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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전망] 한국의 자동차산업 : 베드 뉴스와 굿 뉴스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9년01월13일 17시00분
  • 최종수정 2019년01월17일 14시09분

작성자

  • 김기찬
  • 가톨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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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자동차산업 러스트벨트화의 한 해 … 내수·수출·생산 침체에 해외수요 감소

 

올해 한국 자동차 산업을 전망해 보면 거시적 환경을 둘러싼 베드 뉴스와 미시적 기업전략에 관한 굿 뉴스가 있다.

 

첫째, 베드뉴스이다. 자동차산업 러스트벨트화의 한 해가 될 것이다. 자동차의 내수, 수출, 생산은 침체될 것이며, 기업은 구조조정의 해가 될 것이다. 세계 자동차수요 증가세는 둔화되고 중국시장에서 한국자동차의 약세는 지속될 것이다. 한국 차 해외수출은 미중 무역분쟁 등 보호 무역주의 등으로 감소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생산은 생산비용증가, 근로시간 단축 등에 따른 경쟁력과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며, 자동차부품산업은 총체적 위기의 해가 될 것이다. 

 

 자동차산업협회와 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서는 희망과 의지를 담아 내수, 수출, 생산을 연속 정체 정도로 전망하고 있는 편이다. 

국산차 내수는 정부의 세제지원 정책 종료, 경기둔화 지속, 가계부채 부담 등에도 불구하구 전체시장 규모는 지난해 수준에서 정체되어 약 182만대 수준으로 예상했다. 국산차는 전년 대비 2% 하락하고, 수입차 판매는 다양한 신차출시로 10%증가를 예상했다. 

자동차 수출은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신흥국 경기불확실성 확대, 원화대비 엔화의 약세, 보호무역주의 확산, 세계 경기의 하락 등으로 수출은 2%정도 감소한 244만대를 예상했다. 

시장확대가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투자는 위축될 것이고, 미래보다 현재를 가지고 갈등과 다툼이 첨예화하는 어려운 한해가 예상된다. 한국 자동차산업은 위기에도 불구하고 아직 과거의 성공에 기대어 혁신 없이 첨예한 노사갈등과 안락한 방관자(Comfortable Inaction)에 머물러 있다.

 

아직도 혁신 없이 첨예한 노사갈등과 안락한 방관자(Comfortable Inaction)에 머물러 

 

 이러한 위기는 한국자동차산업의 러스트 벨트화로 나타날 것이다. 2018년, GM군산공장 폐쇄로 시작한 한국자동차산업의 러스트 벨트화는 내년에는 창원으로 그 이슈가 옮겨갈 것이다. 스파크의 유럽수출 물량이 곧 중단되고,비정규직 비중이 50%에 달하는 창원공장은 혁명적인 혁신 없이는 GM본사의 폐쇄순서만 기다리고 있다. 그 다음은  기아차 광주공장, 그리고 현대차 울산공장 등으로 러스트벨트 이슈는 지속될 것이다. 이러한 러스트 벨트화는 인건비인상, 노사갈등으로 인한 공장별 생산차종, 공정의 유연성 부족이 결합되면서 가속화될 것이다. 

 

 가장 큰 자동차시장인 중국시장에서 한국 차의 이미지는 ‘가격이 비싼 Old(구식) 자동차’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현대자동차는 11월 중국 판매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태이다. 현대자동차의 합작사인 북경기차는 이제 새로운 기술이나 브랜드 구축을 하지 못한 현대차보다 고급브랜드와 기술을 가진 벤츠와 더 많은 사업을 하고 싶어 한다. 이것이  중국시장에서 현대차가 ‘을’의 서러움을 받고 있는 이유이다.

 

중국시장에선 이미 ‘을’ … 어려운 구조조정 준비해야 한다.

 

 중국비즈니스에서 꽌시에 의존한 경영에 집착하고 신차종 투입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한국의 자동차산업은 점차 세계 시장에서 ‘을’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한국자동차산업은 2025년쯤 문을 닫을지도 모른다고 일본 자동차조사업체가 경고하고 있다. 

