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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테크, 대한민국 교육을 혁신시킬 것인가 ?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8년11월12일 17시50분
  • 최종수정 2018년11월12일 17시29분

작성자

  • 안종배
  • 국제미래학회 원장, 한세대학교 교수, 대한민국 미래교육보고서 책임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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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듀테크는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의 결합이다. 최근엔 4차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첨단 ICT 기술을 접목한 미래형 교육을 의미한다. 에듀테크는 1990년대 후반 이후에 출생하여 TV보다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익숙한 모모세대(More Mobile Generation)를 주 대상으로 시작되었으나 스마트폰 등 스마트 기기의 보급으로 점차 모든 연령대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 유럽, 중국 등을 중심으로 e-러닝이라는 용어 대신에 새로운 기술 트랜드를 반영하는 ‘에듀테크’를 사용하며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은 오바마 정부 때부터 정부 차원의 에듀테크 지원이 활발하게 이루어져 태블릿PC 보급을 통한 온-오프 동시 교육인 ‘블랜디드 러닝’(Blended learning)이 보편화되었다. 영국도 현재까지 에듀테크 보급을 위해 약 175억 파운드를 투자했으며, 2020년까지 300억 파운드 규모로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에드테크엑스글로벌에 따르면 세계 에듀테크 시장 규모는 2015년 900억달러(약 101조원)에서 2020년 2520억달러(약 283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국내 에듀테크 시장이 형성된 것은 2010년으로 2010~2016년 초까지 에듀테크 스타트업 업계에 투자된 금액은 900억 원 수준이며 전체 투자 규모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2018년 소프트웨어(SW) 코딩 과목이 중학교부터 필수과정이 되고 2019년부터는 초등학교가 필수과목이 되고, 초등학교와 중학교 신규 교육과정 일부 과목의 디지털 교과서 보급이 도입되고 향후 확대될 계획이어서 에듀테크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에듀테크가 교육환경을 다음과 같이 바꿔 놓을 것으로 예측한다.

 

1) 디지털교과서에 첨단 기술의 적용과 확대

  디지털 교과서는 기존의 책을 디지털화하는 것을 넘어서 동영상, 360도 카메라, 증강현실, 가상현실 등을 이용해 학습자의 눈높이에 맞춰 재미있고 다양한 자료로 쉽게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를 활용하여 학습자들이 팀을 구성하여 함께 협력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창의성과 팀워크를 배양하며 학습할 수도 있게 한다.

 

2) 인공지능 AI 선생님의 등장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기술 및 빅데이터가 접목된 AI 선생님이 등장하여 학습자의 개인 맞춤형 학습을 촉진하고 학습효과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게 된다. 학습자 개개인의 학습 패턴과  좋아하는 과목과 잘하는 역량을 분석해 개개인이 가장 잘하는 분야에서 역량을 펼칠 수 있게 AI 선생님이 개인별 맞춤 학습 및 팀 학습을 도와 주게 된다. 

 

3) 수준 높은 무료 스마트 강의 확대

  학습자 스스로 배우고 싶은 최고 수준의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온라인 무료 수업인 ‘무크(MOOC: Massive Open Online Course)’가 스마트기기를 통해 제공되어 언제 어디서든 마음대로 자신이 원하는 수준 높은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점차 교육의 장벽이 사라지고 입시 위주의 교육도 역량 중심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다.

 

4) 지식 전달을 넘어서는 미래 역량 강화에 도움 

  기존의 온라인 강의가 일방향의 지식 전달 위주였던 것에 반해 에듀테크를 통해 양방향 수업, 다자간 협업 수업, 프로젝트 수업 등 교육 방법이 다양화되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함께 협력하여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협업 역량 등 미래 역량을 제고하는 교육이 가능해 진다. 

 

  한편 전문가들은 에듀테크가 새로운 교육 환경을 만들어 주지만 결국 ‘도구’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에듀테크는 교육내용과 교육방법을 기술 형식으로 담는 도구이므로 교육목표와 교육내용과 교육방법에 대한 교육 철학과 기획 및 제작에 대한 심도있는 고민과 준비가 선행되어야 한다. 에듀테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합하는 창의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혁신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 한국 교육에 필요한 것이다.

