지 조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하기 시작한 것이다.

 

공화당 소속 코닌(John Cornyn) 상원의원은 “대통령이 – 트럼프 대통령이 됐던, 워런(Warren) 대통령이 됐던, 샌더스(Sanders) 대통령이 됐던 불문하고 -- 비상사태를 선포해서 의회가 승인하지 않은 사업을 시행한다는 것은, 행정부가 삼권분립을 저해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심각한 헌법 상 문제를 야기하는 것” 이라고 말했다. 코닌(Cornyn) 의원의 이런 발언은 대통령 권한에 맞서 입법부의 권한을 보호하려는 것으로, 트럼프 정권 하의 공화당 의원 중에는 처음으로 나온 것이다.

 

英 Financial Times紙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힘이 빠지는 상황에서, 장벽 예산을 배제한 채 예산안에 서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트럼프는 서명을 하고 난 뒤, 비상사태를 선포하여 장벽 예산을 확보하려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러한 우회 방법에 대해,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 맥코넬(Mitch McConnell) 의원은 이미 헌법 상 현명하지 못한 것이라며 반대 의견을 표명한 바가 있다.

      

동 FT 紙는, 지난 번 정부 폐쇄 사태 때도, 민주당의 압력에 굴복하여 어절 수 없이 임시 예산에 서명한 것을 들어,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 폐쇄 재발이 몰고올 비난을 감당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지금 트럼프는 헤어나올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장벽의 구석’으로 자신을 몰아가고 있다고 비유했다.

 

■ Fact Check; 결정적 사실 인용에 많은 왜곡, 과장, 거짓 판명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의회 양원 합동회의에서 행한 시정 연설에서 각종 주제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가며 자신의 입장을 강화하려고 노력했다. 특히, 경제 분야에서 자신의 “전례가 없는 업적”을 많은 수치들을 들어가면서 과시했다. 그러나, 언론의 Fact Check 결과, 많은 경우에 과장, 오도, 거짓 등이 드러났다. 아래에 NYT 및 WP가 실시한 주요 분야에 대한 Fact Check 결과를 발췌하여 옮긴다.

 

<경제 분야>

-       “美 경제는 취임 당시보다 2 배 빠르게 성장, 다른 어느 나라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른 거짓이다. 2018년 3Q 美 GDP 성장률은 3.5%였으나, Latvia, Poland, 중국, 인도의 성장률은 이것의 거의 2배에 달했다.

 

-       “2,500억 달러 중국産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여 재무성이 수 십억 달러(billions and billions of dollars)의 수입을 얻고 있다”는 발언은 사실이다. 그러나, 관세 수입은 미국 기업들, 경우에 따라서는 미국 소비자들이 최종 부담하는 것이다.

 

-       “트럼프 정권은 530만개 일자리를 만들었고, 60만개 제조업 일자리를 창출했다. 이는 누구도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것이다“는 것은 거짓이다.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2017년 1월 이후 490만개 일자리를 만들었고, 제조업 분야에서는 45만개 일자리를 창출했다. 이는 오바마 정권 초기 2년 동안 실적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민 분야>

-       “택사스州 멕시코 접경 도시 El Paso市는 전국에서 가장 극심한 흉악 범죄율을 보여, 전국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로 여겨져 왔으나, 훌륭한 장벽을 건설하고 나서 전국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가 되었다”는 발언은 거짓이다. El Paso市는 전국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였던 적이 없으며, El Paso市 뿐 아니라, 미국의 범죄율은 전반적으로 하락 추세에 있고, 이는 국경 장벽과는 상관이 없다.

 

-       “지금도 대규모의 조직화된 캐러반(Caravans)이 미국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는 발언은 과장이다. 1월 말 현재 수 천 명의 중앙 아메리카 이민자들이 북쪽을 향해 행진하고 있으나, 그들 중 일부는 미국으로 가려고 의도하고 있다고 응답하고 있는가 하면, 많은 사람들은 멕시코에 남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외교 · 안보 분야>

-       “취임 당시 ISIS가 이라크 및 시리아 국토의 2만 평방 마일을 지배하고 있었으나, 지금은 거의 모든 면적을 피에 굶주린 악마들 손아귀에서 해방시켰다”는 발언은 사실이다. 그러나, 수니(Suuni)파 극단주의자들로부터 국토를 회복하는 것은 오바마 정권 때부터 시작된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정책을 계승해서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12월 선언한 것처럼 미군이 전투를 포기하고 철수할 경우, 다시 이들 지역이 ISIS 그룹의 지배 하에 들어갈 것이라는 것이 상원 청문회에서 행한 현지 미군 사령관의 보고다.

 

-       “내 생각으로는 내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지 않았다면, 지금 우리는 북한과 본격적인 전쟁을 벌이고 있을 것이다”는 발언은 전혀 근거가 없는 발언이다. 오바마 정권 말기에 북한이 미국과 전쟁을 할 것이라는 아무런 징후도 없었다. 오히려, 트럼프 정권 초기에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향해 트위터 등을 통해 각종 적대적인 공격을 가해서 긴장을 고조시킨 적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공격적인 언행으로 인해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고 분석했었다.   