 

그런 만큼 한국의 자동차관련 기업의 주가는 떨어지고 있다. 2009년 한때 현대기아차 주식을 팔면 미국의 GM, 포드, 크라이슬러를 살 수 있을 만큼 높았던 기업가치가 지금은 우버의 기업가치가 현대기아차의 4배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그런 만큼 한국자동차의 해외마케팅과 영업은 어려워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2019년, 한국자동차산업은 어려운 구조조정을 준비해야 한다. 

 

‘신 현대’ 변신…SUV 라인업 확대, 신제품·신기술 대거 투입으로 ‘새 전기’ 만들어야

 

다음은 기대감을 주는 굿 뉴스이다. 최근 현대·기아차 정의선부회장이 현대기아차 그룹의 인사재배치이후 주가가 10%가까이 반등했다. 현재의 관리자 중심의 운영을 기업가 중심의 운영으로 바꾸겠다는 의지이다. 이번 세대교체를 통해 현대기아차가 ‘구 현대’에서 미래 자동차 시장에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신 현대’의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도 GM자동차가 구GM을 버리고 신GM을 이야기할수록 주가가 올라가고 있다.

 

 자동차산업은 인재, 사람싸움이다. 지난 20년간 한국자동차산업은 크게 2번 변신했다. 큰 위기 때마다 큰 혁신을 이끌어내었다. 한번은 1998년 IMF위기였고, 또 다른 한번은 2009년 금융위기였다. 이때 거시적 환경은 아주 나빴지만 직원들이 협력하여 세계의 공장들 중에서 가장 큰 혁신을 만들어내었다. 1999년 10-10전략과 모듈화이다. 당시 미국 하버드 대학의 볼드윈(Baldwin)과 클라크(Clark)는 IT산업의 발전으로 자동차산업의 모듈화 시대를 예언하고 있었다. 

 

한국자동차의 2000년대는 모듈화를 통한 획기적 성장기였고, 이것이 한국자동차 품질혁명의 출발점이 되었다. 또한 미국시장에서 도입한 10년/10만 마일 무상 보증서비스, 소위 10-10전략은 현대자동차의 마케팅의 혁명을 만들게 한 계기가 되었다. 그 이후 현대차는 BRICs등 성장하는 신흥시장를 과감히 개척하는 소위 보물찾기(treasure hunting)에 성공했다. 

2009년 금융위기에서는 현대기아차가 신제품개발과 디자인혁명으로 자동차산업의 혁신이 돋보이는 시기였다. 이러한 변화는 당시  GM의 몰락, 도요타의 1000만대 리콜 등 전통적인 자동차강자들의 부진에 비해 혁신주도자로서의 한국자동차산업의 전성기를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그로부터 다시 10년 후 한국자동차산업은 다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신제품이 부족했던 한국자동차가 최근 글로벌 시장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2019년에는 현대·기아차는 경쟁사 대비 턱없이 부족했던 SUV 라인업이 확대되고, 신제품과 신기술의 대거 투입이 예상된다. 이것이 올해 자동차산업의 반전을 이끌어내고, 신차경쟁력이 매출 및 수익성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위기를 기회로,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있습니다”

 

 한국자동차산업, 올해도 어려웠고, 내년도 험난할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혁신적인 처방과 대책에 달려있다. 대한민국정신, 광화문의 이순신 장군에게 처방의 답을 물어보자.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있습니다.’ 

지금의 여건은 왜선 133척을 12척으로 싸워야 하는 명량해전을 앞둔 전투력의 절대 열세와 같다. 그러나 전쟁의 결과는 외부상황보다 조직내부에 그 답이 있다. ‘必死則生 必生則死(필사즉생, 필생즉사)", 즉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고,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

 

한국의 자동차산업은 위기 때마다 큰 혁신에 성공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출판사에서 발행한 한국기술학습의 동태성에 관한 김인수 교수의 주장에 의하면, 한국 자동차산업은 위기 때마다 기술적 진화(The Automobile Industry: Crisis Construction and Technological Learning)가 일어났다. 60년 역사의 내연기관중심 한국자동차산업는 이제 S곡선 성장주기에서 성숙기로 접어들고 있다. 판매시장은 줄어들기 시작했다. 2015년 한국자동차산업은 900만대 판매(국내 450만대, 해외 450만대)시대에서 2018년 800만대로 감소했다. 공장가동률도 11% 감소했다. 특히 중국에서는 2개의 공장을 가동 중단해야 할 시점이다. 특히 중국시장에서 35%이상 물량감소에다가 납품가의 20% 하락 등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혁신의 핵심은 ‘파괴와 도전’ … 3가지 핵심적인 전략이 절실 

 

 이제 이순신장군수준의 혁신이 필요하다. 혁신의 핵심은 ‘파괴와 도전’이다. 한국자동차산업이 죽어야 다시 산다. 2019년 한국자동차산업의 파괴와 도전의 방향은 방향 핵심은 다음의 3가지이다.

