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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트럼프 대통령, 한미동맹을 약화시키지 말라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8년12월25일 17시01분
  • 최종수정 2018년12월26일 11시25분

작성자

  • 장성민
  • 세계와 동북아 평화포럼 이사장

메타정보

  • 25

본문

대한민국의 핵심 기둥 가운데 하나인 한미동맹이 위기를 맞고 있다.


지금 우리가 맞고 있는 한미동맹의 위기는 한국과 미국의 최고 통치권자인 문재인, 트럼프 두 대통령으로부터 나오고 있다. 결론은 이 두 대통령이 한미동맹의 가치와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데서 비롯되고 있다.

한미동맹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전략적 핵심이익이다. 주변 4대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는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미국과의 동맹을 맺고 있지 않았다면 지금쯤 지구에서 나라가 사라질 위기를 몇 번이나 맞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세계 10대 무역 강국이 되고, 안정된 평화와 자유 속에 번영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은 한미동맹이라는 강력한 군사적 힘이 작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에 휘둘린 역사를 갖고 있는 우리는 대륙을 향해서는 조공(朝貢)과 사대(事大)라는 치욕적 역사를 경험했고, 해양을 향해서는 강점(强占)과 병탄(倂呑)이라는 굴욕의 역사를 겪었다. 우리 민족은 과거 두 세력 모두로부터 직접적이거나 간접적인 식민지배 상태에 놓여 있었고, 외세침략의 두려움 없이 안정된 내정 속에 자유롭고 평화로운 경제적 부국을 이뤄 본 역사는 거의 없었다. 우리 민족이 외침(外侵) 없이 안정된 자유와 평화를 유지한 상태에서 경제적 번영을 이룬 위대한 역사를 갖게 된 것은 1950년 한국전쟁 이후였고, 그 핵심 이유가 바로 한미동맹이다.

국가학과 국제정치학에 관심이 많은 필자는 한미동맹이야말로 단군 고조선 이래 우리 민족이 취한 최고의 국가전략이자 우리 민족사에서 가장 위대한 군사동맹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미동맹은 한국전쟁이라는 최악의 조건 속에서 ‘자유’라는 최선의 가치를 지키고 키워낸 오늘날 대한민국 번영의 반석이자 토대이다. 대한민국은 이 ‘자유’라는 가치를 지켜내는데 성공했기에 지금의 안정, 평화, 번영의 열매를 맺을 수 있었고, 지난 70년 동안 단 한 차례의 외침을 받지 않고 삶을 누릴수 있었다.

세계 최고의 빈국 중 하나인 북한이 지금의 꽃제비들의 천국이 된 결정적 이유는 무엇일까? 자유가 부재했기 때문이다. 1950년대, 1960년대 1인당 개인 GDP가 불과 350불 밖에 되지 않아 아프리카 앙골라보다 더 후진국이었던 대한민국이 지금의 3만불이라는 무역대국의 길을 갈 수 있게 된 것도 자유의 존재 때문이었다. 결국 번영과 빈곤의 갈림길에서 한국과 북한을 갈라놓게 한 결정적 이유는 자유의 존재와 부재였다. 곧 자유의 부재는 경제적 빈국으로, 자유의 존재는 경제적 부국으로 두 나라의 역사적 운명을 바꿔 놓았다.

이렇듯 자유는 외침(外侵)으로부터 자유로울 때 그 가치가 지속가능하게 유지되고 발현되어 꽃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자유는 결코 저절로 주어지지 않을뿐더러 저절로 지켜지지도 않는다. 자유는 쟁취해야 될 가치이고, 쟁취하는 과정에서 희생이 수반되는 가치이며, 쟁취한 이후에도 지속가능하도록 끊임없이 보호하고 관리하지 않으면 쉽게 빼앗기고 박탈당할 수 있는 아주 소중한 인류의 정신적 유산이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도 저절로 주어진 천연자원이 아니다. 한미 양국군이 흘린 피와 땀과 눈물의 결과이고 이들이 흘린 그 모든 시련의 응축물은 오늘날 한반도의 젖줄인 압록강, 두만강, 대동강, 임진강, 한강, 섬진강, 영산강, 낙동강 그리고 인천과 서해앞바다의 물줄기를 타고 이 산하에 스며들었다.

