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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부채위기 우려, 이대로 괜찮은가?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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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11월01일 18시00분
  • 최종수정 2018년11월01일 16시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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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거진 중국 발 부채위기 우려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중속성장세로 전환한 중국경제가 금년 들어 격화되고 있는 미·중간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기업부도의 급증과 경제성장률의 둔화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중국 증시의 주가도 급락하고 자본유출 증대로 인한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는 등 심한 금융시장의 불안조짐도 보이고 있다. 금년 10월29일 종가기준으로 상해종합주가지수는 2,542를 기록하며 2017년 말(3,307)대비 무려 23%가 하락하였고, 위안화의 대미달러화 환율은 6.96달러로  전년 말(6.51달러)에 비해 6.5%가 절하되었다.

 

 미국경기의 회복세 진전에 따른 미국 내 금리인상의 영향으로 주요국들의 주가와 미 달러화에 대한 자국통화의 가치가 전반적으로 전년 말 수준과 비교하여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나 중국의 경우는 그 약세폭이 크고 빠르게 진전되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시장참가자들은 중국 금융시장이 이렇게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배경에는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여타 국가들에 비해 빠른 속도로 증가세를 지속해 온 중국내 부채가 미·중간 무역분쟁의 충격을 증폭시키는데 그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고, 중국 발 부채위기의 발발과 그것이 가져 올 파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의 통계계보(2018.9월)에 의하면 금년 3월말현재 중국내 비금융기업부채총액은 22.1조 달러로 2013년 말의 13.8조 달러에서 60%가 늘어났으며 GDP에 대한 동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중 141%에서 164%로 크게 늘어났다. 이를 3월말현재 주요국의 동 비율 즉, 호주 75%, 캐나다 114%, 독일 76%, 프랑스 134%, 일본 99%, 영국 84%, 미국 77%, G-20국가 평균 61% 등과 비교해 보면 중국의 기업부채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 중국의 부채규모 및 대 GDP 비율 추이

(단위:조 미달러,%)

 

 

2013

2014

2015

2016

2017

2018.3

1. 비금융기업

13.8

(140.7)

15.5

(149.9)

17.3

(162.7)

17.8

(166.4)

20.3

(160.3)

22.1

(164.1)

2. 가계 부문

3.3

(33.1)

3.7

(35.7)

4.1

(38.8)

4.7

(44.4)

6.1

(48.4)

6.6

(49.3)

3. 정부 부문

3.6

(37.2)

4.2

(40.2)

4.4

(41.7)

4.8

(44.5)

6.0

(47.0)

6.4

(47.8)

총 부 채 (1+2+3)

20.7

(211.0)

23.4

(225.7)

25.8

(243.3)

27.3

(255.3)

32.4

(255.7)

35.1

(261.2)

민간부문(1+2)

부채상환계수1)

18.2

19.3

19.2

20.0

20.0

20.3

 

( )내는 대 GDP 비율, %

:1)기간중 총소득에 대한 원리금상환액 비율(%)

자료: BIS, Quarterly Bulletin (Sep. 2018) 

 

 중국의 가계부채는 금년 3월말현재 6.6조달러로 2013년말(3.3조달러)의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났으며 GDP에 대한 비율도 동 기간중 33%에서 49%로 늘어났다. 

 

 미·중간 무역 분쟁에 대응한 금융완화정책이 부채증가를 촉진

 

  한편 중국의 정부부채는 금년 3월말현재 6.4조 달러로 2013년 말(3.6조 달러)대비 78%가 증가함으로써 대 GDP비율은 37%에서 48%로 상승하였다.  중국의 가계부채와 정부부채는 그 규모나 GDP비율이 아직까지는 미국, 일본, 유로지역 국가들과 비교하여 높다고 할 수는 없는 수준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 부채들도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금년 7월9일자 필자의 news insight 기고에서 언급한 것처럼 중국 지방정부

자금조달회사(LGFV)의 차입에 대한 우발채무 들을 포함할 경우 중국정부의 부채는 더 커질 수가 있다. 

 

 BIS의 발표통계에 근거할 경우, 기업, 가계 및 정부부문을 합친  중국의 총부채규모는 금년 3월 말 현재 총 35.1조 달러로 2013년 말의 20.7조 달러에서 약 70%가 증가하였으며 GDP의 261%에 달하는 수준이다. 3월 말 현재 여타 주요 선진국들의 총부채의 대GDP비율들 즉, 호주 267%, 독일 174%, 프랑스 303%, 영국 280%, 일본 369%, 미국 250%, G-20 평균 250% 등과 비교하더라도 중국의 부채규모는 높은 수준이다. 미국을 제외한 일본, 유로지역 국가 등은 아직도 양적완화정책을 지속하고 있는 나라들이 아닌가.

 

 중국정부도 부채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특히 작년이후 ‘부채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부실 과다기업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구조조정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금년 들어 기업부도가 증가하고 국내 고정투자 활동이 급속히 둔화되자 중국정부는 디레버리징의 고비를 늦추었다. 이에 더하여 금년 들어 미·중간의 무역분쟁이 격화되면서 중국내 경기에 대한 충격이 가세되고 중국 증시와 외환시장의 동요가 확대되자 중국 인민은행은 경제안정을 목적으로 국내 은행권에 대해 네 차례에 걸쳐 지급준비율을 인하하는 등 금융완화정책으로 선회하였다. 이에 따라 2016년까지 신장세가 주춤하던 중국의 부채규모는 2017년부터 다시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고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가계 및 기업의 부채상환능력을 보여주는 부채상환계수(debt service ratio)도 상승세를 보이며 3월말현재 20%선을 넘어서고 있다. 

