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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전망] 한반도 정세,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달렸다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9년01월06일 17시00분

작성자

  • 장성민
  • 세계와 동북아 평화포럼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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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관계 어떻게 전개되느냐’가 한반도 전쟁과 평화의 갈림길

  

올 봄에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느냐, 그렇지 않느냐’에서부터 만일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면 ‘북한은 과연 미국이 요구한대로 모든 핵 리스트를 빠짐없이 제출할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인가’하는 문제가 한반도 운명을 좌우할 것이다.

  

만일 북한이 미국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수준에서 핵 리스트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트럼프는 과연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가? 

회담장을 박차고 뛰쳐나올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처음 주장을 다소 뒤로 물린 채 일정한 타협점을 찾을 것인가? 그러면서 북한 카드를 국내정치의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한 중요한 도구로 삼을 것인가?

  

우선 크게 봐서 올 한해 북미관계가 어떻게 전개 되느냐에 따라서 한반도가 전쟁과 평화의 갈림길에 서게 될 전망이다.

  

올 한해 한반도 정세 전망의 첫 번째 시나리오는 북미관계가 최악의 상황에 빠질 경우이다. 이 경우는 2차 북미정상회담의 개최가 불발되거나, 개최되더라도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다음 회담에 대한 기약도 없이 서로 헤어지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미국과 북한은 순식간에 대결국면으로 치닫게 될 것이고, 미국은 북한 핵시설에 대한 선제공격 카드를 만지작거릴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과 섹스 스캔들에 발목이 잡혀 탄핵의 위기상황이 고조될수록 트럼프는 자신에게 집중된 국내여론의 관심을 외부로 분산시키고 뮬러의 탄핵 특검으로부터 빠져나가기 위한 ‘대탈출구’로서 북한 핵시설에 대한 공격의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북미관계 최악상황에 빠지면 … 美, 핵시설 선제공격 카드 만지작거릴 것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면, 2019년 새해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전쟁위기 상황으로 빨려들게 될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는 대통령에 취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던 포드 합참의장을 느닷없이 불러서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 계획을 준비하라고 요구했었다. 이에 던 포드 합참의장은 너무 놀라 당황한 나머지 트럼프와 가장 친한 미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을 찾아 갔다. 이 자리에서 던 포드 합참의장은 그레이엄 의원에게 이 놀라운 사실을 털어놓고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아직 북한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면서 그레이엄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 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그레이엄 의원이 선제공격은 너무 위험부담이 크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구슬려 트럼프의 북한 폭격(爆擊) 명령을 따돌렸다. (BOB WOODWARD, FEAR)

  

또한 트럼프 자신도 취임 초기에는 김정은을 가리켜 ‘작은 로켓맨(Little Rocketman)’이라 부르면서 북한을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의 대상으로 규정했다.

그렇지만, 이내 자신의 대북 강경태도를 바꿔서 김정은으로부터 ‘사랑의 편지’(love letter)를 받았다고 자랑하는가 하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할 정도로 북한에 대한 유연한 태도로 돌변했다. 그리고 지금은 북미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져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태이다. 지금에 와서 트럼프가 북한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그것도 관건이다.

 

2차 북·미정상회담 성공…北,핵 리스트 및 폐기안 제출-미,종전선언 합의

김정은, “트럼프 2020년 재선 문제없을 것”이란 핵공갈정책으로 유혹

 

2019년 한반도 정세전망의 두 번째 시나리오는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공했을 경우이다. 이런 상황은 북한의 김정은이 트럼프의 요구대로 북한의 핵 리스트를 전부 제출하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의 주장대로 핵 프로그램의 구체적 폐기안까지 제출하는 경우이다. 이에 미국은 북한이 요구한 종전선언에 합의해 준 경우이다.

  

북한은 이런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 한국과 중국을 향한 발 빠른 셔틀외교를 전개할 것이다. 그리고 트럼프의 입장을 세워주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트럼프의 입장을 무시해서 트럼프를 더 곤란한 상황에 빠지도록 하는 것이 좋을지를 놓고 많은 전략적 계산을 할 것이다. 현재의 상황으로 본다면 북한은 트럼프를 절대로 놓치지 않고 일정한 관계를 유지해 나가면서 트럼프를 계속 현혹시킬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정치적 목표가 2020년 재선 성공임을 미리 간파한 북한은 그 때까지의 단계적 북핵 폐기안을 주장하면서 트럼프의 이런 심리상태를 잘 파고들 것이다. 

북한은 2020년 미국 대선의 해에 최종 핵폐기의 빅카드를 사용해서 극적인 클라이맥스를 이뤄내면 트럼프의 재선 당선은 문제없다는 식의 핵공갈정책으로 트럼프를 완벽하게 설득, 유혹하는데 성공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오직 재선 성공에만 매달려 있는 트럼프에게는 북핵문제의 심각성 정도는 아무런 관심의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다.