 

첫째, CASE기반 모빌리티형 신자동차산업으로의 변신

 

 첫째, 한국 자동차산업을 2차산업혁명을 주도했던 내연기관기반 구(舊)자동차산업에서 4차산업을 주도하는 CASE기반 모빌리티형 신자동차산업으로 변신하는 길이다. 자동차산업이 우리나라 4차산업혁명의 플랫폼으로 위상을 정립해가야 한다. ‘CASE’란, C는 ‘connected car:커넥티드카’, A는 ‘autonomous driving:자율주행’, S는 ‘sharing economy:공유경제’, E는 ‘electrification: 전장화’를 대표한다.

 

 지금 세계 각국의 자동차경쟁은 이제 ‘CASE’기술경쟁이다. 자율주행차는 모든 인공지능(AI)의 엄마이다. 미국 아리조나주에서 자율주행차 웨이모가 택시서비스를 2018년 12월 시작했다. 중국자동차산업도 광저우 선천지역을 중심으로 자율주행차, 전기차에 집중투자하고 있다.3%의 대중차에서 30%의 배기가스가 배출된다고 한다. 그래서 선천에서는 3%의 대중차를 정책적 환경관리 대상으로 하여 이미 대중교통은 순전기차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현재 중국 선전에는 이미 택시의 50%정도가 전기차로 운행되고 있다. 자동차산업에 사람과 돈이 몰리는 이유이다. 최근 몇 년간 한국 자동차산업에는 돈이 떠나고 사람이 떠나고 있다. CASE가 인재와 돈을 다시 자동차산업으로 돌아오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위기의 상황에서 한국자동차산업이 미래혁신과 성장의 잠재력에 힘을 모아야 한다.

 

둘째, 아세안시장이 보물이다. 서쪽으로 가라(Go West)

 

둘째, 시장이 있는 곳에 혁신이 시작된다. 아세안시장이 보물이다. 서쪽으로 가라(Go West). 2013년 이후 한국자동차산업은 신흥시장 기회도전에 실패했다. 핵심은 아시아기회이다. 전 세계자동차시장에서 아시아 자동차시장의 성장이 전체 시장 증가의 8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아시아 대륙이 세계 자동차 시장 확대에 절대적으로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KPMG는 자동차시장증가율을 인도아세안시장 11%, 중국시장 7.4%,동유럽 6.6%, 남미 5.8%,서유럽·북미 4%이하, 한국·일본 연평균 1.1%하락으로 예상한바 있다. 

2000년대 한국자동차산업은 BRICs라는 신흥성장시장개척으로 성공했듯이 좀 늦었지만 성장판인 ASEAN시장에 이제라도 본격적으로 도전해야 한다. 이들 나라의 국가경제성장률은 6% 정도이다. 그런 만큼 기업의 잠재성장률은 15%정도가 된다. 

 

특히 가장 큰 잠재시장인 인도네시아에 현대기아차와 부품업체들이 진출하고 이들 나라의 공유경제에 한국기업들이 편승할 수 있어야 한다. 인도네시아에는 공유경제를 중심으로 유니콘 기업이 5개나 된다. 자동차산업에서 공유자동차와 개인자동차의 시잠점유율이 미래 5:5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될 만큼 공유차 시장의 확산이 전망되고 있다. 내년 예정된 우버의 기업공개(IPO)에서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우버의 기업가치를 약 135조 정도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 3대 완성차 기업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피아트 크라이슬러(FCA)의 시가총액을 합친 것보다 높다. 