 

■ “국가적 난제에 해법 제시도 없이, 2020년 대선에 눈을 돌린 연설”


이날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간간히 중계 TV 카메라의 주목을 받은 두 사람은 상원 공화당 원내총무인 맥코낼(McConnell) 의원 및 민주당 원내총무인 슈머(Charles Schumer) 의원이다. 이들은 연설 내내, 끊임없이 열광적인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올 때에도, 가벼운 미소를 머금거나 시종 심각한 표정으로 일관했다. 마치 지금 처해 있는 양당의 복잡하고 미묘한 대립의 심각성을 상징하는 듯이 보였다.

 

지난 번 야당 민주당과 가까스로 임시 예산 책정에 합의함으로써 잠정적으로 타개됐던 사상 최장을 기록했던 연방 정부 일부 폐쇄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이 당장 눈앞에 또 다시 닥쳐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시정 연설에서 장벽 건설에 강경 입장을 재확인함으로써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자신의 성 추문과 이와 관련한 불법 행위, 그리고, ‘러시아 게이트’ 및 이와 관련한 사법 방해 혐의, ‘Trump Organization’으로 불리는 트럼프 일가의 기업 활동 관련 각종 의혹, 개인 탈세 의혹 등, 헤아리기도 힘들 정도의 과거 및 현재의 각종 의혹에 대한 전방위 수사가 끊임없이 트럼프 대통령을 옥죄고 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제 이러한 각종 의혹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도 시야에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뮐러(Robert Mueller) 특검 수사가 이르면 한 달 내에 종결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을 배경으로 한 것이다. 여기에 협상이 원만하게 타결되지 않을 경우, 오는 15일을 기해서 다시 연방 정부 폐쇄 사태가 재발할 가능성도 여전히 내재된 ‘잠재적 위기’ 상황이다. 이에 더해, 3월에는 연방 정부 차입 잔액이 법률에 정한 한도에 도달하게 되어, 이 차입 한도를 인상하지 않는 한, 美 국채 채무불이행(default)이라는 최악의 리스크도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트럼프 대통령도, 공화당도, 민주당도, 모두 시선(視線)은 2020년 대선을 향해 있다. 年頭 시정 연설은 정권 최고 책임자로써 의회를 통해 전 국민들에게 국가의 중대 정책 과제를 제시하고 설득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그러나,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연두 시정 연설은 고통을 수반할 장기 과제들에 대한 아무런 설득 노력도 없이 강경 주장과 편집(偏執)으로 일관한 것이라는 평이 대세다.

 

■ “트럼프도, 미국도, 그리고 우리도 불확실성의 나날이 이어질 듯”


트럼프 대통령은 갤럽(Gallup)이 여론 조사를 개시한 이래 처음으로, 집권 2년 동안에 한 번도 지지율이 절반에 미치지 못했던 유일한 대통령이다. 최근 업무 지지도 조사 결과도, 여전히 지지율이 38% 전후에 머물고 있고, 불지지율은 50%를 상회하고 있다. 향후, 각종 난관들이 계속되면 지지율은 더욱 하락할 수도 있다.

 

특히, 장벽 문제를 둘러싼 정부 폐쇄 사태와 관련해 실시한 Washington Post/ABC News 여론 조사에서, 미국인들 53%가 공화당 및 트럼프에 책임이 있다고 응답한 반면, 29%만이 민주당에 책임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번에 어렵사리 끝낸 시정 연설도, 펠로시(Pelosi) 하원의장이 정부 폐쇄 사태를 빌미로 거부하기도 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굴욕을 감수하면서 이날 의회 연설에 나선 것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그가 이제 와서 양당 의원들에게 단합을 호소하는 것이 어쩌면 “소 귀에 경 읽기” 가 될 것이 분명한 일인지도 모른다. WSJ의 한 평론가(Gerald Seib)는 향후 美 정국의 향배는, 앞으로 10일 남은 시한 내에 정부 폐쇄 사태를 다시 불러오지 않고, 이민 정책과 관련한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전망한다. 최근에는 일부 공화당 의원들조차 트럼프가 전력을 다해 추진하는 장벽 예산 변통을 위한 ‘비상사태’ 선언을 만류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찌 보면, 트럼프 정권이 對北 비핵화 협상에서 저토록 ‘실적’에 몸달아 하는 듯한 자세를 보이는 것도 혹시, 이러한 국내외의 곤경에서 오는 절박함에 기인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길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참으로, 트럼프도, 미국도, 그리고 우리도, 최소한 당분간은 끊임없는 긴장과 불안한 기대가 이어지는 불확실성의 나날을 이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번 트럼프의 의회 연설을 듣는 내내, 지금 미국이라는 나라는 “United States”라기 보다는 차라리 “Ununited Status”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기도 했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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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2-08 17:2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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