한미동맹은 1953년 10월 1일 한국과 미국 간에 조인되었다. 혹독한 한국전쟁을 경험한 이승만 대통령이 가져다 준 최고의 안보전략적 작품이었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대한민국이 국토방위를 위하여 외국과 맺은 최초의 군사동맹이자, 지금까지도 유일한 동맹조약이다. 한국전쟁이라는 민족의 비극이 없었더라면 오늘의 한미상호방위조약은 태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한미군사동맹은 한국의 휴전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소·중 간에 휴전회담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승만 대통령이 미국에게 북한의 재침(再侵)에 대비한 강력한 군사동맹을 요구한 결과로서 얻어낸 전략적 자산이다. 사실상 한미상호방위조약은 방위를 목적으로 한 조약이다. 한국이 외부로부터 무력공격의 위협을 받을 때만 미국은 원조한다는 것으로서, 한국의 북한 공격 또한 용인하지 않으며 나아가 이를 감시 내지 견제하는 역할을 함축하고 있다. 우리가 여기서 알아야 할것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은 군사적 공격 조약이 아니라 방위, 방어 조약이라는 것이다. 이 조약에 따르면 한미 두 나라가 외부국가로부터 공격을 받지 않는한 주한미군은 어떠한 경우도 일방적 선제공격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북한으로서도 주한미군이 한국에 있다는 것은 한국군 단독으로 북한을 무력 침략하지 못하도록 한국군의 북침을 막는 억지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미군의 한국주둔은 한국방위의 핵심전력이 되었고, 한반도 및 동북아에 있어 전쟁억지력으로서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조약으로서 한미동맹의 효력은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이 조인된 직후인 8월 8일 서울에서 변영태 외무장관과 덜레스 미 국무장관 사이에 한미상호방위조약이 가조인(假調印)되고, 10월 1일 워싱턴에서 정식으로 조인되면서 1954년 11월 18일부터 발효되었다.

이 방위조약은 전문과 본문 6조 및 부속문서로 되어 있으며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당사국 중 일국의 정치적 독립 또는 안전이 외부로부터 무력공격에 의하여 위협받고 있다고 인정할 경우 언제든지 양국은 협의한다.

(2) 각 당사국은 상대 당사국에 대한 무력공격을 자국의 평화와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고 인정하고 공통의 위험에 대처하기 위하여 각자의 헌법절차에 따라 행동한다.

(3) 미국은 그들의 육·해·공군을 한국의 영토 내와 그 부근에 배치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며 한국은 이를 허락한다. 그리고 미국은 비준에 앞서 양해사항에서 한국에 대한 외부의 무력공격을 제외하고는 원조의 의무를 지지 않는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됨으로써 한미방위체제는 한국방위의 핵심을 이루게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하여 대한민국은 방위력의 증강은 물론 경제적 발전까지 이룩할 수 있었다. 특히 주한미군과 한미연합사령부 설치는 이 조약을 구체적으로 실천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에게 굳건한 군사적 안보체제와 경제적 번영의 토대가 된 한미동맹은 지금 새로운 위기를 맞고 있다. 그 위기의 원인은 한국과 미국의 두 대통령 모두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잘 모르고 있거나 동맹의 가치를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데서 비롯되고 있다.

한국의 대통령과 집권세력은 첫째, 반미 성향이 강하고, 둘째, 외세 거부적이면서 민족 공조적이고, 셋째, 자주적 통일 노선을 견지하며, 넷째, 주한미군 철수를 국가적 안보와 통일전략의 첫 번째 목표로 삼고 있는 북한 친화적인 정치세력들이라는 점이 지금 한미동맹을 큰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 
한편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의 경우는, 얼마전 미 국방장관직에서 사임한 제임스 매티스의 사임서에서도 잘 드러났듯이 첫째,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동맹의 가치를 전혀 모르고 있고, 둘째,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동맹을 중심으로 한 미국의 안보정책에 큰 정책적 비중을 두고 있지 않으며, 셋째, 트럼프 행정부는 모든 정책적 우선순위를 경제적 이익에 두고 있고, 넷째,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입각하여 국제문제보다 미국 국내문제의 이익을 우선시하여 고립주의와 보호주의로 길로 나아가고 있는 점이 한미동맹의 새로운 위기의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중시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지금보다 2배 더 분담금을 내야 한다는 생각을 내비치고 있으며, 이전보다 훨씬 더 큰 미군주둔 비용을 요구하며 동맹국인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12일 미·북정상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는 병사들을 (한반도에서) 빼내고 싶다. 언젠가는 그러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그리고 "한국이 미군 군사력을 공짜로 사용하고 있다. 한국에서 값비싼 워게임(war game)을 하고 있다"면서 한국이 주한미군에 투입하는 분담금을 너무 적게 지불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주한미군 감축 또는 철수 카드로 위협을 가해 왔다. 바로 이점이 북한으로 하여금 어떠한 경우든 절대로 트럼프 대통령을 놓치지 못하게 만드는 최대의 ‘유혹’이다.