 

서두를 것 없다”는 트럼프의 계산…‘2020재선 위한 히트상품’‘국내 스캔들 극복할 수단’

  

이런 측면에서 왜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해서 “북한의 핵문제는 너무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지에 대한 그의 의중을 잘 읽을 필요가 있다. 결론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의 전략적 포석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북한이 핵개발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재개해서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지 않는 한, 트럼프는 2020년 재선을 보장하기 위한 히트상품으로 북한 핵문제를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러시아 스캔들과 섹스 스캔들 등으로 자신에게 매우 불리해진 국내 정치적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수단으로 북핵 카드를 활용하겠다는 숨은 의도가 있다는 점이다. 

이럴 경우, 만일 트럼프가 탄핵의 벼랑 끝 위기상황으로 몰리면 갑자기 북한에 대한 기습적인 공격 카드를 활용할지도 모를 일이다.

  

지난 11월 아르헨티나 G20 회의장에서 열렸던 한미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의 세 가지 사항에 공감했다. 우선 김정은의 서울 답방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의 명확한 반대 입장이 없었다. 둘째,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봄에 제2차 북미정상회담의 개최를 바라고 있다는 점을 표명했다. 셋째,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할 때까지 미국은 기존의 대북제재를 계속 유지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올해 한반도 정세 전망의 핵심은 남북정상회담 보다 북미정상회담이 더 큰 관건이 될 것이다. 북·미정상회담의 핵심 내용은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종전선언이 될 것이고, 이 두 가지 문제에 대해서 미국과 북한이 합의점을 이루느냐 그렇지 못하느냐가 한반도 정세전망의 최대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한국안보의 최악상황 우려…美, 北현재핵 동결과 주한미군 감축 합의

  

그런데 문제는 이와 같은 합의에 도달하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왜냐하면 북한이 주장하는 비핵화는 트럼프가 생각하는 비핵화와는 그 기준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북한이 생각하는 비핵화란 주한미군이 보유하고 있는 한반도 역내의 모든 핵전략의 철수를 의미한다. 이 말은 곧 주한미군 철수하라는 의미이다. 그러나 미국이 생각하는 북한 비핵화는 1992년 한반도 비핵화선언에 따라 미국은 이미 한국으로부터 모든 전술핵무기를 철수했으니 이제 한국에는 핵무기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북한의 핵무기를 모두 폐기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북한은 주한미군이 주둔해 있는 한, 북한 핵무기는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될 경우, 어쩌면 미국과 북한은 한국의 안보에 치명적인 최악의 상황을 초래할 타협점에서 합의를 도출해 낼지도 모른다. 그 결과는 끔찍할 것이다. 북한의 과거 핵은 불문에 부치는 대신에 현재 핵과 미래 핵을 동결하고, 미국은 이에 준하는 주한미군의 감축을 실현해 주는 최악의 합의가 도출될 지도 모른다.

 

중국은 한국과 북한 동시에 자신의 영향권으로 끌어들이려는 외교행보 보일 듯

  

2019년 한반도 정세는 북한이 핵보유 국가가 되겠다는 부인할 수 없는 나쁜 신념을 버리지 않는 한, 정상적인 평화 상태를 유지하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북미정상회담에서 어떻게 합의할지가 올 한해의 한반도 정세를 전망하는 최우선적인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특히 트럼프가 국내 문제에 발목이 잡혀 북핵 문제에 많은 관심을 쏟지 못할 경우, 북한은 남한을 자신들의 영향권 하에 두려는 대남 통일전략외교에 박차를 가하면서 내정의 실패로 추락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을 다시 반등시켜 살려주기 위해서 ‘문재인 구출작전’에 나설지도 모른다. 그리고 중국은 남북 모두를 통할하는 대한반도 외교를 전개하면서 한국과 북한을 동시에 중국의 영향권으로 끌어들이려는 발 빠른 대한반도 외교행보를 전개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문재인 대통령은 아무런 독자적 ‘주권전략’이나 ‘외교적 디자인’도 없이 마치 연체동물처럼 한국이 북한과 중국이라는 영향권으로 빨려 들어가도록 방치할 지도 모른다.

  

2019년 한 해가 우리의 실질적 안보위협인 북핵문제에 대한 구체적이고도 가시적인 해결의 실마리는 찾지 못한 채, 북한의 비핵화를 덮어주는 무수한 현학적 외교수사만 남발되면서 명분과 실리는 찾지 못한 ‘속빈 강정외교의 해’가 될까 걱정스럽다. 겉만 화려한 외화내빈(外華內貧)의 ‘대국민 외교쇼’는 남·북·중과 미·북 사이에서 다각도로 전개될 전망이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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