 

 일본자동차업체들은 1995년 일본의 고비용구조화와 저성장 시기에 아시아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이때 맨 먼저 아시아인을 위한 새로운 승용차 모델개발부터 시작했다. 당시 도요타는 아시아의 열악한 도로 사정에 잘 견딜 수 있는 튼튼한 차종개발에 중점을 두었다. 현재 인도네시아 자동차시장의 95%를 일본 업체가 차지하고 있는 이유이다. 한국도 조금 늦었지만 2019년은 아세안시장 본격진출의 해가 되어야 한다. 지난 몇 년간 빛을 못보고 있었지만 한국 자동차산업의 핵심경쟁력은 여전히 개발경쟁력이다. GM본사도 가장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한국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은 연구개발력이다. 이렇게 시장에 도전할수록 자동차산업의 혁신은 활성화될 것이다.

 

셋째, 산토끼 전략, 사내벤처와 분사화를 과감하게 활용하라.


셋째, 산토끼와 집토끼는 한집에 살수가 없다. 4차산업혁명의 기술변혁기에 한국자동차업체들에게 가장 필요한 전략이 산토끼 전략이다. 사내벤처와 분사화를 과감하게 활용하라. 그리고 외부기술의 M&A에도 적극적으로 도전해야 한다. 구글의 지주회사가 알파벳으로 A에서 Z까지를 자회사나 관계회사로 관리한다. 알리바바의 관련회사가 540여개, 화웨이 관련회사 240여개인 이유이다. 구글의 자율 주행차 부문 웨이모도 모기업에서 분사하여 기업 가치가 월가에서 속속 대폭 상향 조정되고 있다. 웨이모 가치가 2천500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지금처럼 너무 성공경험이 있는 관리자마인드에 젖어있는 기업문화에서 신기술 투자와 모험의 기업가정신이 구현되기 어렵다. 일본 최고의 지속적인 혁신회사, 교세라의 비밀도 아메바라는 독립적인 소조직운영체제에 있다. 기술은 벤처가, 영업은 대기업이 잘한다. 한국자동차산업에서 이해관계가 복잡했던 모듈화는 분사화로 주도자가 없었다면 달성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2000년대 현대모비스가 없었다면 현대기아차의 모듈화 추진은 훨씬 어려웠고, 품질향상과 기술캣치업도 지체되었을 것이다. 그 결과 한국자동차산업의 생산프로세스의 혁신은 2010년까지 한국이 모듈화를 중심으로 세계자동차생산에서 공정변화를 주도해왔다

 

시장 변화에 도전하는 미래전략 본격화 … 관리형 조직문화 바꾸고, 인재중시 경영할 때

 

 종합적으로, 우리나라 자동차기업들은 노사에 매달린 나머지 미래전략구축에 실패했다. 아시아시장진출은 지체되었고, SUV개발은 늦어졌다. 아시아시장진출 실패와 SUV신제품실패는 결국 전략실패를 만들었다. 전략인재, 기술인재가 괄시받고 노사인재, 재무인재에게 과도하게 힘이 실렸다. 혁신을 시도하는 ‘기업가형’ 인재보다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관리자형’ 인재가 경영을 주도했다. 조직운영에서 기업내부에서 미래전략을 논의하고 설계하는 환경은 척박해져 갔다. 이것이 ‘현재의 저주’를 낳았다. 이것이 지금 어려운 이유이다. 

 

 이제 관리형 조직문화를 혁신형 조직문화로 다시 바꾸어야 한다. 경기가 나빠질수록 기업은 본격적인 경쟁력 싸움이 된다. 한국자동차산업은 자랑하는 세계적인 품질만으로는 더 이상 성장과 발전이 어렵다. 원가는 너무 높아졌다. 새로운 돌파가 필요하다. 미래기술력과 혁신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전략인재, 기술인재가 더 대우받고 그러한 인재가 혁신의 동력을 만들어 갈 수 있어야 한다.

 2019년 새해에는 자동차관련기업들이 초우량(excellency)에 도전하는 미래전략팀을 본격 가동해야 한다. 어려워질수록 기업은 시장의 불만에 더 귀를 기울이고 혁신에 전념해야 한다. 시장의 변화에 도전하는 미래전략을 본격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재중시경영이 필요하다. 혁신의 질은 인재의 질을 넘어설 수 없다. 혁신하는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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