하지만 과연 대한민국이 미국 안보우산의 ‘무임승차자'인가? 그와는 정반대로, 대한민국은 그 어떤 NATO 동맹국보다 군사비를 많이 쓰고 있다. 북한의 위협을 잘 인식하고 있는 대한민국은 GDP의 2.6%를 군사비에 투입하고 있다. 이는 NATO의 가이드라인인 2.0%에 조금 못 미치는 1.9%를 쓰고 있는 영국보다 많고, 독일(1.2%)과 일본(1%)보다 훨씬 많은 액수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적 이익을 앞세운 방위비 분담 요구에 앞서 한미동맹의 성립과 발전의 역사적 의미를 되돌아봐야 한다. 위대한 한미동맹의 발전적 계승을 위해서라도 미국의 일방주의가 통하는 비뚤어진 한미관계는 용납될 수 없다.

한국의 반미성향의 집권세력과 북한친화적인 세력 그리고 동맹의 가치보다 경제적 이익을 우선시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여기에 주한미군 철수를 국가적 목표로 추진해 온 북한의 통일전략전술로 지금 한미동맹은 사상 초유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미동맹 없이도 미국의 안보가 문제없을 것이라는 허황된 주장을 내놓기도 한다. 그러나 핵무기를 보유함으로서 점점 더 호전적으로 되어가는 북한은 한미동맹이 조금이라도 약화되면 그 빈틈을 파고들어 더욱 대담해질 것이며, 대국굴기를 꿈꾸며 미국패권에 도전하고 있는 중국은 한반도와 아시아로부터 미군을 몰아내려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는 이 엄중한 사실을 트럼프 대통령은 모르고 있는가.
만일 한미동맹이 약화되면 미일동맹은 말할 것도 없고 태평양에 둥둥 떠있는 미국본토 하와이는 전략적 안보위험 상황으로부터 벗어날 길이 없게 된다.
이래도 한미동맹이 약화되면 한국만 피해를 본다고 생각할까? 한미동맹의 약화는 미국의 태평양 안보에도 치명적이다.

미국의 동맹국인 대한민국은 베트남,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에 군대를 보내 미군과 함께 피를 흘리며 싸운, 미국이 전 세계에서 펼친 군사 활동의 가장 충실한 지원국이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트럼프와 문재인 그리고 김정은 간의 공통된 컨센서스는 한반도에 주한미군의 필요성이 그리 크지 않다는 점일 수 있으며 명분과 실리가 맞지 않으면 내심 감축하거나 철수할 수 있다는 작은 공감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 트럼프가 요구한 액수대로 문 대통령이 주한미군 주둔비용부담을 거부해서 트럼프의 감정을 상하게 만들고, 김정은이 2차 미·북정상회담에서 보다 전향적인 핵타협 양보안을 제시하여 트럼프를 유혹하는데 성공한다면 탄핵 위기에 몰린 트럼프는 자신의 탄핵 문제에 집중된 미국내 여론의 관심을 분산시키기 위해 시리아로부터 일방적으로 미군 철수를 단행한 것처럼 주한미군 철수 문제에 시동을 걸지도 모른다. 최소한 단 몇 백 명이라도.
하지만 트럼프가 과연 미 문화원 방화사건 등을 주도한 반미 세력에 대해서 정확한 이해를 하고 있을까? 이러다가 한국에서 다시 반미감정이 커져 '양키 고 홈' 과 같은 반미정서가 확산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문재인 정권과 김정은 정권 간에는 민족공조라는 이름하에 지금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엄청난 숙의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국민과 언론은 아무것도 알수없는 먹통을 만들어 놓고서...
 

한미동맹은 대한민국을 떠받치고 있는 핵심 기둥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이 기둥이 흔들린다는 것은 곧 대한민국이 흔들리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한미동맹은 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고 이는 곧 대한민국의 위기와 직접 맞물려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직시해야 한다. 지금 한미동맹의 위기 신호를 그대로 놓쳐서는 안 된다. 그 위기 신호는 곧 조국 대한민국의 위기신호이기 때문이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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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12월25일 17시01분
  • 최종수정 2018년12월26일 11시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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