 

 중국이 부채위기 우려를 극복할 수 있을지는 미국의 대중국 무역압박이 조기에 타결될 수 있을지에 크게 좌우될 수밖에 없다. 일부에서는 이번에 미국이 장래 정치, 경제면의 경쟁상대국인 중국을 계속 압박할 것이며 그 결과 중국의 부채문제가 위기를 촉발할 기촉제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추측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필자는 중국의 부채문제가 경제적 위기로 발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중국의 부채위기, 파국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

 

 그 이유는 첫째, 중국이 경제적 파국을 맞을 경우 세계경제가 이를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불확실성이 커서 미국을 위시한 국제사회가 이를 방관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이른바 too-big-to-fail의 상황).

 2007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주요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는 하나 미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유로지역 국가들과  일본 등이 양적완화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IMF의 최근 보고서 (WEO 2018 10월)는 신흥시장국들과 개도국들은 내년 이후에도 중기적으로 4%이상의 완만한 성장세를 지속하겠으나 선진국들은 노동력의 고령화, 생산성의 둔화 등으로 인한 경제적 역동성의 감퇴, 시장의 경제력 집중 등의 원인으로 중기경제성장률은 점차 하락하여 2%이하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선진국들의 경기회복세가 그만큼 미약하다는 견해이다. 

 

 현재 선진국 중 가장 빠른 경제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의 경우도 이미 경기의 변곡점에 임박해 있다. 그동안 유례없이 팽창된 유동성을 배경으로 증시 등 자산시장의 가격들은 역사적 고점을 기록한 뒤 최근 들어 수차례 급락세를 보이는 등 매우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 내에는 2007년 금융위기를 촉발했던 대출채권담보부채권 (CLO:Collaterlized Loan Obligation)과 같은 낮은 저신용 채권 자산들을 담보로 발행된 유동화증권들의 발행에 의한 부채(leveraged loan)가 크게 증가함에 따라 최근 미 연준에서 조차  이에 대해 그 위험성을 경고할 정도로 금융시장에 불안정요소가 적지 않다. 이렇게 불확실성이 큰 현재의 국제금융경제상황하에서는 미·중간 무역 갈등으로 중국경제를 위기적 상황으로 계속 몰고 가기보다 미·중 정부가 적절한 선에서 갈등완화를 위한 타협점을 모색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본다.

 

관리변동환율제로 위안화의 외부충격 완충, 소비 진작책도 강구 중

 

 두 번째로, 현행 중국의 위안화 환율제도가 어느 정도 외부충격을 흡수하는 완충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정부는 그동안 수차례의 환율제도 개혁을 통해 위안화 환율을 통화바스켓에 기반한 관리변동환율제를 실시하고 있고, 매일 매일의 환율변동폭을 전일종가기준 일정 범위 내(현재 전일종가대비 상하 2%)에서 운용하고 있다. 이러한 환율제도는 완전한 변동환율제도와는 다르기 때문에 미국으로부터 환율조작 여부에 관한 감시는 계속 받겠지만 추후 미국의 금리인상이 계속되어 미 달러화가 주요 통화들에 대해 강세를 지속할 경우 위안화의 추가적인 약세를 가져와 수출대국인 중국의 수출가격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환율절하에 따른 국내 물가 불안 및 민간소비 감소가 우려 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중국정부가 부가세 감면 등 감세정책을 통해 민간의 소비부담을 완화하고 소비 진작을 도모할 계획인 것으로 발표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세 번째는 중국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고 중국 금융시장의 개방 추진으로 외국자본의 국내 유입경로가 확대 된 점이다. 최근 위안화가 중국의 자본유출 증가로 급락세를 보이긴 하였으나 위안화는 그동안 중국정부가 추진해 온 다양한 위안화 국제화조치들에 힘입어 2016년10월 SDR바스켓 구성통화의 하나인 국제통화의 하나로 편입이 되었고, 국제외환거래에서 제 8위 통화 (BIS자료, 2016.4월 일평균거래비중 기준), 세계 5대 결제통화 (2018년 1월말 기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따라서 위안화의 국제화지위는 단기적으로는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겠지만 중기적으로는 세계 주요국들과의 통화스왑 체결 확대, 중국의 국내외 증권시장의 연결을 통한 자본자유화 확대, 위안화표시 원유선물시장의 개설, ‘일대일로 사업’의 추진 등의 조치들에 힘입어 점진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미·중간 무역분쟁 격화에도 불구하고 IMF가 발표한 전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외화보유액의 통화별 비중에 있어서 위안화의 비중이  작년 말의 1.2%에서 금년 6월말현재 1.8%로 높아진 것으로 보도된 점(차이나 데일리 2018.10.18.일자)은 아이러니컬하다.

  

중국과다부채 문제, 파국 원치 않는 국제사회 노력 등으로 극복 가능

 

 중국의 과다부채 문제는 중국경제에 큰 시련이 되고 있지만 중국정부의 대응과 위안화의 강화된 위상, 그리고 중국경제의 파국을 원치 않는 국제사회의 노력 등에 힘입어 점차 진정될 것으로 본다. 이번의 부채위기를 계기로 중국정부도 보다 적극적인 부실기업의 정리와 각종 후진적인 관행과 구조의 개혁에 나섬으로써 국제금융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명실 공히 G-2의 경제 강국으로 거듭나려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함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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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18년11월01일 16시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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