  또한 에듀테크를 현명하게 잘 사용할 수 있도록 학교 현장에 인프라 구축과 선생님과 학생들에 대한 사전 교육이 필요하다. 모든 기술에 해당하는 것처럼 에듀테크도 동전의 양면처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유해할 수도 있고 유익할 수도 있게 된다.

 

  최근에 에듀테크로 이름을 변경한 이러닝이 본격화된 2005년 전후 우리나라의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의 ICT 인프라를 기반으로 압도적 세계 1위였다. 교육 분야에서도 ICT 인프라와 활용도 수준은 세계 선두를 달렸다. 그러나 우리의 학교 현장에서의 에듀테크는 스마트교육 도입에 대한 반대와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더 이상 진전되지 못하고 낙후되고 말았다. 현재  한국의 교육현장에서 ICT 활용도는 세계 최하위 수준으로 급락했다. 최근 OECD에 따르면 학교에서의 스마트 ICT 장비와 인터넷 활용도는 한국이 48위로 최하위권이다. 스마트 교육은 아직도 각 시도에서 몇 개 학급만 시범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부는 에듀테크를 활용하면 학생 개별화 교육, 학생 수준별 교육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공교육에 반영한 에듀테크 성과로서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금년에 일부 실시한 디지털교과서, 소프트웨어 코딩 교육으로 학생 이해도, 학업 성취도가 개선되고 있다면서 교육부는 디지털 교과서가 학교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2021년까지 전국의 7,967개의 초·중학교에 무선 인터넷 AP 1만9500여 대, 스마트패드 38만5600여 대의 수준으로 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를 기반으로 에듀테크가 사교육 부담을 낮추고 공교육 효율을 높이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하였다.

 

  에듀테크는 지식 전수에 집중되어 있던 기존의 교육을 미래시대에 필요한 미래 역량을 함양하도록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혁신 도구로 활용되어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교육부를 포함한 국내 에듀테크는 지식을 더욱 쉽고 재미있게 전수하여 지식전달의 학습효과를 개선하는 방안으로 여기고 있다.  그리고 이미 전 세계는 스마트 기기를 포함한 다양한 기자재 활용 뿐만 아니라 미래 역량을 기르는 혁신적인 교육방법과 교육내용을 에듀테크에 접목하여 활용하고 있는데 아직도 우리는 무선인터넷과 스마트패드 기기 보급에 집중하면서도 2021년까지도 초·중학생수 대비 10% 내외의 스마트패드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미 갖추고 있는 학교 시설 ICT 인프라 보완과 거의 모든 학생이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과 이에 대한 지원 협력을 통해 기존의 스마트 기자재를 우선 활용하면서 미래 역량을 함양하는 교육방법과 교육내용의 혁신을 에듀테크와 접목하는 것이 국내 에듀테크의 활용과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에듀테크는 국내 주입식 지식 전달교육의 한계를 넘어서고 사교육 공화국을 극복하게하는 의미있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에듀테크에 대한 정책 인식과 정부 중심으로 일괄적으로 결정하여 모든 학교에 일방적으로 적용되는 국내 에듀테크 생태계로는 공교육에 학생들의 다양한 미래역량을 함양해주는 에듀테크가 적용되기에는 한계가 있고 전체 공교육에 확산하는 기간도 요원하기만 한 것이 현실이다. 

 

  자칫 잘못하면 공교육에 만족하지 못하고 사교육으로 몰려 사교육 공화국이란 오명을 안고 있는 한국교육이 1세대 사교육이 학원이었다가 2세대 사교육이 인강(인터넷 강의)이었다면 3세대 사교육이 에듀테크로 되어 공·사교육의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이는 국내 에듀테크 산업의 건강한 발전에도 바람직하지 못하며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에듀테크 기업들에게 국내 에듀테크 산업이 종속되게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통해 교육부와 정책 관련 기관의 에듀테크 산업에 대한 올바른 교육 정책과 에듀테크 거버넌스 혁신이 입안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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